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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선물 (제1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의 표지 이미지

새의 선물

은희경 지음
문학동네 펴냄

삶은 농담이라는 문장 한마디에 이끌려 펼쳐들었다. 참 시니컬하고 담백한 책이다. 12살짜리 주인공이 주변인들을 대하고 분석해대는 모습이 나랑 너무도 비슷해서 한편으로는 자존심이 상할 지경이었다.
그러나 삶을 대하는 태도만큼은 달랐나보다. 삶이라는 게 어쩌면 그리 대단한 게 아니라 사실은 거창하게 부풀려져 요란하기만 한 깡통에 가까운 것 같아 허무하다. 뭘 그리 아등바등 궁금해하고 원하는지, 무슨 근거로 적어도 나에게만은 보편적인 삶의 농락이 비껴갈 것이라 굳건히 믿은건지 한심하고 우습기까지 하다. 잡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니 마음이 어지럽고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졌다.
👍 고민이 있을 때 추천!
2021년 1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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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은 편도체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 포식자 같은 사람이라는 이모의 말 한 줄이 가장 기억에 남고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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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줄거리가 아무리 긴장감 넘치는 내용이어도 서술식 문장들이 나열돼있기만 한 책은 그렇게 지루할 수가 없는데 이건 그렇지 않아서 좋았다. 가타부타 말이 많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반사회적 성격장애는 100% 선천적인 결함만으로 나타나는 건 아니라고 믿기 때문에 주인공이 불쌍하기도 했고 어쩔 때는 그의 악행이 어느정도 공감 될 때도 있었다. 그러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래 역시 나는 정상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참 다행이야🤔

종의 기원

정유정 지음
은행나무 펴냄

2021년 1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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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하는 데 꼬박 1년이 걸린 내 수면용 책..😴 방치하다가 친구가 다 읽고 빌려달라길래 하루 빨리 내 마음의 짐을 덜기 위해 마저 읽었다. 보통 책을 읽을 때 마음에 드는 문장이 있으면 꼭 필사를 해놓고 비문학의 경우에는 까먹고 싶지 않은 지식들까지 추가로 적어두는데 사피엔스는 따라 적고 정리해서 적은 메모들이 a4용지 앞뒤로 4장은 나올 것 같다. 어떤 부분이 재밌었고 어떤 부분이 인상깊었는지 하나하나 열거하며 써내려가기에는 책 자체가 주는 정보가 너무 방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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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비문학을 읽으면서 재밌다는 감상을 느끼기 힘든데 이 책은 충분히 흥미롭고 재밌었다. 특히 작가의 말이 나오는 서문이. 영화로 비유하자면 놀란 감독 영화의 예고편을 보는 기분이라 해야되나. 다만 초반부분이 제일 재밌고 뒤로 갈 수록 약발이 떨어는진다는 게 좀 흠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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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역꾸역으로라도 읽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중요하고 막대한 지식을 담고있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작가의 통찰력이 정말 대단하다. 자신만의 시각으로 역사와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고 분석해서 이야기로 풀어내는 재주가 뛰어나다고 읽는 내내 생각했다. 계속해서 독자에게 던지는 왜? 에 대한 해답이 궁금해서 자꾸만 책장을 넘겼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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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을 한마디로 뭐라 형용해야할 지 모르겠다. 웅장한 영화 한 편을 다 보고 나온 것 같은 기분이다. 다른 인류는 다 멸종한 와중에 꾸역꾸역 살아남아 지구의 패권을 쥐고 있는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시대를 보내고 있으며 어떠한 미래를 맞이할 지에 대한 얘기를 읽고 있자니 내가 하고 있는 사소하고 사적인 고민거리들이 너무 하찮게 느껴진다. 유발 하라리가 총균쇠를 읽고 큰 영감을 받았다고 하던데 언젠간...총균쇠도 읽어야지...두껍고 좋은 수면제 +1 되겟군^_ㅠ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지음
김영사 펴냄

👍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추천!
2021년 1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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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책 자체의 감성에 푹 잠겨 몰입해서 읽은 책이었다. 분홍색인지 회색인지 구분이 잘 안가는 이 책만의 여운이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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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그녀'의 편지를 읽을 때는 눈물이 울컥울컥 차올라서 쉬어가며 읽었어야 했다. 그녀에게서 비춰지던 나 자신의 모습이 안쓰러워서 슬펐다. 여자라면 어느정도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으리라 생각했는데 "도대체 얼마나 못생겼길래 저정도 취급을 받는 지 궁금하지 않아요?" 하고 묻는 스터디원의 말을 듣고 할 말을 잃었다. 책에 나오는 대사들이 당연히 현실과 동떨어졌을 것이는 여기는 그 천진난만함이, 그 무지가 부럽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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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어리석고 잔인한 사회의 현실을 전시하는 책이 아니라서 좋았다. 자신이 믿는 바가 무엇이고 이 책을 왜 썼는지 호소하는 작가의 말이 너무 따뜻하고 감동적이어서 벅차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조금은, 스스로 쳐놓은 울타리에서 나오는 것도 좋겠다, 아니 나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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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쏟아지던 우중충한 겨울 날, 그와 닮은 우중충한 노래를 들으면서 책장을 넘기던 날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다.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내 고질적인 문제점을 고쳐나갈 용기를 얻어서 얼떨떨한 기분이다. 성벽이 부서질 것 같으면 더 두껍게, 습격을 당할 것 같으면 더 높이 쌓으면 그만이라 여겨왔는데 성벽을 무너뜨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으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예담 펴냄

2020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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