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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펴냄
우타노 쇼고 작품 중 최고의 작품이라 생각하는 책이다.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은 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어떻게 이런 스토리를 그려낼 수 있을까?
서정적인 제목 때문에 자칭 일본 추리소설 마니아인 나에게는 첫 느낌은 별로인 책이었다. 하지만 우타노 쇼고의 밀실살인게임 시리즈를 너무 재밌게 읽었기에 그의 다른 작품도 꼭 읽어보고 싶다는 그리고 제목이 주는 느낌과 달리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에 떡하니 꽂혀 있었기에 반신반의 하면서 읽었다.
처음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를 읽을 때에는 제목과 표지의 느낌 때문이었는지 읽으면서 계속 꿈 속 세계에서 그림을 그리는 듯 하며 술술 읽어 나갔었다. 계속 주인공과 주변인 모두의 모습을 머릿속에서 그리듯 채색하며 읽어나간 탓에 범죄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예쁜 파스텔 톤으로 그림이 항상 그려졌었다.
읽어나갈수록 흥미를 더했던 것은 사람 사는 곳이 다 똑같구나 라는 생각에 더욱 그랬을 것이다. 일본 추리소설을 많이 읽기 전에는 일본이라는 사회는 우리 사회와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역사적 배경 탓에 더욱 의도적으로 그리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일본의 추리소설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할수록 그곳에 사는 인간들의 모습이 결코 우리와 완전히 다른 생명체의 삶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요 내용인 다단계 사기, 보험사기 등은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사기 보다 더 복합적이고 악랄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꽤나 비슷하다. 나쁜 놈들은 서로 이런 내용을 잘도 베껴서 실행하는 것 같다. 특히 고령화가 급속도로 전개되고 있는 21세기에 어느 곳에서나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흔하디 흔한 범죄 아닌가! 다행히도 이 소설 속의 상황같은 범죄는 없…겠지?
연쇄살인, 쾌락살인 이런 류의 범죄 보다도 이런 류의 범죄는 정말 쉽게 걸려들 수 있는 흔한 범죄이기에 더욱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전자의 연쇄범죄, 살인이 도 끔찍한 묘사와 상상을 동반해 읽는 당시에는 당연스레 무섭게 느껴지지맘 실상 현실에서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는 사기야말로 인생을 쉽게 좀먹힐 수 있는 덫이 아닐까.
범죄의 종류도 그렇지만 이 책에서 가장 소름끼치는 부분은 바로 말미의 반전이다. 어떻게 이런 식으로 독자들의 뒷통수를 제대로 후려칠 수 있을까. 우타노 쇼고 만이 부릴 수 있는 마술이 아닐까 싶다.
처음 이 책을 모두 읽었을 땐 앞서 그려왔던 아름다운(?) 상상이 한 순간에 와장창 깨져버린 느낌이었다. 훅 하고 들어온 그 반전이 너무 충격적이었기 때문에.
두 번째 이 책을 다시 읽을 때엔 아주 오랜 텀을 두고 읽었을 때였다. 보통 나는 기억력이 좋지 않아 다 읽은 책의 내용도 쉽게 잊어버려 범죄의 트릭이라든가 작가가 범인을 숨겨둔 방식이라든가의 중요한 내용은 금세 잊어버려 읽은 책을 다시 읽으면 마치 처음 읽는 듯한 기분으로 읽곤 헌다.
하지만 너무 강렬한 트릭이었기에 마지막 반전을 알면서도 읽는 내내 속지 않으면서도 계속 작가에게 농락(?)당하며 읽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류의 추리소설을 언제 또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아쉬움을 남기며 몇 회독이고 생각날 때마다 다시 읽을 수 있는 그런 책, 바로 우타노 쇼고의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의 감상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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