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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
박시백 (지은이)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소유욕을 자극하는 책이 있다.
책장에 한 질로 있으면 무언가 괜스레 뿌듯할 것만 같은 그런 책들.
움베르트 에코의 경이로운 철학사 같은 책이나 주명철 선생님의 프랑스 혁명사 같은 책들 말이다(윌 듀런트의 문명 이야기도 완간을 기다리고 있다).
박시백 화백의 조선왕조실록도 그런 책들 중 하나였다. 책장에 두고 싶은 소유욕을 자극하는 책.
전자책의 시대가 도래하고 종이책은 사라질 것이라고 얘기하고는 했었지만,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전자책의 편리함을 한 번 맛보면 종이책보다 어느새 전자책을 보고 있는 자기 모습을 보게 될지 모른다.
나 역시 그렇다. 한 번 전자책으로 책을 보다 보니 이제는 종이책보다 전자책으로 책을 읽는 것이 더 편하다.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전자책 리더기로 책을 보다가, 그것마저 뛰어넘겠다는 쓸데없는 각오로 리클라이너에 (눕다시피) 앉아 스탠바이미로 전자책을 본다(아이폰을 연동해 알라딘 전자책 앱으로 보면 아주 편하다).
스탠바이미를 통해 마침내 전자책의 유일한 단점 중 하나였던 사라진 컬러가 복원되었고, 이제 손가락으로 책장을 넘길 수 있게 됐다.
그래서 고민했다.
이 책은 책장에 꽂혀 있어야 완성되는 책인데, 전자책으로 구매해도 될까? 결론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미 나는 종이책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게으른 독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한 번 마음을 먹었더니 ‘전자책 서고’에 있는 한 질의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보고 있어도 뿌듯하다.
그리고 박시백 화백 덕분에 조선왕조실록을 그림+책으로 재밌게 볼 수 있음에 감사하다.
1권은 이성계의 고조부부터 시작하여 조선의 개국까지를 다루고 있다. 어찌 보면 고려사나 다름
없지만 어느 나라의 성립이든 그 전 나라를 논하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조선사 첫 권이 실은 고려사가 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거기다 조선은 그 실질이야 어떻든 형식은 선양에 가까웠으니 더할 것이고 말이다.
1권도 재밌었지만 앞으로 이어질 진짜 ‘조선사’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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