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지음 | 래빗홀 펴냄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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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인 책

출간일

2025.1.15

페이지

372쪽

상세 정보

부커상과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로 선정되었던 정보라의 두 번째 소설집 《너의 유토피아》가 2025년 1월 래빗홀에서 다시 출간되었다. 2021년 출간된 《그녀를 만나다》의 개정판인 이 책은 〈너의 유토피아〉를 표제작으로 삼고, 새로운 순서와 장정, 더 정교히 다듬어진 문장으로 정비되어 독자를 만날 채비를 마쳤다.

안톤 허의 번역으로 지난해 영문판 Your Utopia가 미국, 영국, 인도, 호주에서 출간된 이래,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의 ‘2024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2025년 1월 발표된 필립 K. 딕상의 후보작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휴고상, 네뷸러상과 함께 필립 K. 딕상은 세계 3대 SF 문학상으로 꼽히기도 한다. 한국인이 한국어로 쓴 소설이 3대 SF 문학상 중 하나에 후보로 오른 것은 처음이다.

이 책은 치졸하고 암담한 세계의 모순을 들추어내면서도, 이 비루한 생을 버티고 서로를 보살피며 서툰 사랑을 배워가는 존재들을 보여준다. 치료를 위한 통증 척도를 ‘고객 만족도 조사’로 오용하여 환자들을 진통제 중독으로 몰아넣은 미국의 사례에서 착안하여 이를 ‘유토피아 척도’로 전환해 창작하게 되었다고 밝힌 표제작 〈너의 유토피아〉에서는 전염병으로 인해 인류가 떠나버린 황량한 행성에서 고장 난 휴머노이드를 태우고 배회하는 스마트카의 이야기를 담는다. 인간을 꼭 닮은 의료용 휴머노이드 314는 이따금 “너의 유토피아는?”이라며 묻는데, 망가진 세계를 헤매면서도 더 나은 곳을 희구하는 간절함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아프게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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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언급한 게시물2

Limhyo님의 프로필 이미지

Limhyo

@limhyo

전에 읽은 대부분의 SF소설에는 그리움이 가득했는데
이 SF소설에는 상실,기억,애도가 가득하다.
각 단편마다 왜 이리 슬픈거야 😭

‘이대로 멈추어 서서 그녀를 위한 단 하나의 음악을 영원토록 들려주고 싶었다’(p.230)

단편 중에서 ‘One More Kiss, Dear’가 특히 좋았다.
93세 할머니를 이동시켜주던 기계는 그녀가 세상을 떠나자
할머니가 좋아했던 음악을 저장해 놓았다가
마지막 순간 음악을 연주해주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녀를 위한 마지막 연주.
기계가 애도할 수 있다는 건 소설이라서 가능한걸까?
그게 아니더라도 이건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다.
이 단편 뿐만 아니라 모든 소설에서 나오는 옳고 그름,
그에 따른 분노와 애도, 기억 등은 옳은 일이니까,
옳은 일에는 분노하고 애도하고 그렇게 함께 해야한다는 것.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지음
래빗홀 펴냄

읽었어요
1일 전
0
맛있는 하루님의 프로필 이미지

맛있는 하루

@yummyreading

  • 맛있는 하루님의 너의 유토피아 게시물 이미지
#너의유토피아
#정보라 #도서제공

사랑하고 잃고 멈춰 애도하고 다시 싸워나가는
평범한 존재들의 생존기를 그린
8편의 단편소설집

🔸️영생불사연구소
🔹️너의 유토피아
🔸️여행의 끝
🔹️아주 보통의 결혼
🔸️One more Kiss, Dear
🔹️그녀를 만나다
🔸️Maria, Gratia Plena
🔹️씨앗

이 중 나의 픽은 <너의 유토피아>
그리고 마지막 문장에 소름끼친 <여행의 끝>
여운이 길게 남을듯 하다.

.
🌱🌱🌱
인간의 세계를 넘어오는 기계들이
약간은 두려우면서도

인간보다 더욱 인간다운 기계들의
상실과 애도를 통해

나만의 방법으로
상실된 사람들을 애도하고 기억해본다.


🔖으스스하면서도 따뜻하고 유머스러운 작가만의 매력이 돋보인 작품

🔖모든 재료가 제 각각의 맛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함께 비벼 먹었을 때 그 조화가 정말 환상적인 ❝전주비빔밥❞ 같은 작품

.
.
🌱 오늘의 딴말
읽는 것은 단숨에 읽었는데
이 짧은 리뷰는 반나절도 더 걸렸다. 왜일까. 😅

#소설추천 #sf소설 #래빗홀
#2025_18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지음
래빗홀 펴냄

👍 인생이 재미 없을 때 추천!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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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부커상과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로 선정되었던 정보라의 두 번째 소설집 《너의 유토피아》가 2025년 1월 래빗홀에서 다시 출간되었다. 2021년 출간된 《그녀를 만나다》의 개정판인 이 책은 〈너의 유토피아〉를 표제작으로 삼고, 새로운 순서와 장정, 더 정교히 다듬어진 문장으로 정비되어 독자를 만날 채비를 마쳤다.

안톤 허의 번역으로 지난해 영문판 Your Utopia가 미국, 영국, 인도, 호주에서 출간된 이래,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의 ‘2024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2025년 1월 발표된 필립 K. 딕상의 후보작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휴고상, 네뷸러상과 함께 필립 K. 딕상은 세계 3대 SF 문학상으로 꼽히기도 한다. 한국인이 한국어로 쓴 소설이 3대 SF 문학상 중 하나에 후보로 오른 것은 처음이다.

이 책은 치졸하고 암담한 세계의 모순을 들추어내면서도, 이 비루한 생을 버티고 서로를 보살피며 서툰 사랑을 배워가는 존재들을 보여준다. 치료를 위한 통증 척도를 ‘고객 만족도 조사’로 오용하여 환자들을 진통제 중독으로 몰아넣은 미국의 사례에서 착안하여 이를 ‘유토피아 척도’로 전환해 창작하게 되었다고 밝힌 표제작 〈너의 유토피아〉에서는 전염병으로 인해 인류가 떠나버린 황량한 행성에서 고장 난 휴머노이드를 태우고 배회하는 스마트카의 이야기를 담는다. 인간을 꼭 닮은 의료용 휴머노이드 314는 이따금 “너의 유토피아는?”이라며 묻는데, 망가진 세계를 헤매면서도 더 나은 곳을 희구하는 간절함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아프게 전해진다.

출판사 책 소개

“기다린다고 해서 구원이 저절로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참담 너머 희망을 향하는 질문들
살아남아 애도하고 다시 나아가는 사람들

“분노하고 질문하며 멈춰 애도하고 다시 전진하는 인물들” 최진영(소설가)
“‘당신과 나를 위한 더 나은 세계’를 상상하도록 독려한다.” (《타임》 2024 올해의 책 선정평)


부커상과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로 선정되었던 정보라의 두 번째 소설집 《너의 유토피아》가 2025년 1월 래빗홀에서 다시 출간되었다. 2021년 출간된 《그녀를 만나다》의 개정판인 이 책은 〈너의 유토피아〉를 표제작으로 삼고, 새로운 순서와 장정, 더 정교히 다듬어진 문장으로 정비되어 독자를 만날 채비를 마쳤다. 안톤 허의 번역으로 지난해 영문판 Your Utopia가 미국, 영국, 인도, 호주에서 출간된 이래,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의 ‘2024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2025년 1월 발표된 필립 K. 딕상의 후보작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휴고상, 네뷸러상과 함께 필립 K. 딕상은 세계 3대 SF 문학상으로 꼽히기도 한다. 한국인이 한국어로 쓴 소설이 3대 SF 문학상 중 하나에 후보로 오른 것은 처음이다.
이 책은 치졸하고 암담한 세계의 모순을 들추어내면서도, 이 비루한 생을 버티고 서로를 보살피며 서툰 사랑을 배워가는 존재들을 보여준다. 치료를 위한 통증 척도를 ‘고객 만족도 조사’로 오용하여 환자들을 진통제 중독으로 몰아넣은 미국의 사례에서 착안하여 이를 ‘유토피아 척도’로 전환해 창작하게 되었다고 밝힌 표제작 〈너의 유토피아〉에서는 전염병으로 인해 인류가 떠나버린 황량한 행성에서 고장 난 휴머노이드를 태우고 배회하는 스마트카의 이야기를 담는다. 인간을 꼭 닮은 의료용 휴머노이드 314는 이따금 “너의 유토피아는?”이라며 묻는데, 망가진 세계를 헤매면서도 더 나은 곳을 희구하는 간절함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아프게 전해진다.
“행동으로 애도하지 않는다면 나는 이런 상실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p. 362)라는 작가의 말처럼, 소설 속 인물들은 단지 상황을 수용하고 슬퍼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세계를 요구하며 싸우고 외치는 굳은 의지를 보여준다. 소설가 최진영은 추천사에서 “씨앗처럼 가장 멀리 날아가 깊이 뿌리 내리고 사방으로 뻗어나갈 이야기”라고 이 책을 소개한다. 폭력과 억압의 시절에 조금씩 갉아먹히다가도 끝내 한꺼번에 되찾을 유토피아의 작은 씨앗 하나를 심어내는 정보라의 소설이 여기 있다.

“불편하고, 오싹하며, 가슴을 파고든다. 또한 엄청나게 천재적이다.”
― 프란시스 차(소설가, 동화 작가)


“자, 여기 298,000원 있으니까 일단 입금해주고, 나머지는 또 내일 팔리는 대로 계산해서 줄게.”
농담인 줄 알았는데 차장님은 진지했다. 살면서 그때만큼 난감했던 적도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더구나 약병 값은 하나에 5,000원인데 29만 ‘8,000원’은 어디서 나온 숫자인지 차장님은 끝내 설명해주지 않았고, 나도 무서워서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영생불사연구소〉, p. 36)

겉보기에 멀쩡하기 짝이 없는 사람들이 예의 바르게 대화하고 아무렇지 않게 웃다가 갑자기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 혹은 사람들의 두개골을 부수고 시체를 토막 내어 도시락처럼 싸 가지고 다니면서 공원 벤치에 앉아 샌드위치라도 먹듯이 꺼내 들고 햇볕과 잔디를 감상하면서 평화롭게 뜯어 먹는 광경이 일상이 되었다. (〈여행의 끝〉, p. 98)

정보라 소설을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매끈하게 다듬어진 이야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대신 거친 문체와 으스스한 분위기에 짜릿하게 빠져드는 매력으로 자꾸만 책장이 넘어간다. “장르소설은 대중소설이고, 재밌어야 하며 교훈을 의도하지 않는다”는 정보라의 작가적 입장에 충실한 몰입감 높은 소설들이 여기 모였다. 1912년 “일제가 망해도 우리만은 영생불사”라는 유치찬란한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설립된 연구소의 98주년 행사를 준비하며 벌어지는 우당탕탕 에피소드를 다룬 〈영생불사연구소〉, 식인병이 창궐한 지구를 떠나 ‘노아의 방주’를 타고 우주를 헤매는 여정을 보여주는 〈여행의 끝〉, 귀엽고 사랑스럽게만 생각했던 아내가 언제부터인가 알 수 없는 언어로 하루 종일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음을 깨닫는 〈아주 보통의 결혼〉 등 익살스럽고 풍자적이면서도 한편 오소소 소름이 돋는 이야기가 읽는 즐거움을 가득 채워준다.

“암울한 미래 속에서도 놓지 않는 깊은 인류애를 그려낸다.”
― 마리카 웹-풀먼(호주 스크라이브 출판사 발행인)


— 인간은 어째서 노화하고 어째서 죽어야만 합니까? 인간은 어째서 기계가 아닙니까?
— 그 질문에는 대답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물의 둥지가 대답했다. (...)
— 어째서입니까?
내가 다시 물었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물의 둥지가 대답했다.
— 인간 스스로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One More Kiss, Dear〉, p. 228)

나는 주로 내 성질에 못 이겨서 내 설움에 겨워서 울었다. 억울하게 희생된 동지를 애도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못 할 짓이고 진심으로 빌어먹을 노릇이었다. (〈그녀를 만나다〉, p. 243)

“소중한 삶이 부당한 이유로 짓밟힌 사정을 점차 알아가게 되면 공감하고 애도할 수밖에 없는 게 사람 마음이라고 생각”(인터뷰)한다는 작가는 이 ‘연결된 통각’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작품에 탁월하게 녹여낸다. 무너지고 망해버린 순간에도 서로를 염려하고 돌보는 가장 기본적인 마음이 어떻게 연대의 힘으로 전환되는지, 그것이 어떻게 크고 작은 승리로 이어지는지 발견할 수 있다.
트렌스젠더를 향한 차별과 혐오로 생을 마감하게 된 변희수 하사가 모티프가 된 〈그녀를 만나다〉는 현실과 정반대의 상황을 설정한다. 이 작품은 성 확정을 마치고 군대로 돌아가 복무하면서 저술 활동과 음악 활동을 병행하는 ‘그녀’의 팬미팅에 참석하였다가 혐오 세력의 폭탄 테러를 당한 어느 할머니의 사연으로 구성된 소설이다. 120살가량 되는 수다스럽고 투지 넘치는 할머니 화자의 입담에 웃음이 새어 나오다가도, 실제로 이루어지지 못한 ‘그녀’의 행복을 얼마나 바랐는지를 생각하며 숙연해진다. 돌아가신 외할머니를 향한 정보라의 그리움이 담긴 소설 〈One More Kiss, Dear〉는 인공지능 엘리베이터가 파킨슨병을 앓는 입주자 할머니를 사랑하게 되면서 그녀의 마지막 순간을 절박하게 지켜보는 화자의 시선에 몰입하게 된다. “엘리베이터 때문에 울었다”는 해외 독자 반응이 많아서 자랑스럽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다는 작가의 소회처럼 슬픔이 공감의 장으로 나아가는 여정에 독자도 자연스럽게 이끌린다.

“이야기를 하는 것이 가장 약한 투쟁이면서 가장 질긴 투쟁일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 안톤 허(번역가, 소설가)


상실하면 애도해야 하고, 상실을 기억하고 애도하기 위해서는 생존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기억하지 않는다면 상실된 사람들을 누가 기억해줄 것인가. 그리고 행동으로 애도하지 않는다면 나는 이런 상실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초판 작가의 말’, p. 362)

‘초판 작가의 말’에서 “나와 당신은 더 좋은 세상을 위해서 아주 조금씩이라도 함께 앞으로 나아가고 있을 것이다”(p. 363)라고 적었던 작가는, 이번 ‘신판 작가의 말’에서 “우리는 모두, 여전히, 다 같이, 싸우고 있”(p. 368)음을 상기한다. 삶의 고단함을 안고 연결된 고통을 섬세하게 감각하며 직접 거리에 나가 목소리를 내길 두려워하지 않는 작가 정보라의 용기가 2025년 얼어붙은 새해에 작은 빛을 더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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