+ 팔로우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김금희 (지은이) 지음
창비 펴냄
이상하게도 김금희에 관한 나의 태도는 줄곧 유보적이었는데 물론 내가 유보적이라고 해서 김금희가 좋은 작가가 아닌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왜 김금희는 나에게 그렇게는 다가오지 않는 걸까, 그런 생각을 종종 해왔다.
그간 김금희의 『경애의 마음』(창비, 2018)과 『복자에게』(문학동네, 2020)를 읽었고, 전자는 좋았고 후자는 그렇지 않았다. 이번 책, 작가의 네 번째 소설집을 읽은 후의 감상도 이와 엇비슷하다. 수록된 일곱 편의 단편 중에 네 편은 좋았고 세 편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나고 나서만 가능한 생각이 있고 우린 그걸 회상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나는 그 ‘회상’의 순간에만 가능한, 어떤 지나버린 것에 관한 나의 태도 혹은 입장이 변화했음을 체감하는 것이 언제부턴가 좋아졌다. 그래도 무언가 가능했을 것이지만 결국은 가능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에서야 그 지나온 ‘가능성’을 논하게 되는 우리의 모든 일들.
여기 일곱 편의 소설-기억(들)이 있다. 나의 기억도 조금 있는 것 같고, 당신의 기억도 조금은 있겠지.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니까 우리는 이 소설에 어느 정도 걸쳐 있을 것이다.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의 모양으로. 그렇게 지나온 수많은 여름을 체감하게 될 때, 그건 우리가 실로 가능’했던’ 여름이었다고, 조용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되뇔 수 있기를, 김금희의 단편을 읽으면서 못내 바랐다.
2
샤대프린스님의 인생책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