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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고코로 (누마타 마호카루 장편소설)의 표지 이미지

유리고코로

누마타 마호카루 (지은이), 민경욱 (옮긴이) 지음
㈜소미미디어 펴냄

옮긴이는 <너무나 살벌하고 잔인한 세계가 날 것 그대로 벌어지기에 눈을 돌리고 싶지만 거기에는 펄떡펄떡 뛰는 인간의 마음이 고스란히 숨 쉬고 있어 끝내 고개를 돌리지 못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야기가 아주 군더더기없이 몰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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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아직 하나도 손상된 게 없었다. 그날 밤, 모든 것은 부서지기 직전의 마지막 반짝거림에 휩싸여 있었다. 그리고 그 기억은 앞으로도 틀림없이 내 머릿속을 한없이 헤맬 것이다.

모두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왜 내게만 없을까, 어린 저는 무척 불공평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슨 일을 해서든 나는 유리고코로를 갖고 싶다고 어렴풋하게나마 늘 생각했습니다.

유리고코로는 제 속에서, 저만의 언어로 뿌리를 내리고 있었으니까요. 정정할 수도 없고, 이제 어찌할 도리도 없습니다. 그것은 평소 제게 부족한 모든 것, 말로는 어떻게 표현할 수 없는 모든 것을 나타내는 단어입니다. 누군가의 목숨이 사라질 때 생기는, 그 믿을 수 없는 현상을 나타내는 데에 그보다 좋은 단어가 있을까요.
2021년 3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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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포를 찾아다니는 초빼이, 김종현 작가가 소개하는 식당과 음식 이야기.

우회해서 돌아가는 시간마저 감내할 만큼 가치가(36쪽) 있는 순댓국, 쌀 한톨 한톨 사이 잘 스며든 불향이 적절하게 양을 조절한 기름의 고소한 냄새와 환상적인 조화(75쪽)를 맛볼 수 있는 중식집, 웅장한 하모니를 만들어(211쪽) 내는 육회비빔밥 등. 책을 읽다 보면 맛이 궁금해 안달이 난다.

소개된 곳 중 몇 곳은 이미 가본 곳도 있다. ‘참 맛있게 먹었는데’ 지난 추억을 더듬다 보면 그 끝에는 사람이 있다. ‘음식을 떠올리면 사람이 떠오르고, 그 사람과 함께 한 시간이 기억되며, 그 음식을 먹은 장소가 떠오른다.‘(162쪽)고 한 그의 말이 생각난다.

그래서 오늘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

초빼이의 노포일기

김종현 지음
얼론북 펴냄

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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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죽음 이후 외삼촌 가게에서 눈칫밥 먹고 사는 지상만과 부러울 것 하나 없는 부잣집에서 사랑 듬뿍 받고 사는 허구.

상만은 늘 바빴다. 공부하랴, 쌀 배달 가랴. 구의 집에 오면 진짜 아들이 된 것만 같아 마음이 풀어졌다. 사랑받는 것 같아서, 그런 사랑을 받았을 구를 부러워했다.

소설은 상만의 시점에서 서술되기에 구의 속마음이 어땠는지는 짐작만 할 뿐이다. 구는 어땠을까? 자신이 쓴 소설 <여행자 K>처럼 미래를 보고 오기라도 한 걸까? 온통 허구인 삶에서 하나라도 참을 남기고 싶어 상만을 곁에 둔 걸까?

“사람들은 자신이 하나의 인생만 산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하나의 인생만 안다고 하는 게 더 맞는 말이야.”
(본문 중)

나는 상만과 아들 영우의 마지막 대화를 통해 살아있음을 본다. 영우는 상만에게 “아빠, 슬프면 울어. 울어도 창피한 거 아니래. 감정에 솔직한 게 더 멋진 거래.”라고 한다. 펑펑 우는 상만, 그 눈물은 살아있음으로 흘릴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상만은 눈물을 나누며 주변 사람들과 함께 걸어갈 것이다.

허구의 삶

이금이 지음
문학동네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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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웠던 일을 이렇게 멋지게 해내는 용기를 닮고 싶다. 어떤 마음이 그를 헤엄치게 했을까?

수영 요요

필라멘트 요요 지음
퍼플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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