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의 책에 대한 사랑이 처음부터 끝까지 가득 차 있습니다.
책을 마음 놓고 읽을 수 있는 장소를 찾아 헤맬 때의 부분은 너무 공감이 되어서 읽으며 자주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단지 책이라는 매체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책을 읽는 환경, 책을 읽는 사람에 대한 애정,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책을 읽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되어 직접 차리게 된 가게의 방침, 직원, 안내문을 확정짓기까지의 시행착오를 이야기하는 모든 글에 글쓴이의 사랑이 묻어있습니다. 일본이라 문화적으로 우리나라와 다르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차치하더라도 책을 읽다 보면 한국에도 이런 사업가가 있었으면, 이런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간절하게 바라게 됩니다.
누구든 막연하게 은퇴 후에 카페를 차려 아침마다 커피 내리는 향기 속에서 나이 들어가는 삶을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거기다 책을 좋아한다면 더더욱 그 두 개를 연결 지어서 어떻게 해보고 싶은 마음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적어도 저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해본 적이 많습니다. 책 읽거나 그림 그리는 카페라든가..) 그래서 더더욱 후즈쿠에의 방침이나 주인의 생각, 손님들을 생각하고 가게를 열 때 임하는 마음, 사랑하는 것과 초심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자신과 고객도 만족시키려는 노력을 실은 글을 한 문장도 놓치지 않으려 자세를 고쳐 앉으며 집중했습니다.
(수증자적 인격과 소비자적 인격에 대해 이야기 하는 부분에선 너무나 동의하는 바가 커서 가게를 여는 이윤적 목적과 진심으로 임하고 싶은 마음의 갭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것도 일본의 문화적 배경 안에서만 가능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지만 최근의 우리나라 역시 조금씩 바뀌기 시작해 좋아하고 지속되었으면 하는 캠페인이나 운동엔(덕질포함) 비용을 기꺼이 소비하는 경향이 두드러짐은 틀림없이 반가운 일입니다)
흔한 말이지만 진심은 통한다는 말이 있지요. 책 문화를 사랑하기 때문에 무한히 솟아나는 글쓴이의 아이디어와 열정이 책을 읽는 내내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내가 사랑하는 일로 얼마나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생각하며 책을 덮었습니다.
어서오세요, 책 읽는 가게입니다
아쿠쓰 다카시 (지은이), 김단비 (옮긴이) 지음
앨리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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