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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가 존재하는 데 목적이나 의도 따위는 없다.
목적과 의도는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인간이 만든 허상에 불과하다.
우주는 수많은 우연의 교차 속에 특별한 목적 없이 생겨나 특정한 운동 법칙에 따라 그저 존재하고 있다.
우리를 비롯한 존재하는 모든 것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원자는 수백억 년 전 빅뱅으로 태어났다.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원자와 우주를 채우고 있는 원자는 본질적으로 같다.
저자는 물리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사고방식으로 우주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양자 물리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어렴풋하게 저자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전자의 위치를 고정적으로 파악하려는 시도는 의미가 없으며 전자는 여기에 있음과 동시에 다른 곳에서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
저자는 책의 말미에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언급하며 인간이 지닌 능력 중 최고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실재한다고 믿는 것이라고 했다. 어쩌면 그것이 인류가 우주 공간에서 꾸준히 생존해가는 방식을 꿰뚫는 중심축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주는 목적과 의도 없이 만들어졌을지 몰라도, 그것이 인간이 삶을 목적과 의도 없이 살아가야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우주는 특정한 운동법칙에 따라 굴러갈 것이고, 인간은 그러한 우주 속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그 무언가를 실재한다고 믿으며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살아갈 것이다.
그것이 인간에게 이로울 것이다.
물리학을 인문학적으로 바라보고 싶다는 저자와 그가 쓴 책에서 물리학 이론은 이해하지 못하고 간간히 드러나는 저자의 인문학적 소감만 슬쩍슬쩍 공감하는 나 사이의 간극을 원자로 채운다면 그 길이가 얼마나 될까?
세상은 과학과 수학 법칙으로 이루어져 있고 분석할 수 있다는데 뼛속까지 문과인 나에게는 세상의 법칙이 아득히 멀다.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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