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림을 보며 어른이 되었다

이유리 지음 | 수오서재 펴냄

나는 그림을 보며 어른이 되었다 (오답노트 같았던 삶에 그림이 알려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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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4.11.15

페이지

252쪽

상세 정보

《기울어진 미술관》, 《캔버스를 찢고 나온 여자들》 등의 책을 펴낸 이유리 작가는 그림 속에 숨겨진 욕망과 권력, 사회 모순, 돌봄과 가사 노동자나 뮤즈로서로만 존재했던 여성들의 삶을 우리 앞에 꺼내 펼쳐놓았다. 그는 이번 책에서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최소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 갖춰야 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친절과 배려의 가치, 약자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방관, 장애인 인권과 아동권, 세상의 잣대와 무관하게 지켜내야 할 자존…. 그간 예술작품을 탐닉하며 깨치고 체득한 ‘삶의 기본 소양’에 대해. 어쩌면 너무 기본이라 우리가 잊고 사는 것들에 대해 시대적 배경과 예술가의 삶, 한 번쯤 봐야 할 미술 작품과 자신의 삶을 엮어 다채롭게 풀어냈다.

최초의 여성 곤충학자이자 사이언스 아트계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 그림을 방패 삼아 밀려오는 슬픔, 분노, 우울, 두려움에 맞선 에드바르 뭉크, ‘부부싸움’이라 칭했지만 신체 권력을 앞세워 아내에게 ‘폭력’을 행한 에드워드 호퍼, ‘중립’이라 주장하지만 ‘방관자’로서 가해했던 에밀 놀데 등. 예술가들 역시 보통의 인간일 때가 많았다. 어떤 이들은 시대적 한계와 고통스러운 개인사를 딛고 일어나 경이로운 창작력을 보였고, 어떤 이들은 ‘위대한 예술가’라는 트로피 이면에 굴욕적인 모순의 흑역사를 남겼다.

모순과 위선, 방황과 실패, 외로움과 고통…. 그들도 나와 같이 부족한 인간이었다는 사실, 나와 같이 한계와 좌절을 겪어냈다는 사실에서 오는 묘한 위안이, 작품을 보다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이 책은 작가 자신이 겪어온 시행착오를 딛고 일어나 건네는 조심스러운 조언이기도 하며, 세상의 모든 ‘어른아이’에게 보내는 애정 어린 초대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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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_jin

나는 여전히 슬퍼하고 애도한다. 단발머리 소녀시절, 어깨를 잔뜩 움츠리며 지냈던 그 흑백 같던 나날들을. 하지만 그 시절이 있었기에, 내 아이들의 현재가 좀더 평화로율 수 있도목 남편과 세심히 조율하는 엄마가 될 수 있었다. 내 삶에 가끔씩 비 맞은 검은 개가 오더라도, 이제 나는 여유롭게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물과 사료도 내어준다. "맑은 날만 계속되면 사막이 된다"라는 말을 되뇌면서 말이다. 이 경험 앞에서 '내면 아이' 이론은 빛을 잃는다. 나는, '단단한 어른'이기 때문이다. (p.55)

몇몇 예술과 관련한 책의 소개에서 예술은 “탐미의 대상”이라는 말을 하곤 했다. 비록 예술도 예술가들도 잘 모르지만, 언제나 곁에 두고 배우고 싶은 분야였기때문. 현실에 책과 음악 등이 없다면 인간의 삶은 그야말로 황무지가 되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수오서재의 신간, 『나는 그림을 보며 어른이 되었다』를 읽으며 “절대적 정답”임을 깨달았다. 나이를 먹으며 “절대적”이란 단어를 무척이나 조심하는 편이지만, 예술이 인간에게 오아시스임은 “절대적”이라고만 해야겠다. 그렇지않고서는 『나는 그림을 보며 어른이 되었다』의 힘, 깊이를 무엇이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그림을 보며 어른이 되었다』는 단순히 예술을 넘어, 예술이 우리 삶에서 사람의 생각을 어떻게 바꾸고, 생각을 얼마나 깊게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반 고흐의 그림에서 친절과 선의의 역할을, 앤드루 와이어스에게서 당연한듯 주장되어 온 무심함을, 까미유의 그림에서 엄마의 감정쓰레기통이 되곤 하는 딸들의 삶을 이야기하다니. 어렵다고 생각해온 그림들이 자연스럽게 우리의 삶에 스며드는 느낌이 들었고, 괜찮은 척 잘 포장되어온 내 마음에게 “그래서 정말 괜찮아졌어?”를 물어주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이 과거의 무엇인가를 후벼파는 것이 아니라, 작가님의 말처럼, 더 단단해짐으로써, 나의 내면아이를 돌보고 위로할 수 있는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임을 깨달으며, 묵직한 격려를 얻었다.


『나는 그림을 보며 어른이 되었다』를 읽으며 최근 몇 년간 깊이 고민해온 것들의 가이드가 되어줄 문장을 만나기도 했다.
“자신 또한 어려운 처지에 있음에도 상처 입은 사람에게 친절히 손을 내민 사마리아인처럼, 반 고흐 자신도 선의를 담아 타인을 대하겠다는 다짐 아니었을까. (p.73)”
사실 나는 나이를 먹으며,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고자 노력하는 사람이다. 원래 괜찮은 사람이 아닌, 내 아이에게 좋은 어른이 되고자,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에 누가 되지 않는 어른이 되고자 부던히 노력한다. 종종 내 모습이 “정당한가”의 잣대를 붙여보기도 했다. 많이 배우지도 않은 내가, 잘 나지도 않은 내가, 부족함이 더 많은 내가. 그렇게 스스로에게 더 가혹한 기준치를 들이밀었던 것 같다. 그러나 『나는 그림을 보며 어른이 되었다』를 읽으며 나의 그 모든 핑계들에 “그럼에도”라는 말을 붙여줄 용기가 생겼다. “많이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지”하고 말이다.

최근 많은 책에서 “내면아이”가 핑계가 되어버린 경우들을 종종 발견하곤 했다. 어두웠던 과거를 지나왔으니 지금 좀 아파도 된다고, 지금 쉬어도 된다고. 관대한 책들을 보며 '그래서 내면아이의 면죄부는 어디까지인가'의 생각으로 마음이 불편해진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림을 보며 어른이 되었다』를 읽으며, 결국 진짜 어른은 “마주하기 어렵고 힘들었던 감정들도 마침내 잘 소화하고 다룰 수 있게 되었다(p.43)”는 작가의 태도가 아닐까 생각했다. 나의 내면아이가 힘들었다고 덮어두기보다는, 그런 감정들조차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는 깊이를 가질 나이가 아닌가 생각했다.

『나는 그림을 보며 어른이 되었다』는 좌절을 이겨낸 후 만나는 진짜 단단함이 무엇인지를 수없이 깨닫게 한 책이었다. “그럼에도” 또 하루를 단단히 살아보자고 격려하고 응원하는 책이었다.

나는 그림을 보며 어른이 되었다

이유리 지음
수오서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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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기울어진 미술관》, 《캔버스를 찢고 나온 여자들》 등의 책을 펴낸 이유리 작가는 그림 속에 숨겨진 욕망과 권력, 사회 모순, 돌봄과 가사 노동자나 뮤즈로서로만 존재했던 여성들의 삶을 우리 앞에 꺼내 펼쳐놓았다. 그는 이번 책에서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최소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 갖춰야 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친절과 배려의 가치, 약자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방관, 장애인 인권과 아동권, 세상의 잣대와 무관하게 지켜내야 할 자존…. 그간 예술작품을 탐닉하며 깨치고 체득한 ‘삶의 기본 소양’에 대해. 어쩌면 너무 기본이라 우리가 잊고 사는 것들에 대해 시대적 배경과 예술가의 삶, 한 번쯤 봐야 할 미술 작품과 자신의 삶을 엮어 다채롭게 풀어냈다.

최초의 여성 곤충학자이자 사이언스 아트계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 그림을 방패 삼아 밀려오는 슬픔, 분노, 우울, 두려움에 맞선 에드바르 뭉크, ‘부부싸움’이라 칭했지만 신체 권력을 앞세워 아내에게 ‘폭력’을 행한 에드워드 호퍼, ‘중립’이라 주장하지만 ‘방관자’로서 가해했던 에밀 놀데 등. 예술가들 역시 보통의 인간일 때가 많았다. 어떤 이들은 시대적 한계와 고통스러운 개인사를 딛고 일어나 경이로운 창작력을 보였고, 어떤 이들은 ‘위대한 예술가’라는 트로피 이면에 굴욕적인 모순의 흑역사를 남겼다.

모순과 위선, 방황과 실패, 외로움과 고통…. 그들도 나와 같이 부족한 인간이었다는 사실, 나와 같이 한계와 좌절을 겪어냈다는 사실에서 오는 묘한 위안이, 작품을 보다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이 책은 작가 자신이 겪어온 시행착오를 딛고 일어나 건네는 조심스러운 조언이기도 하며, 세상의 모든 ‘어른아이’에게 보내는 애정 어린 초대장이기도 하다.

출판사 책 소개

“그림을 보기 전과 후,
우리 삶의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캔버스를 찢고 나온 여자들》, 《기울어진 미술관》 등
예술작품 속 약자와 여성들의 이야기를 채집하고 발굴해온
이유리 작가의 사유의 미술관


우리는 왜 그림을 보는가.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림을 통해 소외된 존재들과 지워지길 반복해 흔적조차 없어진 여성들의 삶을 채집하고 발굴하는 작가 이유리는 “그림을 보기 전과 후, 우리 삶의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기울어진 미술관》, 《캔버스를 찢고 나온 여자들》 등의 책을 펴낸 그는 그림 속에 숨겨진 욕망과 권력, 사회 모순, 공고한 성벽처럼 둘러쳐진 가부장제, 돌봄과 가사 노동자나 뮤즈로서로만 존재했던 여성들의 삶을 우리 앞에 꺼내 펼쳐놓았다.
그는 새 책 《나는 그림을 보며 어른이 되었다》를 집필하며, 보다 본질적인 질문과 마주했다. 우리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최소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 갖춰야 할 것들에 대해. 그간 예술작품을 탐닉하며 깨치고 체득한 ‘삶의 기본 소양’에 대해. 어쩌면 너무 기본이라 우리가 잊고 사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대적 배경과 예술가의 삶, 한 번쯤 봐야 할 미술 작품과 자신의 삶을 엮어 다채롭게 풀어낸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내면에 심어둬야 할 친절과 배려의 가치에 대해, 진정한 우정과 사랑에 대해,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 염두에 둬야 할 동물권에 대해, 약자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방관에 대해, 여성에게 행해지는 남성의 폭력과 그 무형의 이득을 보는 사람들에 대해, 장애인 인권과 아동권에 대해, 세상의 잣대와 무관하게 지켜내야 할 자존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는 작가 자신이 겪어온 시행착오를 딛고 일어나 건네는 조심스러운 조언이기도 하며,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보내는 애정 어린 초대장이기도 하다. ‘내가 본 것들이 나를 만든다’는 믿음으로, 예쁘고 약하고 순한 것들만 본다고 삶이 어여뻐지는 건 아니라는 깨침으로 그는 글을 써나갔다. 그림을 보며 자신의 세계를 확장시키고 굳건한 내면의 힘을 키우길 바라는 염원을 담아.

“깨끗하고 맑기는커녕 오히려 가까운 이와의 이별, 착취, 차별, 불행했던 어린 시절 등 생에 드리워진 그림자에 초점을 맞춘 그림들이 내 책의 주인공이었다. 가뜩이나 세상에는 불안과 고통이 가득한데, 굳이 나는 아름다운 그림을 놔두고, 비탄이 가득한 작품을 찾아보는 게 맞는가? 게다가 멀쩡해 보이는 그림 속에 숨겨진 어두운 의도를 구태여 캐내어서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옳은가. 삶의 고단함에 지친 이들은 위안과 휴식을 갈구할 텐데 그림 속에서 슬픔과 허무함을 찾아낼 필요가 있을까. 고백하자면 역시나 이런 혼란과 고민도 뜬금없다. 오히려 나는 그 슬픔과 허무함에서 황홀한 아름다움을 찾곤 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본문 중에서

불안할 때, 생각이 많을 때,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할 때…
이유리 작가가 건네는 스무 가지 인생의 진실


시대와 작품과 예술가의 삶을 각각 떼어놓고 감상할 수는 없다. 이유리 작가는 이 책을 “위대한 대가들의 발자취를 더듬은 후,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그들을 호출해낸 결과물”이라고 설명한다. 예술가들은 ‘위대한 인물’로 박제되기 이전에 뜨거운 피와 살을 가진 보통의 인간일 때가 많았다. 어떤 이들은 시대적 한계와 고통스러운 개인사를 딛고 일어나 경이로운 창작력을 보였고, 어떤 이들은 ‘위대한 예술가’라는 트로피 이면에 굴욕적인 모순의 흑역사를 남겼다. 우리 보통의 인간이 그러하듯.

이 책은 ‘생의 빛깔, 생의 민낯, 생의 깨침’, 이렇게 3부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생의 빛깔’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고통과 아픔을 예술로 승화한 화가들의 이야기, 나아가 그들이 함께하길 염원했던 ‘사람됨의 증거-다정함과 선의’에 대해 이야기한다. 최초의 여성 곤충학자이자 사이언스 아트계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은 무책임한 술주정뱅이 남편으로부터 벗어나 두 딸을 키우며 기록적인 창작력을 발휘한다. 이유리 작가는 그의 작품들이 우리에게 “넘어지는 게 실패가 아니라 넘어지는 곳에서 머무는 게 실패”라는 메시지를 건넨다고 말한다. 곤충의 변태를 믿지 않던 시절, 진흙에서 벌레가 생긴다고 믿던 그 시절, 알, 애벌레, 번데기, 성충의 과정을 발견하고 그림으로 남긴 그는 그 자신 역시 아름답게 변태해 역사에 새겨진 것이다. 에드바르 뭉크는 또 어떤가. “나의 모든 작품은 질병에 대한 사색에서 비롯되었다. 두려움과 아픔이 없었다면 나의 삶은 방향키가 없는 배와 같았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그림을 방패 삼아 밀려오는 슬픔, 분노, 우울, 두려움에 맞섰다.

두 번째 ‘생의 민낯’에서는 인간이라면 숨기고 싶은 ‘모순과 위선’을 예술가의 삶과 작품 속을 헤집어 꺼내든다. 현대 도시인의 고독과 상실감, 단절을 무심하게 포착한 ‘미국의 국민화가’ 에드워드 호퍼는 아내 조세핀으로 하여금 ‘키 큰 남자는 항상 근사하지만 긴 팔로 나를 때릴 때는 아니다’, ‘내 넓적다리는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등의 일기를 쓰게 만든다. 이들 부부는 ‘부부싸움’이라 칭하지만 확연하게 차이 나는 신체 권력을 앞세워 남성이 여성을 제압한 ‘폭력’일 뿐이다. 나치에 의해 괴롭힘당하던 유대인들을 조롱하는 그림을 그린 에밀 놀데는 다른 측면으로 비겁했다. 나치 편에 선 가해자에 가까웠던 놀데는 이후 나치에 의해 ‘퇴폐예술가’로 탄압받자 곧바로 불행한 희생자로 탈바꿈한다. 그는 나치 주동자도 아니었고, 그저 ‘중립’에 선 ‘방조자’였을 뿐이라고 주장할지 모른다. 그의 진짜 의도가 어떠했든 그의 작품은 소극적이고 비겁한 방식의 가해였다는 것은 달라지지 않는다.

세 번째 ‘생의 깨침’에서는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것, 사랑과 자존, 인간의 존엄과 나아가 생명권을 이야기한다. 오스트리아 표현주의 화가 오스카어 코코슈카와 알마 말러의 강렬한 만남을 통해 사랑이 가져다주는 슬픔과 고통의 깊이를, ‘미국 팝아트의 제왕’ 앤디 워홀의 일생을 통해 진정한 자존의 의미를 톺아본다. 때론 하나의 작품으로 이야기가 풀려나가는데, 프랑스 화가 장-프랑수아 밀레의 작품 〈새 사냥〉을 함께 보며 동물권에 대해, 네덜란드의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작품 〈바보 배〉를 면밀히 살피며 장애인 인권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오랜 시간 사랑받은 작품, 역사 속에서 존경받아온 예술가들의 삶도 아름다움과 완벽성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다. 모순과 위선, 방황과 실패, 외로움과 고통…. 그들도 나와 같이 부족한 인간이었다는 사실, 나와 같이 한계와 좌절을 겪어냈다는 사실에서 오는 묘한 위안이, 작품을 보다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아름다움만 삶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오히려 처절한 아픔을 겪으며 마침내 아름다움을 관통하는 깊은 시선이 생기는 법이니까. 그림이 우리에게 주는 또 하나의 깨달음이다.

이유리 작가는 역사를 전공하고 기자로 일했었다. 하지만 나침반 바늘이 잠시 흔들리다 자리를 되찾듯 그림으로 향한 열정이 미술에세이스트의 자리로 이끌었다. 집요하게 그림을 보고, 그 뒤에 숨겨지고 소외되고, 때론 방치되고 학대된 존재에게 한 줄기 조명을 비춰주는 작업을 해온 그는 한결 깊어진 내공을 담아 독자에게 건넨다. 이 책은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보다 사랑하며 살기 위한 작가 자신의 다짐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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