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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문학동네 펴냄

나의 크리스토프들,
함께해주어 고마웠네. 슬퍼하지 말게.
모든 것엔 끝이 찾아오지.
젊음도 고통도 열정도 공허도 전쟁도 폭력도.
꽃이 피면 지지 않나.
나도 발생했으니 소멸하는 것이네.
하늘을 올려다보게. 거기엔 별이 있어.
별은 우리가 바라볼 때도 잊고 있을 때도
죽은 뒤에도 그 자리에서 빛나고 있을걸세.
한 사람 한 사람 이 세상의 단 하나의 별빛들이 되게.
p.354
2020년 1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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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epurple

네가 나를 처음으로 껴안았을 때, 그 몸짓에 어린,
간절한, 숨길 수 없는 욕망을 느꼈을 때, 소름끼칠 만큼
명확하게 나는 깨달았던 것 같아.
인간의 몸은 슬픈 것이란 걸. 오목한 곳, 부드러운 곳,
상처 입기 쉬운 곳으로 가득한 인간의 몸은. 팔뚝은.
겨드랑이는. 가슴은.
샅은. 누군가를 껴안도록, 껴안고 싶어지도록 태어난 그 몸은.
그 시절이 지나가기 전에 너를, 단 한 번이라도 으스러지게
마주 껴안았어야 했는데.
그것이 결코 나를 해치지 않았을 텐데.
나는 끝내 무너지지도, 죽지도 않았을 텐데.
p.124

눈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침묵이라면, 비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끝없이 긴 문장들인지도 모른다.
p. 174

희랍어 시간

한강 지음
문학동네 펴냄

3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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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과 작가 책은 호불호가 확실하다더니
단편 하나 하나마다 감상이 확확 바뀐다.
결론은 아쉽지만 나에겐 불호.

더 나쁜 쪽으로

김사과 지음
문학동네 펴냄

3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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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있다. 유년이 시절이라는 것. 유년은 '시절'이 아니다. 어느 곳에서 멈추거나 끝나지 않는다. 돌아온다. 지나갔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 컸다고 착각하는 틈을 비집고 돌아와 현재를 헤집어놓는다. 사랑에, 이별에, 지속되는 모든 생활에, 지리멸렬과 환멸로 치환되는 그 모든 숨에 유년이 박혀 있다. 붉음과 빛남을 흉내낸 인조보석처럼. 박혀 있다. 어른의 행동? 그건 유년의 그림자, 유년의 오장육부에 지나지 않는다. -p.80

여름과 루비

박연준 지음
은행나무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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