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변호하는 일

김예원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사람을 변호하는 일 (무너진 한사람의 빛나는 순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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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4.19

페이지

336쪽

상세 정보

사람이 사람에게 지옥을 만드는 세상에서 “법이 허용하는 선에서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응징하겠다”는 생각이 솟구치는 사람, “모르면 몰랐지, 알고도 모른 척하며 나만 잘 먹고 잘살겠다고 할 수는 없는” 사람, 변호사 김예원의 필터링 없는 법정 분투기를 담은 책 『사람을 변호하는 일』이 출간됐다. 2021년에 출간된 『상처가 될 줄 몰랐다는 말』을 바탕으로 절반가량의 원고를 새로 쓰고 기존 내용을 보완한 전면개정판이다.

여성, 아동, 장애인, 이주민, 성소수자 등 억울한 일을 겪은 사회적 소수자들의 권리를 찾아주는 변호사인 저자는 자신의 오른쪽 눈을 잃게 된 우연하고도 불운한 사고로 시각장애인이 된 이야기로 책의 서두를 연다. 그 경험을 통해 ‘어떤 법률가로 살 것인가’에 대한 자각을 하게 된 그는 무료 수임 사건만 맡는 ‘이상한 변호사’가 됐다.

끔찍해서 때론 외면하고 싶은 우리 사회 인권의 사각지대를 폭넓게 경험해온 그는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아동 성폭행 사건, 장애인 인권 사건 등을 포함해 변호사로서 살아온 시간들을 회고한다. 더불어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세 아이의 엄마이자 한 가정의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이야기까지 풀어놓으며 감동적이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삶을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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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miriju4k

320. 철수 씨가 지지리 운이 없어서 겪은 일일까? ✔️현재 한국 형사소송법상 피해자는 형사사건의 당사자가 아니다. 형사사건의 당사자는 피고인과 검사이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그저 하나의 증거에 불과하다.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재판 절차에서 소외되고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2차 피해에 노출되는 피해자들은 각자도생 할 수밖에 없다. 특히 정신적 장애가 있는 피해자들은 생각을 표현하거나 의사소통을 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 초기 법률 지원이 무척 중요하지만, 학대를 빠져나와 수사와 재판, 피해 회복까지 기나긴 길을 함께 걸어가줄 변호사를 찾는 일은 정말 어렵다. 변호사 입장에서는 손이 많이 가고 의뢰인과 의사소통이 어려운 데 비해 수임료를 넉넉히 낼 수 있는 피해자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321. 당사자 취급도 못 받으면서 형사사건을 짊어지고 가는 피해자를 힘들게 하는 것이 또 있다. 노예라는 이름의 이상한 프레임이다.

사람을 변호하는 일

김예원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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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miriju4k

303. 어떤 물리적인 공간에 수용되어 살지 않더라도 누군가 에 의해 끊임없이 통제되는 삶은 사람의 생기를 몽땅 흡수해버 린다. 가정에 있더라도, 병원에 적법하게 입원해 있더라도 이 미 시설화된 삶을 견뎌야 하는 사람은 황폐해지기 때문이다.

305. ✔️사소하지만 일상을 지배하는 무력함과 불평등을 고스란히 담은 경험들이었다. 사실 장애인 탈시설 지원법이 생기더라도 정신 의료 기관에 살고 있는 영민 씨와 가정에 살고 있는 미영 씨의 탈시설을 지원하기는 불가능하다. 이 법은 장애인 거 주 시설을 주된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탈시설을 지원하는 법률이 속히 만들어지길 고대한다. 그러한 법의 메시지가 병원이나 가정에서 목소리를 빼앗기고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도 큰 울림으로 전해지길 바란다.

🌱누구에게나 한 번뿐인 인생인데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이 바라는 모습으로 살 기회를 공평하게 가져야 하지 않겠는가.

사람을 변호하는 일

김예원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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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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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miriju4k

312. 유엔 장애인 권리협약에서는 장애인을 persons with disability라고 적고 있다. 🌱'사람pesons‘ 이 강조된 표현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막상 장애인을 만나면 사람은 쉽게 지워진다. 장애인을 만나 그 '사람'을 궁금해하기보다는 '장애'가 훨씬 더 크게 보이는 것이다.

313. 장애인은 소수자이긴 하지만 '약자'라고 불릴 이유는 없 다. 사람의 얼굴이 제각기 다르듯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모두 다르다. ✔️약자라는 말로 납작해질 사람들이 아니라는 뜻이다.

사람을 변호하는 일

김예원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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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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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에게 지옥을 만드는 세상에서 “법이 허용하는 선에서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응징하겠다”는 생각이 솟구치는 사람, “모르면 몰랐지, 알고도 모른 척하며 나만 잘 먹고 잘살겠다고 할 수는 없는” 사람, 변호사 김예원의 필터링 없는 법정 분투기를 담은 책 『사람을 변호하는 일』이 출간됐다. 2021년에 출간된 『상처가 될 줄 몰랐다는 말』을 바탕으로 절반가량의 원고를 새로 쓰고 기존 내용을 보완한 전면개정판이다.

여성, 아동, 장애인, 이주민, 성소수자 등 억울한 일을 겪은 사회적 소수자들의 권리를 찾아주는 변호사인 저자는 자신의 오른쪽 눈을 잃게 된 우연하고도 불운한 사고로 시각장애인이 된 이야기로 책의 서두를 연다. 그 경험을 통해 ‘어떤 법률가로 살 것인가’에 대한 자각을 하게 된 그는 무료 수임 사건만 맡는 ‘이상한 변호사’가 됐다.

끔찍해서 때론 외면하고 싶은 우리 사회 인권의 사각지대를 폭넓게 경험해온 그는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아동 성폭행 사건, 장애인 인권 사건 등을 포함해 변호사로서 살아온 시간들을 회고한다. 더불어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세 아이의 엄마이자 한 가정의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이야기까지 풀어놓으며 감동적이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삶을 펼쳐 보인다.

출판사 책 소개

“당신의 편에서 함께 싸우는 것이
제가 가장 잘하는 일입니다!”

태어나 보니 장애인, 살다 보니 인권변호사!
킥보드를 타고 법원과 경찰서를 종횡무진하며
수임료 무료 사건만 찾아다니는
변호사 김예원의 필터링 없는 법정 분투기

★ 범죄 피해자 지원 공로 대통령 표창·변호사 공익대상 수상 ★
★ 김영란 前 대법관, 박준영 변호사, 은유 작가 강력 추천! ★

“어쩌다 벌어진 뉴스 속 사건이 아니라,
바로 당신 옆에서 벌어지는 지옥 같은 일들입니다”
― 사람이 사람에게 지옥을 만드는 세상에서 함께 맞서 싸우기로 결심한 한 사람


한 해 동안 아동학대로 신고되는 숫자는 5만 건으로 일주일에 전국적으로 어림 천 개 정도의 사건이 발생한다. 단지 보호받을 환경을 타고나지 못했다는 이유로, 때로는 부모가 없다는 이유로 내몰리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짐작하겠지만 현실은 그보다 더욱 비극적이다. 30년 넘게 맞고 살면서도 집이라는 지옥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중년의 여성들, 인권 유린을 당하며 노예로 살았던 지적 장애인들, 이웃이 성폭행범이었지만 신고조차 하지 못했던 여성 청소년, 최근 뜨거워진 학교 폭력 소송전과 장애 청소년 문제 등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사건들은 끊임없이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 일련의 사건들 속에 끝없이 피해자를 위해 목소리를 내어온 변호사가 있다.
사람이 사람에게 지옥을 만드는 세상에서 누구도 사과하거나 책임지지 않는 불행에 함께 맞서나가는 인권변호사 김예원의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와 연대에 관한 기록을 담은 『사람을 변호하는 일』이 출간되었다. 2021년에 출간된 『상처가 될 줄 몰랐다는 말』을 바탕으로 절반가량의 원고를 새로 쓰고 기존 내용을 보완한 『사람을 변호하는 일』은 ‘어떤 법률가로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 끝에 인권변호사에 입문하게 된 과정에서 대중에게 알려진 사건을 포함해 다양한 사건을 수임하며 변호사로서 살아온 시간들을 회고한다. 더불어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세 아이의 엄마이자 한 가정의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이야기까지 풀어놓으며 감동적이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삶을 펼쳐 보인다.

“어떤 가해자는 재판이라는 절차를 생략하고
즉시 요절내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 자신의 의안(義眼)을 꺼내 보인 변론에서 무료 수임 사건만 맡게 된 계기까지
참을성 제로 변호인 김예원의 속 시원한 연대의 기록


“존경하는 재판장님, 검사님. 죄송하지만 양해를 구할 것이 있습니다. 꼭 보여드려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선 저자는 자신의 오른쪽 의안을 빼냈다. 살면서 남편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의안의 빈자리를 공개하기 위해서는 커다란 마음의 결단이 필요했다. 하지만 친모의 동거남에게 맞아 한쪽 눈을 영영 잃은 5살 아이를 변호하기 위해, 가해자가 합당한 형량의 처벌을 받기 위해 용기를 내었다. ‘재심’ 사건으로 알려진 박준영 변호사가 “오직 김예원 변호사만이 할 수 있는 변호”라 탄복한, 화제의 변론은 그렇게 탄생했다.
장애는 우연히 찾아왔다. 어머니의 난산 끝에 태아의 머리를 집게로 잡아 끄집어내는 겸자분만을 통해 태어난 저자는 오른쪽 눈이 크게 손상된 채 세상에 나왔다. 이후 안암이라는 오진을 받았고, 아기의 오른쪽 눈의 대부분을 드러낸 뒤에야 암세포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눈이었음이 밝혀졌다. 수많은 놀림과 편견의 시간을 지내고서야 김 변호사는 깨닫게 되었다. 세상에는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억울한 일들이 너무 자주 일어난다는 사실을. 무수히 일어나는 억울한 일에 맞서 싸우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김 변호사에게 왜 인권변호사가 되었냐고, 하필 무료 수임 사건만 맡기로 했냐고 물으면 “너무나도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말한다. 바꾸거나 고쳐야 하는 것들을 보고도 어느 정도 참고 견디는 인내심이 종잇장처럼 얇았고, 더군다나 수임료를 준다는 이유로 똥을 된장이라고 우겨대는 의뢰인에게 웃으며 맞장구쳐줄 마음의 아량도 없었다. 결국 대다수가 쉽게 지원하기 어려운 사건, 절대 수임료를 낼 수 없는 사람의 사건만 찾아가서 지원하는 방식의 활동을 택했다.
법정에서 모유수유와 유축을 감행하며 변론을 지속하고, 막 백일이 지난 아이를 안고 육아휴직 동안 성폭력 전문 상담사 자격증을 따낸, 오로지 효율을 위해 수동 킥보드를 타고 경찰서와 법원을 종횡무진하며 가망 없는 사건도 어떻게든 “요절을 내겠다”는 다짐으로 맹렬하고 악착같이 사건에 뛰어드는 인권변호사. 이 책을 읽다보면, “왜 그렇게 피곤하게 살까” 묻는 말 대신 ‘당신 같은 변호사가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안도감에 울컥하게 된다.

"참혹한 사건도 들여다보면 그 속에 빛나는 인생이 숨어 있어요”
― 반보 뒤에서 피해자의 마음 동선을 살피며 함께 걷는 배려와 진심


피해자가 저녁도 못 먹고 올 것 같아서 막 끓인 사골 떡만둣국을 보온도시락에 담아간 저자에게 ‘친부 강간 사건’의 피해자는 마음의 빗장을 열었다. 이혼 소송 중인 부모 사이에 끼여 친모가 친부를 아동학대로 신고한 사건 당시엔 피해자인 아이와 과자를 먹으며 공원을 걸었다. 부모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직접 신고한 아이의 진술을 듣기 위해 ‘학탈(학교탈출)’을 감행해 아이스크림을 먹고 그네를 타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덕분에 어느 기관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마음속에 꼭꼭 숨겨온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반보 뒤에서 당사자의 마음 동선을 살피며 함께 걷는 배려와 진심이 피해자의 웃음꽃을 피우는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순간들을 만들어낸 것이다.
누구나 감추고 싶은 슬픔이 있다.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 속 장면도 물론 있을 것이다. 낯선 변호사에 그 비밀스러운 슬픔과 괴로움을 고스란히 털어놓아야 했던 사람들 마음은 이리저리 얽힌 실타래처럼 복잡할 것이다. 그 마음을 잘 아는 저자는 피해자들이 속마음을 여는 용기를 보여준 고마움에 자신도 같이 실타래를 푼다. 주저앉고 싶은 누군가에게 다가가 어깨동무를 두르고 “무슨 이야기든 다 괜찮으니 같이 이야기 나눠보자 말할 수 있는 것이 변호사로서 누리는 제일 큰 특권”이라 여기며, 그는 이 일을 계속해나가고 있다.

“존재 자체로, 있는 그대로 타인에게 존중받고
수용되는 경험은 얼마나 소중한가”
― 흙탕물 속을 그저 견뎌내는 이들을 위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비극에 맞서다


굳이 다른 사람에게 스스로에 대해 설명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수용되고 존중받는 경험은 얼마나 소중한가. 나에게는 당연한 그 경험들이 누군가에게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면, 그런 삶이란 얼마나 척척할까. 『사람을 변호하는 일』에서는 스스로 권리를 옹호하기 힘든 아동이나 장애인, 취약한 상황의 범죄 피해자들을 저자가 10년 이상 무료로 대리하며 접한 사례들을 들려주고 있다. 청각장애인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부터 지적장애 여성의 집단 성폭행 사건, 장애인 인신매매 노동력 착취 사건, 아버지의 성추행 고발 이후 그룹홈과 정신병원을 전전하며 자살 시도까지 이어진 사건, 보육원을 탈출한 아이가 소년보호시설을 거쳐 아무 죄 없이 소년원에 입소하게 되는 일까지, 알면 당혹스러울 만한 현실 앞에 ‘누구나 태어난 이유가 있다’라고 쉽기 말해주기 어려운 인생이 적지 않음을 알게 된다.
저자는 피해자가 상담과 대화를 통해 낯선 이에게 마음을 열어보았던 일, 그 과정에서 찾아온 작은 위안들이 한 사람의 남은 인생을 살게끔 하는 힘이 될 수도 있다고 여기며 묵묵히 해야 할 일을 해나간다. 그리고 이렇게 우리 주변에 참혹하고도 황당한 일들이 무수히 벌어지고 있음을 많은 이들이 알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써내려갔다.『사람을 변호하는 일』에서 저자는 개인과 개인 사이의 부조리한 범죄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법적, 제도적 문제와 늘 주변에서 일어나는데도 묵인되고 있는 구조적인 모순까지 다루며 사회의 그늘진 일면을 바라보게 한다.

학교 폭력 소송전에서 교권 침해 사건까지
사회적 문제를 미완의 대책과 법안으로 덮으면 해결될까?
― 미국에서 방문연구자로 살며 알게 된, 학교와 아이들이 모두 행복해지는 길


학교폭력이나 교권 침해 사안이 소송전으로 비화하면서 정작 손가락 사이로 모래처럼 빠져나가는 것들이 있다. 바로 바스라지는 ‘아이들’이다. 교육이 해결할 일을 무작정 사법으로 외주화하면 아이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학교는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세상이기에 되도록 조직 안에서 아이들을 쭉 지켜봐온 어른이 살피고 듣고 보듬고 풀어내야 하지 않을까. 최근 저자는 미국 듀크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연구자로 지내는 와중에 아이들을 초등학교에 보내면서 자연스레 한국 학교와의 차이를 발견하게 되었다. 선생님들과의 대화를 통해 한국과 달리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고소나 소송 대신 해당 사실을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만 알린 채로 서로와 가정에 지속적인 당부를 한다는 점, 아이들이 더 나은 관계로 나아가는 시간을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안전하게 기다려준다는 점 등을 알게 된 저자는 부끄럽고 부러운 감정을 느낀다.
학교 내 문제를 포함해 사회적 문제를 법안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은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다. 문제는 그 방향성이다. 출산율이 저하되는 문제를 익명 출산을 보장하는 ‘보호출산제’로 덮으려는 사람들, 학교 폭력 문제를 가해 학생이 받은 학폭위 조치 사항을 학생부에 보존해 대학 입시에도 반영하겠다는 대책으로 막으려는 사람들, 장애인 성폭력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정치적 기회로 활용하여 범죄의 법정형만 두 배로 올려놓은 사람들. 이들이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마련한 대안의 결과는 더욱 폭넓고 공공연하게 영아 유기를 조장하게 되었고, 학교를 소송 전쟁터로 만드는 동시에 법적 꼬투리가 잡힐까 봐 두려운 선생님들이 더욱 기계적으로 업무를 맡게 만들었다. 장애인 성폭력 사건은 확실한 증거가 없는 경우 공소 유지의 어려움으로 기소조차 되지 않기에 기소율만 반토막을 내며 현실적으로 어떠한 해결도 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신실한 직업인의 태도를 배웠다”
― 편견에 저항하고 제도의 맹점을 넘어, 무너진 한 사람의 빛나는 순간을 위하여


세상을 살다보면 사람은 누군가에게 피해를 당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해하기도 한다. 이때 그 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무너져 있는 한 사람이 보인다. 그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천천히 함께 걷다보면 느리지만 조금씩 스스로를 돌아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사건을 마주한 사람이 ‘나쁜 인간들은 언젠가는 꼭 잡히는구나’, ‘이제라도 끊어낼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와 같은 생각들이 쌓여 마침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보는 일은 저자에게 무엇보다 큰 기쁨이다. 그가 “어떻게 그렇게 힘든 사건만 하죠?”라는 질문을 받으면서도 이 일을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장애인이어서도 아니고, 장애를 극복했기 때문도 아니고, 대단한 인권변호사가 되기 위해서도 아니다. 무엇보다도 사건 자체는 참혹하더라도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반짝이는 인생을, 그 들숨과 날숨을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유 작가는 “잔혹한 인권 침해 사례도 그의 변론을 거치면 한 사람의 온전한 회복을 돕는 서사가 된다. 무엇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사람을 사람으로 대접하는 신실한 직업인의 태도를 배웠다”라며 사람의 마음을 돌려세울 줄 아는, 보기 드물게 인간적인 변호사의 이야기에 박수를 보냈다. 사회에서 발생하는 부조리함과 편견을 결코 그냥 지나치지 않는 김예원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자신은 어떤 삶을 살 것인지, 무엇을 위해 일하고 지지하고 함께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동시에 그와 같은 이들이 있어 세상이 아직은 살만하다는 안도감과 더욱더 통쾌하게 차별과 폭력을 부수고 이겨내길 바라는 뜨거운 응원의 마음도 싹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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