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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수리 공장 (이시이 도모히코 장편소설)의 표지 이미지

추억 수리 공장

이시이 도모히코 (지은이), 양지연 (옮긴이) 지음
김영사 펴냄

[220101]
추억수리공장 완독

줄거리:
낡은 물건들을 수리하는 작은 공방을 운영하는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던 순간을 기억에서 잊어버린 손녀딸 피피는 오래된 것들을 낡은 것으로 여기는 피피가 사는 ‘저쪽 세계’와 할아버지처럼 오래된 물건과 함께 추억을 수리해주는 ‘이쪽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피피는 오래된 것들, 추억을 없애려 하는 이들에 맞서 이쪽 세계의 아시토카 공장, 즉 추억수리공장 사람들과 함께 할아버지의 뜻을 물려받아 할아버지가 지키려던 저쪽과 이쪽 세계를, 추억을 지키기 위해 분투한다.

후기:

이 책을 읽으면서 미하엘 엔데의 <모모>가 생각났다. <모모>에서 회색인간들은 사람들이 잊고 있던 시간을 빼앗아가고, <추억수리공장>에서는 사람들이 잊고 있던 ‘추억’을 빼앗아가려 한다. 책 속에서 검은 양복의 신사들은 과거가 아닌 앞으로를 보고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예전의 물건들이 지금의 최첨단 물건들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되었듯이, 우리의 크고 작은 추억들이 우리의 삶을 지탱해줄 좋은 버팀목이 되지 않을까?

우리의 기억은 때때로는 안 좋은 추억들로, 때때로는 행복한 추억들로 만들어져 있다. 당시에는 커다랗게 느껴졌던 일들이 돌아보면 작아보이기도 하고 당시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던 일들이 중요한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추억수리공장의 즈키와 자사마가, 그리고 피피의 할아버지가 지키고 싶던 것은 ‘추억’뿐만이 아니라 그 추억으로 인해 다양한 색들오 메꿔지는 사람들의 삶 아니었을까?

우리는 과거에만 갇혀 살아갈 수 없다. 눈 앞에 펼쳐진 길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지나간 그 길들이 결국 우리를 아프게도 하고 행복하게도 해주는 ‘추억’이 아닌가 싶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많은 것을 놓치고 힘들게 살아갈 때 우리를 지탱해 줄 수 있는 값진 기억들.
2022년 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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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16]
악마의 계약서는 만기 되지 않는다 완독

줄거리: 거의 허물어져가는 오래된 단독주택에서 집주인 할머니와 사는 서주. 세입자는 단 두 명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지옥을 관리하는 악마가 단독주택에 세를 들게 된다. 그 악마는 점차 서주에게 호감을 표시하고 한 편, 할머니의 이상 증세와 함께 누군가가 서주와 할머니를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후기: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목을 처음 본 순간 이 책이 정말 확 끌렸다. 악마에게 세를 내준다는 설정이 독특하고 사람은 누구나 지옥에서 살아간다는 할머니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3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선된 k-스토리 공모전 수상작이다. 그래서인지 300쪽이 넘은 책임에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악마’ 하면 인간의 나쁜 감정을 먹는 안 좋은 존재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러나 이 책 속의 악마는 무조건적인 도움과 애정을 내민다. 흔히 아는 존재와는 다른 이 악마와 그런 악마에게 서서히 마음이 기울어가는 서주의 관계성이 잘 그려져 있어서 이 책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주었다.

김초엽 작가의 소개말을 보면 ‘예상을 1도씩 벗어난다’ 는 말이 있다. 완전히 반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예상에서 1도씩 이야기가 틀어져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가볍게 웃기고 재미있으면서도 다양한 관계들과 설정들이 짜임새 있고 세밀하게 얽혀있어 정말 잘 쓴 책이란 생각이 든다. 그야말로 킬링타임용으로 제격인 책이다.

악마의 계약서는 만기 되지 않는다

리러하 지음
팩토리나인 펴냄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2022년 8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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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24]
심리학이 이토록 재미있을 줄이야 완독

후기:

어릴 적부터 접하던 동화책을 보면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 책은 그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심리학적 이론에 맞추어 해석하고 정리해준다. 동화책을 읽을 때는 가볍게 지나쳤던 순간들이, 이해가 안된다고 여겼던 인물들의 행동이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모두 이유가 있다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심리학 하면 조금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나와는 밀접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쉬웠는데 친근한 동화를 통해 간단한 심리학 용어와 사례들을 보다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었다. 내가 단순히 여겼던 동화 속 행동들이 알고보면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동화 속 인물들이 우리의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 작가는 말한다. 동화만큼 인간의 심리를 잘 표현하는 장르는 없다고.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관점의 차이이지 않을까.

심리학이 이토록 재미있을 줄이야

류혜인 (지은이) 지음
스몰빅인사이트 펴냄

2022년 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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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10]
내가 지워진 날 완독

줄거리:
학교와 집에서 언제나 사고만 치는 사고뭉치 맥스웰. 맥스웰은 학교 100주면 기념 무도회에서 최악의 하루를 보낸 뒤, 이웃 할아버지 집에서 오래된 나무알을 발견한다. 나무알을 만지며 충동적으로 ‘아예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라고 중얼거린 이후부터 세상에서 맥스웰의 존재가 지워져버린다. 존재가 지워진 세상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맥스웰의 이야기.

후기:

우리는 살면서 후회도 하고 없애버리고 싶은 순간들이 많이 있다. 최악의 하루를 보냈을 때, 끔찍한 순간을 겪었을 때. 맥스웰은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자신이 전혀 쓸모없다고 느끼고 자신이 지워지길 바란다. 그러나 맥스웰이 지워진 이후 모든것이 송두리째 바뀌어버린다. 낡은 학교, 괴롭힘을 당하는 찰리, 원하지 않게 도둑이 되어버린 누나, 그리고 맥스웰을 따라 지워진 맥스웰의 반려견 몬스터까지. 모두 맥스웰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었는지 보여주는 예시가 아닐까?

사고뭉치에 말썽꾸러기였던 맥스웰은 자신의 존재가 사라진 뒤 비로소 자신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본다. 사람은 서로에게 좋으나 싫으나 영향을 끼치며 살아간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맥스웰과 같이 지워져버리고 싶은 이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에 불필요한 사람은 없다. 맥스웰이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란 것을 깨달았듯이 나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었다.

/p.350
“한 발짝 내딛기도 힘에 부쳐서 더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느낌이 드는 거죠. 하지만 언젠가는 그 느낌을 실감하지 못하는 때가 온대요. 벽돌은 여전히 주머니 안에 있지만, 예전처럼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거죠. 이해가 되세요?”

내가 지워진 날

리사 톰슨 (지은이), 이민희 (옮긴이) 지음
블랙홀 펴냄

2022년 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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