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링 인 폴

백수린 지음 | 문학동네 펴냄

폴링 인 폴 (백수린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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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4.2.29

페이지

3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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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처럼 쏟아져내리는 눈부신 빛”(『참담한 빛』) “나의 작은 세계를 벗어나는 이들의 눈부신 궤적”(『여름의 빌라』) 그리고 “눈부시게 서툴렀던 시절에 바치는” 장편소설 『눈부신 안부』에 이르기까지, 발표하는 작품마다 섬세하고 우아하게 반짝이는 언어로 ‘눈부시다’ ‘찬란하다’는 감상을 이끌어내며 어느덧 ‘빛의 소설가’로 자리매김한 작가 백수린의 첫번째 소설집 『폴링 인 폴』을 출간 십 주년을 맞이하여 새롭게 선보인다.

등단 당시 한국문학의 거목과도 같은 김윤식 문학평론가로부터 “물건 되겠다 싶데”라는 촌평을 받으며 한국문학을 새롭게 비출 작가의 탄생을 기대하게끔 했던 백수린은 그후 삼 년 만에 출간한 첫 소설집으로 신인작가로서는 드물게 안정적인 보조와 감각을 갖췄으며 자신만의 고유한 소설세계를 갖추고 있는 듯하다는 찬평을 받은 바 있다. 그후로 십 년의 시간 동안 작가는 두 권의 소설집과 한 권의 중편소설, 한 권의 장편소설을 더 펴내며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문지문학상, 김승옥문학상 우수상, 젊은작가상 등 유수의 상을 받아왔다.

그런 작가가 “이 책으로 내 글을 처음 접하게 될 새로운 독자들과 이미 나의 책들을 읽어온 오랜 독자들에게 내가 두 손 가득 귀중히 떠서 건네는 그 처음의 새하얀 마음”이라고 소개한 이번 개정판에는 “단면이 거칠고 부서질 듯 가벼운 첫 눈송이” 같았던 작가의 “소설을 향한 가장 깨끗하고 순정했던 마음”(‘개정판 작가의 말’)이 가득 담겨 있다. 그 눈송이들이 모이고 쌓여 이토록 찬란하게 반짝이는, 단단하고 고유한 백수린의 소설세계가 탄생했음을 알기에 그의 첫 소설집을 다시 만나는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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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모양

@s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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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찬란했던 그 날의 기억이 추억으로

폴링 인 폴

백수린 지음
문학동네 펴냄

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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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

@hyunjid45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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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링 인 폴

백수린 지음
문학동네 펴냄

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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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냔이

@pureorr810

#로맨스가팔요할때

폴링 인 폴

백수린 지음
문학동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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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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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처럼 쏟아져내리는 눈부신 빛”(『참담한 빛』) “나의 작은 세계를 벗어나는 이들의 눈부신 궤적”(『여름의 빌라』) 그리고 “눈부시게 서툴렀던 시절에 바치는” 장편소설 『눈부신 안부』에 이르기까지, 발표하는 작품마다 섬세하고 우아하게 반짝이는 언어로 ‘눈부시다’ ‘찬란하다’는 감상을 이끌어내며 어느덧 ‘빛의 소설가’로 자리매김한 작가 백수린의 첫번째 소설집 『폴링 인 폴』을 출간 십 주년을 맞이하여 새롭게 선보인다.

등단 당시 한국문학의 거목과도 같은 김윤식 문학평론가로부터 “물건 되겠다 싶데”라는 촌평을 받으며 한국문학을 새롭게 비출 작가의 탄생을 기대하게끔 했던 백수린은 그후 삼 년 만에 출간한 첫 소설집으로 신인작가로서는 드물게 안정적인 보조와 감각을 갖췄으며 자신만의 고유한 소설세계를 갖추고 있는 듯하다는 찬평을 받은 바 있다. 그후로 십 년의 시간 동안 작가는 두 권의 소설집과 한 권의 중편소설, 한 권의 장편소설을 더 펴내며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문지문학상, 김승옥문학상 우수상, 젊은작가상 등 유수의 상을 받아왔다.

그런 작가가 “이 책으로 내 글을 처음 접하게 될 새로운 독자들과 이미 나의 책들을 읽어온 오랜 독자들에게 내가 두 손 가득 귀중히 떠서 건네는 그 처음의 새하얀 마음”이라고 소개한 이번 개정판에는 “단면이 거칠고 부서질 듯 가벼운 첫 눈송이” 같았던 작가의 “소설을 향한 가장 깨끗하고 순정했던 마음”(‘개정판 작가의 말’)이 가득 담겨 있다. 그 눈송이들이 모이고 쌓여 이토록 찬란하게 반짝이는, 단단하고 고유한 백수린의 소설세계가 탄생했음을 알기에 그의 첫 소설집을 다시 만나는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출판사 책 소개

빛의 소설가 백수린, 그 눈부신 첫 소설집

“두 손 가득 귀중히 떠서 건네는 처음의 새하얀 마음”
_‘개정판 작가의 말’에서


“폭설처럼 쏟아져내리는 눈부신 빛”(『참담한 빛』) “나의 작은 세계를 벗어나는 이들의 눈부신 궤적”(『여름의 빌라』) 그리고 “눈부시게 서툴렀던 시절에 바치는” 장편소설 『눈부신 안부』에 이르기까지, 발표하는 작품마다 섬세하고 우아하게 반짝이는 언어로 ‘눈부시다’ ‘찬란하다’는 감상을 이끌어내며 어느덧 ‘빛의 소설가’로 자리매김한 작가 백수린의 첫번째 소설집 『폴링 인 폴』을 출간 십 주년을 맞이하여 새롭게 선보인다. 등단 당시 한국문학의 거목과도 같은 김윤식 문학평론가로부터 “물건 되겠다 싶데”라는 촌평을 받으며 한국문학을 새롭게 비출 작가의 탄생을 기대하게끔 했던 백수린은 그후 삼 년 만에 출간한 첫 소설집으로 신인작가로서는 드물게 안정적인 보조와 감각을 갖췄으며 자신만의 고유한 소설세계를 갖추고 있는 듯하다는 찬평을 받은 바 있다. 그후로 십 년의 시간 동안 작가는 두 권의 소설집과 한 권의 중편소설, 한 권의 장편소설을 더 펴내며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문지문학상, 김승옥문학상 우수상, 젊은작가상 등 유수의 상을 받아왔다.
그런 작가가 “이 책으로 내 글을 처음 접하게 될 새로운 독자들과 이미 나의 책들을 읽어온 오랜 독자들에게 내가 두 손 가득 귀중히 떠서 건네는 그 처음의 새하얀 마음”이라고 소개한 이번 개정판에는 “단면이 거칠고 부서질 듯 가벼운 첫 눈송이” 같았던 작가의 “소설을 향한 가장 깨끗하고 순정했던 마음”(‘개정판 작가의 말’)이 가득 담겨 있다. 그 눈송이들이 모이고 쌓여 이토록 찬란하게 반짝이는, 단단하고 고유한 백수린의 소설세계가 탄생했음을 알기에 그의 첫 소설집을 다시 만나는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새로운 표지와 판형으로 재탄생한 이번 개정판은 전 작품을 세심히 손보고 차례를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초판에 해설을 실었던 서영채 문학평론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백수린 소설세계가 지나온 궤적을 톺아볼 수 있게끔 했다. 또한 사은품으로 『폴링 인 폴』 초판에도 실리지 않았던, 작가의 ‘진짜’ 첫 소설이라 할 만한 습작품 「셀로판 나비」가 담긴 한정판 소책자를 제공한다. 이처럼 이번 개정판만을 위해 준비된 다양한 요소들은 기존에 『폴링 인 폴』 초판을 읽었던 독자들에게도 새로운 선물로 다가갈 것이다.

수없는 오해와 덧없는 이해 사이,
희미한 언어와 선명한 침묵 사이를 가로지르는
백수린의 섬세하고 유연한 빛줄기


백수린의 등단작이자 개정판의 문을 여는 「거짓말 연습」은 “말 그리고 소통 부재의 현실에 대한 질문이라고 할, 자못 의미심장한 주제를 이만큼 차분하고 설득력 있게 그려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소설가 박범신 임철우, 2011년 경향신춘문예 심사위원)라는 심사평을 받으며 훗날의 백수린이 갖추게 될 확고한 주제 의식과 탄탄한 필력을 가늠하게끔 한, 백수린 소설세계의 원형과도 같은 작품이다. 작중에서 모종의 아픔을 겪고 이국으로 도망치듯 떠나온 화자는 말이 통하지 않는 그곳에서 고요함과 더불어 쓸쓸함을 느낀다. 허름한 진실보다 그럴싸한 거짓을 말하는 것이 편리하다고 생각하던 그는 모국에서도 불가능했던 투명한 소통의 가능성을 회의하며 침묵하지만, 어떠한 순간들 앞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입을 떼고 말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자신을 위해 준비된 달고 부드러운 케이크의 맛과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아름다운 풍경, 완전히 이해할 수 없더라도 이해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눈빛과 “다만 우리가 끊임없이 서로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는 사실을 마주했을 때다.

우리가 하는 말이 참인지 거짓인지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이곳에 진실한 것이 하나라도 존재했다면 그것은 다만 우리가 끊임없이 서로에게 말을 건네고 있는 행위, 그것뿐이었을 것이다.
(…) 라디오 진행자는 빠르고 단정적인 어조로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런 것과 상관없이 식당에 자리잡은 사람들은 높낮이가 각기 다른 억양과 발음으로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이야기했다. 한발, 대화 밖으로 떨어져나와 그것을 듣다보니 그들의 대화는 성당에서 들었던 성가곡의 가락처럼 들렸다. 창밖은 완연한 여름이었다. 나는 눈을 감고, 그 곡조의 결을 가만가만 짚어보았다. 그리고 그 곡조가 익숙해졌을 때, 고요하게 울리는 그 합창곡에 끼어들기 위해서 나는 굳게 닫고 있던 입술을 살짝 떼었다.(31~33쪽)

이어지는 표제작 「폴링 인 폴」에서 한국어 강사인 ‘나’에게는 과외 시간마다 찾아오는 수강생 ‘폴’이 있다. 재미 교포인 그는 서툰 한국어로 아버지와의 갈등에 대해, 자신이 짝사랑하는 일본인 학생 ‘유리코’에 대해, 그리고 아버지와 유리코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한다. 유리코를 사랑한다는 폴에게 “서로 말도 통하지 않는데 어떻게 사랑을 해?”(43쪽) 묻던 ‘나’는 폴의 이야기들을 듣는 동안 어느새 “단정한 문장들의 세계를 흩어놓는 빗방울처럼”(45쪽) 다가온 폴에게 빠져들고, 그간 모국어를 통해 “한 번도 그럴듯하게 명명된 적이 없는 초라한”(65쪽) ‘나’의 사랑은 폴의 낯설고도 불완전한 언어를 경유하고서야 비로소 ‘폴링 인 폴’이라 명명된다.

내가 온전히 발음할 수 없고, 폴의 부모도 온전히 발음할 수 없을 그 이름, Junchan. 그라는 사람은 준찬과 Junchan 사이의 어딘가에 존재할 것이었다. 나는 이번엔 폴의 발음을 교정해주지 않았다. 비록 내가 그의 이름을 그가 발음하는 대로 부를 수 없더라도 이것이 내가 그를 사랑하는 방식이라고 나는 믿었으므로.(66쪽)

그 밖에도 소설집에는 어느 날 자신이 ‘감자’라고 알고 있는 동물을 사람들은 ‘개’라고 부른다는 것을 깨달은 이의 혼란을 그려낸 「감자의 실종」, 사고로 온전한 언어 대신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의 파편만을 내뱉게 된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의 이야기 「꽃 피는 밤이 오면」 등 우리가 자연스레 향유했던 언어가 우리를 떠나가고 집어삼킬 때 겪는 혼란을 담아낸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이처럼 나의 믿음이 나를 배반하고 나의 언어가 나를 증명해 보일 수 없을 때, 부드럽게 나를 감싸안고 유유히 흐르던 물이 어느 순간 삶을 뒤흔드는 파도가 되어 돌아올 때 백수린의 화자들이 택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다시 한번 ‘말’, 침묵의 대립항으로서의 말이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그럼에도 이해해보고자 받아 적고(「꽃 피는 밤이 오면」), 참이든 거짓이든 완전하든 불완전하든 끊임없이 말을 건네고(「거짓말 연습」), “그의 이름을 그가 발음하는 대로 부를 수 없더라도” 그저 불러보는 것(「폴링 인 폴」). 그렇게 소통에의 시도를 멈추지 않을 때 모국어와 외국어, 진실과 거짓, 이해와 오해의 이분법을 가르는 잣대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그 순간 우리가 이미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할 수 없는 상태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언어의 가능성은 그에 이르러 탄생한다.
그러므로 백수린의 화자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저 멀리에서 찬란한 빛이 쏟아지고 있”다고, “그것이 어디로 인도할지는 모르지만, 빛인 까닭에”(「꽃 피는 밤이 오면」, 265쪽) 괜찮을 것임을 알 수 있다고. 그 단단한 믿음의 언어로 백수린은 우리를 다시 한번 데려간다. 더 먼 곳으로, 빛이 드는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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