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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눈부신 친구
엘레나 페란테 (지은이), 김지우 (옮긴이) 지음
한길사 펴냄
1950년대 나폴리라는 시공간적으로 먼 곳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됨에도 불구하고 매우 몰입해서 읽은 이야기였다. 외모도, 춤도, 공부도, 리더십도… 모든 방면에서 ‘나’보다 범접할 수 없이 뛰어난 ‘릴라’에 내가 동경해 왔던 친구들의 모습을 덧씌워 읽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릴라는 방향은 달라지더라도 항상 자신만의 완벽을 향해 가는 아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나’가 그녀를 한번이라도 앞서기를 바랐다. 하지만 릴라가 “이제 다시는 네가 쓴 글을 읽고 싶지 않아.” “나를 아프게 하니까.”라며 웃음을 터트린 순간, ‘내’가 릴라에게 가졌던 감정이 우정이나 경쟁심이라는 한 단어로 간단히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릴라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으리라는 것도.
내가 가지지 못한 친구의 모습이 너무 부러워서 파멸하기를 바라면서도, 그 마음에 죄책감을 느끼고, 빛나는 그 아이를 누구보다도 사랑하고 경외하며 부서지지 않기를 원하는 마음.
그래서 이 책이 좋았다. 친구이자 우상인 내 인생의 ‘릴라’들에게 가졌던 오묘했던 마음을 풀어서 설명해준 기분이라서. ‘우정’이라는 단어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숨겨두었던 복합적인 감정들을 다시 꺼내 볼 수 있게 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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