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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인 책
출간일
2025.2.20
페이지
264쪽
상세 정보
‘가치 있는 메시지를 재밌게 전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십이 년간 방송 콘텐츠를 만들어온 KBS PD 구민정, 그리고 예능과 드라마를 넘나들며 화려한 커리어를 쌓아온 십이 년 차 프리랜서 PD 오효정. 작품을 공동 연출하며 소울메이트가 된 두 PD는, 이제 삶의 마지막 순간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이미 알고 있다. 이야기의 시작이 ‘탄생’이었으니 그 끝엔 당연히 ‘죽음’이 오리란 사실을. 하지만 그 사실을 까맣게 잊은 듯 산다. 영영 일어나지 않을 일, 혹은 아직은 먼일이라 여기며 살아갈 때, 정작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 걸까? 끝이 정해진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남길 이야기를 온전히 써나가야 한다.
전력질주하던 민정과 효정은 속도를 늦추고, 나란히 발걸음을 맞춘다. 이제 두 사람의 걸음마다, ‘이 삶의 끝에서 우리는 무엇을 가장 아쉬워하게 될까?’라는 질문이 따라붙는다. 두 사람은 더는 소중한 것들을 ‘언젠가’로 미루지 않기로 한다. 지금 이 순간, 우리 자신에게 충실할 용기를 주는 에세이.
상세정보
‘가치 있는 메시지를 재밌게 전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십이 년간 방송 콘텐츠를 만들어온 KBS PD 구민정, 그리고 예능과 드라마를 넘나들며 화려한 커리어를 쌓아온 십이 년 차 프리랜서 PD 오효정. 작품을 공동 연출하며 소울메이트가 된 두 PD는, 이제 삶의 마지막 순간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이미 알고 있다. 이야기의 시작이 ‘탄생’이었으니 그 끝엔 당연히 ‘죽음’이 오리란 사실을. 하지만 그 사실을 까맣게 잊은 듯 산다. 영영 일어나지 않을 일, 혹은 아직은 먼일이라 여기며 살아갈 때, 정작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 걸까? 끝이 정해진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남길 이야기를 온전히 써나가야 한다.
전력질주하던 민정과 효정은 속도를 늦추고, 나란히 발걸음을 맞춘다. 이제 두 사람의 걸음마다, ‘이 삶의 끝에서 우리는 무엇을 가장 아쉬워하게 될까?’라는 질문이 따라붙는다. 두 사람은 더는 소중한 것들을 ‘언젠가’로 미루지 않기로 한다. 지금 이 순간, 우리 자신에게 충실할 용기를 주는 에세이.
출판사 책 소개
멈추지 않던 두 PD 구민정·오효정의 이야기,
‘그 일’이 모든 걸 바꾸기 전까지는…
뮤지션 김윤아, 소설가 천선란 추천!
“그들이 함께 마지막을 향해 가는 여정에는 유머와 존엄이 있다.”
“우리가 피할 수 없는 두 가지, 떠나는 것과 남겨지는 것이 동시에 담겨 있다.”
이 책은 민정과 효정, 누구나 한 번쯤 스쳐갔을 법한 이름을 가진 두 사람의 이야기다. 흔한 이름만큼 그들이 걸어온 삶의 행로는 우리에게도 어쩌면 익숙한 것이다. 한 가족의 아이로 태어나, 기대에 부응하기도 하고 때로는 반하기도 하면서 자신의 꿈을 찾아나가는 과정.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마침내 닿았다고 믿었던 벅찬 순간.
민정은 무인(武人) 집안의 별종이다. 아버지는 88올림픽 국가대표 축구 선수, 어머니는 학창 시절 핸드볼 선수, 외삼촌들은 국가대표 축구 선수와 특전사 출신의 체육 교사다. 그러니 그가 ‘육군사관학교 여자 문과 수석 합격’의 길을 걸었다면, 틀림없이 이 집안에 걸맞은 구성원이 되었을 테다. 하지만 그는 중학교 여름방학 때 맛본 연출을 잊을 수 없었다. 방학 숙제로 만든 연극에서, 자신이 의도한 대로 울고 웃는 관객을 바라보며 가슴이 뛰었고, ‘나는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깨달았던 것이다.
결국 민정은 육사 대신 원하던 과를 선택했고, 방송국 PD로 입사해 〈1박 2일〉 〈슈퍼맨이 돌아왔다〉 〈불후의 명곡〉 등의 예능 조연출을 거쳐, SF 드라마와 음악 콘서트가 결합된 〈지구 위 블랙박스〉를 만들며 한국PD대상에서 TV 부문 실험정신상을 수상한다. 그는 ‘가치 있는 메시지를 재밌게 전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멈추지 않고 달렸다.
효정은 이름에 갇히기를 거부한 반항아다. 한자로 ‘조용히 효도하라’라는 뜻을 가진 그의 이름은, 딸만 둘이던 집안에서 아들을 바라며 지어졌다. 그리고 정말로, 효정 아래로 남동생이 태어났다. 타의로 주어진 인생의 첫 미션을 완수한 그는 더이상 그 이름이 규정하는 삶을 따르지 않기로 한다. 중학교 시절, 드라마 감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 이래 그는 단 한순간도 머뭇거린 적이 없었다.
일찌감치 현장에 뛰어든 효정은 치열하게 갈고닦은 실력을 인정받아 프리랜서 PD가 되었고, 〈아는 형님〉의 예능 조연출,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이태원 클라쓰〉 등의 내부 조연출을 거쳐, 〈경성 크리처〉의 포스트프로덕션 슈퍼바이저를 맡았다. 효정은 고된 만큼 달콤한 성취의 쾌감을 맛본 뒤, 더 큰 무대와 성공을 향해 쉼 없이 내달렸다.
‘그 일’이 없었다면, 두 사람은 멈추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일’은 예고 없이 찾아와, 두 사람의 발걸음을 멈춰 세운다. 그리고 이제, 두 사람의 삶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이미 알고 있다
이 삶의 끝에서 우리는 무엇을 아쉬워하게 될까?
민정과 효정은 공동 연출자로 처음 만난다. 민정이 속한 방송사의 대기획 공모전에서 그의 기획안이 1위를 차지하며, 무려 4회차에 24억원 예산이 배정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반드시 성공시키고 싶었던 민정은 “유능하고, 센스 넘치며, 책임감 강하고, 성실한… 유니콘 같은 PD”를 찾아 헤맸고, 그렇게 효정을 만나게 되었다. 무턱대고 돌진하는 공격수 같은 민정은, 그 뒤를 단단히 지키며 현실을 조율해줄 수비수 같은 효정을 단번에 알아본다. 그 순간부터, 둘은 완벽한 파트너이자, 둘도 없는 소울메이트가 된다.
어느 날 민정은 효정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병원에 가보라고 권한다. 그 무렵 효정은 민정과의 공동 연출작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대형 드라마의 포스트 슈퍼바이저로도 일하고 있었다. “인간의 기본 욕구인 수면욕과 식욕은 가볍게 무시”하고, “며칠 내내 오전에 쓰러졌다가 점심에 링거를 맞고 오후에 출근하는 루틴”으로 살고 있던 참이었다. 효정은 별일 아닐 거라 생각하며 병원을 찾는다. 그러나 예상 밖의 진단이 내려진다. 위암 4기, 라고. 훗날, 효정은 이날을 이렇게 회상한다. “미친듯이 벌었던 돈도, 가지려고 악썼던 명예도, 무너진 건강 앞에서는 바사삭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환자로 판명된 그 시각부터 난 포스트 슈퍼바이저도, 연출하는 감독도 아닌 그저 ‘31세(여)’일 뿐이었다.”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이미 알고 있다. 이야기의 시작이 ‘탄생’이었으니 그 끝엔 당연히 ‘죽음’이 오리란 사실을. 하지만 그 사실을 까맣게 잊은 듯 산다. 영영 일어나지 않을 일, 혹은 아직은 먼일이라 여기며 살아갈 때, 정작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 걸까? 끝이 정해진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남길 이야기를 온전히 써나가야 한다.
전력질주하던 민정과 효정은 속도를 늦추고, 나란히 발걸음을 맞춘다. 이제 두 사람의 걸음마다, ‘이 삶의 끝에서 우리는 무엇을 가장 아쉬워하게 될까?’라는 질문이 따라붙는다. 두 사람은 더는 소중한 것들을 ‘언젠가’로 미루지 않기로 한다.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하며 살지 않아도 된다는 걸 명심해. 너의 삶은 너의 것일 뿐이야.”
우리는 다시 명랑해질 수 있다
이 이야기는 누구의 것도 아닌, 온전히 나 자신의 것이므로.
어디선가 마주쳤을 법한 이름을 가진 두 사람의 이야기는, ‘끝’을 마주하는 순간 더이상 익숙한 궤도를 따르지 않는다. 길이 바뀌자, 그 길을 둘러싼 풍경도 달라진다. 민정은 그 변화를 이렇게 기록한다. “효정은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온 게 후회된다고 했고, 그걸 깨달은 순간부터는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했다. 걸으면서 나뭇잎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을 느끼고, 햇빛에 반짝이는 강물을 보며 감탄하고, 신나게 지저귀는 새소리에 귀기울였다.”
일이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그를 통해 얻는 인정이 마음을 풍족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효정은, 아끼는 동생에게 마지막으로 이렇게 편지를 남긴다.
힘든 날은 덤덤하게 지나 보내고, 행복한 날은 말랑말랑한 마음으로 실컷 즐기렴! 매년 건강 검진 꼭 받고. 80퍼센트만 열심히 살아. (…) 20퍼센트는 꼭 휴식에 쓰렴.
사실 너의 인생이 80이고, 일이 20이어야 하는데.
왓 더 헬! 세상에 그게 쉽겠니…? 누구보다 잘 안다.
그리고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하며 살지 않아도 된다는 걸 명심해. 너의 삶은 너의 것일 뿐이야.(「동생, 석준이에게」 중)
편지 속 “왓 더 헬”이라는 짧은 한마디 안에는 담담한 체념과 단단한 다짐이 스며 있다. 삶이란 결코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체념,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할 것들을 붙잡으려는 다짐. 효정의 마지막 당부는 단호했다. 너의 삶은, 누구의 것도 아닌, 오직 너의 것일 뿐이라고.
효정을 떠나보낸 뒤, 민정은 깊은 슬픔 속에서 마침내 한 가지 깨달음에 다다른다. “적당히 사랑하고, 적당히 느끼며, 적당히 표현하는 삶의 끝에는 과연 무엇이 남을까? 상처받지 않기 위해 마음이 무뎌지는 것만큼 인생에서 슬픈 일이 있을까?” 민정은 효정과 함께 걸으며 조금씩 용기를 배웠다. 다시 소중한 사람을 잃을까 두렵지만, 웅크린 채 머물러 있기보다 온 마음으로 사랑하고, 온몸으로 느끼며, 삶의 기쁨과 슬픔을 낱낱이 표현하기로.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가 언제 끝나는지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은 유일한 처음이자 끝이다. 매 순간 우리가 주고받는 말은 ‘이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기는 말’이 될 수도 있다. 절망은 피할 수 없지만, 그 안에 갇혀 있을 필요는 없다. 우리는 다시 명랑해질 수 있다. 아직 남은 삶을, 계속 써나가야 할 이야기를 외면할 수는 없으니까. 결국, 이 이야기는 누구의 것도 아닌, 온전히 나 자신의 것이므로.
이제 우리도 서로에게 ‘명랑한 유언’을 건네자. 민정과 효정의 이야기가 지금 이 순간, 우리 자신에게 충실할 용기를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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