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상어
@chaekikneunsangeo
"타인의 인생과 가치관을 가감 없이 마주하는 일은 새로운 우주를 발견하는 일과 같았다."
분량이 많지 않아서 가볍게 읽기 좋았다.
청소년 소설을 자주 읽는 편이 아닌데, 율의 시선은 자주 들어오기도 했고 한번 보고싶긴 했었어서 후루룩 읽음.
이야기는 PTSD를 가지고 있는 율의 시선에서 전개된다.
일련의 사건으로 인간에 대한 불신을 가지게 되고, 자신의 상처가 버거워 무감각 속으로 도망쳐버릴 수 밖에 없었던 중학생 율이,
가정 환경으로 따돌림을 당한 이후, 자신을 숨기고 살게되었던 진욱이,
쓰레기집에서 유일하게 빛나던 북극성을 보며, 지구를 떠나고 싶어했던 도해.
제각각의 상처를 지닌 소년들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었고, 누구와도 시선을 마주치지 못했던 처음에슨 진욱이와 도해의 이야기를 알지 못했다. 그저 남들처럼 다재다능하고 꼬인구석 없는 남자애, 그리고 어딘가 묘한 구석이 있는 비정상적인 아이. 그러다 율의 시선이 바닥에서 하늘로, 누군가의 어깨 너머에서 입술로, 그리고 결국에는 다른 사람의 눈동자를 담았을때 율은 비로소 다른 사람들의 세계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율은 어린 날의 상처로 자신을 숨기고, 거짓에 물든 삶을 살아왔지만 도해와 함께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상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며 오롯이 누군가와 시선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고,
진욱은 비록 율의 무심한 행동에 상처를 받게 되었으나, 율의 무심함에 위로를 받고, 균열이 일었던 아버지와의 관계에 본드를 발라가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으며
도해에 관해서는.. 어렵다.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 애는 무너지지 않았고, 북극성이라는 작은 빛에 의지하며 살아가려 했던 도해는 너무 강인하고 멋진 생명이었던 것 같다. 그가 쌓은 모래성이 무너질 뻔 했으나, 무너지지 않고 지구에 머무르게 된 게 얼마나 다행인지.
율의 시선, 시선을 마주치기 힘들어하던 율이는
도해의 시선에 비추었던 작게 빛나는 북극성을 보았고
그제야 비로소 타인의 시선을 마주할 수 있게 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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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상어
@chaekikneunsangeo
세상에 태어난다는 것은 바람과 바다와 땅, 미움과 사랑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오래 살았던 데 감사하고 작별을 고하는 것이다.
제목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닐스 비크라는 페리 운전수의 삶을 통해 인간의 탄생과 죽음, 그 사이에 엮여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보여준다. 죽기 전 주마등이 보인다고들 하는데, 이 소설이 닐스 비크의 주마등이 아닐까.
죽음을 주제로 한 책은 보통 어둡고, 슬프기 마련인데 닐스 비크의 이야기는 죽음보다는 그의 삶에 초점이 맞춰진 이야기라 부정적인 감정보다는 그저 고요한 마음으로 차분히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읽다보면 이해 안되는 부분도 있기는 했으나, 전반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던.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도 되나, 가볍게 읽으면 내용 이해가 안되니 조금은 생각하며 읽어야하는 이야기.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
프로데 그뤼텐 지음
다산책방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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