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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림과 울림 (물리학자 김상욱이 바라본 우주와 세계 그리고 우리)의 표지 이미지

떨림과 울림

김상욱 지음
동아시아 펴냄

우주가 존재하는 데 목적이나 의도 따위는 없다.

목적과 의도는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인간이 만든 허상에 불과하다.

우주는 수많은 우연의 교차 속에 특별한 목적 없이 생겨나 특정한 운동 법칙에 따라 그저 존재하고 있다.

우리를 비롯한 존재하는 모든 것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원자는 수백억 년 전 빅뱅으로 태어났다.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원자와 우주를 채우고 있는 원자는 본질적으로 같다.

저자는 물리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사고방식으로 우주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양자 물리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어렴풋하게 저자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전자의 위치를 고정적으로 파악하려는 시도는 의미가 없으며 전자는 여기에 있음과 동시에 다른 곳에서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

저자는 책의 말미에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언급하며 인간이 지닌 능력 중 최고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실재한다고 믿는 것이라고 했다. 어쩌면 그것이 인류가 우주 공간에서 꾸준히 생존해가는 방식을 꿰뚫는 중심축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주는 목적과 의도 없이 만들어졌을지 몰라도, 그것이 인간이 삶을 목적과 의도 없이 살아가야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우주는 특정한 운동법칙에 따라 굴러갈 것이고, 인간은 그러한 우주 속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그 무언가를 실재한다고 믿으며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살아갈 것이다.

그것이 인간에게 이로울 것이다.

물리학을 인문학적으로 바라보고 싶다는 저자와 그가 쓴 책에서 물리학 이론은 이해하지 못하고 간간히 드러나는 저자의 인문학적 소감만 슬쩍슬쩍 공감하는 나 사이의 간극을 원자로 채운다면 그 길이가 얼마나 될까?

세상은 과학과 수학 법칙으로 이루어져 있고 분석할 수 있다는데 뼛속까지 문과인 나에게는 세상의 법칙이 아득히 멀다.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2021년 1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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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방토끼

@86da9ykhpcpm

예상치 못한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의 삶을 필사적으로 살아내기 위해 안간힘 썼던 두 여성의 이야기. 비극적 역사, 뒤바뀐 삶, 거짓과 진실, 체념과 회피, 후회와 용기.

읽는 내내 응원했던 주인공이 맞이한 허망하고 가슴 아픈 결말이 마음에 씁쓸함을 남긴다. 그토록 악착 같이 그리고 진취적으로 불행했던 삶을 개척하던 주인공이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나약해지고 운명에 순응하고 때론 답답할 만큼 쉽게 무너져내리는 모습이 안타깝게 다가온다. 주인공에겐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파고였겠지만 그것 또한 뛰어넘어 이겨내주기를 바란 건 욕심이었을까?

찝찝한 결말에 책을 덮고도 머릿속이 복잡하다. 삶은 권선징악이나 고진감래처럼 동화 같진 않겠지만 우울한 결말은 항상 피하고 싶다.

섬세하고 구체적이었던 처음과는 달리 작품이 진행될수록 서술의 시간 간격이 너무 벌어져 끝부분에 가서는 사건을 온전히 정리하지 못하고 급하게 마무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인물의 삶을 실감나게 그린 점과 예상했던 반전을 한 번 더 비튼 작가의 구성력이 돋보인다. 두꺼운 책이라 선뜻 읽기 부담스럽지만 읽을 가치는 충분하다.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이금이 지음
사계절 펴냄

읽었어요
2023년 6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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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방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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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이야기들

회색 인간

김동식 지음
요다 펴냄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2023년 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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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방토끼

@86da9ykhpcpm

학교 독서 모임에서 받아 읽고 친구들에게도 새해 기념으로 선물했던 책.

비문학 지문을 통해 짧게 접했던 에리히 프롬의 글을 여러 편 읽을 수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었다. 다만 글에 쓰인 문장들이 다소 현학적이었고, 이 책을 읽기전 프롬의 사상이나 생애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어 책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 했는데 이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되어 버린 인간, 인간 스스로 만든 사회에서 오히려 기계 속 부품으로 전락한 삶, 소비를 강요당하지만 이를 스스로 선택한 자유라고 쇠뇌 당하고 소비를 통해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맹신하는 우리의 모습들.

삶 자체를 사랑하고 살아 있는 것에 마음을 주며 내면의 창의성과 활동성을 회복하는 하루하루가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최소한 이런 마음가짐은 품고 떠올리며 살아가길 희망해본다.

조심조심 내 마음과 주변을 관조하고 내가 내가 되는 삶!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에리히 프롬 (지은이), 라이너 풍크 (엮은이), 장혜경 (옮긴이) 지음
김영사 펴냄

👍 인생이 재미 없을 때 추천!
2023년 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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