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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도서관에 플라이북기계가 입점되 있었다. 내 책어플을 대전시골작은동네도서관에서 본다는 게 무척 반가워서 기계를 사용해 책 하나를 추천받았다. 30대 미혼 여성 그리고 힘들어요 라는 버튼을 누르니 이 책이 나왔다.
나는 비겁하게도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 조차 꺼리는 편이다. 여자여자여자 하는것도 싫어한다. 그 말은 남자남자남자 하는것도 싫어한단 말과 동일하다. 나는 자연스럽게 좋은것을 택한다는 말을 따른다. 그래서 재목부터 꺼림칙한 이 책을 읽는다는 건 정말 플라이북을 만난게 반가워서 딱 그것뿐이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난 뒤 책에 사과를 건네야 했다. 선입견이 심했다. 무척 재밌게 읽었고 읽혔으며 공감했고 벅차고 따스하고 몽글몽글하고 당차며 멋있었다.
알뜰신잡 김진애선생님의 책인지도 몰랐다. 이 책은 김진애선생님의 서평책이다. 그동안 읽은 책들을 주제별로 꾸려 전달하고 싶은 임팩트를 탁탁 간결하고 힘있게 날린다. 이 책을 덮고나서 내 읽고싶은책 카테고리에 무려 다섯권이 더 입점했다.
이 세상에 멋진여성은 어찌나 많은지.
나는 김진애선생님이 수없이 꼬리를 무는 의문을 나열할 때, 불안과 고독을 나열할 때 위로를 받았다. 나또한 생각이 생각을 잡아먹는 사람이라 끊임없이 나열되는 의문에 숨이 턱 막힐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풀어낸 질문 다음에 오는 질문은 또 어찌나 무거워지던지 어느순간 의식적으로 의문들을 무시했던 것 같다.
근데 여자들은 원래 그렇다고 해서, 나만 생각많은게 아니구나 싶어서, 이런 것들이 이런식으로 도움이 된다는 걸 실제로 보여주셔서 위로가 되었다.
나도 평생 책을 보는 섹시한 여자로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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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님의 인생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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