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북 앱으로 보기
+ 팔로우
살아가려는 의지, 희망이 고목이 아닌 나목이 되게 하나보다. 나목이어서 고맙다. 홀로 존재하는 나무여서 더 고맙다. 오롯이 혼자여서 더 좋다. 어디선가 봤는데, 대나무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자란다고 한다. 거리를 둬야 대나무는 더 크게 자라고, 그 사이로 바람이 불면서 더 아름다운 소리가 난다고! 그러니까 거리를 둘 수 있다는 건 슬픈 일이 아니라 오히려 자연스럽고 기쁜 일인 것 같다.
p304
봄에의 믿음. 나목을 저리도 의연하게 함이 바로 봄에의 믿음이리라.
p306
그러나 그뿐, 어린 나무들은 서로의 거리를 조금도 좁히지 못한채 바람이 간 후에도 마냥 떨고 있었다.
p450
진하게 얽혀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어쩔 수 없이 간헐적으로 드러나게 마련인 사람살이의 홀로임을 달래주지 못한다. 젊은 시절 침팬지를 바라보고 있는 옥희도 씨가 고독을 앓고 있으며 그를 도와줄 수 없다고 느꼈던 여주인공은 중년의 종장에서 모든 사람들이 서로의 가지를 비비댈 수는 있으나 서로의 거리를 좁힐 수 없는 어린 나목들임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다.
1
Jen님의 인생책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