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섬과 박혜람

임택수 지음 | 나무옆의자 펴냄

김섬과 박혜람 (제2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 임택수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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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4.5.17

페이지

280쪽

상세 정보

2024년 제2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사랑과 관계에서 방황을 거듭하면서도 끝내 자신들의 인생행로를 찾아가는 두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다. “오랜 친구이자 룸메이트였던 김섬과 박혜람은 각자 사랑과 이별, 공포와 상처를 겪으며 “커다란 바위의 안쪽 같은 어둠”을 경험하지만 종국에는 “기억과 재생”의 경로를 통과하며 자기만의 빛을 만들어간다. 이 과정이 한국과 프랑스라는 이중의 공간과 문화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심사위원단은 과거와 현재를 절묘하고 유려하게 오가는 시간의 미학적 운용을 높이 평가했다. 소설의 시간성은 “인물 내면의 모순과 갈등을 깊이 있게 보여줄 뿐 아니라 철학적, 종교적 개념으로 확장”되며, “신중하면서도 친근하게 명상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는 독자들을 금세 인간학과 사랑론의 연구자로 만든다.”

진중하면서도 사려 깊은 이 작품에 “보기 드문 고전적 기품”을 갖춘 소설, “소설의 본령에 대해 오래간만에 생각하게 해준 소설”, “취향이나 시대의 흐름과 무관하게 오롯이 그 자체로 빛나는 작품”이라는 추천의 말도 더해졌다. 독창적이면서 공감을 일으키는 문장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시적이면서도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문장,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묘사들이 이 소설을 다른 모든 소설과 구별되는 단 하나의 소설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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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le_Blue

@panic_shock

상처입고 자란 두 개의 커다란 나무와 우듬지 아래로 보이는 숲,
숲속에서 스쳐지나가는 기억을 배경으로
책 속의 포근한 문장을 읽어가면
주변에 숨쉬는 식물들과 같이있는 네가 나를 부축한다.

잔잔히 일어나는 마음, 천천히 변해갈래.

김섬과 박혜람

임택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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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섬과 박혜람

임택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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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제2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사랑과 관계에서 방황을 거듭하면서도 끝내 자신들의 인생행로를 찾아가는 두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다. “오랜 친구이자 룸메이트였던 김섬과 박혜람은 각자 사랑과 이별, 공포와 상처를 겪으며 “커다란 바위의 안쪽 같은 어둠”을 경험하지만 종국에는 “기억과 재생”의 경로를 통과하며 자기만의 빛을 만들어간다. 이 과정이 한국과 프랑스라는 이중의 공간과 문화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심사위원단은 과거와 현재를 절묘하고 유려하게 오가는 시간의 미학적 운용을 높이 평가했다. 소설의 시간성은 “인물 내면의 모순과 갈등을 깊이 있게 보여줄 뿐 아니라 철학적, 종교적 개념으로 확장”되며, “신중하면서도 친근하게 명상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는 독자들을 금세 인간학과 사랑론의 연구자로 만든다.”

진중하면서도 사려 깊은 이 작품에 “보기 드문 고전적 기품”을 갖춘 소설, “소설의 본령에 대해 오래간만에 생각하게 해준 소설”, “취향이나 시대의 흐름과 무관하게 오롯이 그 자체로 빛나는 작품”이라는 추천의 말도 더해졌다. 독창적이면서 공감을 일으키는 문장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시적이면서도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문장,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묘사들이 이 소설을 다른 모든 소설과 구별되는 단 하나의 소설로 만든다.”

출판사 책 소개

어떤 사랑도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눈물맛이 나는 소설이다. 눈물맛을 즐기게 하는 소설이다.”
―박혜진(문학평론가)


2024년 제2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김섬과 박혜람』이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2005년 첫 수상작 『미실』(김별아)을 시작으로 『아내가 결혼했다』(박현욱), 『내 심장을 쏴라』(정유정), 『저스티스맨』(도선우), 『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을 위하여』(오수완),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문미순) 등 쟁쟁한 작품들을 배출해온 한국 대표 장편공모상인 세계문학상에 올해는 응모작 160편이 모였다. 그 가운데 최고작으로 선정된 임택수 작가의 『김섬과 박혜람』은 사랑과 관계에서 방황을 거듭하면서도 끝내 자신들의 인생행로를 찾아가는 두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다. “오랜 친구이자 룸메이트였던 김섬과 박혜람은 각자 사랑과 이별, 공포와 상처를 겪으며 “커다란 바위의 안쪽 같은 어둠”을 경험하지만 종국에는 “기억과 재생”의 경로를 통과하며 자기만의 빛을 만들어간다. 이 과정이 한국과 프랑스라는 이중의 공간과 문화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심사위원단(최원식, 은희경, 정홍수, 전성태, 하성란, 정유정, 박혜진)은 과거와 현재를 절묘하고 유려하게 오가는 시간의 미학적 운용을 높이 평가했다. 소설의 시간성은 “인물 내면의 모순과 갈등을 깊이 있게 보여줄 뿐 아니라 철학적, 종교적 개념으로 확장”되며, “신중하면서도 친근하게 명상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는 독자들을 금세 인간학과 사랑론의 연구자로 만든다.”
진중하면서도 사려 깊은 이 작품에 “보기 드문 고전적 기품”을 갖춘 소설(정홍수), “소설의 본령에 대해 오래간만에 생각하게 해준 소설”(하성란), “취향이나 시대의 흐름과 무관하게 오롯이 그 자체로 빛나는 작품”이라는 추천의 말도 더해졌다. 독창적이면서 공감을 일으키는 문장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시적이면서도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문장,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묘사들이 이 소설을 다른 모든 소설과 구별되는 단 하나의 소설로 만든다.”(박혜진)

상처를 상처로 가리는 타투이스트 김섬
보이지 않는 사랑의 진실을 들여다보는 도슨트 박혜람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문장들로 쓰인 단 하나의 소설


폭설로 샤를 드골 공항이 마비된다. 승객들은 항공사가 제공한 호텔로 이동하고, 그곳에서 여러 인물의 만남이 발생한다. 파리 미술관에서 도슨트로 일하는 박혜람도 발이 묶인다. 일과, 남편과,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자 했던 지난 십여 년간의 프랑스 생활을 남겨두고 그녀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한국에는 오랜 시간 그녀의 단짝이었던 김섬이 있다.
박혜람은 한국에 무사히 도착하지만 자신의 짐이 분실되었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녀는 예전에 김섬과 함께 살았던 집에 머물면서 김섬의 달라진 일상을 알아챈다. 김섬은 프랑스로 떠났다가 태연히 돌아온 박혜람에게 오래 묵혔던 감정을 드러내고, 떨어져 있던 동안 서로에게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나누게 된다. 마침내 김섬과 홍지표의 연애 사건으로 두 친구의 갈등은 심화하고, 그날 밤 박혜람은 그 집을 나간다. 이후 그녀는 강원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김섬은 동료 소방관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로 힘들어하는 홍지표에게 마음을 조금씩 내주게 된다. 그의 어깨에 있는 화상 자국을 타투로 가려주며 그에게 동거인이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관계를 이어간다. 홍지표는 우연히 본 영화에서 어린 시절 가장 가까웠던 친구에게 가해진 폭력과 죽음의 기억을 떠올리고, 그 기억은 그를 급작스레 무너뜨린다. 김섬은 그런 홍지표를 지켜보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결국 그녀는 홍지표와 헤어지고, 뒤늦게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다. 김섬은 십 년 만에 본가가 있는 슬구포로 내려가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오랜 고민 끝에 새로운 시작을 위한 결단을 내린다.

“모자라고 결핍된 것 속에 아름다움이 숨어 있다는데.”
“우리 모두의 존재 자체가 그렇지 않을까?”


박혜람이 미술관에서 쿠르베의 자화상 <상처 입은 남자>를 바라보는 소설의 도입부는 의미심장하다. 사랑과 관계, 만남과 이별, 그 속에서 필연적으로 겪는 상처와의 대면은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는 어떤 여정이기 때문이다.
대학 때부터 죽 함께 살았던 김섬과 박혜람은 혜람이 옛 연인 최준오의 부름을 받고 프랑스로 떠나면서 갈라진다. 혜람은 오직 준오 하나만 보고 프랑스로 떠났고,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 수 있을 거라는 꿈을 꾼다. 혜람보다 먼저 프랑스로 건너가 중학교 미술교사로 일하던 준오는 혜람이 오자 한없이 다정하고 친절하게 그녀의 적응을 돕는다. 자신의 보호와 도움 아래서만 혜람이 살아갈 수 있다는 듯이. 그러다 혜람이 어학 과정을 마치고 문화해설사 자격증을 취득해 일을 시작하자 태도가 돌변한다.
누구에게나 오류의 어둠이 시작되는 지점이 있다. 알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가 제대로 깨달았을 때는 이미 어둠에 빠진 다음이다. 준오만을 생각하고 프랑스로 가겠다고 결정했을 때 김섬은 극구 반대했었다. ‘너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너의 모든 것을 알고 싶다’는 준오의 욕망은 의심과 불안을 낳고 오래지 않아 폭력의 형태로 나타난다. 한번 시작된 폭력은 점점 강도가 높아지고 둘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혜람은 작문 치료를 받으면서 자신의 상처를 직면한다. “고작 두 개일 뿐인 마음인데 왜 서로 못 맞추고 엇갈리는지” 괴로워하던 혜람은 한국에 돌아오지만 김섬과의 관계마저 손상되고 만다. 우정보다 더 진했던 관계가 깨어진 뒤 혜람은 설악산 자락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몸과 마음을 회복해간다.
김섬과 홍지표의 관계도 일반적인 궤도로 진입하지 못한다. 친구 이상으로 생각했던 박혜람이 떠난 후 혼자가 된 시간을 버티기 위해 일상에 최선을 다했던 그녀는 강단 있는 기질로 통념을 위반하며 결핍을 채우려 한다. 하지만 그녀의 세계는 여전히 불편하고 불완전하다. 김섬은 자신이 미래를 꿈꾸며 홍지표와의 만남을 이어 온 것이 아니며, 그가 동거녀와 헤어지길 바란 적도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동료의 죽음과 현장 업무에서 비롯된 외상으로 고통받는 홍지표는 김섬과 새로운 출발을 원하지만, 청소년 시절의 트라우마로 인해 정신적인 균형을 잃는다. 그와 헤어진 후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김섬은 아이를 지우려 생각했다가 결국 마음을 바꾼다. “지금은 탯줄로 연결되어 있지만 태어나자마자 곧바로 독립된 생을 꾸려 가게 될” 존재, “비록 자신이 품고 있지만 아이는 이미 하나의 개별적 존재”라는 각성 때문이다. 또 하나의 섬이 생긴 것이다.
그렇게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오래 거닌 끝에 재회한다. 오늘의 나무가 어제의 그 나무가 아니듯 천천히 변화한 모습으로.

김섬은 상처로 상처를 가린다. 그것은 부활이고, 타투는 그녀의 조언에 다름 아니다. 박혜람은 진지한 눈빛으로 수백 수천 가닥의 중첩된 선으로 채워진 그림을 본다. 안팎이 따로 없고, 공간의 구분도 사라진 선 앞에서 그녀는 생각한다. 어떤 사랑도 모든 것을 보여 주지 않는다고. 숨겨진 그 무엇이 진실이라고. _‘작가의 말’에서

소설에는 김섬과 박혜람, 그들의 남편과 연인인 최준오와 홍지표 이외에도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짧은 인연을 나누고 헤어지거나 다시 만난다. 한국과 프랑스라는 이중의 공간과 문화는 여러 인물의 삶 속에도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폭설이라는 재난이 없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인연들은 또 다른 장소에서 또 다른 모양으로 만남과 헤어짐을 이어간다. 그리하여 소설을 끝에 이르면 비록 우리 모두가 “우주를 떠도는 외톨이 별” 같은 존재일지라도 “단지 가깝게 있거나 멀리 떨어져 있다는 차이만 있을 뿐” “그 하나하나가 한데 어울려” 마침내 성운처럼 장관을 이루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품게 된다.

임택수 작가는 202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며 작가로 데뷔한 뒤 연달아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김섬과 박혜람』을 통해 “실패한 사람들, 어떤 중단된 삶을 사는 사람들, 계획과는 좀 어긋나게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약간의 위로를 건네고픈 마음이었다.”면서 “중간에 꺾이더라도 계속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독자에게 전했다. 이제 개화하기 시작한 그의 문학이 활짝 피어나는 모습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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