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골인데 은퇴해도 되겠습니까?

트리누 란 지음 | 북극곰 펴냄

해골인데 은퇴해도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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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책

출간일

2024.11.18

페이지

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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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도 편안하고 행복한 은퇴 생활을 꿈꾼다. 평생 해부학 교실 구석에 서서 인체 모형으로 일해 온 해골 요한의 은퇴 생활은 어떨까? 요한에게 은퇴 생활은 이제 막 진짜 삶을 시작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요한은 은퇴 후 조용한 숲속 마을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서 살게 된다. 요한은 난생처음으로 자동차에 올라타고, 눈 천사를 만들고, 사기꾼을 겁에 질리게 하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손주들의 친구가 되어 준다. 요한은 말없이 가만히 있어도 뜻밖의 위안과 기쁨을 준다.

유쾌하고 매력적인 이 책의 주인공 해골 요한은 ‘늙음과 죽음’을 상징하는 기발하고 감동적인 캐릭터다. 작가 트리누 란은 자연스러운 늙음과 죽음을 일상의 삶 속에서 사려 깊고 따뜻하게 엮어낸다. 서로를 아끼고 함께 늙어가면서 작은 것들에 감사하는 삶의 노래를 들려주고, 기품을 잃지 않은 노년의 초상화를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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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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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있는 사람들은 하늘로 떠난 사람을 눈으로 볼 수 없데요.
만약에 저세상 사람들이 이곳에 왔을 때 다른 사람들이 알아차리면 그건 정말 운이 좋은거래요. 할머니는 운이 좋았어요.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요한을 안고 서로 마법의 언어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다음 날 손주들이 찾아왔지만,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왔었다는 말은 안 했어요. 손주들이 할머니를 아주 사랑한다면 말 안해도 금방 알아볼 테니까요.


핑크색 표지, 어딘지 현실과 닮은 배나온 할아버지, 요한을 데리고 올 때 깜짝놀란 동네 아줌마 등의 익살스러움에서 『해골인데 은퇴해도 되겠습니까?』는 어쩌면 “웃라인”이 아닐까 생각했다. (북극곰의 그림책은 무척 다양하지만, 감동을 주는 찡라인과 웃음을 주는 웃라인이 분명한 친구들이 몇몇있다. 사실 대부분은 그 두개 다를 주는 편이지만) 하지만 맙소사! 『해골인데 은퇴해도 되겠습니까?』는 완전한 찡라인이었다. 심지어 찡을 넘어, 오래오래 생각을 멈출 수 없게 하더라.

사실 해골은 꽤 무시무시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지 않나. 아무래도 사람이 죽고, 시간이 한참 지나야 만날 수 있다보니 '죽음'의 결과물처럼 느껴진달까? 하지만 『해골인데 은퇴해도 되겠습니까?』를 만나고나면, 무섭다는 느낌보다는 다정한 이웃같은 생각이 든다. 또 언젠가 우리도 죽어, 해골이 된다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하고. 애니메이션 코코를 만났을 때처럼 『해골인데 은퇴해도 되겠습니까?』역시 “결국 이들도 우리곁에 있던 가족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그림책이다. 죽음에 대해, 이별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지금 이순간이 더 소중해지는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과학실에 살던 오래된 해골은 이미 낡고 여기저기 성하지 않은 곳이 많다. 선생님은 해골이 안쓰러웠고, 그런 해골을 보내줄 곳을 고민하다 할아버지께 연락을 드리고, 할아버지는 낡은 자동차를 타고, 낡은 해골을 데리고 와 “요한”이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할머니는 처음 요한을 보고 깜짝 놀랐지만 이내 요한을 가족으로 인정하고, 고양이와 개도 요한을 가족으로 생각한다. 요한은 언제나 가족과 함께 한다. 그들이 슬플 때도, 식사를 할 때도, 위험에 처했을 때에도- 온전히 함께 하고 온 마음을 나누며 살아간다. 그러다 할아버지가 혼자가 되었을 때- 온 마음을 다해 할머니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할머니를 다시 느낄 수 있도록 연결고리가 되어준다. 요한이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이나, 할머니가 죽고 할아버지와 요한이 나란히 앉아 참피나무 꽃잎차를 마시는 장면은 슬픔을 넘어 형용할 수 없는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했다. 어느새 마흔, 삶과 죽음에 대해, 조금 더 잘 살아야 하는 하루에 대해 생각할 것이 많은데 『해골인데 은퇴해도 되겠습니까?』를 읽으며 그런 생각을 조금 더 견고히 했다고 느껴진다.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사람이 당연하다 생각하는 것은 사람의 착각이다. 우리가 손에 쥐었다고 생각하는 행복은 눈 깜빡할 사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반대로, 우리가 감당할 수 없다 생각하는 슬픔이나 좌절도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고 이겨낼 수 있다.

『해골인데 은퇴해도 되겠습니까?』는 그렇게 오늘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과거를 돌아보지도 말고 미래만을 탐하지도 말고, 그저 오늘을 살아가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게 한다. 그러면서도 어제의 내가 오늘을 만들었고, 오늘의 내가 더 값진 내일을 만든다는 것을 기억하게 한다.

해골인데 은퇴해도 되겠습니까?

트리누 란 지음
북극곰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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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누구라도 편안하고 행복한 은퇴 생활을 꿈꾼다. 평생 해부학 교실 구석에 서서 인체 모형으로 일해 온 해골 요한의 은퇴 생활은 어떨까? 요한에게 은퇴 생활은 이제 막 진짜 삶을 시작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요한은 은퇴 후 조용한 숲속 마을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서 살게 된다. 요한은 난생처음으로 자동차에 올라타고, 눈 천사를 만들고, 사기꾼을 겁에 질리게 하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손주들의 친구가 되어 준다. 요한은 말없이 가만히 있어도 뜻밖의 위안과 기쁨을 준다.

유쾌하고 매력적인 이 책의 주인공 해골 요한은 ‘늙음과 죽음’을 상징하는 기발하고 감동적인 캐릭터다. 작가 트리누 란은 자연스러운 늙음과 죽음을 일상의 삶 속에서 사려 깊고 따뜻하게 엮어낸다. 서로를 아끼고 함께 늙어가면서 작은 것들에 감사하는 삶의 노래를 들려주고, 기품을 잃지 않은 노년의 초상화를 그려낸다.

출판사 책 소개

해골 요한의 평온하고 아름다운 은퇴 생활
해골 요한은 오랫동안 교실 구석에 서서 인체 모형일을 해왔습니다. 요한은 학교 선생님의 주선으로 은퇴 후 인적이 드문 숲속 마을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서 노년의 삶을 살게 됩니다. 이 집에는 해골 요한처럼 늙은 닭과 개와 고양이가 살고 있고, 가끔 손주들이 놀러 옵니다. 해골 요한은 이곳에서 진짜 삶을 시작하는데, 평온한 일상 속에서도 재미난 일들이 벌어집니다.
머리카락과 엉덩이의 신경이 연결되어 이발소에 가길 꺼려하는 할아버지의 하소연을 들어주고, 사과나무 가지치기 때문에 속상한 할머니를 조용히 다독여 줍니다. 요한은 손주들과 함께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이야기를 듣고, 아이들이 졸라대서 함께 목욕과 사우나도 하고 눈 천사를 그리기도 합니다. 무서워 보이는 표정을 지어 마을에 얼쩡거리는 수상쩍은 사람들을 쫓아내기도 하고,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는 전시회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는 등 특별한 경험도 합니다.
이른 봄 할머니가 먼저 세상을 뜨자, 요한은 할아버지 옆에서 함께 참피나무 꽃잎차를 마시며 무언의 위로를 건넵니다. 평온한 일상 속 아름답게 늙어가고, 마침내 죽음을 맞는 섭리가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담담하게 펼쳐집니다.

독특한 언어로 써 내려간 기품 있는 노년의 초상화
작가 트리누 란은 북유럽의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에서도 동남쪽 숲에 자리 잡은 ‘브루’에 살고 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이들은 ‘브루’ 지역 언어를 사용합니다. 발트 3국의 언어에 통달한 서진석 번역가도 이 궁벽한 시골말 때문에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한글 번역문에서는 비교적 알아듣기 쉬운 충청도 사투리를 이용해 브루어의 느낌을 살렸습니다.
브루 지역처럼 외딴 숲속에 사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초봄에 호수의 노래를 듣고, 봄이면 참피나무 꽃을 따고, 여름이면 바깥 부엌에 놓인 식탁에서 밥을 먹고, 겨울이면 눈사람을 만들고, 장작을 때서 사우나를 즐깁니다.
이렇게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그림 작가 마르야-리사 플라츠는 정성껏 그린 연필화로 표현했습니다. 세밀하고 부드러운 소묘에 진분홍빛 하일라이트 효과를 준 세련된 삽화입니다. 40여 권의 책에 그림을 그린 그림작가의 내공과 유머감각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골 요한의 표정은 기쁘거나 슬프거나 흐뭇하거나 불쾌하거나 상황에 따라 미묘하게 변화합니다. 관 속에 할아버지와 요한이 서로 안고 누워 있는 장면을 보면 저절로 입가에 웃음이 피어납니다. 이 책은 평온한 일상생활에 활력을 주는 재미난 일들을 감각적인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20대 아들딸과 50대 부모님이 함께 읽는 그림책
대부분의 사람들은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을 몹시 두렵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생명이 탄생하고 자라는 것이 자연스럽듯이 늙고 죽음을 맞이하는 일도 아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보통은 늙음과 죽음에 대한 책이라면 어둡고 칙칙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책이라면 늙음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나 아름답고 조화로운 선율로 다가갈 것입니다. 20대 젊은이와 50대 중년 세대가 함께 읽기에 딱 좋은 책입니다. 해골 요한은 말없이 그냥 옆에 있을 뿐이지만, 요한이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는 가슴 깊은 곳까지 닿는 진한 감동이 될 것입니다. 어쩌면 해골 요한이 우리 곁에 있기 때문에 오늘이 그토록 소중하고 삶이 더욱 아름다운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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