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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왜 짐이 되었는가 (서울대 박찬국 교수의 하이데거 명강의)의 표지 이미지

삶은 왜 짐이 되었는가

박찬국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플라잉북에서 철학에 관심있냐고 하면서 추천해준 책이다. 책 제목이 와닿아서 도서관에 신청해서 읽었다. 하이데거라는 철학자는 대학교 교양시간에 들어보긴했지만 어떤 분인지, 사상이 뭔지 거의 몰랐는데 책 제목이 뭔가 희망적이여서 끌렸다. 저자는 서울대 교수님이신데 글을 정말 쉽게 써주셔서 어려운 사상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글을 정말 잘 쓰시는 것 같고 이분이 쓴 다른 책도 믿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책의 내용을 이야기하자면 인간이 왜 불행한지를 차근차근 설명한다. 인간이 존재자로서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세상이 요구하는, 내가 필요로하는 가치를 생산하고 증명해야 하는 시대관에서부터 그 불행이 시작된다. 때문에 존재 자체, 장미꽃 하나, 냉이꽃 한송이가 그저 그 곳에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 감격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이를 위해서는 죽음을 의식하며 살아야 한다. 죽음 앞에 서면 사소한 것도 감사하게 되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팬데믹을 겪으면서 우리 모두 느낀 점이다.
이용하고 탐닉하는 것 때문에 불행을 자초하고 있는 인간의 실상을 다루고 있어 얼마전에 읽었던 '엔트로피'에서와 비슷한 인사이트를 받았다. 우리는 정말 끝없이 자연을 개발하고 주변 환경을 이용하려고만 하는 생각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여전히 물질주의가 주는 편안함을 쉽게 놓을 수 없다.) 하지만 그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하이데거가-또는 저자가- 제시하는 '죽음을 의식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기가 어렵다. 책에서도 나와있지만 죽음을 의식하면 허무주의로도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허무주의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명쾌한 설명이 나와있지 않은 것 같다.
존재 자체로 기뻐하고 감사하는 것은 성경적 세계관과도 비슷하다. 그리고 죽음을 염두하며 살아야 하는 것도 비슷한 가르침이다. 그런데 성경은 죽음 뒤의 세계도 기억하라고 한다. 그렇게 할 때 '나를 괴롭히는 상사', '갑작스레 찾아온 질병'도 수용하고 기쁨과 감사를 잃지 않을 수 있다. 하이데거의 사상은 유익하긴 하지만 2% 부족했다.
👍 에너지가 방전됐을 때 추천!
2021년 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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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애라 집사님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책입니다. 하나님은 고아를 사랑하시고 돌보시길 원합니다. 우리가 그 일에 동참하길 원합니다. 저도 그녀처럼 고아를 돌보는 일에 쓰임받길 원합니다. 야나의 자원봉사자 교육부터 알아봐야겠습니다.

하나님, 그래서 그러셨군요!

신애라 지음
규장(규장문화사) 펴냄

👍 행복할 때 추천!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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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가 챗gpt와 글쓰기 뇌와 마음의 관계까지, 지능에 관한 특별한 대화이다. 지능과 관련된 온갖 주제를 망라하는 과학 콘서트인가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굉장히 친한 다섯 사람끼리 허물없이 수다떠는 것을 지켜보는 기분이었다. 친구들과 얘기할 때 주제를 생각하지 않고 의식의 흐름대로 말하는 것 처럼 처음에는 '주제가 이게 맞아?'하고 혼란스럽기도 하였지만 사실 읽는 내내 너무 웃겨서 책을 놓기가 싫을 정도로 그들의 대화를 지켜보는 시간이 즐거웠다. 다 읽고 난 뒤에도 좀 정신없었다는 생각은 들지만 마지막 장을 향해 가는 것이 아쉽고 이 시리즈를 다 읽고 싶은 마음이 들만큼 유쾌하게 읽을 수 있었다. 과학 거장들 각 개인의 관점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살아 보니, 지능

이권우 외 3명 지음
어크로스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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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관장님의 상상력이 정말 풍부하시다는 생각을 했다. 먼 미래부터 생명체가 태동하기까지 먼 과거까지 그 시대를 타임머신 타고 다녀온 것 처럼 실감나게 묘사하시기 때문이다. 과학 전공하셨지만 인문학적인 감수성도 뛰어나신 것 같다. 여섯번째 대멸종이 다가오고 있는데 똑똑하고 능력이 있는 인류가 손을 놓고 있는다면 반대로 우리의 어리석음과 무능력을 보여주는 일일것이다. 과연 어떤 선택을 하고 몇 십년, 몇 백년 후 지구는 어떻게 될 것인지...

찬란한 멸종

이정모 지음
다산북스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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