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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특별한정판(양장) (한강 장편소설)의 표지 이미지

소년이 온다 특별한정판

한강 지음
창비 펴냄

읽기 너무 무거워서 반 정도 읽고 외면했다가 반년 만에 다시 펴들었다. 이 책의 화자는 광주항쟁의 주인공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남은 주인공들 그리고 그들을 기록하는 사람의 이야기다.

동호, 은숙, 진수, 선주.
그들은 모두 도청과 상무관에서 시신을 관리하고 유족이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했고 시민군이 조직된 후 마지막까지 남아 총을 받아들고 광주를 지켰다. 동호는 집에 가자는 어머니께 저녁에 가겠다고 하고서, 그렇게 돌아가지 않았다. 진수는 붙잡인 후 곱상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감옥에서 성고문을 당했고 끝내 자살했다. 은숙은 선주와 마찬가지로 남은 이들 중 하나로 그 시간 후 현재를 살아가고 있었다. 출판사에 일하며 검열을 받는 일상에서 여전히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었다. 선주는 한 평생 일했다. 그렇게 바쁜 일상은 그녀에게 그 시간을 되뇌일 틈을 주지 않으리라 생각했고 남은 여생 남에게 틈을 내주지 않았다. 소설 속 누군가는 그 시간이 방사능 같은 거라 했다. 시간이 지났다 해서 끝난 게 아니고 몸속에 쌓여서 계속 이어지는 것.

너무나 참혹해서 서평이든 독후감이든 어떤 말로 이 책을 이야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고통스럽지만 누군가는 읽어야 하고, 이 책 뿐만 아니라 영화 박하사탕 같은 다양한 컨텐츠로 그 시간을 오래 기억하는 것이 그 시간 그때 광주, 대한민국을 지켜낸 자들에 대한, 현재를 사는 이들의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2021년 2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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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자 아버지를 가진 딸
죽고서야 더듬어 이해하게 되는 아버지의 삶
완독하게 되지는 않는다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창비 펴냄

2023년 4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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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디스토피아적 세계관.

스노볼 세계에선 두 가지 세상이 있다. 스노볼 안과 밖. 스노볼 밖은 영하 삼사십도 수준으로 극악의 환경. 스노볼 밖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전소에서 일한다. 아니면 스노볼 밖 구역과 구역을 잇는 기차 기관사나. 스노볼 안은 따뜻하며 (인위적이지만) 다양한 날씨가 존재하고 사계절이 존재한다. 스노볼 안의 세상에서는 피디와 배우 두 직업이 존재한다. 배우들은 모든 삶이 촬영되고 피디는 그걸 편집한다. 그들은 사생활이 없는 대가로 스노볼 안의 모든 것을 누린다. 스노볼 밖 아이들은 배우가 되길 꿈꾼다. 이 소설은 이 시스템 속에서 누군가의 탐욕으로 자신의 온전한 삶을 뺏긴 사람들의 이야기다.

흥미롭고 스노볼 세계관에 흠뻑 빠졌으나 본격적인 주인공의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아이러니하게 점점 루즈해졌다. 사실 주인공의 이야기는 궁금하지 않았다. 스노볼 안의 세계만이 궁금했다... 그래서 작가님께 죄송하게도 2권은 사놓고 펴지도 않았다... 그것이 다소 아쉬운 점.

스노볼 1

박소영 (지은이) 지음
창비 펴냄

2022년 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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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작가의 글들을 참 좋아한다. 그의 글들은 쉽고 천진하며 낭만적이다. 그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미련할 만큼 사랑에 충실하다. 그래서 읽어내려가다보면 다른 소설들보다도 유난히 더 몰입되어 공감하게 된다. 전작처럼 가벼운 사랑얘기를 생각했는데 갑분 스릴러에 심장이 조여오기도 했다. 설레고 풋풋한 감정에서 불안함으로, 마지막은 슬픔으로 마무리한다. 요새 나오는 소설들은 왜 다 슬플까. 요새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 슬픔인 걸까? 주인공이 겪고 그들이 겪을 불안함과 두려움에 아차 싶기도. ㅏㅏㅏ슬프다.

1차원이 되고 싶어

박상영 (지은이) 지음
문학동네 펴냄

👍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추천!
2021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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