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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의 아틀리에 (과학과 예술, 두 시선의 다양한 관계 맺기)의 표지 이미지

뉴턴의 아틀리에

김상욱 외 1명 지음
민음사 펴냄

읽었어요
통합이 강조되는 시대다. 내가 학생일 때는 모든 과목을 분절해서 배웠지만 요즘 초등학교에서는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저학년은 아예 통합 과목을 통해 과목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덩어리로 배운다.
통합이 강조되는 이유를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하나의 주제로 각자의 사유를 펼쳐놓는 물리학자와 타이포그래퍼. 물리학자는 예술에서 과학을 보고 타이포그래퍼는 과학과 수학에서 영감을 얻는다. 수직선의 양 끝에 서있는 것 같은 두 사람이지만 사실 그 선은 수직선이 아니라 곡선이어서 서로의 분야에서 나아가다 결국 한 점에서 만난다.
그 결과물이 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두 작가는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서로의 분야를 탐구하는데, 와 이런 관점으로 생각할 수도 있구나, 싶다. 이런 책을 읽으면 내가 다각도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알아야 우리 아이들에게도 더 넓은 관점을 제시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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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현이는 유약한 것 같으면서도 단단한 사람이다. 부드럽게 휘어질 줄 아는, 날카로운 충격을 두꺼운 이불처럼 포근하게 감싸안을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수현이를 닮았으면 좋겠다. 미련하리만치 착하고 답답해보여도, 그래서 때로는 상처받고 자책하고 스스로를 원망할지라도 결국에는 수현이의 방식이 옳다는 것을 배우면 좋겠다. 이 책을 읽는 수현이들이 성장통을 극복하고 반짝이는 사람이 되기를. 청소년 문학이 존재하는 이유다.

고요한 우연

김수빈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읽었어요
2023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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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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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편견과 차별에게 자주 언어를 박탈당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영화로, 책으로 세상에 목소리를 낸다. 그런 작품들을 좋아했다. 작품을 읽고 그들의 세계에 공감하고 알아가는 게 좋았다.
하지만 이 책은 고통에 공감한다는 것이 착각일 수 있다고 말한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의 고통과 상실에만 집중할 때 나는 불편함을 느낀다.” 농인 부모의 청인 자녀로 자라온 ‘코다’인 저자의 말이다.
타인의 고통과 내 고통이 일치할 때의 느낌을 나는 모른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그 고통을 경험해본 사람 뿐이다. 자주 그 사실을 잊는다. 재일조선인과 다문화 가정 자녀의 삶에 공감하는 농인부모의 자녀. 그들의 세계는 넓고 나의 세계는 좁다. 시혜적인 태도로 안쓰러워 하는 것을 공감이라고 착각했던 나의 세계는 고작 보자기만하다. 그들이 아는 것을 나는 모른다.
나는 다름을 어떻게 받아들여왔지? 틀린 게 아니라 다를 뿐이라는 교과서적인 말은 조금 부끄럽다. 다름을 다름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일은 어렵다. 편견을 학습하며 자라왔기 때문이다. 다른 것이 당연히 상실과 고통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편견을 버려야한다. 다름으로 인해 넓어지는 세계가 있을 것이고 그 세계를 알기란 내게 무척 어려운 일이니 부던히 노력할 뿐이다. 이런 고마운 책들을 읽으면서.

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

이길보라 지음
창비 펴냄

읽었어요
2023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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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은

@chaeeunl9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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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장의 탄생설화다. 신화적이다. 태초부터 내려온 가부장의 시대를 전복하는!
말다툼을 하다가도 가녀장의 명령에 순순히 내려가서 마저 싸우는 모부. 슬아는 실내 흡연이 허용되지만 아빠인 웅이는 추운 날에도 패딩을 챙겨 입고 밖에서 흡연을 해야하는 집의 규칙. 슬아가 이렇게 가녀장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것은 딸이 집의 생계를 책임지고 그 집은 딸의 명의이며 모부에게는 독립할 능력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슬아가 명령을 내리고 위엄있게 굴 때마다 저래도 되나 싶어 조마조마했다. 살면서 꿈도 못꿔본 것이기 때문이다. 평생 가부장의 밑에서, 효녀가 되어야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딸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온 나에게 어떤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한편 복희와 웅이도 참 대단한 사람들이다. 가부장의 시대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가녀장을 순순히 모시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슬아의 두 배 만큼 인생을 살아낸 사람들로서 슬아에게 여러 조언을 할 법도 한데 그저 말하려다 멈추고 바라본다.

처음에는 이슬아 작가가 가부장제의 파격적인 대안으로서 가녀장제를 제시했다고 생각했지만, 읽다보니 대안이라기 보다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부장이든 가녀장이든 아무나 월급만 주면 잘난 척 하든 말든 상관 없다며, 남이 훼손할 수 없는 자유를 누리는 복희를 보면 알 수 있다. 가족을 찍어누르며 내세우는 권위가 얼마나 부질없고 우스운지를. 그래서 이 코믹 드라마는 불편하게 우습지 않고 유쾌하게 웃기다 ㅎㅎㅎ 이런 편안한 웃김 참 소중해. 표지도 볼수록 짱멋지다. 이슬아 탄생신화같다✨ 옛날 옛적 제사장이 흔들던 청동방울 대신 전자담배로 권력을 휘두르는~~~

가녀장의 시대

이슬아 지음
이야기장수 펴냄

읽었어요
2022년 10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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