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뜨는 숲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펴냄

달이 뜨는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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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4.10.8

페이지

304쪽

상세 정보

4년 연속 일본서점대상을 수상한 인기 작가, 아오야마 미치코의 소설에는 인간에 대한 다정함, 그리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건네는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아오야마 미치코의 10번째 소설인 『달이 뜨는 숲』은 그의 소설 중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감동작이자 최고 걸작으로 손꼽힌다. 어두운 밤하늘을 비추는 달처럼 항상 그곳에 있어 주는 사람들. 우리는 서로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말하는 이 소설은, 사소하지만 따뜻한 친절과 포근한 마음을 담은 다섯 편의 에피소드를 옴니버스로 구성하였다.

오랜 세월 근무한 병원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찾고 있는 전직 간호사, 택배 직원으로 일하면서 꿈을 포기할 수 없는 개그맨, 갑자기 결혼한 딸과의 정서적 거리를 고민하는 아버지, 그리고 부모로부터 떨어져 빨리 자립하고 싶은 고등학생, 일과 가정의 균형을 고민하는 액세서리 작가 등 소설에 등장하는 다섯 명의 주인공은, 우리 주변 일상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함으로써 자신을 긍정할 수 없는 사람이기도 하고, 인정받고 싶고 사랑을 원하지만 인간관계가 어려운 사람들이기도 하다.

이들은 모두 <달도 끝도 없는 이야기>라는 팟캐스트를 듣게 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인간관계의 변화나 사람과 사람과의 거리감을 태양, 달, 지구의 천체 위치와 변화를 겹쳐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특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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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황도 우리는 좋고 나쁨을 곧바로 판단할 수 없을지 모른다. 사건은 언제나 그냥 일어나기 마련이므로.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에게 일어난 일이 스스로와 모두에게 ‘좋은 일’이 되기를 바라고, 믿고, 행동할 뿐이다.

“달은 말입니다. 탄생 직후에는 지금보다 지구와 가까워서 훨씬 크게 보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구 주변을 고작 5시간 만에 돌았다고 하죠. 물론 거리가 가까운 만큼 지구에 준 영향도 엄청나서 조수 간만의 차 때문에 바닷물이 요동을 칠 정도였죠. 그게 지구 생명의 탄생과 진화에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달은 이렇게나 오지랖이 넓어요.”
루나는 몸을 웅크리고 앉아 눈을 감았다. 나는 손을 뻗어 루나의 등을 쓰다듬었다.
다케토리 오키나는 슬며시 슬며시 목소리를 낮추며 천천히 이야기를 이어갔다.
“지금 달과 지구는 그때처럼 가깝지 않아요. 실은 지구 자전속도에 맞춰 달은 조금씩 조금씩 멀어져 가고 있지요. 그 거리가 얼마인가 하면 1년에 대략 3.8센티미터 정도예요.”
우와, 그렇구나. 나는 손끝으로 루나의 부드러운 감촉을 느끼며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했다.
3.8센티미터는 어느 정도의 길이일까? 고양이 귀 정도?
“달과의 거리가 처음과 똑같았다면 지구는 지금쯤 어떤 별이 됐을까요? 지금은 달과 지구가 38만 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어서 달이 지구 자전축의 안정된 기울기를 유지하게 해주죠. 또 달 중력 덕분에 지구에 있는 생명체가 평화롭게 지낼 수 있게 해주죠. 그래서 지금은 지금대로 딱 좋은 상채인 겁니다. 그래서 달과 지구는 조금씩 멀어지면서도 그때그때 가장 좋은 상태로 관계를 이어왔구나, 하는 생각을 저는 하곤 합니다.”

신발 때문에 난 상처 하나로 사람은 부지불식간에 절망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누구도 알아차리지는 못한다.
왜냐면 보이지 않으니까. 신발 속에서 생긴 붉은 상처쯤이야.
싸게 산 새 운동화는 딱딱하고 오래 신은 양말은 얇아서, 쓰라린 고통을 참아내는 발꿈치 자체가 나란 존재가 된 지금.
더는 못 참아, 더는 못 걷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발은 왜 계속 움직이는 건지.

“그런데 오늘은 말이죠, 삭입니다.”
다케토리 오키나는 말했다.
“태고의 옛날부터 삭에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는 믿음이 있었죠. 그 믿음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고요. 참 신가죠? 삭은 눈에 보이지 않는데 아무것도 없는 하늘을 향해 소원을 빌다니요.”
그렇구나, 삭은 보이지 않는구나.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도 다시 듣고 보면 깜짝 놀라게 되는 일이 종종 있다.
“그런 주술 같은 행위를 미신이라고 생각하면 그뿐이겠지만, 저는 그렇게 소원을 비는 건 좋은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삭은 달의 새로운 시작이잖아요. 새로운 날의 시작이죠. 정월이나 정초에 소원을 비는 것과 같은 거라고 생각하니 매우 납득이 가더군요. 신의 모습도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잖아요.”
그러고 보니 그러네.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필요할 때마다 신에게 소원을 빌기도 하고 나쁜 일이 있으면 원망도 하곤 하지. 그건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하고.... 느끼고 있기 때문일지도 몰라.
“그치만.... 저는 달에 비는 건 소원이라기보다 기도라고 하는 게 맞다고 봐요. 소원은 본인이 하고자 마음을 굳게 먹고 행동에 나설 수 있는 것인데 기도는 어찌할 도리가 없어 그저 조용히 마음을 담는 일이잖아요.”
그렇게 말하고 다케토리 오키나는 목소리 톤을 낮춰 말을 이어갔다.
“저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일이 세상에는 참 많이 일어납니다..... 달은 그런 우리들에게 커다란 부적이 되어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저도 최근에 알아낸 사실입니다만, 달이 야구공과 같은 크기라고 티면 지구는 핸드볼 정도의 크기라고 합니다.”
아아, 그런 이야기구나.
“그럼 또 태양은 어떤가 하면, 태양의 지금이 지구의 900배 정도라고 하니까..... 아마도 가스탱크 정도일까요? 가스탱크도 크기가 천차만별이지만 지금이 200미터쯤 되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다케토리 오키나의 진지하게 생각에 잠긴 목소리는 어딘지 모르게 활기가 느껴졌다.
야구공이라...
난 아들과 캐치볼을 해보고 싶었지. 지요코가 임신 중이었을 때는 자주 그런 상상을 하곤 했다.
다케토리 오키나의 이야기는 이어졌다.
“그런데 달과 태양의 크기는 이렇게나 차이가 나는데도 지구에서 보면 같은 크기로 보이잖아요. 그건 태양이 달의 400배쯤 큰 만큼 지구에서의 거리가 400배쯤 멀다는 우연의 일치 덕분입니다.”
그렇구나. 참 유익한 내용이군. 다음에 써먹을 수 있도록 외워둬야지. 나는 책상 위에 놓인 메모지에 볼펜으로 금방 들은 내용을 써 내려갔다.
“그런 이유에서일까요,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은 해와 달을 한 쌍으로 여기고 각각의 역할과 존재 의의를 만들어내려고 했죠. 태양이 아버지와 같은 뭔가, 달이 어머니와 같은 뭔가를 상징한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어느 나라에서도 대체로 태양의 신은 남자, 달의 여신은 여자라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죠.”

“오늘은 보름달입니다.”
다케토리 오키나가 평소보다 살짝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조수간만의 차가 생물의 탄생과 관계가 있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전해져 오는 이야기이죠. 이를테면 보름달이 뜨는 날이 가까워지면 산호들이 일제히 알을 낳는 것은 조금이라고도 멀리 알을 퍼뜨리기 위한 노력이라는 설이 있지요.”
이해하기 쉬운 과학 선생님 같은 말투로 다케토리 오키나는 말했다.
“바다거북도 보름달에 알을 부화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모래사장에서 태어난 아기 바다거북은 달빛에 의지해서 바다를 향해 걸어 나가는 것이죠.”
그러고 보니 밤이 되면 해변은 새까맣게 변해서 조명이랄 것은 달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한밤중의 해변을 떠올려보았다. 마치 보름달같이 새하얗고 동그란 알로부터 태어나는 생명. 달빛이 빛나는 해변가를 뒤뚱뒤뚱 걸어가는 수많은 작디작은 바다거북.
“그런데 저는 말이죠, 그런 생각을 합니다. 보름달이 뜨는 날의 날씨가 항상 맑다는 보장은 없잖아요. 날이 흐려서 달이 보이지 않는 날에 아기 바다거북들은 어떻게 할까요?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모래가 무거워서 고생할 텐데요. 비가 갤 때까지 태어나지 않고 기다리는 경우도 있을까요?”
소금주먹밥을 입안으로 털어 넣으며 나도 함께 생각해 봤다. 밝을 거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막상 태어나보니 주변이 암흑인데다 비까지.... 하늘에서 빛을 비춰줄 거라 생각했던 달은 온데간데없이 보이지 않고.
“그래서 보름달이 뜨는 날에 밤하늘이 밝게 빛나면 저는 조금 마음이 놓여요. 반짝반짝 빛나는 파도와 건조한 모래가 아기 바다거북을 도와줄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참 따듯한 사람이야.

스마트폰을 켜서 팟캐스트를 열었다.
대나무 숲에서 보내드립니다. 저는 다케토리 오키나입니다.
“오늘은 삭입니다. 이번에는 일식이 있는 날은 무조건 삭날이지요. 물론 삭날이라고 해서 무조건 일식이 일어나는 건 아니에요. 궤도가 교차하는 곳에서 삭이 됐을 때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겁니다. 지구에서 일식 현상을 볼 수 있는 타이밍도 장소도 극히 제한적이라서 천문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일대 이벤트가 되기도 하지요. 궤도의 기울기 정도에 따라서 태양이 가려지는 면적이 달라지기 때문에 부분일식, 개기일식, 금환일식 등 여러 가지 종류의 일식이 있습니다.”
태양이 가려진다니.
엄청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사실은 태양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지구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을 ‘가려진다’라고 표현하는 것일 뿐.
그런 생각을 하다 머그컵을 입에 갖다 댔다.
“지금은 일식을 볼 수 있는 시기도 장소도 예측 가능하지만, 전혀 알 방법이 없었던 옛 사람들에게는 공포로 다가왔을 겁니다. 어떤 전조도 없이 온 세상이 깜깜해지다니요. 그것도 그런 날 밤에는 달도 뜨지 않고 말이죠.”
달도 뜨지 않는다고? 그러고 보니 그렇네. 삭은 보이지도 않는 달이니까.
진짜 그랬다. 옛날 사람들은 많이 놀랐겠구나. 우주의 탄생에 대해서 아직 알지 못하던 시절.... 태양과 달은 언제나 하늘에서 우리를 지켜주고 있을 것이라고 믿었을 사람들.
알고 나면 별 것 아닌 일일지도 모르는데.
태양도 달도 딱히 지구에 영향을 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지구에 있는 우리가 제멋대로 우왕좌왕하는 건데 말이지.
다케토이 오키나는 다음 일식이 언제 일어나는 지를 소개한 후에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때 저는 뭘 하고 있을까요. 그런 상상을 하면서 일식을 기다려보려 합니다.”
나는 뭘 하고 있을까. 우선 오늘은 이제부터 대나무 숲을 찾아나서 보려 한다.

외롭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과 관계를 갖지 않는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고부터 마음이 무척 편해졌다.
콤비라고 해서 상대가 사람이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
올 여름에 그런 생각을 하게 해준 운명의 스쿠터를 만난 나는 운이 좋은 편인 듯하다

“최근에 종종 그런 생각을 해요. 우리가 항상 달을 보고 있는 것처럼 우리가 달에 있다면 항상 지구를 보고 있겠구나.”
생각에 잠김 듯이 그는 말했다.
“아폴로 8호가 촬영한 ‘지구돋이’ 사진을 본 분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달 지평선 저편으로 지구가 떠오르는 그 사진입니다. 달에서 본 지구는 지구가 본 크기의 4배여서 상당히 크게 볼 수 있죠. 아시겠지만 지구는 푸르르죠. 그 아름다움은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어요. 예를 들어 달에 문명을 갖지 않은 생명이 살고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지구가 어떤 곳인지 알지 못하는 그 생명이 그저 이 푸른 별을 봤다면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지구란 곳은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일까 하고 그저 좋은 이미지를 가질 거라 생각합니다. 평화롭고, 아리따운 여신이 살고 있고, 모든 것이 충족된 낙원 같은 곳이라고.”
다케토리 오키나는 말을 멈추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멀리 떨어져 있어서 알 수 없기 때문에 좋은 상상을 하며 꿈꿀 수 있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알고 있어도 그럼에도 ‘지구돋이’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요. 자기가 살고 있는 별을 밖에서 내려다보면 또 다른 느낌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몰라요.”

달이 뜨는 숲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알에이치코리아(RHK)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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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4년 연속 일본서점대상을 수상한 인기 작가, 아오야마 미치코의 소설에는 인간에 대한 다정함, 그리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건네는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아오야마 미치코의 10번째 소설인 『달이 뜨는 숲』은 그의 소설 중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감동작이자 최고 걸작으로 손꼽힌다. 어두운 밤하늘을 비추는 달처럼 항상 그곳에 있어 주는 사람들. 우리는 서로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말하는 이 소설은, 사소하지만 따뜻한 친절과 포근한 마음을 담은 다섯 편의 에피소드를 옴니버스로 구성하였다.

오랜 세월 근무한 병원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찾고 있는 전직 간호사, 택배 직원으로 일하면서 꿈을 포기할 수 없는 개그맨, 갑자기 결혼한 딸과의 정서적 거리를 고민하는 아버지, 그리고 부모로부터 떨어져 빨리 자립하고 싶은 고등학생, 일과 가정의 균형을 고민하는 액세서리 작가 등 소설에 등장하는 다섯 명의 주인공은, 우리 주변 일상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함으로써 자신을 긍정할 수 없는 사람이기도 하고, 인정받고 싶고 사랑을 원하지만 인간관계가 어려운 사람들이기도 하다.

이들은 모두 <달도 끝도 없는 이야기>라는 팟캐스트를 듣게 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인간관계의 변화나 사람과 사람과의 거리감을 태양, 달, 지구의 천체 위치와 변화를 겹쳐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특색이다.

출판사 책 소개

“네 눈물이 마를 때까지 같이 있어 줄 테니까 기다려!” 일본서점대상 5위 수상의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감동작!! 출간되는 소설마다 일본서점대상에 노미네이트되는 인기 작가!! 외롭고 불안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로와 다정을 건네는 따뜻한 이야기. 어두운 밤하늘을 비추는 달처럼 항상 그곳에 있어 주는 사람들.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우리는 서로의 곁을 지켜주고 있다. 포근한 마음을 전하는 다섯 편의 옴니버스 힐링 소설.

“네 눈물이 마를 때까지 같이 있어 줄 테니까 기다려!”
일본서점대상 5위 수상의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감동작


『도서실에 있어요』(2021년 일본서점대상 2위), 『너에게 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2022년 일본서점대상 2위), 『달이 뜨는 숲』(2023년 일본서점대상 5위), 『쓰담쓰담 치유하마 놀이터』(2024년 일본서점대상 7위) 등 4년 연속 일본서점대상을 수상한 인기 작가, 아오야마 미치코! 그의 소설에는 인간에 대한 다정함, 그리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건네는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아오야마 미치코의 10번째 소설인 『달이 뜨는 숲』(원제:月の立つ林で)은 그의 소설 중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감동작이자 최고 걸작으로 손꼽힌다. 어두운 밤하늘을 비추는 달처럼 항상 그곳에 있어 주는 사람들. 우리는 서로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말하는 이 소설은, 사소하지만 따뜻한 친절과 포근한 마음을 담은 다섯 편의 에피소드를 옴니버스로 구성하였다.

외로움에 찾아 듣게 된 팟캐스트 <달도 끝도 없는 이야기>에 모인
5명의 따뜻한 사연


오랜 세월 근무한 병원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찾고 있는 전직 간호사, 택배 직원으로 일하면서 꿈을 포기할 수 없는 개그맨, 갑자기 결혼한 딸과의 정서적 거리를 고민하는 아버지, 그리고 부모로부터 떨어져 빨리 자립하고 싶은 고등학생, 일과 가정의 균형을 고민하는 액세서리 작가 등 소설에 등장하는 다섯 명의 주인공은, 우리 주변 일상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함으로써 자신을 긍정할 수 없는 사람이기도 하고, 인정받고 싶고 사랑을 원하지만 인간관계가 어려운 사람들이기도 하다.
이들은 모두 <달도 끝도 없는 이야기>라는 팟캐스트를 듣게 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인간관계의 변화나 사람과 사람과의 거리감을 태양, 달, 지구의 천체 위치와 변화를 겹쳐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특색이다.

“달과의 거리가 처음과 똑같았다면 지구는 지금쯤 어떤 별이 됐을까요? … 달과 지구는 조금씩 멀어지면서도 그때그때 가장 좋은 상태로 관계를 이어왔구나, 하는 생각을 저는 하곤 합니다.” (p.24)

“왜 달이 쟁반처럼 보이냐 하면 레골리스라는 달의 모래 때문입니다.” (p.92)

‘달’에 담긴 보이지 않는 인연
사람과의 보이지 않는 연결을 소중히 하고 싶은 힐링 소설


아오야마 미치코는 다섯 명의 주인공을 통해 어떤 인간적인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을까? 그는 “이 다섯 명의 주인공은 삶에서 꼭 필요한 사람들이죠. 당신은 당신이 많은 일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아요. 나는 이 소설을 통해 당신이 누군가를 돕고 있고 행복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 그리고 달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라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비에 젖지 않게 물품을 배달하는 택배기사의 정성, 누가 청취하는지 알 수 없지만 매일 업로드 하는 다정한 목소리의 팟캐스트, 그리고 가족처럼 너무 가까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사랑을 볼 수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가족 간의 사랑은 이 소설에 숨겨진 테마이다. 마치 달이 보이지 않는 날일지라도 달은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우리의 일상이 누군가에 의해 도움 받고 도와주고 있음을, 보이지 않아도 우리 곁에 항상 위로와 사랑이 존재한다는 것을 작가는 『달이 뜨는 숲』에서 이야기한다.

아오야마 미치코에게 달은 어떤 의미였을까?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있는 것에 대해 편집자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편집자가 ‘한낮의 별’ 같다, 라고 말하는 걸 듣고 ‘달’을 떠올렸어요. 달은 매일 그 모양을 바꾸면서 모습을 감춰버리는 날도 있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니까요. 인간관계도 이와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달에 관한 이야기로 소설을 써봤습니다.”
달이 차고 기울 듯이 『달이 뜨는 숲』의 등장인물들은 때로는 주인공으로, 때로는 조연으로 출연하면서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가 되어 서로를 응원하고 위로한다.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우리는 서로의 곁을 지켜주고 있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그냥 내가 여기에 있어도 된다는 포근한 마음…


아오야마 미치코가 이 책의 영감을 받은 시기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였다. 그가 코로나 팬데믹과 출구가 보이지 않는 침체 속에서 가장 강하게 느낀 것은, 외롭고 두렵고 힘든 순간에도 사람이 곁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 있다는 따뜻한 응원이었다. 예컨대, 전등 스위치를 누르면 그 끝 어딘가에서 많은 사람들이 일해 준 덕분에 전기가 켜지듯이 말이다. 수도나 택배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작가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도 사람과 사람은 틀림없이 이어져 있구나, 사람들이 살아 숨 쉬며 서로의 일상을 지탱해 주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그래서 아오야마 미치코는 알게 모르게 우리의 일상을 지탱해 주는 사람들에게 고맙습니다, 라고 말하는 소설을 쓰고 싶었다.
『달이 뜨는 숲』은 “사람과의 보이지 않는 연결을 소중히 하고 싶은” 작가의 바람을 담은 힐링 소설이다. 등장인물들은 각기 다른 어려움을 끌어안은 채 달이 뜨지 않은 칠흑 같은 밤을 지내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달이 차오르면 다시 밝은 밤을 맞이하듯, 등장인물들은 작은 계기를 통해 새로운 시작의 기회를 잡게 된다. 사람과의 보이지 않는 연결을 소중히 하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찾아오는 작은 기적의 이야기다.

◆ 이 책을 먼저 읽은 독자 평

-어딘가에서 꼭 한 번쯤은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 속에서 의외의 사람과 인연을 맺을 수도 있고, 좋아하는 일이 의외의 장소로 이끌 수도 있습니다. 다 읽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 여러 번 눈물을 흘렸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따뜻해졌습니다.

-우리가 놓칠 수 있는 작은 일상의 행복을 상기시켜주는 책.
바쁜 일상에 조금 지친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끝내고 싶지 않은 이야기. 자꾸 읽고 싶어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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