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원, 은, 원

한차현 외 1명 지음 | 나무옆의자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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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3.25

페이지

328쪽

이럴 때 추천!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읽으면 좋아요.

상세 정보

소설가 한차현과 영화인 김철웅이 공동 집필한 SF 연애소설 『은원, 은, 원』의 주인공들이 처음 서로를 알게 되는 공간은 물류센터의 야간 아르바이트 현장이다. 남자 주인공 차연은 홀로 사는 반지하 방을 나와 두 시간을 전철과 버스로 달려 그곳에 도착해, 산더미처럼 출력된 송장을 일일이 확인한 뒤 오만 가지 물품 중 해당 품목을 ‘피킹’하는 시급 일용직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스물아홉 살의 청년이다.

그 앞에 나타난 여자 은원은 한 인터넷쇼핑몰에 소속된 서른다섯 살의 팀장. 신자유주의와 플랫폼노동 시대의 일면을 응축한 공간에서 시작되는 그들의 소소하고 잔잔한 연애담은 어느 날 은원의 갑작스러운 실종으로 기이한 미스터리로 변신한다. 그리고 차연이 은원을 되찾고서 은원의 속사정이, 그녀의 정체가 드러난 뒤 『은원, 은, 원』은 누아르 색채를 띤 SF 연애소설로 확장된다.

소설가 한차현은 그의 열다섯 번째 장편소설 『은원, 은, 원』을 김철웅 감독과 공동 기획·집필함으로써 한 편의 스타일리시한 영화 안으로 들어가는 듯한 몰입도 높은 서사를 보여준다. 20년 넘게 소설을 쓰는 동안, 혁명을 꿈꾸는 유전자합성인간, 외계인으로 변신하는 교회 목사, 남성용 정조대에 갇혀 고생하는 여관 여행자, 자신의 허벅지살을 도려내어 그것으로 만두를 만들어 파는 분식점 사장, 가글액으로 외계 좀비를 물리치는 고등학생 등 독특한 인물들을 형상화해온 작가는 『은원, 은, 원』에서도 첨단 과학기술에 기반한 인물 ‘은원’을 내세웠다.

또 다른 주인공이자 이야기의 중심인 ‘차연’ 역시 한차현의 소설에 반복해 등장하는 이름으로, “슬프고 음울한”, 그리고 “절절한”(작가의 말) 이 연애소설을 힘 있게 이끌어가는 캐릭터로 빛난다. 첨단 기술을 소재로 하기에 기존의 연애소설과 결을 달리하는 『은원, 은, 원』은 존재의 근원, 관계의 근원, 끌림의 근원에 질문을 제기하는 작품이다. 마치 평행우주를 보는 것처럼 과거, 현재, 미래를 섞어놓은 입체적 시간 구성은 이 작품을 더욱 역동적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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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소설가 한차현과 영화인 김철웅이 공동 집필한 SF 연애소설 『은원, 은, 원』의 주인공들이 처음 서로를 알게 되는 공간은 물류센터의 야간 아르바이트 현장이다. 남자 주인공 차연은 홀로 사는 반지하 방을 나와 두 시간을 전철과 버스로 달려 그곳에 도착해, 산더미처럼 출력된 송장을 일일이 확인한 뒤 오만 가지 물품 중 해당 품목을 ‘피킹’하는 시급 일용직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스물아홉 살의 청년이다.

그 앞에 나타난 여자 은원은 한 인터넷쇼핑몰에 소속된 서른다섯 살의 팀장. 신자유주의와 플랫폼노동 시대의 일면을 응축한 공간에서 시작되는 그들의 소소하고 잔잔한 연애담은 어느 날 은원의 갑작스러운 실종으로 기이한 미스터리로 변신한다. 그리고 차연이 은원을 되찾고서 은원의 속사정이, 그녀의 정체가 드러난 뒤 『은원, 은, 원』은 누아르 색채를 띤 SF 연애소설로 확장된다.

소설가 한차현은 그의 열다섯 번째 장편소설 『은원, 은, 원』을 김철웅 감독과 공동 기획·집필함으로써 한 편의 스타일리시한 영화 안으로 들어가는 듯한 몰입도 높은 서사를 보여준다. 20년 넘게 소설을 쓰는 동안, 혁명을 꿈꾸는 유전자합성인간, 외계인으로 변신하는 교회 목사, 남성용 정조대에 갇혀 고생하는 여관 여행자, 자신의 허벅지살을 도려내어 그것으로 만두를 만들어 파는 분식점 사장, 가글액으로 외계 좀비를 물리치는 고등학생 등 독특한 인물들을 형상화해온 작가는 『은원, 은, 원』에서도 첨단 과학기술에 기반한 인물 ‘은원’을 내세웠다.

또 다른 주인공이자 이야기의 중심인 ‘차연’ 역시 한차현의 소설에 반복해 등장하는 이름으로, “슬프고 음울한”, 그리고 “절절한”(작가의 말) 이 연애소설을 힘 있게 이끌어가는 캐릭터로 빛난다. 첨단 기술을 소재로 하기에 기존의 연애소설과 결을 달리하는 『은원, 은, 원』은 존재의 근원, 관계의 근원, 끌림의 근원에 질문을 제기하는 작품이다. 마치 평행우주를 보는 것처럼 과거, 현재, 미래를 섞어놓은 입체적 시간 구성은 이 작품을 더욱 역동적으로 만든다.

출판사 책 소개

“나는 당신이 기억하는 그 사람이 아니에요.”

사라진 연인, 사라진 기억,
미스터리와 로맨스가 나쁜 꿈처럼 섞여들다!

존재의 근원에 대해,
관계의 근원에 대해,
끌림의 근원에 대해 묻는 SF 연애소설


소설가 한차현과 영화인 김철웅이 공동 집필한 SF 연애소설 『은원, 은, 원』의 주인공들이 처음 서로를 알게 되는 공간은 물류센터의 야간 아르바이트 현장이다. 남자 주인공 차연은 홀로 사는 반지하 방을 나와 두 시간을 전철과 버스로 달려 그곳에 도착해, 산더미처럼 출력된 송장을 일일이 확인한 뒤 오만 가지 물품 중 해당 품목을 ‘피킹’하는 시급 일용직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스물아홉 살의 청년이다. 그 앞에 나타난 여자 은원은 한 인터넷쇼핑몰에 소속된 서른다섯 살의 팀장. 신자유주의와 플랫폼노동 시대의 일면을 응축한 공간에서 시작되는 그들의 소소하고 잔잔한 연애담은 어느 날 은원의 갑작스러운 실종으로 기이한 미스터리로 변신한다. 그리고 차연이 은원을 되찾고서 은원의 속사정이, 그녀의 정체가 드러난 뒤 『은원, 은, 원』은 누아르 색채를 띤 SF 연애소설로 확장된다.
소설가 한차현은 그의 열다섯 번째 장편소설 『은원, 은, 원』을 김철웅 감독과 공동 기획·집필함으로써 한 편의 스타일리시한 영화 안으로 들어가는 듯한 몰입도 높은 서사를 보여준다. 20년 넘게 소설을 쓰는 동안, 혁명을 꿈꾸는 유전자합성인간, 외계인으로 변신하는 교회 목사, 남성용 정조대에 갇혀 고생하는 여관 여행자, 자신의 허벅지살을 도려내어 그것으로 만두를 만들어 파는 분식점 사장, 가글액으로 외계 좀비를 물리치는 고등학생 등 독특한 인물들을 형상화해온 작가는 『은원, 은, 원』에서도 첨단 과학기술에 기반한 인물 ‘은원’을 내세웠다. 또 다른 주인공이자 이야기의 중심인 ‘차연’ 역시 한차현의 소설에 반복해 등장하는 이름으로, “슬프고 음울한”, 그리고 “절절한”(작가의 말) 이 연애소설을 힘 있게 이끌어가는 캐릭터로 빛난다. 첨단 기술을 소재로 하기에 기존의 연애소설과 결을 달리하는 『은원, 은, 원』은 존재의 근원, 관계의 근원, 끌림의 근원에 질문을 제기하는 작품이다. 마치 평행우주를 보는 것처럼 과거, 현재, 미래를 섞어놓은 입체적 시간 구성은 이 작품을 더욱 역동적으로 만든다.

‘제주도를 함께 여행한 은원, 종로에서 같이 차 마셨던 은원,
그리고 지금 내 앞의 은원이 전부 다른 은원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해요.’


배달 주문 송장의 물품을 ‘피킹’하는 물류센터 야간 아르바이트로 먹고사는 스물아홉 살 남성 차연. 저녁시간에 구내식당에 가는 대신 직접 싸온 바나나를 까먹으며 휴게실에서 스티븐 킹의 소설을 읽던 그에게 다가온 은원은 한 인터넷쇼핑몰에서 이제 막 팀장으로 일하기 시작한 서른다섯 살 여성이다. 차연이 무심히 건넨 바나나에 은원은 도시락으로, 이후엔 즉석 식품 세트로 화답하며 인연을 이어가던 중, 은원이 자신의 마음 한구석을 점차 잠식해가는 것을 느끼던 차연은 용기를 끌어모아 그녀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처음 만난 날이 며칠인지, 사귀기로 한 날은 며칠인지, 함께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사고 무엇을 먹었는지 하나하나 기억하는 세심한 청년 차연은 머릿속에 서랍장이 있는 듯 정확하다. 그는 과거뿐만 아니라 어느 순간 미래를 넌지시 보기도 한다.

미래?
8년 뒤. 아니면 9년 뒤. 은원과 나의 미래가 보였어요. 우리가 그곳에 함께 있는 모습이. […] 늦은 겨울이었어요. 2월 말이지만 춥지 않은 날이었어요. 주말이었고, 은원과 내가 익선동 골목을 함께 걷는 중이었어요. 8, 9년 뒤였으니 우리도 그만큼…….
[…] 안 궁금해요. 말하지 말아요. 그런 이야기 무서워. […] 지금은 그냥 지금 이야기만 해요. 그게 제일 좋아.

그런데, 만난 지 600일쯤 되던 때 두 사람이 제주도로 함께 여행을 다녀오고서, 갑자기 은원이 아무 연락도 없이 사라졌다. 은원이 살던 집에는 일상의 흔적이 구석구석 그대로 남아 있고, 은원이 일하던 직장에서는 며칠째 소식이 없다며 근심이 가득하다. 은원의 친구가 일하는 곳을 간신히 되짚어 찾아가지만 낯선 이들에 의해 쫓겨난 차연. 실종수사전담팀 경찰들은 그를 위로한다.

“대한민국은 실종 공화국이에요. […] 천만다행으로, 그들 중 거의 95프로가 일주일 안에 실종해제 처리되곤 해요. 결국은 아무 탈 없이 귀가한다는 의미예요. 세상 모든 실종은 세상 사람들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이유를 갖고 있지요. 그러니 너무 걱정 마세요. 제 말씀은, 걱정을 너무 심하게 하지는 마시라는 겁니다.”

그러나 차연은 더 우울해진다. 은원에 대해 아는 것이, 누군가 은원에 대해 물었을 때 대답할 것들이 뜻밖에 많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 누구보다 은원에 대해 많이 이해하고 있다고 자신했는데……. 걷잡을 수 없이 우울에 빠져들던 차연에게 갑자기 걸려온 전화 한 통.

“남자친구는 모르죠? 은원이에게 무슨 병이 있는지. […] 베르니크 코스타로프 증후군. 아이고 이름도 어렵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병에 대해 설명하는 은원의 어머니와 고모. 은원에게 어느 날 갑자기 개인 고유의 과거 정보들을 대부분 회상 못 하는 해리성 기억상실증이 발병했는데 이 증상이 1년에 한 번 또는 7~8년에 한 번 예고도 없이 일어난다는 것. 다시 기억을 잃은 은원이 일상을 되찾는 것을 기꺼이 돕겠다고 나선 차연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은원을 다시 만나 두 사람이 함께했던 과거에 대해 하나하나 찬찬히 들려준다. 그렇게 새로운 시간을 쌓아가고, 공유된 추억을 만들어가던 차연에게 별안간 은원의 고모가 다시 찾아와 묻는다.

“은원이가 행복하기를 바라나요. […] 장차 어떠한 경우건, 은원이를 여전히 은원이로서 이해해주고 아껴줄 수 있나요.”

그리고 ‘물론’이라는 차연의 답에 두 연인을 비밀리에 한 장소로 데려간다. 진실이 살아 있는 곳이라는 여의도CL23생명연구소 안에서 ‘출입금지’라고 쓰인 철문이 열리자, 놀라운 광경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타원형 캡슐 세 기 안에 눈 감은 채 누워 있는 알몸의 여인들. 세쌍둥이처럼 똑같은 그들은 은원의 얼굴과 몸을 그대로 지닌 또 다른 은원들이었다. 소스라치게 놀란 차연만큼이나 충격에 휩싸여 흐느끼는 은원. 그렇다면 차연과 600일을 함께했던 그 은원과 이 은원은 같은 은원인가? 다른 은원이라면 그 은원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눈앞의 이 은원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제 차연의 삶은 또 다른 차원으로 진입한다.

“은원은, 그야말로 세상에 단 한 명뿐인 은원이니까.”
과거·현재·미래를 넘나들며, 사라진 것을 찾아 헤매는 우리 시대 젊음의 초상


『은원, 은, 원』은 잃어버린 사람, 잃어버린 기억, 잃어버린 정체성을 찾아 시간을 넘나들며 방황하는 이들의 초상을 보여준다. 복제인간이라는 SF 소재가 이 작품에서는, 우리와 먼 시간 공간이 아닌 바로 지금 이곳에서 현실적으로 펼쳐진다. 잃어버린 것, 사라진 것을 되찾는 데 결정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은 혼란과 두려움 가운데 남은 기억의 힘이다. 그 힘으로, 사라진 연인의 빈자리를 버텨내고, 사라진 연인의 흔적을 추적하고, 사라진 연인의 기억이 되살아나도록 격려한다. 끄떡없이 매몰차고 거대한 줄로만 알았던 비가시권의 권력도, 그 휘하의 사람들도 기억의 서사가 불러온 감동의 물결에 휩싸인다. 그리고 유일한 존재라고 믿었던 연인을 실제로 상실했음에도, 다시 관계 그려가기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우리가 사랑한 것의 근원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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