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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인 책
출간일
2024.8.30
페이지
260쪽
상세 정보
고립되거나 소외된 이들의 삶에 빛이 깃드는 찰나를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내며 삶과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는 작가 조해진의 장편소설 『빛과 멜로디』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2004년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후 소설집과 장편소설을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조해진은 매 작품 부드럽고 정확한 문장으로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그려왔다. 사회의 관심 밖에 놓인 인물의 삶을 또렷하게 응시하는 조해진의 시선은 특히 장편에서 잘 드러난다.
탈북인 ‘로기완’의 삶을 조명한 『로기완을 만났다』(창비, 2011), 자신의 힘으로 극복할 수 없는 괴로움에 잠긴 이들이 서로 마주하는 과정을 담은 『여름을 지나가다』(문예중앙, 2015), 그리고 해외입양과 기지촌 여성 문제를 뜨겁게 다룬 『단순한 진심』(민음사, 2019)까지 조해진은 사회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인물의 삶을 꾸준히 그려왔다.
『단순한 진심』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 『빛과 멜로디』는 2023년 가을부터 2024년 봄까지 계간 『문학동네』에 연재한 후(연재 당시 제목은 ‘빛의 영원’) 결말부에 해당하는 4부를 새롭게 써내려간 끝에 완성된 작품으로, 평단의 커다란 호평과 함께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조해진 작가를 사람들에게 선명하게 각인시킨 단편 「빛의 호위」에서 한 뼘 더 나아간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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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iniatv2
빛과 멜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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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되거나 소외된 이들의 삶에 빛이 깃드는 찰나를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내며 삶과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는 작가 조해진의 장편소설 『빛과 멜로디』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2004년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후 소설집과 장편소설을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조해진은 매 작품 부드럽고 정확한 문장으로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그려왔다. 사회의 관심 밖에 놓인 인물의 삶을 또렷하게 응시하는 조해진의 시선은 특히 장편에서 잘 드러난다.
탈북인 ‘로기완’의 삶을 조명한 『로기완을 만났다』(창비, 2011), 자신의 힘으로 극복할 수 없는 괴로움에 잠긴 이들이 서로 마주하는 과정을 담은 『여름을 지나가다』(문예중앙, 2015), 그리고 해외입양과 기지촌 여성 문제를 뜨겁게 다룬 『단순한 진심』(민음사, 2019)까지 조해진은 사회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인물의 삶을 꾸준히 그려왔다.
『단순한 진심』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 『빛과 멜로디』는 2023년 가을부터 2024년 봄까지 계간 『문학동네』에 연재한 후(연재 당시 제목은 ‘빛의 영원’) 결말부에 해당하는 4부를 새롭게 써내려간 끝에 완성된 작품으로, 평단의 커다란 호평과 함께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조해진 작가를 사람들에게 선명하게 각인시킨 단편 「빛의 호위」에서 한 뼘 더 나아간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출판사 책 소개
“어쩜 이렇게 쓸 수 있을까.
이 온기로 나는 다시 한번 지구의 태엽을 감아
빛과 멜로디를 흐르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_김하나(작가)
“조해진은 폭설 속에서도, 전쟁중에서도
어떻게든 온기를 찾으려 한다.
엄혹한 상황에서도 생면부지의 누군가에게
손 내미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한다.” _오은(시인)
순도 높은 간절함으로, 조해진 5년 만의 신작 장편
고립되거나 소외된 이들의 삶에 빛이 깃드는 찰나를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내며 삶과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는 작가 조해진의 신작 장편소설 『빛과 멜로디』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2004년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후 소설집과 장편소설을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조해진은 매 작품 부드럽고 정확한 문장으로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그려왔다. 사회의 관심 밖에 놓인 인물의 삶을 또렷하게 응시하는 조해진의 시선은 특히 장편에서 잘 드러난다. 탈북인 ‘로기완’의 삶을 조명한 『로기완을 만났다』(창비, 2011), 자신의 힘으로 극복할 수 없는 괴로움에 잠긴 이들이 서로 마주하는 과정을 담은 『여름을 지나가다』(문예중앙, 2015), 그리고 해외입양과 기지촌 여성 문제를 뜨겁게 다룬 『단순한 진심』(민음사, 2019)까지 조해진은 사회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인물의 삶을 꾸준히 그려왔다.
『단순한 진심』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 『빛과 멜로디』는 2023년 가을부터 2024년 봄까지 계간 『문학동네』에 연재한 후(연재 당시 제목은 ‘빛의 영원’) 결말부에 해당하는 4부를 새롭게 써내려간 끝에 완성된 작품으로, 평단의 커다란 호평과 함께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조해진 작가를 사람들에게 선명하게 각인시킨 단편 「빛의 호위」에서 한 뼘 더 나아간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빛의 호위」는 어른들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버려진 듯 홀로 생활하던 열두 살 권은에게 카메라를 선물한 승준과 그 카메라를 통해 죽음이 아닌 삶 쪽으로 한 발 내딛게 된 권은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이 사람을 살리는 일의 위대함’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소설이다. 조해진 작가는 『빛과 멜로디』 출간을 앞두고 편집부와 진행된 인터뷰에서 「빛의 호위」를 장편으로 확장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밝힌다. 2022년에 일어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동시대 전쟁을 바라보며 전쟁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문학으로 증명하는 소설을 쓰고 싶어졌”고, “‘반전’을 테마로 여러 스토리를 구상해봤는데, 어떤 구상을 하든 결국 단편 「빛의 호위」의 메시지로 돌아오”(특별 소책자 『빛과 멜로디』 ‘코멘터리 북’에서)게 되었다고. '사람을 살게 하는 작은 호의 혹은 증여'에 대해 말하는 「빛의 호위」의 메시지가 작가로 하여금 긴 이야기를 쓰도록 이끈 것이다. 『빛과 멜로디』는 「빛의 호위」 이후 새로이 더해진 여러 인물들의 사연을 오가며 시공간을 넘어 '작은 빛'으로 연결되는 사람들의 삶을 그린다. 더 넓어진 공간과 시간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한 명 한 명 간절하게 담아낸 『빛과 멜로디』를 읽는 동안 우리는 소설 속 인물이 체온을 가진 사람으로, 무심코 지나친 ‘전쟁’이라는 단어가 구체성을 지닌 절박한 단어로 다가오며 어느 때보다 마음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보답을 바라지 않는 작은 호의를 타고
시간과 공간을 넘어
기적처럼 울려퍼지는 삶의 멜로디
『빛과 멜로디』는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나눠 가진 권은과 승준이 각각 다큐멘터리 사진가와 기자가 되어 재회한 후 그 만남으로부터 다시 7년이 지난 현재를 비추며 시작된다. 그 7년의 시간은 두 사람 모두에게 큰 변화를 가져왔다. 권은은 내전중인 시리아로 촬영을 갔다가 왼쪽 다리의 절반을 잃는 부상을 입고 삶의 의욕을 잃는다. 더이상 분쟁 지역을 찾을 수 없게 된 권은은 사진 작업 의뢰를 모두 거절하고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저작권료로 근근이 생활하며 어린 시절 작고 어두운 방에서 느꼈던 “고요히 소멸하고 싶은 욕망”(26쪽)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을 느낀다. 그런 권은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이 바로 애나 앤더슨이다. 애나는 권은이 가장 좋아하고 또 닮고 싶어한 사진가 게리 앤더슨의 여동생으로, 권은이 게리의 죽음을 애도하며 작성한 기고문을 계기로 처음 연락을 주고받게 되었다. 영국에 사는 애나는 권은에게 자신의 아버지인 콜린 앤더슨의 생애를 한 편의 짧은 영상으로 제작해달라고 부탁하며 권은을 집으로 초대한다. 젊은 시절 영국 공군 소속의 조종사로 드레스덴 작전에 동원된 적 있는 콜린은 그로 인해 분쟁 지역 사진가였던 아들 게리와 평생 동안 화해하지 못했다. 권은은 콜린과 게리의 삶을 되짚으며 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사진이 스스로의 바람대로 진정 누군가를 살리는 사진이었는지, 그저 자기만족에 불과하지는 않았는지 깊이 고민하게 된다.
이 고민은 권은이 살마를 만나며 시작된 것이기도 하다. 부상을 입기 전 권은은 레스보스섬의 난민 캠프로 촬영을 갔다가 살마를 만나게 된다. 살마는 한낮의 무더위에도 가건물 밖으로 나오지 않는 소녀였다. 살마가 권은의 카메라에 관심을 가지면서 둘은 서서히 가까워졌는데, 권은은 살마를 알아갈수록 자신이 살마의 사진을 찍을 수 없으리라 예감한다. 피난길에 동생과 엄마를 잃고 홀로 남은 살마의 모습이 자신의 어린 시절과 너무나도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권은은 지금껏 자신이 피사체와의 객관적 거리가 유지되어야만 사진을 찍을 수 있었음을 자각하고는 그동안 사진 바깥에 있는 그들의 실제 삶에는 무관심했음을, 어쩌면 사진을 위해 그들의 고통을 이용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편 승준은 몇 달 전 한 아이의 부모가 된 상황이다. 아내 민영과 함께 딸을 정성껏 양육하던 승준은 육아휴직 기간이 끝나갈 즈음, 한 선배로부터 러시아 침공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우크라이나 여성인 나스차를 인터뷰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는다. 승준은 망설이다가 권은이라면 전쟁이 한창인 그곳으로 한달음에 달려갔을 거라고 생각하며 고민 끝에 제안을 수락한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민영이 딸을 돌보는 동안에는 “좋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것만 보면 좋겠다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사람의 말을 들어야 하는”(39쪽) 그런 일은 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잔잔했던 두 사람의 일상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두 사람의 바람은 같다. 딸을 안전하게 키워내고 싶다는 것.
사실 승준이 나스차와의 인터뷰를 수락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그녀가 임신부이기 때문이다. 자신과 민영처럼 한 생명을 향한 애정과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승준으로 하여금 나스차에게 마음을 붙이게 한 것이다. 나스차는 뱃속의 아기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하르키우에 거주하고 있는데, 하르키우는 러시아와의 국경과 가까운 탓에 일상적으로 공습과 폭격에 시달린다. 나스차가 지내고 있는 아파트는 원래 열두 가구가 거주했지만 계속되는 공습으로 대부분 피난을 떠나 지금은 나스차 부부와 이웃인 옥사나밖에 남지 않았다. 나스차는 공습 사이렌이 울릴 때마다 옥사나와 함께 지하실의 식품 창고에 몸을 숨기면서 전쟁의 공포와 위험을 온몸으로 체감한다. 나스차는 이런 상황에서 과연 무사히 아이를 낳을 수 있을지 걱정하면서도 아이를 위해 불안한 마음을 다잡는다.
주저하지 않고 서로의 손을 맞잡는 용기,
그 온기를 타고 환하게 점등하는 삶
나스차와의 인터뷰를 계기로 한국에 있는 승준과 영국에 있는 권은이 다시 연락을 주고받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을 중심으로 빛의 물결이 점차 퍼져나가듯 다른 사람들의 사연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호의’에는 강력한 힘이 있어서 그것을 건네받은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도 자신이 받은 것을 건네게 되는지도 모른다. 『빛과 멜로디』 속 인물들은 저마다 국적과 나이대가 다르며 직접적인 접점이 없는 경우도 많지만, 파동의 형태로 넓게 퍼지고 겹치는 빛처럼 서로의 삶에 깊이 스며든다. 이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관계없이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손길을 내미는 것을, 서로의 삶에 긴밀하게 연결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죽음과 고통이 난무하는 전쟁에서, 외면하고자 한다면 외면할 수도 있는 타인에게, 그가 고통을 받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인물들은 전쟁의 폭력성을 한순간에 무화시켜버린다. 이들은 “죽음만을 생각하거나 죽어가는 사람들을”(86쪽) 살게 하는 것은 거창한 무언가가 아닌 “휙 지나가는 빛”(230쪽)처럼 가볍고 연약해 보이는 무언가임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이들에게서 시작된 가느다란 빛은 승준이 권은에게 건넨 카메라를 지나, 권은이 나스차에게 건넨 환대의 손길을 지나, 다음 세대를 살아갈 인물들에게로 뻗어나갈 것이다. 그리고 “한 사람에게 수렴되지 않고 마치 프리즘이나 영사기처럼 그 한 사람을 통과해 더 멀리 뻗어나가”(223~224쪽) 마침내 우리에게 도달할 것이다. 어떠한 폭력과 고통 속에서도 삶의 태엽이 멈추지 않도록, 빛과 멜로디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힘이 되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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