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이야기는 우리 곁에 있다

정헌목 외 1명 지음 | 반비 펴냄

낯선 이야기는 우리 곁에 있다 (SF와 인류학이 함께 그리는 전복적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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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4.8.16

페이지

3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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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과 SF. 낯선 조합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인류학의 영향 아래 SF를 창작한 작가들이 이를 증언한다. 아버지가 인류학자였던 어슐러 K. 르 귄은 어린 시절 다른 문화권의 ‘타자’들과 함께 머물곤 했던 인류학적 경험이 ‘선물’이었다고 한다. SF 시리즈 ‘머더봇 다이어리’의 작가 마샤 웰스는 실제 세상과 아주 다른 세상의 문화를 새로 만들려고 할 때, 인류학이 실제 세상의 도시와 사회와 문화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알려준다고 말한다.

『낯선 이야기는 우리 곁에 있다』는 이런 접점에 착안해 ‘인류학의 렌즈로 SF 읽고 다시 쓰기’를 시도한 책이다. SF는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실은 현실에 잠재된 가능성을 담아내는 장르이며, 인류학은 낯선 문화를 관찰하고 기록함으로써 익숙한 자문화를 성찰할 수 있게 돕는 분야다. 그럼으로써 SF와 인류학은 당연시해온 현실에 의문을 제기하며, 세계의 대안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 상상력을 자극한다.

인류학자 정헌목과 황의진은 『어둠의 왼손』, 『시녀 이야기』, 『솔라리스』 등 고전 SF뿐 아니라 김초엽과 배명훈 같은 오늘날 한국 SF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까지, 열한 편의 SF를 다양한 인류학 논의와 연결 지어 읽으며 한국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와도 긴밀하게 잇는다. 이처럼 인류학과 SF를 접목한 곳에서 피어난 사유들은 미래로 건너가기 위한 징검돌이 된다. 정복하고 개척하기 위한 미래가 아닌, 가장 변두리에 귀 기울이며 나와 타자를 세심하게 보살피고 ‘우리’의 영역을 넓혀가기 위한 미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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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gsy0606

‘SF를 인류학의 관점에서 다시 읽기 / 다시 쓰기’라는 흥미로운 주제에 이 책을 읽게 됐다. SF와 인류학 모두 타자와 타문화를 바탕으로 낯선 것을 익숙하게 보고,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는 전복적 상상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그 공통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미래에 대한 상상을 해내게 만드는 SF와 인간 삶의 여러 방식을 고찰해내는 인류학은 생각보다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이 책은 세상을 낯설게 바라보며 우리의 ‘다음‘에 대해 고민하고 대안적 세계를 제안한다. 여러 SF 작품을 ’민족지‘라는 형식을 통해 ’이 소설(또는 영화)의 주인공과 주인공이 속한 사회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옆에서 직접 관찰해보면 어떨까?‘ 같은 상상을 하게 만든다. 이 책의 매력은 낯선 관점으로 세계를 재해석 하는 것에 있다.

낯선 이야기는 우리 곁에 있다

정헌목 외 1명 지음
반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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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인류학과 SF. 낯선 조합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인류학의 영향 아래 SF를 창작한 작가들이 이를 증언한다. 아버지가 인류학자였던 어슐러 K. 르 귄은 어린 시절 다른 문화권의 ‘타자’들과 함께 머물곤 했던 인류학적 경험이 ‘선물’이었다고 한다. SF 시리즈 ‘머더봇 다이어리’의 작가 마샤 웰스는 실제 세상과 아주 다른 세상의 문화를 새로 만들려고 할 때, 인류학이 실제 세상의 도시와 사회와 문화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알려준다고 말한다.

『낯선 이야기는 우리 곁에 있다』는 이런 접점에 착안해 ‘인류학의 렌즈로 SF 읽고 다시 쓰기’를 시도한 책이다. SF는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실은 현실에 잠재된 가능성을 담아내는 장르이며, 인류학은 낯선 문화를 관찰하고 기록함으로써 익숙한 자문화를 성찰할 수 있게 돕는 분야다. 그럼으로써 SF와 인류학은 당연시해온 현실에 의문을 제기하며, 세계의 대안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 상상력을 자극한다.

인류학자 정헌목과 황의진은 『어둠의 왼손』, 『시녀 이야기』, 『솔라리스』 등 고전 SF뿐 아니라 김초엽과 배명훈 같은 오늘날 한국 SF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까지, 열한 편의 SF를 다양한 인류학 논의와 연결 지어 읽으며 한국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와도 긴밀하게 잇는다. 이처럼 인류학과 SF를 접목한 곳에서 피어난 사유들은 미래로 건너가기 위한 징검돌이 된다. 정복하고 개척하기 위한 미래가 아닌, 가장 변두리에 귀 기울이며 나와 타자를 세심하게 보살피고 ‘우리’의 영역을 넓혀가기 위한 미래 말이다.

출판사 책 소개

조한혜정·천선란 추천!

“다양한 비인간, AI와 소통하며 살아갈 신인류를 위한 가이드북”—조한혜정(문화인류학자)

“SF를 인류학적으로 읽고 쓴다는 건 세상의 빈틈을 꿰매
완벽한, 혹은 그럴듯한 행성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 아닐까”—천선란(소설가)

“SF가 미래에 관한 픽션이라면, 인류학은 미래를 위한 논픽션이다.”
두 인류학자가 읽고 쓴 미래의 이야기


인류학과 SF. 낯선 조합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인류학의 영향 아래 SF를 창작한 작가들이 이를 증언한다. 아버지가 인류학자였던 어슐러 K. 르 귄은 어린 시절 다른 문화권의 ‘타자’들과 함께 머물곤 했던 인류학적 경험이 ‘선물’이었다고 한다. SF 시리즈 ‘머더봇 다이어리’의 작가 마샤 웰스는 실제 세상과 아주 다른 세상의 문화를 새로 만들려고 할 때, 인류학이 실제 세상의 도시와 사회와 문화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알려준다고 말한다.
『낯선 이야기는 우리 곁에 있다』는 이런 접점에 착안해 ‘인류학의 렌즈로 SF 읽고 다시 쓰기’를 시도한 책이다. SF는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실은 현실에 잠재된 가능성을 담아내는 장르이며, 인류학은 낯선 문화를 관찰하고 기록함으로써 익숙한 자문화를 성찰할 수 있게 돕는 분야다. 그럼으로써 SF와 인류학은 당연시해온 현실에 의문을 제기하며, 세계의 대안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 상상력을 자극한다.
인류학자 정헌목과 황의진은 『어둠의 왼손』, 『시녀 이야기』, 『솔라리스』 등 고전 SF뿐 아니라 김초엽과 배명훈 같은 오늘날 한국 SF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까지, 열한 편의 SF를 다양한 인류학 논의와 연결 지어 읽으며 한국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와도 긴밀하게 잇는다. 이처럼 인류학과 SF를 접목한 곳에서 피어난 사유들은 미래로 건너가기 위한 징검돌이 된다. 정복하고 개척하기 위한 미래가 아닌, 가장 변두리에 귀 기울이며 나와 타자를 세심하게 보살피고 ‘우리’의 영역을 넓혀가기 위한 미래 말이다.
이 책은 당대의 주요한 인류학 논의를 포괄하는 잘 쓰인 입문서이기도 하다. 책은 인류학의 전통적 주제인 차별과 불평등, 의례, 젠더 등을 비롯해 최근 주목받는 생식·출산 연구와 생태·환경이라는 주제까지 다룬다. 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마거릿 미드, 피에르 클라스트르 등 인류학의 고전을 쓴 학자뿐만 아니라 인류세 논의가 활발해지며 주목받고 있는 도나 해러웨이, 애나 칭 같은 학자까지도 두루 다룬다. 여기에 더해 ‘가상 민족지’라는 독특한 글쓰기는 독자들을 ‘인류학자의 관점’ 속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 보도록 이끈다. 민족지는 인류학자가 자신이 연구할 문화권에 직접 머물며 그들의 삶과 문화를 분석한 결과물이다. 황의진은 SF 속 세계가 실재한다고 가정하며 인류학 민족지의 관점과 형식으로 그 세계와 인물들을 기록한다. 단순히 인류학 논의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류학자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인류학자처럼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직접 체험하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책이다.

손상된 행성의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인류학의 독법
불확실성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신인류를 위한 가이드북


문화인류학자 조한혜정은 이 책을 “다양한 비인간, AI와 소통하며 살아갈 신인류를 위한 가이드북”이라 부른다. 권력과 계급 격차는 커지고, 소수자를 향한 혐오는 극심해져간다. 전쟁은 끊이지 않으며, 기후 위기로 인해 지구라는 손상된 행성에서 인간은 비인간 존재와 공생할 방도를 모색해야 한다. 팬데믹 이후 인류에게 위협적인 요소임을 다시금 증명한 바이러스, 과학 발전이 불러온 AI 등 인류에게 새로운 ‘타자’는 끊임없이 출현한다. 그런데도 자본주의와 식민주의, 성장주의는 서로 결탁하여 연결보다는 고립을 택하기를, 현실을 냉소하고 절망하기를 강요한다. 위기에 직면한 인류에게 『낯선 이야기는 우리 곁에 있다』는 시의적절하게 도착한, 현실을 냉소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안내서다.
그 어느 때보다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에, 인류는 미래에 대한 상상력이 부족한 지금을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인류학의 앎과 SF의 대안적 허구를 함께 고찰함으로써, 미래에 대한 상상을 자극한다. 이를테면 어슐러 K. 르 귄의 『빼앗긴 자들』에는 사적 소유와 계급이 존재하지 않는 아나키즘 사회가 등장한다. 저자는 이 책을 인류학자 피에르 클라스트르의 남아메리카 선주민 공동체 연구 사례와 함께 읽으며, ‘국가 없는 사회’가 소설에만 존재하는 허구가 아님을 방증한다. “단순히 독특하고 이국적인 사례 소개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다를 수 있음”(261쪽)을 보여주는 인류학의 독법이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이유다. 또한 인류학과 SF 읽기는 당연시되어온 인식과 통념을 깨는 ‘낯설게 보기’의 통로가 된다. ‘남성 임신’을 다룬 옥타비아 버틀러의 「블러드차일드」와 임신·출산에 관한 인류학의 논의들을 함께 읽음으로써, 새로운 과학적 발견에도 여성의 몸을 둘러싼 사회적·문화적 인식이 얼마나 선입견에 얽혀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SF적 상상력과 인류학의 ‘실천적 지식’을 접목시키는 읽기를 통해 우리는 현실을 뒤틀어 보며 또 다른 세계로 향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
팬데믹과 전쟁, 기후 위기 등을 동시에 맞닥뜨린 인류에게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질서를 세울 필요가 대두되고 있다. 이 책에서 인류학과 SF가 만나 자아내는 통찰들은 우리를 “진보를 전제하며 미래형으로만 제시된 유토피아”가 아니라, 어슐러 K. 르 귄의 말처럼 “애매하고 의심스럽고 신뢰가 가지 않으며 최대한 모호한 방식”의 유토피아로 이끄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262~263쪽)

어슐러 K. 르 귄, 마거릿 애트우드, 옥타비아 버틀러, 테드 창……
두 명의 인류학자가 읽고 쓴 SF


인류학이 ‘타자’를 탐구하는 데에서 출발하였듯이, ‘타자’와의 마주침은 SF에서도 오래도록 다뤄온 고전적인 주제였다. 그렇다면 SF 속 ‘타자’와의 마주침을 인류학적 관점으로 더 깊이 통찰할 수 있을까. 책의 저자 정헌목은 불가해한 타자인 ‘바다’와 인간과의 만남을 다루는 스타니스와프 렘의 『솔라리스』로부터 출발해, 인류학에서 타자를 다뤄온 흐름을 소개한다. 더 나아가 한국 사회가 타자를 다뤄온 방식을 성찰한다. 또한 김초엽의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와 인류학의 통과의례 논의를 연결함으로써, 장애를 지닌 사람들과 진정으로 연대하기 위해 한국 사회에 필요한 ‘의례’에 대해 고찰한다.
픽션과 논픽션을 연결하고, 현실과 상상을 엮어나가는 읽기는 인류학의 고전적 주제인 ‘타자’에 그치지 않는다. 배명훈의 『타워』를 도시인류학의 관점에서 읽으며 차별과 불평등에 대해 논하고, 어슐러 K. 르 귄의 대표작『어둠의 왼손』을 젠더 인류학과 결부시키며, ‘남성성’과 전쟁에 대해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최근 주목받고 있는 생식과 출산에 관한 인류학의 연구 사례를 옥타비아 버틀러의 「블러드차일드」와, 생태와 환경에 관한 인류학적 논의를 김초엽의 『파견자들』과 연결한다. 이렇게 여덟 편의 SF를 인류학의 논의와 연결시킴으로써, 정헌목은 지금까지 당연시해온 세계에 문제를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지금과 다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읽어낸다. ‘읽기’라는 행위를 통해 우리의 공상이 현실을 어디까지 뒤집을 수 있는지 고찰하는 사고실험인 셈이다.
반면 황의진은 페미니즘의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세 편의 SF를 ‘가상 민족지’라는 형식으로 다시 쓴다. 『시녀 이야기』, 『어둠의 왼손』, 『킨』의 설정과 줄거리를 마치 인류학자의 연구 사례인 것처럼 가정해 세 편의 SF를 인류학 보고서로 새롭게 쓴 것이다.
『시녀 이야기』 속 배경인 ‘길리어드’로 잠입해 ‘시녀’의 삶을 그들의 목소리로 재구성하고, 1969년 발표된 『어둠의 왼손』을 2020년대의 시각에서 다시 쓴다. 전 세계적으로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가 가중되는 지금 가상 민족지에 실린 시녀들의 증언은 우리 곁에서 생생하게 길어 올린 목소리가 되어 현실과의 공명을 자아내고, 어슐러 K. 르 귄 자신도 인정했던 『어둠의 왼손』의 시대적 한계를 보완한다. 이러한 다시-쓰기는 SF를 동시대 한국 여성의 삶과 긴밀하게 연결하며, 낯설게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를 지금 우리의 경험으로 읽히게끔 하는 흥미로운 작업이다. 또한 황의진은 옥타비아 버틀러의 『킨』을 특정 개인의 삶을 깊이 파고들어 쓰는 ‘생애사 연구'의 형태로 쓴다. 작품에 등장하는 네 여성의 생애를 써 내려간 이 글은 한 여성의 삶, 특히나 ‘흑인 노예 여성’의 삶이 얼마나 교차적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밝힌다. 더 나아가 어느 개인을 재현하고 그리는 윤리에 대해서도 고찰한다.
두 인류학자는 인류학의 관점으로 SF를 읽고 다시 씀으로써, ‘타자’의 삶에 어떻게 다가갈 것인지, 그리고 이를 통해 수많은 ‘타자’로 이루어진 세계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를 이야기한다. 이는 세계에서 누락된 존재들을 마주하는 독법인 동시에,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새로운 윤리로 재구성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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