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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soojiht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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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세계문학전집 77)의 표지 이미지

1984

조지 오웰 지음
민음사 펴냄

"밀지 못한 게 후회돼요?"
"그래, 후회돼."
…"사실 그렇게 했더라도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어."
"그럼 왜 밀지 못한 걸 지금에 와서 후회하죠?"
"그건 단지 소극적인 것보다는 적극적인 것을 택했으면 하는 심리가 작용한 탓이지. 우리는 우리 자신이 지금 벌이고 있는 게임에서 승리할 수 없어. 하지만 같은 패배여도 더 나은 패배가 있는 법이야."
191-192p

"그들이 할 수 없는 일이 한 가지 있어요. 그들은 당신이 무엇이든 말하게끔 할 수는 있지만, 믿게는 할 수 없어요. 당신의 속마음까지 지배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 당신 말이 맞아. 사람의 속마음까지 지배할 수는 없지. 만약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게 가치 있는 일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면, 비록 대단한 성과를 얻지는 못하더라도 그들을 패배시키는 셈은 되는 거야."
235-236p

우리는 소극적인 복종이나 비굴한 굴복으로는 만족 못 하네. 자네가 우리에게 항복한다고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자네의 자유 의지에 의해서 여야만 하네.
…그들을 죽이기 전에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만든단 말이세. 비록 알려지지도 않고 그 영향력 또한 없다 하더라도 그릇된 사상이 이 세상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니까. 죽는 순간까지 우리는 그 어떤 탈선도 용납하지 않네.
…옛날 전제군주의 명령은 '너희들은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식이었고, 전체주의자의 명령은 '너희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식이었지만, 우리의 명령은 '너희들은 이렇게 되어 있다'는 식이네. 우리가 여기에 끌고 온 사람치고 우리에게 끝까지 맞선 자는 없었네. 모두 완전히 세뇌되었지.
356p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2021년 7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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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soojiht4a

…그 여자의 말이 옳다. 그건 인간도 뭣도 아니다. 그러나 인간도 뭣도 아닌 남자는 오늘도 태연히 직장에 출근하여 점심엔 뭘 먹을까를 고민하고, 옆자리 여직원에게는 농을 걸기도 할 것이다. 인간적인 고뇌는 모조리 여자에게 떠맡겨 놓고서.
…전화상담이라고 해서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마음먹기가 어려울 뿐이지 일단 전화를 걸어 입을 열었다 하면 한 인간의 파란만장한 생애가 펼쳐지는 것이다. 말하는 입장에서는 억울하고 분한 마음이 목구멍 끝까지 차 있기 때문에 이야기를 요약할 형편이 아니다. 자신이 당한 내용을 흡족하게 털어놓지 않고서는 절대 후련해질 수 없다.
21p

나는 여자들이 그렇게나 많이 남자들에게 당했으면서도 여전히 남자에게 환상을 품는 것에 정말이지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내가 선택한 이 운명 말고, 다른 운명의 남자가 어딘가 꼭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여자들의 우매함은 정말 질색이다. 남자는 한 종(種)이다. 전혀 다른 남자란 종족은 이 지구상에 없다.
46p

희생이라니, 고통의 인내는 미덕이 아니다. 그것이 미덕이라는 주장은 기득권을 쥔 자들의 염치없는 요구일 뿐이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보수주의자를 혐오한다. 그들은 정신의 진보를 억압한다. 억압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큰 적이다. 억압에 대해서 말하라면 세상의 반절인 여자들이 당한 수난을 들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가해자는 세상의 또 다른 반절인 남자들이다. 바로 한 세기 전만 해도 여자는 인간이 아니었다. 난로와 책상 같은 물건에 불과했다.
… 그 많은 불행한 여자들이 모두 희생이나 인내를 진실로 미덕이라고 믿었을까. 아니다. 그렇지 않다. 그녀들은 단지 힘이 없었을 뿐이다. 생각해 보라. 힘 있고 권력 있는 자들이 희생과 인내를 감수한 적이 과연 있었던가. 그 두꺼운 역사책 어디에도 그런 기록은 없다. 약자가 택할 길은 희생이나 인내밖에 아무것도 없는 세상인 것이다.
72-3p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양귀자 지음
쓰다 펴냄

👍 고민이 있을 때 추천!
2021년 8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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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soojiht4a

프리모 레비는 평생 ‘경험한 자아’와 ‘말하는 자아’ 사이의 간극에 시달렸다. 홀로코스트 피해자가 그 비극을 경험하지 않은 ‘특권’을 가진 자에게 베풀어야 하는 배려와 관용. 나는 이 부정의를 참을 수 없다. 나는 이것이 우리 사회에서 고통, 폭력, 슬픔이 연구되기 어려운 이유라고 생각한다. 고통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고통이 언어화될 때만이 우리는 위로받을 수 있다. 내 고통이 역사의 산물이라는 인식만이 우리에게 위안을 준다. 그런 점에서 학문이란 무엇인가, 지식이란 무엇인가에 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다.
작가의 말 중

한국 사회에서 ‘아내 폭력’은 언제나 아내(여성)에 대한 폭력이 아니라 가족에 대한 폭력으로 환원된다. 즉 한국 사회에서는 가정 폭력이 원래 의미인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폭력이 아니라 가정에 대한 폭력으로 여겨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까지 ‘아내 폭력’에 대한 접근 방식은 주로 ‘폭력으로부터 가정을 보호하자’는 가족 유지를 근간으로 한 것이었다. 28p

위 사례 여성은 자신을 도와주어야 할 경찰이 완전히 남편의 네트워크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신고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데다가, 그럴 경우 남편의 체면이 손상될 것을 더 걱정하고 있다. 이들은 남편으로부터 학대당했다는 사실을 자신의 고통이 아니라 ‘남편의 수치,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데 실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에게 ‘아내 폭력’은 아내에 대한 폭력이 아니라 행복한 가정에 대한 폭력이다. 그래서 이들이 떠나지 못하는 것은 남편이 아니라 집이다. 자신의 침묵으로 행복한 가정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여성이 가정을 대표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내는 집을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집 그 자체가 된다.
177-8p

공각 지각 능력은 개인이 세계와 만나는 방식에서 능동성과 관련이 있는데, 특히 오랫동안 폭력당한 여성들은 공간 지각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수학자들에 의하면 수학에서 성별 능력 차이가 가장 현격하게 발견되는 분야는 공간 지각력인데 이는 여성이 수동적으로 사회화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간이 존재한다 혹은 살아 있다는 근거는, 곧 인간의 몸이 공간의 어느 구체적인 장소에 실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간이 그것을 인식하는 주체로부터 ‘객관적’이지 않다는 사실은, 공간이 인식 주체자의 몸을 기준으로 삼아서만 특정하게 인식된다는 것이다.
223p

아주 친밀한 폭력

정희진 지음
교양인 펴냄

👍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추천!
2021년 8월 31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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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soojiht4a

무슨 수를 써도 사람들의 편견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내가 여자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었고, 설사 부인하려고 시도했더라도 어차피 사람들이 믿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사람이 보내는 신호와 내 본능에 근거해서 판단해보면, 문제를 일으켜봤자 시끄러운 페미니스트라는 소리만 들었을 터였다. 그런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았다. 여성이 직장에서 겪는 불이익을 지적하는 것이 푸념하거나 특별대우를 요구하는 행동으로 잘못 해석될까 봐 걱정스러웠다. 그래서 사람들의 말을 무시하고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일했다.
…여성 리더가 출현하리라는 우리 세대의 희망도 점차 빛을 잃어갔다. 구글에서 근무한 지 몇 년이 지났을 무렵, 이러한 문제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생각만 해도 두렵기는 하지만 이제 숙였던 고개를 들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할 때가 되었다고 결심했다.
220p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영향력을 소유한 사람은 누구든 명사와 기준을 장악하고, 영향력이 적은 사람에게는 형용사가 돌아간다”라고 주장했다. 어떤 여성도 자신이 달성한 업적에 형용사가 붙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저 명사가 되기를 원하지만, 세상은 여성에게 끊임없이 그들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214-215p

휴렛팩커드가 작성한 사내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은 공지한 필요조건을 100% 충족해야 공개 채용직에 지원하는 반면에 남성은 필요조건의 60%를 충족한다고 생각하면 지원한다. 따라서 여성은 ‘나는 그 일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라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나는 그 일을 하고 싶어. 방법은 일을 하면서 배우면 돼’라고 생각해야 한다.
101p

남성의 도움을 받은 동료는 신세를 졌다고 생각해 나중에 호의를 갚는다. 하지만 여성의 도움을 받으면 신세를 졌다는 느낌을 덜 받는다. 여성은 원래 공동체 작업을 좋아하고 남을 돕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플린 교수가 ‘성 에누리 gender discount’라고 이름 붙인 이 현상은 여성이 응당 공동체 작업을 좋아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직장에서 그 대가를 치른다는 뜻이다.
74p

사람들의 부당한 기대 탓에 여성들은 종종 ‘해도 욕먹고’ ‘안 해도 욕먹는’ 처지에 놓인다. 이는 보상과 수당, 직위, 기타 특전 등을 놓고 협상을 벌일 때 특히 심각하게 나타난다. …남성이 자기 이익을 위해 협상할 때는 불리한 점이 거의 없다. 사람들은 남성이 으레 자신의 이익을 주장하고 인정과 보상을 받기 위해 공을 내세우리라고 예측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성은 더 나은 조건을 요구하더라도 해를 입지 않는다. 하지만 여성에게는 다른 사람을 배려할 것을 기대하므로 여성이 자기 이익을 주장하거나 자기 가치를 분명하게 밝히면 모든 사람에게 우호적이지 못한 반응을 얻는다.
흥미로운 사실은 여성이 자기가 아니라 회사나 동료 등 남을 위해서라면 남성보다 훨씬 성공적으로 협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는 여성의 주장이 자기 잇속만 차리는 행위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이 자기 이익을 확보하려고 협상하면 사회의 성 규범을 거스르게 된다. 그래서 남녀 동료 모두 급여를 더 많이 받겠다고 협상을 벌인 여성과는 함께 일하지 않겠다고 거부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렇게 행동하는 여성은 협상을 자제하는 여성보다 요구 사항이 많은 까다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여성은 아무리 애를 쓰더라도 하워드가 될 수 없고 하이디일 수 밖에 없다.
75-76p

린인

셰릴 샌드버그 지음
와이즈베리 펴냄

👍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추천!
2021년 7월 8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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