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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듣는 시간 (정은 장편소설)의 표지 이미지

산책을 듣는 시간

정은 지음
사계절 펴냄

읽었어요
나는 점점 특수학교의 필요성에 대해서 의문이 생겼다. 내게 필요한 특수한 교육을 제공한다기보다는 분리를 위한 것 같았다. 보는 게 싫어서 분리수거 하듯 분리해 버린 것이다. 내가 분리되어야 할존재라는 생각을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나는 소리를 못 듣는 게 나만의 독특한 성격이라고 생각했지, 장애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살아왔다. p39
.
집 밖에는 그런 배려가 없었다. 아니 배려가 아니라 사람들은 내가못 듣는다는 사실에 화를 냈다. 그게 왜 화낼 일인지 모르겠다. 불편한 건 나지 그 사람들이 아니지 않은가. 나는 사람들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사람들은 늘 화가 나 있는 상태이고, 쓰레기통처럼 그 화를 받아 줄 만만한 사람을 찾아다닌다. 그러다가 자신보다 약하다고 느껴지는 나 같은 사람을 만나면 그 화를 쏟아붓는다. p40
.
결국 시선과 태도의 문제다. p173
.
그렇게 적은 소리를 듣고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들보다 더 적은 소리를 듣는다는 이유로 청각 장애라는 단어를 만든게 불합리해 보였습니다. 개의 후각 능력은 인간보다 수천 배나 뛰어나지만, 후각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인간에게 후각장애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어쩌면 장애란 말 자체가 구시대적이고 낡은 편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각자 세상을 느끼는 범위와 방법이 다르고, 각자의 방식이 존중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썼습니다. p177
_
누군가 불합리함을 느껴 글로 써주고, 나는 몰랐던 세계를 알아간다.
2021년 5월 11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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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 녹색과 푸른색의 눈물 계곡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만큼 계속 존재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아무리 요원해 보일지라도 언제나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p272
.
하지만 겨울은 지나가, 나는 혼잣말을 했다. 그 사실을 기억해, 엘리너.p452
.
이따금 우리는 뭔가를 감당하는 동안 그저 같이 앉아있어줄 누군가가 필요한 것뿐이다.p472

엘리너 올리펀트는 완전 괜찮아

게일 허니먼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읽었어요
2023년 5월 28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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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가 칼 한 자루만 사용하지 않듯이, 여행가가 한 종류 지도만고집하지 않듯이, 저도 한 가지 힘에만 의지해 세상을 살지는 않습니다. 예금 통장이 몇 개 있고, 도움이 되는 전화번호도 두세 개 있습니다. 지치면 맥주를 마시고, 머리가 복잡하면 산책을 합니다. 하지만 제가 늘 곁에 두고 애용하는 무기는 따로 있는데, 그것은 문학입니다.p386
.
나쁜 평가는 좋은 평가와 일대일로 상쇄되지 않는다. 우리는 그렇게 생겨먹었다. 인간이 그렇게 진화했다. 내게 우호적인 사람들보다 나를 공격하려는 사람들에 주의를 기울이는 게 안전에 훨씬 더 중요하니까. 그래서 인간은 부정 신호를 긍정 신호보다 더 크게 받아들이며, 비판을 극복하는 데에는 대략 그 네 배의 칭찬이 필요하다고 한다.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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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답을 알면서 계속 매달리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뭘 어떻게 하면 인생이 시원하게 잘 풀릴까’라든가 ‘확 달라진 삶을 살 순 없을까’라든가. 답은 ‘내가 하기 나름’이라는 거죠.p387
_
장강명 작가님을 지지한다. 작가님이 하는 말을 계속 들을 거다.
<채널예스>에서 도저히 이해가 안되고, 믿기지 않는 부분들이 많았는데,, 역시나 드러내야 조금이나마 바뀔 수 있다.
책표지에 대한 작가님의 궁금증에 혼자 대답해보자면, 예쁜 것과 새 것을 좋아해서가 아닐까? 재생지를 사용하면 잘 구겨지고, 흔적이 남으면 되팔때 제 값을 못 받으니까?정도. 나도 심하게 고급지다고 생각한다. 책날개와 띠지와 코팅지는 없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장강명 지음
유유히 펴냄

읽었어요
2023년 4월 30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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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한사람 한사람이 기억하지 못하는 사랑의 기간들이 얼마나 길까. 갑자기 그런 생각을 했더니 눈물이 조금 고였다. p141

“(…) 나는 충고 같은 거 하기 정말 싫어하지만 소 선생이 원하는 것 같으니까 말해주는 거예요. 충고가 제일 싫어. 나는 자격도 없고. 그냥…… 우리가 하는 일이 돌을 멀리 던지는 거라고 생각합시다. 어떻게든 한껏 멀리. 개개인은 착각을 하지요. 같은 위치에서 던지고 사람의 능력이란 고만고만하기 때문에 돌이 멀리 나가지 않는다고요. 그런데 사실은 같은 위치에서 던지고 있는 게 아닙니다. 시대란 게, 세대란 게 있기 때문입니다. 소 선생은 시작선에서 던지고 있는 게 아니에요. 내 세대와 우리의 중간 세대가 던지고 던져서 그 돌이 떨어진 지점에서 다시 주워 던지고 있는 겁니다. 내 말 이해합니까?“ p380

피프티 피플

정세랑 지음
창비 펴냄

읽었어요
2023년 4월 30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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