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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한국사

안정준 (지은이)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인구를 늘리고 농업 생산량을 늘리려면 많은 농민이 필요했다. 오랜 전쟁으로 이미 많은 주민이 죽거나 고향을 떠나버린 농경지에 새로운 사람을 들이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바로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일이었다. (p.93) / 마지막에 웃는 자가 진정한 승자라고 했던가. (...) 혹자는 박쥐 같은 놈이라고 손가락질할지 모르나, 누군가는 '생존'이라는 궁금의 꿈을 이뤄낸 대단한 망명객이라 평가하지 않을까. (p.98) ⁣

이 책을 읽다가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아, 이런 남자랑 맥주 한 잔 먹으며 역사 이야기를 들으면 얼마나 재미있었을까!” 하고. 의미 없는 생각을 고이 접어두며 꽤 의미 없는 생각으로 전환했다. 내가 더 열심히 역사 공부를 해서, 우리 아이에게 이렇게 재미있게 이야기해줘야지. 맞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아주 재미있다”다. 내가 역사서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 책은 진짜 역사서를 한 권도 안 읽은 사람이 읽어도 재미있다고 할 거다. 자신 있게 “강력추천도서”라고 써놓고 나의 독서감상문을 시작해본다.⁣


한국사회의 역사 인식과 교육은 '다문화사회'라는 시대적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을까. 지금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한국사 교육체계는 폐쇄적 혈연 의식과 인종적 편견을 지양하는 국경 없는 교육을 실행하고 있을까. (p.144) ⁣

이 책은 문장 자체가 매끄럽고 조리 있어 술술 읽히는 것도 장점이지만, 과거의 이야기를 현대식으로 읽어낸다. 단순히 승자와 패자를 벗어나 상황을 보여주고, 살짝 비켜낸 시각에서 역사를 해석한다. 그래서 마치 이야기를 한 편 듣는 것 같다. 유튜브 등에서 맛있게 역사를 이야기하는 이야기꾼 영상을 보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가볍지 않다. 매우 다양한 사료들이 녹아있어 쉽게 읽었는데 남는 것은 꽤 묵직하다. 이런 책이야말로 시리즈로 계속 출간되어, 아이들의 실질적인 “재미있는 역사 공부 책”으로 사용되면 좋겠다. ⁣

풍덩 빠져 책을 읽다가 종종 날카로운 문장들을 만나곤 했는데 그 문장들을 통해 현재의 순간들을 떠올려보기도 했고, 과거의 역사를 학습하고 그것을 어떻게 소화해야 하는지도 많이 생각했다. 그러한 시각들에 고개를 끄덕이며 문득, 내가 그래도 처음 역사서를 펼치던 때보다는 성장해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


평생의 노력을 통해 쌓아 올린 탑이 무너지는 것도 한순간이다. (p.174) ⁣

요즈음의 동아시아 정세를 놓고 보면 마치 예전의 그것과 같다는 느낌은 지나친 억측일까. “왜”가 중요한 나라로 인식되지 않았던 과거처럼 일본은 다소 비중이 줄어들고 중국과 러시아가 각종 이슈를 몰고 다니는 느낌. 그래서 요즈음의 나는 뉴스를 보며 역사서의 한 페이지를 떠올리는 것에 퍽 관심이 많다. 나의 편협한 시선은 모두 틀린 것일지는 모르나 적어도 과거의 역사가 “그저 지나간 것을 학습하는 것”이 전부가 아닌 “오늘을 잘 살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이러한 역사적 사건들을 냉정하게 되짚어보면서 현재 동아시아 각국 정상들의 웃음 뒤에 숨겨진 치열한 이해타산과 그 밑바닥의 욕망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안목이 더해지면 그만 (p.39)”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조금 더 너른 눈을 가지도록 더 부지런히 읽어야겠다. ⁣

우리가 부지런히 읽고 알아야, 큰 분들이 공든 탑을 쉬이 무너트리지 않을 테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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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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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말라요』

양치할 때 물 잠그기, 텀블러 사용하기, 일회용품 되도록 사용하지 않기,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기, 비닐은 가급적 받지 않으며 받게 되면 찢어질 때까지 재사용하기.

우리 집에서 실천하고 있는 작은 규칙들이다. 이것은 언제인가 아이가 환경 지킴이 교육을 받으며 시작되었는데, 코에 빨대가 꽂힌 동물들의 모습을 보고 아이는 저녁 내내 티셔츠를 적시며 컵을 사용하는 방법을 연습했었다. 그 후에도 환경에 대한 아이의 관심은 이어졌고, 나 역시 부끄러운 엄마가 되지 않고자 함께 노력하며 살고 있다.

최근 만난 그림책, 『목이 말라요』는 우리아이가 처음 환경에 관심을 가졌던 연령대의 꼬꼬마들부터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아동들을 대상으로 '물'의 소중함과 '물 부족'의 심각성을 교육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단순히 배움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하면 물을 아낄 수 있는지까지 다루고 있으니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해 드린다.

『목이 말라요』의 표지에서부터 느낄 수 있듯, 바싹 마른 바닥에서 코끼리가 힘겹게 물을 마신다. 속표지는 사바나에 사는 동물 친구들이 등장하는데, 아이들과 함께 이 동물들이 어떤 위기에 처하는지, 이 중에서 누가 제일 최후까지 물을 마실 수 있을지 등을 이야기해본다면 『목이 말라요』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불러일으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 아이는 관련 도서를 꽤 읽은 덕분에 “육식동물들이 가장 최후까지 물을 마시겠지. 하지만 어차피 풀이 자랄 수 없고, 초식동물들이 물을 먹지 못해 죽으면 속 육식동물들도 똑같은 운명이 될 거야”라고 말하더라. 아이의 말에 기특함보다는 이토록 당연해진 물 부족이, 환경오염이 너무 크게 느껴져 코가 시큰했다.

아이들도 물 부족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목이 말라요』의 첫 장면은 물도 꽤 많고, 몇 포기 되진 않지만, 여전히 풀이 남아있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파란 부분은 줄어들어 가고, 동물들의 표정은 불안에서 긴장, 긴장에서 다시 날카로움으로, 끝내 절망으로 바뀐다. 일러스트만으로도 『목이 말라요』의 구성이 얼마나 긴밀한지 느낄 수 있기에, 글씨를 모르는 어린아이들부터 초등학생들까지 물 부족에 대해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이 점점 줄어들고, 동물들의 모습이 비좁게 느껴지는 장면을 보며 쉬이 말을 이을 수 없었는데, 우리 아이도 비슷한 감정이었나보다. 다행히도 그림책에서는 코끼리가 긴 코로 새로운 물줄기를 찾아내 새 아침을 맞이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러지 못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음에 느끼는 바가 많은 그림책이었다.

『목이 말라요』의 뒤 페이지에서는 '물 부족에 대처하는 생활의 지혜'를 다루고 있었는데, 아이와 한 줄 한 줄 꼼꼼히 읽으며 우리가 더 실천할 수 있을 것이 무엇인지를 이야기 나누었다. 어쩌면 환경에 대한 교육이야말로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 살 버릇이 여든 간다는 말은 절대 틀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목이 말라요』는 아주 어린 꼬꼬마들부터 초등학생들까지 꼭 한 번 만나보면 좋겠다. 그래서 물에 대해, 물 부족에 대해 이해하고, 물을 아끼기 위해 노력하는 생활을 자연스럽게 익히면 좋겠다.

일러스트의 진행만으로도 물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 『목이 말라요』였다.

목이 말라요!

요안나 제자크 지음
안녕로빈 펴냄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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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관계에서 큰 힘을 가지는 유일한 방법은 영향력을 받아들 일 줄 아는 능력에 있습니다. 진짜 힘을 가지려면 진정한 주거니 받거니(give and take)'가 이루어져야만 합니다. 다시 말해 상대, 즉 그 상대의 감정, 욕구, 꿈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해야 합니다. 기꺼이 상대의 관점에서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상대의 욕구와 꿈에 맞추기 위 해 특정 영역에서 기꺼이 유연성을 보여야 합니다. 그러면 상대도 기 꺼이 당신의 관점에 키를 기울이며 당신의 욕구와 꿈에 맞추기 위해 유연성을 보이게 마련입니다. (P.335)


며칠 전, 회사 동료들과 부부사이가 나빠지는 큰 원인은 어쩌면, 자주 싸우는 것이 아닌 “전혀 싸우지 않는 것”이라는 말을 나누었다. 사실 나는 그 말에 크게 공감했는데, 우리 집도 잘 싸우지 않지만, 늘 '조심'이라는 명목으로 늘 그만큼의 거리를 유지하고 사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싸우지 않는 것이 무조건 나쁜 상태도 아니고, 무식하게 개싸움을 하는 커플이 잘한다는 것도 절대 아니다. 해결책 없이 같은 싸움을 반복하는 것만큼 한심한 것도 없지 않나. 그래서 『행복한 커플은 어떻게 싸우는가』라는 책은, 제목부터 호기심과 의구심을 동시에 주었다.

세계적인 심리학자 존&줄리 카트맨 박사의 관계심리학을 다룬 『행복한 커플은 어떻게 싸우는가』는 더 사랑하는 것을 목적에 두고, 현명하게 잘 싸우는 법을 가르친다. 다소 모순적으로 느껴지는 말이기도 하지만,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는 '전쟁'이 아닌, 서로의 속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논쟁'을 하라는 말로 해석하면 될 듯 하다.

『행복한 커플은 어떻게 싸우는가』의 첫 장에서부터 나는 멈칫할 수 밖에 없었는데, 갈등이 없는 사이가 더 위험하다고 기록하고 있었기때문. 싸울 수 밖에 없는 숙명(?)을 타고난 부부가 왜 갈등을 가지는지, 왜 싸우게 되는지, 갈등이 이해로 어떻게 바뀌는지에 대해 편안하게 풀어간다. 두번째 장에서는 비슷한 패턴으로 싸우는 이유에 대해 다루는데, 긍정과 부정, 갈등 스타일 등에 대해 무척이나 흥미롭게 풀어내어 지겨운지 모르고 읽을 수 있었다.

『행복한 커플은 어떻게 싸우는가』의 핵심은 2장에 담겨있었다. 싸움 유형에 따른 갈등을 관리하는 법을 자세히 다루고 있었기 때문. 폭탄던지기, 급발진과 급브레이크, 피상적인 문제로 싸우기, 서로 이기려고 벼랑끝까지 가기, 과거의 일을 끊임없이 들춰내기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러 유형에 대해 자세히 풀어내고, 그것의 갈등 해결방법, 관리방법 등을 면밀히 다루고 있었다.

물론 모든 이들이 『행복한 커플은 어떻게 싸우는가』를 통해 갈등을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행복한 커플은 어떻게 싸우는가』를 읽는 내내 갈등이 왜 누군가를 이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지, 갈등을 어떻게 지혜롭게 풀어낼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너무 사랑해서 많이 싸우는 커플이 있다면 꼭 한번 『행복한 커플은 어떻게 싸우는가』를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서로를 더 이해하고, 더 사랑하기 위해서 말이다.

행복한 커플은 어떻게 싸우는가

줄리 슈워츠 가트맨 외 1명 지음
해냄 펴냄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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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전연령에 걸쳐 가장 인기있는 캐릭터를 고르라고 한다면, 뭐니뭐니해도 카카오프랜즈가 아닐까 싶다. 그중에서도 요즘의 대세를 이끄는 것은 바로 라춘. 라이언과 춘식이다. 실제 카카오톡을 사용하지도 않는 우리 꼬마도 엄마휴대폰에 카카오프랜즈 춘식이가 뜰때마다 “아구 귀여워”를 외치곤 하니, 카카오프랜즈, 특히 춘식이가 초등학생인기캐릭터라는 사실을 실감하곤 한다.

그러다 만나게 된 『소원요정 춘식이』! 뭐냐 이 귀염뽀작한 책은?!
일단 표지만으로도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아울북의 “gogo카카오프랜즈”시리즈의 신간인 『소원요정 춘식이』는 방학동안 아이들의 쉬어가는 책, 책을 사랑하게 만드는 책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하리라고 생각된다. 웃음이 빵빵터질 뿐 아니라 다양한 상상력을 키울 소재들이 가득한 귀여운 판타지동화, 춘식이어린이동화이니 휴식 겸, 책을 더 좋아하게 될 계단책으로 만나보시길 추천드린다.

우리집 꼬마는 원래도 책을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소원요정 춘식이』는 보자마자 엄마최고를 외치며 박수를 쳤다. 그만큼 표지에서부터 춘식이의 귀여움을 맛볼 수 있었는데, 책을 읽고나서는 벌써부터 2권은 언제 만날 수 있냐고 목이 빠질 것 같다. 우리 꼬마의 말에 의하면 춘식이동화는 귀여울 뿐 아니라, 여러가지 퀴즈도 풀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떠올리기도 하는 너무 멋진 책이라고! 카카오프랜즈의 명성만을 내밀은 춘식이동화라고 생각하신다면 오산! 동화추천으로도 부족함이 없을만큼 재미와 상상력이 가득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큰 교훈을 품은 동화책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초등학생들이 날마나 그런 책만 읽을 수는 없지 않나. 마치 만화를 보듯 편안하게 읽는 동화책으로서, 재미와 상상력 둘다를 동시에 느낀느 춘식이어린이동화, 초등학생동화라고 생각하시면 제일 좋을 것 같다.

엄마도 『소원요정 춘식이』를 읽으며 춘식이의 귀여움과 꼬마주인공들의 익살에 웃음이 피식 나오곤 했다. 그래서 『소원요정 춘식이』를 추천해본다. 방학, 우리 아이들에게 쉼표를 선물해줄 춘식이동화! 『소원요정 춘식이』였다.

소원 요정 춘식이 with 라이언 1

김나경 지음
아울북 펴냄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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