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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
"194× 오랑에서 발생했다."는
"2019 우한에서 발생했다."로,
또, "4월 16일 아침, 층계참 한복판에서 죽어 있는 쥐 한 마리를 목격했다."란 단순한 시작이,
"12월 31일 아침, 코로나19는 대규모 변이를 통해 이제 공기를 통해 전염되므로, 마스크로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라고 한다면, 인류는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두렵고 혼란스러움이 백신을 맞았어도, 마스크를 껴도 점점 심해진다. 인류는 손이 자유로운 직립보행으로 만류의 영장이라고 최고의 권력을 누려왔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게 속수무책이다. 이 시기에 딱 들어맞는 소설, 상상이 무서운 현실이 되는 기괴한 이야기. <페스트>다.
한 두마리의 쥐의 시체가 보이더니 이젠 수 백마리가 공장과 집, 쓰레기통에 쌓여 있지만 쥐 피해 담당과에선 아직 움직이지 않는다.
몇 일 수거가 끝나고 쥐는 사라졌다. 하지만 1명씩 사람들이 아프기 시작한다.
해설 빼고 402쪽, 현실이 소설보다 더 생생하기에 읽히지 않는 걸까? 일기를 몇 번 중단한 끝에 <밀리의 서재>에서 읽어주는 오디오북을 틀었다. 귀에 쏙 들린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당국, 늘어가는 환자, 20만명의 도시 오랑 봉쇄, 탈출하려는자, 들어오려는 자, 흥청멍청 돈을 쓰는 자, 인간의 죄로 벌을 받는다는 신부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부정적인 인물인 코타르는 범죄자로 소환 될 상황에서 자살을 선택하지만 살아난다. 체포되는 걸 두려워하면서, 페스트를 막으려는 리유 의사를 이해하지 못한다. 페스트 안에선 안전하다고 느끼는 인간형이다.
긍정적인 인물이자, 나를 보는 것 같은 랑베르. 파리에 아내를 두고 온 신문기자로 봉쇄된 도시 밖으로 나가고자 증명서를 써달라고 리유를 찾아온다.
"나는 이 고장 사람이 아닌데요!"
"선생님은 이성적, 추상적이요."
"남의 일은 생각해 본적도 없군요"
주옥같은 망언을 내뱉지만, 누구나 😱 두려움에 휩싸이는 순간 자기만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헌신적인 리유와 동료들을 보고 생각을 바꾼다.
"나는 떠나지 않겠어요. 여러분과 함께 있겠어요. 나도 이 곳 사람이라는 것을 알겠어요. 이 사건은 우리 모두 관련된 겁니다."
결국 페스트가 끝나고 무사히 기차역에서 달려오는 아내를 품에 안고 재회하게 된다. 💕
추상적이다, 구체적이다.
사랑, 그리움, 불안, 행복은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존재다.
반면에 그것들을 구체적으로 만드는 것들, 눈으로 보이는 우리가 하는 일이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하고, 희망의 말들로 서로 위로하고, 어깨를 두드려주는 일.
코로나도 언젠가 물러나고 우리는 예전의 일상을 살아갈 것이다.
해외 여행을 가고, 50명씩 모여 회식에 어깨동무하며 노래도 부를 날을 꿈꿔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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