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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풀니스
올라 로슬링 외 2명 지음
김영사 펴냄
저자가 주장하고자 한 바는 "비판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항상 구체적인 수치와 데이터들로 세상을 해석하라"이다.
책을 열자마자 13개의 문제를 풀게 된다. 문제들을 이런 식이다:
-오늘날 세계 모든 저소득 국가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여성은 얼마나 될까? 1.20% 2.40% 3.60%
-세계 인구의 다수는 어디에 살까? 1.저소득 국가 2.중간 소득 국가 3.고소득 국가
-지난 20년간 세계 인구에서 극빈층 비율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1.거의 2배로 늘었다. 2.거의 같다. 3.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총 13개 문제 중 나는 4개를 맞추었다. 저자는 보통 사람이라면 약 2~3문제를 맞춘다고 한다. 그러면서 보기가 3개니까 찍어서도 맞출 확률은 33퍼인데 인간들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치는 정답률은 보인다고 한다. 이는 국가별로 미세한 차이는 존재했지만 UN이나 국제은행에서 일하는 세계적인 인물들도 다 보통 2~3문제를 맞춘다도 하였다.
나는 정답을 보고 놀랐다. 대부분의 답은 가장 긍정적인 보기가 답이었다. 가령 전세계 1세 아동 중 질병이든 예방접종을 받은 비율은 20%가 아니라 80%다. 또한 전세계 30세 남성은 평균 10년간 학교를 다니는데 같은 나이의 여성은 평균 3년이 아니라 평균 9년간 학교 교육을 받는다. 지난 100년간 자연재해로 사망한 사람은 2배 늘어난 것이 아니라 2배 줄었다. 이처럼 내가 생각한 답들은 모조리 틀렸고 보기 중 가장 긍정적인 보기가 대부분이 답이었다.
저자는 특정한 집단군뿐만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보편적으로 해당 문제들을 틀리는 것을 보며 왜 그러한지 연구를 하였다. 그리고 그 스스로 정의내린 각종 "본능"들 때문에 그렇다는 결론을 우리에게 설파한다. 그 본능들은 간극본능, 부정본능, 직선본능, 공포본능, 크기본능, 일반화본능, 운명본능, 단일관점본능, 비난본능, 다급함본능이다. 모든 본능들은 우리가 실제 세상을 바라보는데 방해 및 왜곡을 하는 요소들이며 이들을 인지하여 그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든 본능들은 저마다 특징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비판적 사고력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뭉뚱그려 설명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저자가 곧 죽음을 앞두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죽기 직전까지 이 책을 완료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었다. 이는 그의 아들이 마지막 에필로그에 쓴 내용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저자는 팩트풀니스, 우리나라 말로 하자면 "사실충실성"을 세상에 널리 퍼트리고 싶어하는 꿈이 가득한 사람이었다. 세상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말 그대로 팩트만 가지고 우선 이야기를 시작하자라는 마인드를 우리 모두에게 심어주고 싶은 강렬한 의지가 있었다.
저자의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난 세상이 이렇게 긍정적으로 발전하고 있는지 몰랐을 것이다. 항상 어두운 면만 바라보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영역들을 놓칠 수 있었다.
물론 언제나 모든 논리적 결함을 지적할 때는 대전제를 저격하는게 가장 편하고 합리적이듯, 굳이 저자의 결함을 지적하고자 한다면 그의 정보 근원지들이다. 대부분 국제단체들이 제공한 정보이며 UN, 월드뱅크, IMF 등이다. 과연 해당 단체들은 정치적, 국가적인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운 단체들이며 과연 그들이 제공하는 정보는 "팩트"인가는 또다른 문제로 부상할 여지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반박은 또다시 그럼 과연 세상에 "정치적 이해관계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객관적 실체가 존재하는가"라는 재반박으로부터 할 말이 크게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인간은 모두 각자가 처해진 경제적, 종교적, 국가적, 신념적 상황에 따라 필연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정치적 색깔을 가진다는게 나의 신념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객관성을 가지는게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르는 존재들로부터 객관성을 가지도록 노력한 저자의 외로움 싸움은 충분히 유효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 사람이 자신이 죽는 순간까지도 산소호흡기를 달며 최선을 다해 집필했다는 점에서는 최소한 그의 이야기에 진심어린 이야기가 녹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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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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