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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프고 머리는 하얘졌다.
그동안 나는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걸까
그동안 나는 얼마나 무심하게 지나치고 있었던걸까
메르스에 걸렸던 사람들의 삶을 따라가본다.
완쾌되었다고 해도 이미 낙인 찍혀버린 삶.
그 어디에서도 편히 숨을 쉬지 못 한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책임져야 할 사람이 있는데,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누구도 돌려주지 않는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는데,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다.
어렵게 살아남았는데, 그 누구도 보호해주지 않는다.
잘못을 저지른 것이 아님에도 벌을 받고 있다.
그리고 그 벌을 누구도 끝내주지 않는다.
진실을 얘기해도 누구도 믿어주지 않는다.
이미 막힌 귀.
이미 닫힌 입.
이미 감은 눈.
공동체로써 가져야 하는 마음과 자세.
그것을 가슴 깊숙히 박는 소설이었다.
나도 사람이고, 나도 국민이기에
나도 알고 있어야 하고, 나도 외쳐야 한다는 것을!
안일한 안심에 사로잡히지 말고,
언제든 '내'가 '너'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두꺼운 책이었고, 긴 호흡의 글이었지만
이야기가 진전될수록 숨을 턱턱 막혔고,
마치 내가 그 현장에 있는 듯 가슴이 먹먹해져 왔다.
그래서 고마웠다.
그 상황을 그대로 전달해줘서,
그래서 내가 깨달을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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