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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과 가죽의 시 (구병모 소설)의 표지 이미지

바늘과 가죽의 시

구병모 (지은이) 지음
현대문학 펴냄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마음은 영원히.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안'을 마주한 노부인은, 찍어둔 사진은 다 바랬어도 자신의 눈 속에는 남아있다고 말한다. 어떤 영원은 마음속에 있는 것 같다.

같이 산지 10년 넘은 고양이가 있다. 언젠가 내 곁을 먼저 떠나는 날이 오겠지만, 함께한 날들에 행복한 기억을 더 많이 만들어주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다. '미아'는 유한한 것을 아니까, 그래서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고 했다. 어쩌면 사랑한다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뜻일지도.

구병모 작가님의 글은 인간이 아닌 존재들의 환상 같은 이야기를 현실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럼으로써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정말이지 취향저격이다.


📖 96
그 시절에 사진 한 장 찍으려면 좀 귀했나요. 딱 한 장 직원들 야유회 같은 데 가서 다 함께 찍은 거 집에 어디 있는데, 얼굴도 작게 나왔지, 다 바래고 닳아서 뭐. 그래도 내 눈 속에 남은 게 있으니까 혹시나 했어요.

📖 149
사라질 거니까, 닳아 없어지고 죽어가는 것을 아니까 지금이 아니면 안 돼.
2021년 8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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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빠르게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하고, 누군가는 빠른 시대의 흐름이 낯설다. 하지만 속도가 다를 뿐, 가고자 하는 방향은 모두 같지 않을까? 같은 길로 가는 사람들끼리는 비난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른 길이 맞다고 우기는 사람과 싸우기만도 피곤한 세상이다.

다소 과격하더라도 목소리를 크게 내는 사람이 있기에 오늘도 우리는 한 걸음 걸어나간다.


📖 7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자기 삶에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알지 못했다. 그것을 숙고하는 데 들일 시간과 집중력과 에너지가 없었다.

📖 22
우정이라는 적금을 필요할 때 찾아 쓰려면 평소에 조금씩이라도 적립을 해뒀어야 했다.

📖 152
모두가 애써서 살고 있잖아. 너와 똑같은 속도로, 같은 방향으로 변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 사람들의 삶이 전부 다 잘못된 거야?

붕대 감기

윤이형 지음
작가정신 펴냄

2021년 8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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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괴물은 과연 누구인가.

인간 본성과 생명 윤리 측면에서 철학적인 생각을 던져주는 소설이다.


📖 34
이번 겨울이 정말 끔찍이도 추웠다지만, 봄은 결국 오고야 말지요.

📖 322
삶이란 잔에 떨어진 독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법이거든. 햇살은 행복하고 유쾌한 사람들뿐 아니라 내게도 비추었지만, 내 주위엔 온통 그 어떤 빛으로도 뚫을 수 없는 무시무시한 어둠만 빽빽이 들어차 있었소.

프랑켄슈타인

메리 셸리 지음
허밍버드 펴냄

2021년 8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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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sunsaeng

웅장한 빙하 사진을 보니 책을 읽는 동안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북극곰 발자국, 카메라를 응시하는 회색늑대, 인간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고 휴식하는 사향소, 갓 알을 깨고 나와 솜털이 부풀어 오른 꼬까도요. 생생한 사진들과 일화가 담겨있다. 사랑스럽고 경이롭다.

스스로 만들어낸 기후 위기로 미래에 인간은 멸종할지도 모르겠다. 지구에 잠시 나타났다가 스쳐가는 존재. 파괴된 지구 환경에서도 그에 맞춰 진화한 생명들은 살아남게 되지 않을까.


📖 54
순간 어디선가 '쿵' 하고 천둥소리가 들린다. 하늘은 맑은데 무슨 일인가 주변을 둘러보니 빙산에서 얼음이 한 조각 떨어져 나와 있다. 멈췄던 시간이 순식간에 앞으로 달아나버렸다.

📖 113
깃털 한 올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갑자기 고개를 돌리더니 내 쪽을 본다. 호기심 가득해 보이는 까만 눈이 나에게 고정되어 있다. 그러곤 한참을 응시하다가 흥미가 떨어졌다는 듯 날아올랐다. 내가 새를 관찰했다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새가 나를 관찰한 게 아닌가 싶다.

📖 252
35년을 살아온 내 나이는 분홍색 변성암의 나이에 비하면 1억 분의 1에 불과하다. 지구 역사에서 내 삶의 길이는 찰나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구에 잠시 나타났다가 스쳐 지나가는 존재. 35억 년과 35년이라는 숫자로 드러나는 격차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여름엔 북극에 갑니다

이원영 지음
글항아리 펴냄

2021년 8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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