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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잊지마 (미셸 뷔시 장편소설)의 표지 이미지

절대 잊지마

미셸 뷔시 지음
달콤한책 펴냄

가련한 여인의 구슬픈 이야기로 기억에 남은 피에르 르메트르 (Pierre Lemaitre)'의 '알렉스' 이후 접하는 최고의 프랑스 추리 소설.
진부하다가 몽환적이다가 너무 반전이 많아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들다가도 사건의 전말을 자상하게 알려주는 매뉴얼을 읽으면 줄거리를 참으로 탄탄하게 엮어 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서 이렇게 마무리될 줄 알았던 이야기는 작가가 글의 초반부터 부지런히 배치해둔 장치에 걸려 기발한 결말을 맞게 된다. 글의 시작을 알리는 서신과 글을 마무리 하는 서신 또한 먼거리에서 서로를 향해 달리다 결국에는 한치의 어긋남 없이 조각들이 맞아 떨어지며
근사한 포장지로 훌륭한 내용물을 솜씨있게 마무리하듯 상쾌하게 종결된다.
불운한 자말과 그의 못다한 소원을 추억하고 실행하는 모나의 슬픈 에필로그가 이야기를 더욱 기억에 남게 만든다.
옥의 티! 데니스 루헤인의 '살인자들의 섬'에서 볼 수 있는 알파벳 배치 트릭은 차용인가, 표절인가?
이 정도의 작품을 접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작자의 이력을 읽게 된다. 아울러 작가의 다른 작품을 메모하고 읽을 목록에 추가하면서 마무리.
👍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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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잔소리부터 한 마디. 저자 로버트 그린은 <권력의 법칙>, <전쟁의 기술>, <유혹의 기술> 3부작으로 유명해진 작가로 소개되어 있다. 독자들은 응당 <권력의 법칙>부터 읽는 게 순리일 것이다. 이 책 <인간 관계의 법칙>은 위 세 작품과는 별도의 책으로 생각하고 선택했건만, 이 책이 바로 <유혹의 기술>이었다. 3부작을 3부부터 읽은 것이다. 물론 앞의 두 책을 읽어야 이 책을 온당히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출판사의 이런 사소한 부주의 때문에 신경질이 난다. (혹시 의도된 부주의일까?)

작가 양반의 이력이 특이하다. 쓴 책들을 보면 당연히 심리학이나 사회학을 전공했을 것 같은데, 잡지 편집자, 할리우드 스토리 작가 등 심상치 않은 경력이 섞여 있다. 이런 특이한 경력 때문인지 이 책은 살짝 B급 냄새가 풍긴다. (이 양반 머그샷을 보면 눈빛이 심상치 않다.)

팍스 로마나의 선봉장 줄리어스 시저와 안토니우스를 후린 클레오파트라와 중화 린민의 영웅 모택동을 후린 칭칭을 예로 들며 '유혹'에 관한 제법 진지한 썰을 풀다가 책 후반부에는 아예 대놓고 상대를 유혹하는 권모술수를 설파하고 있다. 비유하자면, 썬데이 서울에서 몇 차례 연재한 '이성 후리는 법'을 엮어서 책으로 펴낸 듯 하다. '오늘의 운세' 같은 내용을 이렇게도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작가의 정성에 감복하여 끝까지 읽게 된다. (당연히 어느 정도 재미도 있으니까 읽게 된다.)

사람들이 항상 사서오경이나 고전을 읽을 수는 없다. 가끔은 이런 패스트푸드 같은 책도 읽으면서 뇌를 식힐 여유도 필요한 법이다. 이 작가,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열연한 류승룡을 생각하게 한다. 진지하게 엉뚱해서 은근히 마음에 든다.

인간 관계의 법칙

로버트 그린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추천!
2021년 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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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은 살아 생전 탁월한 음악적 역량으로 부와 명성을 누렸던 축복받은 위인이었다. 바흐가 가족들과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며 소박하고 독실한 삶을 살았다면, 헨델은 그야말로 전 유럽을 들썩이게 했던 음악가이자 비즈니스맨이었다.

헨델은 음악에 연극과 무용, 패션, 그리고 과학기술까지 접목한 그 시대 최고의 공연 예술, 오페라에 30년을 바쳤다. 불멸의 아리아 <울게 하소서>의 <리날도>를 위시해 42편에 달하는 오페라를 작곡했고, 이 후에도 <메시아>와 같은 주옥같은 오라트리오 작품들을 남겼다.

헨델은 함부르크에서 오페라로 성공적으로 데뷔한 다음, 오페라의 본 고장 이탈리아에서 활약하며 오페라의 거장으로 거듭난 후, 오페라의 불모지였던 런던에서 전성기를 맞이하고 결국 영국으로 귀화하게 된다.

헨델은 자신의 화려하고 웅장한 음악을 소화할 수 있는 최고수준의 소프라노를 섭외하고 이들을 극한으로 밀어붙이기로 악명(?) 높았는데, 당대 최고의 카스트라토 파리넬리를 어떻게든 스카웃하려 했으나 결국 라이벌인 '귀족 오페라단'에 빼앗긴 일화가 있다. 영화 <파리넬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파리넬리를 보며 가발까지 벗어 던지며 감탄을 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첨언하자면 파리넬리는 영화가 그린 것처럼 비극적 삶을 살지 않았으며, 오히려 명성과 부를 누리면서 유쾌하고 즐거운 삶을 살았다고 한다. 영화는 얼마나 청승맞았던가;;)

바로크 음악을 대표하는 바흐와 헨델이 항상 세트로 언급되는 이유가 있다.
우선 1685년생 동갑이다. 150킬로미터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태어났으며, 만년에 시력장애를 겪다가 둘 다 홀린 듯 같은 돌팔이 의사 존 테일러(당시 수백 명을 실명에 이르게 함. 헨델의 경우 백내장)에게 수술을 받고 나서 완전히 시력을 잃게 된다.

화려한 업적과 명성에도 불구하고 헨델이 로맨스나 스캔들 없이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는 점이 참으로 신기하다. 바흐가 음악의 이버지, 헨델은 음악의 어머니, 그럼 둘은 과연 부부였을까?

책에 소개된 명곡들을 너튜브로 감상하고 리스트에 차곡차곡 저장하는 즐거움이 있어서 좋다. 이런 즐거움을 주는 시리즈가 또 어디 있으랴. 이번 <헨델>편의 수록곡들은 선율이 세련되고 고급져서 헨델 매니아가 될 듯 싶다.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4

민은기 지음
사회평론 펴냄

👍 힐링이 필요할 때 추천!
2021년 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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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rk Kent

@9we2d9gizjxg

'일본에 시오노 나나미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양정무가 있다!'고 회자될 정도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 시리즈.

명불허전 난처한 시리즈의 명성을 클래식에서도 확인하게 된다. 서울대 음악대학장 민은기 교수가 직접 집필한 이 시리즈는 풍부한 삽화와 친절한 스토리 텔링, especially 훌륭한 선곡을 통해 지식/교훈/감동의 자비심 없는 3단 콤보를 선사한다.

첫 번째 수업은 '천재'와 '요절'이라는 극강의 로맨틱 조합으로 올타임 선호도 1위에 올라 있는 모짜르트 되겠다.
영화 <아마데우스> 때문에 졸지에 천하의 찌질이가 되어버린 살리에르는 실은 당대 음악가들의 존경을 받았던 격조 높은 궁정음악가였고, 지금도 영문도 모른채 무덤에서 억울한 잠을 자고 있을 터. (아카데미 주연상을 받았다 한들 이 누명을 어떻게 벗을 텐가)

너튜브에 난처한 폴더 생성 후 수록곡을 모두 담아보라. 최고의 콜렉션이 될 것이다.
이래 저래 무조건 소장각인 난처한 시리즈인 것이다.

R.I.P. 아마데우스 & 살리에르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1

민은기 (지은이) 지음
사회평론 펴냄

👍 힐링이 필요할 때 추천!
2021년 5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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