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다보면 2천년 전의 사람들과 지금 사람들은 하나도 다른게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동시에 2천년 전이면 노예를 사고 파는 시대인데도 이런 인간에 대한 통찰과 깊이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새삼 놀랍기도 하다. 로마의 황제이자 철학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이 일기는 전반적으로 신의 섭리를 중요시 여기고 스토아학파 특유의 금욕주의 사상이 책전반에 지배적으로 나타나지만 동시에 인간에 대한 성찰과 본인의 마음을 정진하는 자세 또한 곳곳에서 잘 드러난다. 돈, 명예, 권력 등 부질없는 것들에 열광하고 좌절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혼란스러운 세태 속에서 한 줄기의 빛과 같은 책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