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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북극에 갑니다
이원영 지음
글항아리 펴냄
웅장한 빙하 사진을 보니 책을 읽는 동안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북극곰 발자국, 카메라를 응시하는 회색늑대, 인간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고 휴식하는 사향소, 갓 알을 깨고 나와 솜털이 부풀어 오른 꼬까도요. 생생한 사진들과 일화가 담겨있다. 사랑스럽고 경이롭다.
스스로 만들어낸 기후 위기로 미래에 인간은 멸종할지도 모르겠다. 지구에 잠시 나타났다가 스쳐가는 존재. 파괴된 지구 환경에서도 그에 맞춰 진화한 생명들은 살아남게 되지 않을까.
📖 54
순간 어디선가 '쿵' 하고 천둥소리가 들린다. 하늘은 맑은데 무슨 일인가 주변을 둘러보니 빙산에서 얼음이 한 조각 떨어져 나와 있다. 멈췄던 시간이 순식간에 앞으로 달아나버렸다.
📖 113
깃털 한 올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갑자기 고개를 돌리더니 내 쪽을 본다. 호기심 가득해 보이는 까만 눈이 나에게 고정되어 있다. 그러곤 한참을 응시하다가 흥미가 떨어졌다는 듯 날아올랐다. 내가 새를 관찰했다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새가 나를 관찰한 게 아닌가 싶다.
📖 252
35년을 살아온 내 나이는 분홍색 변성암의 나이에 비하면 1억 분의 1에 불과하다. 지구 역사에서 내 삶의 길이는 찰나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구에 잠시 나타났다가 스쳐 지나가는 존재. 35억 년과 35년이라는 숫자로 드러나는 격차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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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선생님의 인생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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