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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인 책
출간일
2024.10.10
페이지
340쪽
상세 정보
등단 후 10년이 넘은 작가들이 1년 동안 발표한 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들을 뽑고 그중 대상 1편과 우수상 6편을 선정해 선보이는 김승옥문학상은 가을마다 든든한 수확을 고대하는 독자들에게 한 해 한국문학의 결산을 안기는 자리이다. 2024 김승옥문학상은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27개 문예지에 발표된 165편의 소설을 심사 대상으로 삼았고, 김승옥문학상만의 특별한 블라인드 심사를 눈부신 단편으로 꿰뚫은 조경란, 신용목, 조해진, 반수연, 안보윤, 강태식, 이승은 작가가 영광의 수상자가 되었다.
이중 조경란 작가의 단편 「그들」이 “그 자체로 우리 시대의 삶에 대한 진실한 표현”이라는 심사평과 함께 올해의 단편이 되었다. 두번째로 김승옥문학상에 반가운 모습을 보인 안보윤, 조해진 작가와 더불어, 첫선을 보인 강태식, 반수연, 신용목, 이승은, 조경란 작가는 사람의 내면을 향해 오방으로 뻗어나가는 헤아림과 일곱 가지 다채롭고 견고한 문체로 김승옥문학상에 걸맞은 품격을 증명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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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
@stella38hr
2024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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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등단 후 10년이 넘은 작가들이 1년 동안 발표한 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들을 뽑고 그중 대상 1편과 우수상 6편을 선정해 선보이는 김승옥문학상은 가을마다 든든한 수확을 고대하는 독자들에게 한 해 한국문학의 결산을 안기는 자리이다. 2024 김승옥문학상은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27개 문예지에 발표된 165편의 소설을 심사 대상으로 삼았고, 김승옥문학상만의 특별한 블라인드 심사를 눈부신 단편으로 꿰뚫은 조경란, 신용목, 조해진, 반수연, 안보윤, 강태식, 이승은 작가가 영광의 수상자가 되었다.
이중 조경란 작가의 단편 「그들」이 “그 자체로 우리 시대의 삶에 대한 진실한 표현”이라는 심사평과 함께 올해의 단편이 되었다. 두번째로 김승옥문학상에 반가운 모습을 보인 안보윤, 조해진 작가와 더불어, 첫선을 보인 강태식, 반수연, 신용목, 이승은, 조경란 작가는 사람의 내면을 향해 오방으로 뻗어나가는 헤아림과 일곱 가지 다채롭고 견고한 문체로 김승옥문학상에 걸맞은 품격을 증명해낸다.
출판사 책 소개
“그 자체로 우리 시대의 삶에 대한 진실한 표현”
조경란 「그들」 대상 수상
블라인드를 꿰뚫는 눈부신 단편들!
대상작 「그들」은 삶이 중단될 위기에 내몰린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우울증을 앓아 방안에 홀로 둘 수 없는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가는 종소, “지금껏 지켜온 생활이 모두 무너져버릴 거란 불안”에서 언제든 벗어날 수 있게 매일 같은 에코백에 단출한 짐을 챙기는 영주. 종소는 자신을 교수 임용 과정에서 배제시킨 최교수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의 아내 영주가 운영하는 카페에 찾아간다. 그러나 카페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동안 비로소 평온을 찾은 종소는 어느샌가 복수의 순간이 미뤄지기를 바라게 된다.
단지 주어진 일을 겨우 해내고 있었을 뿐인데, 이유도 모르는 채 그 불안하고 버거운 삶조차 속절없이 무너져간다. 하지만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재활용쓰레기를 정리하고 튿어진 주머니를 꼬매며 가까운 사람의 마음을 돌보는 매일의 일을 포기하지 않고 해낼 때 그들에겐 “새로운 리듬이 도래할지도 모를 틈새들”(권희철 리뷰)이 생겨난다. 그런 진실을 「그들」은 적당히 그럴싸한 응원이나 당위로 갈무리하지도 않는다. “한 편의 소설이 다루기에는 너무 많은 요소를 끌어들이”면서도 그것들을 지극히 “촘촘”(심사평)하게 배치해, 손쉽게 요약되기 어려운 복잡다단한 삶의 궤적을 놀라운 솜씨로 구현해내는 데 이르는 것이다. 그 정도의 매조지가 아니고서는 독자는 결코 탄복하지 않는다는 걸 조경란 작가의 바지런한 손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이 투명한 문장들의 연쇄 속에서, (…) 그토록 뜨겁게 부글거리는 주름 많은 커다란 물결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러나 그것은 무슨 현란한 문학적 장식물 같은 것이 아니고 삶에 대한 정직하고도 탁월한 관찰에서 비롯된 표현일 것이다. 소설가는 이야기꾼이기 이전에 삶에 대해 정직하고 정확한 문장들의 세공사이며 그 세공된 문장들을 배열하고 재배열하는 작곡가여야 하는 것은 아닌지, 그렇게 만들어진 섬세한 텍스트의 질감을 통해서가 아니고서는 표현하거나 느낄 수 없는 진실한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적어도 「그들」을 읽는 동안에는 그렇게 된다. 그것이 이 작품을 올해의 김승옥문학상 대상 수상작이 되게 했다.” _심사 경위 및 심사평
★
『2024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시의적인 주제를 시적인 문체로 유려하게 풀어내는 이야기들로 반짝인다. 「양치기들의 협동조합」(신용목)은 스페인 내전 때 희생된 주민들의 무덤에 군자금이 묻혀 있다는 소문을 주목한다. 무덤을 파헤치는 동안 밝혀지는 보편적인 역사의 격랑을 함축적인 언어로 전하는 소설은 한 심사위원으로 하여금 ‘소설이 쓰고 싶어졌다’고 말하게 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은 올해 발표된 「내일의 송이에게」(조해진)는 꼭 그만큼의 시간이 지난 안산의 풍경을 차분히 살펴본다. 떠난 이들을 아프게 기억하면서도 그후의 삶을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구체적인 모습은 우리로 하여금 지난 10년과는 다른 내일을 기약하게 한다.
이민자 문학이 세계문학의 주요 화두가 되어가는 지금, 반수연의 「조각들」이 도착했다. 엄마를 잃은 어린 딸을 위해 아버지는 직업도 나라도 버렸지만, 자라는 동안 조금씩 멀어져만 가던 딸은 마침내 독립을 선언한다. 그러나 그들이 밴쿠버에서 샌프란시스코를 향해 떠난 마지막 ‘로드 트립’은 서로가 서로에게 꼭 맞는 조각이 되어가는 시간을 선사한다.
기만적이고 가혹한 세계를 폭로하는 소설가 안보윤의 「그날의 정모」는 정신질환을 겪는 어린아이에게 가해지는 잔인한 시선과 폭력들을 고발한다. “마침내 지옥을 향해 함께 손잡고 가는 남매의 행복한 악몽의 기록”(권여선 리뷰)으로서 가해와 피해,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공고한 이분법을 찢어발기는 소설은 그 폭발적인 에너지로 시종일관 눈을 고정시킨다.
「그래도 이 밤은」(강태식)의 주인공은 바람을 피우는 아들의 뒤를 쫓는 노인이다. 그의 기묘한 행적을 따라가던 독자는 사건의 진실과 함께 소설이 삶을 위무하는 방식 또한 깨닫게 된다. 심사장에서 심사위원들의 여러 독해가 모여 “하나의 독해를 만”드는, “몹시 드물고 또 흥미로운 경험”(심사평)을 남기기도 한 이 소설은 누구라도 반드시 한번 더 읽게 되는 소설이 아닐 수 없다.
여행을 떠난 집주인 대신 ‘사모님’으로 행세하는 ‘이모님’의 이야기인 「조각들」(이승은)은 영화 <기생충>을 연상시키는 소재뿐만 아니라 스피디하고 흥미진진한 전개가 독자에게 이어질 비극을 기대하게 한다. 마침내 벌어지는 클라이막스의 순간, 이승은은 그 비극의 돌파구로 “허위와 당위를 동시에 품은 자기 서사를 기어코”(백지은 리뷰) 만들어낸다.
★
조경란 「그들」 이 소설은 그 어리석고 하찮은 인생들이 자기 삶에 쏟아지는 부당한 고통과 무의미한 우연들을 얼마나 간절하게 받아들이고 또 그것에 절박하게 대처하려 하는지를 세밀하게 보여주는 바람에 우리가 그 인생들을 더이상 어리석고 하찮은 것으로는 볼 수 없게, 오히려 탄복하게 만든다. _권희철(문학평론가)
“남자가 영주를, 영주가 남자를 보았다. (……) 다른 사람은 없었다. 그 눈에 당혹감과 불안과 그리고 이성적으로 제어할 수 없는 어떤 두려움과 무모한 감정이 섞여 있다는 걸 아는 사람도. 큰일난 거죠. 네, 큰일난 거예요, 우리. 두 사람은 서로에게 집중했다. 그 눈에서 무슨 표시를 찾듯.”
■ 199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불란서 안경원」이 당선되어 등단. 문학동네작가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등 수상.
신용목 「양치기들의 협동조합」 시는 어디까지 참말이고 소설은 어디까지 거짓말일까. 기억은 얼마만큼 거짓말이고 상상은 얼마만큼 참말일까. 이야기는 이야기일 뿐. 시만으로는 상상할 수 없고 소설만으로는 기억할 수 없는 슬퍼서 아름답고 아름답도록 슬픈 이야기. _김경욱(소설가)
“5월 17일. 무 5개와 밀 10홉. 저녁은 밀을 갈아서 무와 함께 먹음.
7월 4일. 알리샤 집 마당에서 옥수수 반 가마니를 따 옴. 알리샤에게 축복을.
9월 7일. 오랜만에 내린 비. 아이들을 위해 23알의 감자를 삶음. 성인들은 금식.
노트를 덮은 레닌은 어떤 시간을 만져보라는 듯 자색 가죽 노트를 나에게 내밀었다.
그곳에서 나온 물건이라네. 자기로 만든 상자 속에 단정하게 놓여 있어서 유일하게 타지 않은 거였어.”
■ 2000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시 「성내동 옷수선집 유리문 안쪽」 외 4편이 당선되어 등단. 육사시문학상 젊은시인상, 시작문학상, 노작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백석문학상, 시와표현작품상 등 수상.
조해진 「내일의 송이에게」 조해진은 이렇듯 참사 십 년을 기록한다. 살아 있는 사람, 살아남은 사람. 참사 십 년에 조해진은 생존자들에게 이렇게 묻는다. 어떻게 살고 있느냐고, 괜찮으냐고. 이런 간절한 질문들이 이어진다면 우리는 적어도 우리의 삶에 “백기”를 들지 않을 수 있다.
_하성란(소설가)
“여자가 혼잣말을 하든 소리 내어 울든, 정상인의 범주에서 벗어난 사람을 바라보는 온기 없는 시선은 그대로였다. 학교에 가는 대신 걷고 또 걸었던 그때, 그녀도 그런 시선을 받았는지 모른다. 학교에 있어야 어울리는 교복 차림으로 간간이 훌쩍이며 걷곤 했으니까. 더 혹독하게 가난해지고 외로워질 부모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왜 그애가 전화를 해도 받을 수 없는 곳으로 떠났는지 알 수 없어서, 가끔은 어째서 아무도 그녀에게 괜찮으냐고 묻지 않는지 궁금했으니까.”
■ 200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소설 「여자에게 길을 묻다」가 당선되어 등단. 신동엽문학상, 무영문학상, 이효석문학상, 김용익소설문학상, 백신애문학상, 형평문학상, 대산문학상, 김만중문학상, 동인문학상, 2014년 젊은작가상 등 수상.
반수연 「조각들」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서 목수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그것은 바로 타자와의 일체감을 통한 사랑의 실감과 실천이다. 헛도는 출입문의 나사를 조이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절차가 필요하다. 생명을 상실한 과거의 부분을 찾아내어 제거하는 작업과 거기에 새로운 생명을 접목시켜 온전한 유기체로서의 현재를 만들어내는 적극적 과정이 그것이다. _김화영(불문학자 · 문학평론가)
“이사를 하면서 가구점도 마트도 갈 일이 없는 세상이 신기했다. 나는 이 이상한 세상에서 효율적으로 살아가는 법을 익히지 못했으나 지나는 달랐다. 그게 조금 안심이 되었다. 어쩌면 겁에 질린 내가 견고한 껍질을 만들고 그 안에서 움츠려 살아가는 동안 지나는 흔들리며 뿌리내리는 법을 터득했는지도 몰랐다. 지나의 세상을 한 번쯤 믿어보고 싶어졌다.”
■ 200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메모리얼 가든」이 당선되어 등단. 재외동포문학상 수상.
안보윤 「그날의 정모」 이 소설은 그 두렵고 길고 꼬불꼬불한 통로를 통과하기보다 “꽉꽉 밟아” 부수며 마침내 지옥을 향해 함께 손잡고 가는 남매의 행복한 악몽의 기록이다. 문득 그들이 돌아서서 묻는다. “누가 더 위험하지? 누가 더 끔찍하지? 대체 누가 더?” 심연과 눈이 마주칠까 두려워 끝내 우리조차 눈을 꽉 감게 만드는, 이게 안보윤의 소설이다. _권여선(소설가)
“누가 더 위험하지? 누가 더 끔찍하지? 대체 누가 더? 나는 정모를 바라본다. 정모는 그냥 그곳에 있다. 표석 아래 흙바닥에 구부러지거나 곧거나 배배 꼬인 선들을 그려넣으며 자신의 세계에 머물러 있다. 저러다 집으로 돌아가 약을 먹고 침을 좀 흘리며 잠들 것이다. 푹 자고 일어난 정모는 보통의 정모, 그날의 정모, 일상 속의 정모일 뿐이다. 정모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누구도 무시하지 않고 아무도 해치지 않는다. 병에 걸린 것은 더러워서가 아니다. 정모를 돌보는 일이 부끄러울 까닭도 없다. 수치스러워해야 할 사람은 할머니이고 남을 해치는 건 단톡방 사람들인데 도망치는 사람은 왜 나지?”
■ 2005년 장편소설 『악어떼가 나왔다』로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하며 등단. 자음과모음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 수상.
강태식 「그래도 이 밤은」 사실과 허구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며 작가는 흥미로운 지적 오락 속으로 독자를 데리고 간다. 삶이 이야기를 만들지만, 삶을 위해 이야기가 만들어지기도 한다는 사실을, 대개의 경우 기억이란 삶을 위해 우리가 만든 이야기라는 사실을 설득하기 위해 이 작가는 최선을 다한다. _이승우(소설가)
“행크는 브라이언이 아무도 없는 어둠 속에 혼자 앉아 있지 않기를, 가만히 앉아 어둠을 응시하며, 근처에 놓인 술잔을 가끔 한 번씩 들었다 놓았다 하며 울고 있지 않기를 빌었다. 행크는 하나님이 그의 사랑하시는 자에게 잠을 주시듯이, 아만다에게 이미 그리하셨듯이 브라이언에게도 잠을 달라고 기도했다. 아만다의 숨소리를 들으며, 천장에 고인 어둠이 한없이 넓고 깊어지는 것을 지켜보며 행크는 기도하고 기도했다.”
■ 2012년 장편소설 『굿바이 동물원』으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
이승은 「조각들」 우리는 자기 자신을 매 순간 명확하게 인지할 수 없으나 문득 지난 순간의 자기를 스스로 설명해야만 하는 때 요청되는 진실은 이렇게 허위와 당위를 동시에 품은 자기 서사를 기어코 내놓게 만든다. _백지은(문학평론가)
“어제 촬영한 영화는 온기에 대한 것이었어요. 비관적인 사람도 멀지 않은 곳에 희망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성냥갑 하나 정도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순간에 대한 이야기요.
서경은 창밖을 보며 말했다. 창으로 푸른 하늘이 보였다. 맑고 화창한 날이었다.
정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하고 묻지도 않았다.
작가님!
자기도 모르게 서경은 큰 소리로 정미를 불렀다.
그런 게 있다고 믿으세요? 그런 순간을 만난 적 있으세요?”
■ 201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단편소설 「소파」가 당선되어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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