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샛별야학

최하나 지음 | 나무옆의자 펴냄

반짝반짝 샛별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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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4.3.5

페이지

248쪽

상세 정보

평균 나이 65세. 가난해서 혹은 예기치 못한 사정 때문에 학업을 중단해야 했던 할머니들의 유쾌 호쾌한 학교생활기를 그린 소설이다. 결핍과 열망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온 최하나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전작이 부에 대한 결핍과 열망이라면 『반짝반짝 샛별야학』은 끝마치지 못한 학업에 대한 열망이다.

올해 68세인 행자 할머니는 가난 때문에 국민학교를 그만두었다. 그 후 온갖 허드렛일, 시다, 행상, 도매상 등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평생 일을 짊어지고 살았다. 다행히 운이 따라주어 노후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하지만 끝마치지 못한 학업은 천추의 한으로 남았다. 애써 누르고 눌러온 한에 매번 기름을 붓는 것이 바로 아버지다.

명절 때마다 가족들 다 모인 자리에서 배우지 못하면 쌍놈이나 다름없다고 어깃장을 놓는 것. 친구들이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다니는 동안 시장통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그 뒷모습을 눈으로만 좇았던 행자 할머니에게 ‘못 배운 놈’ 소리는 비수처럼 박혔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커질수록 학업을 향한 열망 또한 커져간다. 그러던 어느 날, 길가에서 발견한 전단 한 장이 행자 할머니를 새로운 시간의 문으로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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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일

@chaniling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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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나이 65세, 샛별야학 중학 1반.
가난으로 인해 국민학교조차 졸업하지 못하고 공장에서 일을 해야 했던 행자 할머니를 중심으로, 못 배운 게 한이 된 할머니들이 모인다.

나무옆의자 출판사, 최하나 작가님의 장편소설
『반짝반짝 샛별야학』이다.


📖
"행자 할머니는 이 기묘한 감정을 언제 마지막으로 느꼈는지를 가만히 떠올렸다. 첫 집 장만 첫 출산 등이 스쳐 갔지만, 절대 똑같지 않았다. 그러다가 소풍이라는 두 글자에 생각이 가닿았다. 마지막 반 소풍날, 학교 근처 뒷산에 돗자리를 펴고 아이들과 싸 온 김밥을 우유와 함께 먹으며 희희낙락하던 때. (...) 행자 할머니의 입가로 다시금 미소가 번졌다." _p.17

두근거림에 밤잠 지새운 행자 할머니는
오르기에 결코 쉽지 않은 언덕길을 지나
그 길 끝에 있는 한 건물의 3층,
호락호락하지 않은 길을 걸어 샛별야학에 도착한다.

김행자, 박시옷, 박선녀, 석순자.
네 할머니를 중심으로 그들의 '삶'이 펼쳐진다.

책을 읽는 내내 소극장 연극이 떠올랐다. 샛별야학을 주무대로 한 편의 연극을 뚝딱 만들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
책을 읽는 동안 야학 교장으로 활동했던 대학교 선배가 계속 떠올랐다.

대학생들이 자원봉사 식으로 운영하는 야학이었고,
당시 지리교육과 학생이던 그 선배는 밤마다 야학에서 어르신들을 가르쳤다.

딱 한 번, 그 선배를 따라 방문했던 야학의
그 생소한 풍경이, 어르신들의 열정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
배우지 못한 것에 대한 한, 갈망.
나의 어머니와도 멀지 않은 이야기 같았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내 어머니의 나이는 이제 어디서 아줌마보다는 할머니에 많이 가까워져있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어머니에게도 이런 열망이, 열정이 있을까.
무언가를 더 배우고 싶어 할까.
생각에 잠기는 저녁이다.

반짝반짝 샛별야학

최하나 지음
나무옆의자 펴냄

읽고있어요
7개월 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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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

@infofo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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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샛별야학

최하나 지음
나무옆의자 펴냄

읽었어요
8개월 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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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

@infoforus

  • 다나님의 반짝반짝 샛별야학 게시물 이미지
[나무옆의자 책 서평] '반짝반짝 샛별야학' 마음 따뜻해지는 힐링 소설

이번 책은 반짝반짝 샛별야학이라는 서적인데요. 어린 시절에 못 배운 게 한이 된 할머니들이 학교를 가는 내용을 다룬 책입니다.

사실 이 책은 일러스트만 봐도 너무 따뜻한 감성이 느껴져서, 사실 어서 빨리 책이 도착하길 고대했답니다. 총 페이지는 246페이지로 짧은 편이에요.

그래서 금방 읽을 수 있답니다.

먼저 목차는 프롤로그부터 시작해서 작가의 말까지 차례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주인공은 행자 할머니입니다. 행자 할머니는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할머니가 아닐까 싶습니다. 인품도 매우 좋으시고, 단호할 땐 또 단호한 분이랍니다. 너무 매력적인 분! 모두가 사랑할 만한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등장인물 ]
> 김행장 할머니 : 이야기의 주인공과 같은 분이에요. 어린 시절 육성회비 사건으로 학교를 뛰쳐나와 일을 하며 보내다 평생 못 배운 게 한이 되어 샛별야학에 입학하게 됩니다.

> 4명의 할머니
- 박시옷 : 특유의 콧소리와, 애교 섞인 말투가 특징인 할머니로 등산, 사진 등 취미가 많은 할머니에요. 말투에서 ~요오. ~니다아.라는 매력적인 분이랍니다.
- 박선녀 : 세탁소하는 할머니로 처음에 빌런으로 싸움닭의 역할을 하시는 분이에요. 그런데 나중에는 행자 할머니의 무리에 어우러진답니다. 특유의 할 말 못 할 말 안 가리는 성질이 개성적인 분이에요.
- 석순자 : 음식을 잘해서 나중에는 행자 할머니의 도움으로 반찬가게까지 차리는 분이에요. 선녀 할머니와 싸우면서 투닥거리는 모습이 재미있는 분이랍니다.
- 엄필숙 : 가진 게 돈뿐이라고 자기소개하는 모습에 처음에는 꽤 유쾌해 보였으나, 나중엔 말도 못 할 빌런이랍니다. 어휴.. 다 늙어서 이런 사람은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샛별야학 교수진
- 교수부장 : 샛별야학의 창립 멤버이자 30년 가까이 교단을 지켜온 사람입니다.
- 정승지 : 국어선생님으로 샛별야학에 처음으로 봉사를 맡게 됩니다. 처음에 선녀로 인해 마음고생을 꽤나 하지만 행자 할머니를 통해 위로를 받기도 하는 젊은 여선생이에요.
- 채란 : 영어선생님으로 꽤 유쾌하면서도 열정이 넘치는 선생님입니다. 수업을 재미있게 하는 편이에요.

> 행자 할머니 가족 구성원
- 웅이 : 문제의 아들입니다. 대기업 차장이면서도 아직까지도 엄마에게 손을 벌리고 있는 철없는 자식입니다. 맞벌이 부부로 딸 효영이를 계속 맡기고 싶어 합니다. 진짜 옆에 있었더라면 머리를 쥐어박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면서도 어쩐지 요즘의 자식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은 인물입니다. 저도 반성하게 만드는 인물이랍니다.
- 아버지 : 아흔이 다 되어가는 나이이며,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성미도 급한 것이 특징이랍니다.


[ 줄거리 ]
처음 프롤로그는 학 학생이 스터디 카페에 가는 장면부터 시작합니다. 스터디 카페에 주인인 줄 알았던 사람은 알고 보니 공부하러 온 행자 할머니였습니다. 그리고 입학 첫날로 다시 돌아가게 되어 시간의 흐름으로 사건이 진행됩니다. 입학 전 설레는 마음이 엿보이기도 했고, 철없는 아들놈이 우는소리를 하며 되지도 않는 걱정으로 학교 가지 말라고 애원하기도 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수업 첫날 자기소개를 하는 등 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곳곳에 숨겨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젊은 여선생인 승지는 나이가 지긋한 분들로 인해 봉사를 힘들어하는데요. 그런 그녀를 행자가 앞에서도 뒤에서도 묵묵히 그녀만의 방식으로 도와주게 됩니다.

특히, 아래의 말이 너무 감동적이었고, 어쩐지 승지가 아닌 저에게도 위로를 주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어릴 때는 큰 소리만 들려도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 같잖아요?...산전수전 다 겪은 우리 같은 노인네들한테는 별일 아닌 것도 젊은이들한테는 아니지.”

어찌 되었든 여차저차 승지도 점점 샛별야학이 익숙해집니다. 그리고 뭐 무탈히 지나가는 것 같았으나, 문제의 사건이 또 발생하게 됩니다. 현장학습을 가게 된 것입니다. 물론 소풍으로 어르신들은 들떠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추후의 빌런이 여기서 탄생하게 되는데요. 엄필숙 할머니가 다른 사람들과 트러블이 발생된 것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그냥 재미의 한 소재로 일단락이 되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철없는 아들이 등장합니다. 자기도 야근하고 아내도 야근해서 딸을 저녁에 봐줄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 오늘 좀 봐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한 번이 두 번 되고 두 번이 세 번 되게 되죠? 불안한 마음에 처음부터 안 하려고 했으나 결국 그녀는 학교를 빼먹고 손녀에게 달려갑니다. 그런데... 이틀 뒤에 또 문제아들이 봐달라고 합니다. 그러다 손녀가 다치게 됩니다. 이로 인해 행자는 죄책감을 얻게 되는데, 충격받았을 엄마는 생각지 않고 아들은 자기 딸만 걱정합니다. 그것 하나 제대로 못 봐주냐며...
결국, 그녀는 아들과 담판을 짓게 됩니다. 하지만 이 아들은 끝에 가서도 또다시 그녀의 속을 썩이게 됩니다.

그런 와중에 샛별야학의 존폐 위기가 닥치게 됩니다. 이는 빌런의 엄씨 할머니 때문인데요. 그렇게 학교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하게 되고, 아들놈의 또다시 손녀를 봐달라는 상황이 이어지게 되지만, 가만히 눈뜨고 당할 행자 할머니는 아니죠! 그녀는 자신의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까지 하여 학교를 지키고, 손녀도 볼 수 있도록 협상을 합니다. 정말 멋진 할머니입니다.

그리고 행자 할머니는 결국 2년 동안 노력한 결과 우수한 학생으로 졸업을 하게 되는데요. 그녀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가족 모두와 할머니들이 함께 그녀의 졸업을 축하해 주는 모습이 마음이 다시금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감상평 ]
많은 이들은 학교를 그저 앞으로 삶의 발판으로 여기기에 다니기도 합니다. 공부도 마찬가지죠. 앞으로 더 나은 직업, 더 높은 연봉을 위해 공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더라도 학교 졸업 하나의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습니다. 칠순이 가까운 나이에 학교를 나오면 뭐 하냐고 할 수 있겠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루고 싶은 꿈이 있고, 목표가 다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이에게는 100억을 평생 모으는 것, 어떤 이는 건물주가 되는 것처럼 누군가에게는 학교의 졸업이 꿈이 될 수가 있습니다. 특히나 어린 시절 가난한 어린 시절 환경으로 학업을 마치지 못한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 중에는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가슴 한편에 못다 이룬 꿈이 있다면 한 번뿐인 인생, 남들이 뭐라 하든 자신의 인생을 나가는 것이야말로 멋진 인생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을 받으면서 다시금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게 해주신 나무옆의자 담당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마음 따뜻해지고 싶은 책을 읽고 싶다면 가볍게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https://blog.naver.com/infoforus/223393654835

위에는 서평한 sns 블로그입니다.

반짝반짝 샛별야학

최하나 지음
나무옆의자 펴냄

8개월 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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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평균 나이 65세. 가난해서 혹은 예기치 못한 사정 때문에 학업을 중단해야 했던 할머니들의 유쾌 호쾌한 학교생활기를 그린 소설이다. 결핍과 열망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온 최하나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전작이 부에 대한 결핍과 열망이라면 『반짝반짝 샛별야학』은 끝마치지 못한 학업에 대한 열망이다.

올해 68세인 행자 할머니는 가난 때문에 국민학교를 그만두었다. 그 후 온갖 허드렛일, 시다, 행상, 도매상 등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평생 일을 짊어지고 살았다. 다행히 운이 따라주어 노후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하지만 끝마치지 못한 학업은 천추의 한으로 남았다. 애써 누르고 눌러온 한에 매번 기름을 붓는 것이 바로 아버지다.

명절 때마다 가족들 다 모인 자리에서 배우지 못하면 쌍놈이나 다름없다고 어깃장을 놓는 것. 친구들이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다니는 동안 시장통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그 뒷모습을 눈으로만 좇았던 행자 할머니에게 ‘못 배운 놈’ 소리는 비수처럼 박혔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커질수록 학업을 향한 열망 또한 커져간다. 그러던 어느 날, 길가에서 발견한 전단 한 장이 행자 할머니를 새로운 시간의 문으로 인도한다.

출판사 책 소개

샛별야학 중학 1반에는 세상 누구보다 반짝거리는 할머니들이 있다!
평균 나이 65세, 마음만은 15세
못 배운 게 한이 된 그녀들의 슬기로운 중학생활

모여라 샛별야학으로! 다시 꿈꾸는 학교생활


평균 나이 65세. 가난해서 혹은 예기치 못한 사정 때문에 학업을 중단해야 했던 할머니들의 유쾌 호쾌한 학교생활기를 그린 소설 『반짝반짝 샛별야학』이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결핍과 열망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온 최하나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전작이 부에 대한 결핍과 열망이라면 『반짝반짝 샛별야학』은 끝마치지 못한 학업에 대한 열망이다.
올해 68세인 행자 할머니는 가난 때문에 국민학교를 그만두었다. 그 후 온갖 허드렛일, 시다, 행상, 도매상 등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평생 일을 짊어지고 살았다. 다행히 운이 따라주어 노후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하지만 끝마치지 못한 학업은 천추의 한으로 남았다. 애써 누르고 눌러온 한에 매번 기름을 붓는 것이 바로 아버지다. 명절 때마다 가족들 다 모인 자리에서 배우지 못하면 쌍놈이나 다름없다고 어깃장을 놓는 것. 친구들이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다니는 동안 시장통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그 뒷모습을 눈으로만 좇았던 행자 할머니에게 ‘못 배운 놈’ 소리는 비수처럼 박혔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커질수록 학업을 향한 열망 또한 커져간다. 그러던 어느 날, 길가에서 발견한 전단 한 장이 행자 할머니를 새로운 시간의 문으로 인도한다.

샛별야학 신입생 모집!
미뤄왔던 졸업의 꿈을 이루세요. 훌륭한 강사진이 도와드리겠습니다.
남녀노소 대환영!! (14쪽)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다. 행자 할머니는 과감하게 그 문을 열었고, 어느 가을날 그토록 원하던 중학생이 되었다.

쌈닭 같은 학우들, 그들을 아우르는 행자 할머니

과감하게 새로운 시간의 문을 열고 뛰어들었지만 학교생활은 위태롭기만 하다. 순탄하지만은 않은 삶을 살아온 학우들이다. 각자의 사정으로 험난한 인생을 헤쳐온 이들답게 걸핏하면 싸우고 툭하면 교실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든다. 나이 어린 새내기 교사는 그들을 다스리기는커녕 오히려 먹잇감이 되기 일쑤다. 쌈닭들을 진정시키고 번번이 파국을 막는 것은 행자 할머니다. 어린 선생님에게는 위로를 주고, 함께 공부하는 벗들은 공평함과 따뜻함으로 감싸 안는 행자 할머니의 말은 어느덧 흥분한 마음들을 가라앉히는 진정제 역할을 한다. 행자 할머니가 기꺼이 그런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 함께 공부하는 그 시간이, 벗들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50여 년간 유예해두었던 꿈을 마침내 이루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런 행자 할머니의 노력 덕분에 학우들은 점점 서로에게 스며들고 종내는 친자매보다 더 끈끈한 사이가 된다. 특히 행자 할머니를 비롯해 순자, 선녀, 시옷으로 이루어진 할머니 4인방은 남들보다 일찍 등교해 함께 도시락을 나눠 먹고 공부하며 졸업의 꿈을 키운다.

“엄마! 어머니! 엄니!”
결코 평탄하지 않은 졸업의 길


시작부터 그랬다. 등교 첫날, 아들이 전화를 해서는 온갖 이유를 대며 행자 할머니의 학업을 만류했다. 그러나 한번 결심한 일은 결코 무르는 일이 없는 행자 할머니였다. 소란스럽던 교실 분위기도 차츰 안정을 찾아가고 낯설고 어색했던 선생님, 벗들과도 서로의 가정사를 챙기며 돌봐주는 사이로까지 발전했다. 간절히 다시 한번 원했던 소풍의 꿈도 이뤘다. 생애 처음으로 배우는 영어는 수업 시간을 기다릴 만큼 재미나기만 했다. 길을 걷다가도 파닉스 시간에 공부한 영상 리듬이 떠오르면 저도 모르게 몸이 들썩거렸다. 세상에 이것보다 더 신나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학우들과 의기투합해 졸업을 향해 질주하던 행자 할머니에게 제동이 걸린다. 불안이 현실로 다가온 순간이다. 맞벌이 부부인 아들은 손녀를 돌봐달라는 이유로 툭하면 행자 할머니에게 도움을 청하고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행자 할머니는 그 청을 거절하지 못한다. 아들은 매번 ‘한 번만’을 외치지만 행자 할머니는 알고 있다. 한 번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그리고 예상대로 그 한 번이 반복된다, 어느 날 행자 할머니가 영어 단어 외우기에 몰두한 사이 손녀가 달려오는 차 앞에서 넘어져 다치기 전까지는. 손녀의 상처는 깊지 않았으나 그 사건은 행자 할머니의 마음에 자책감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더불어 깨달음도 함께. 자신이 얼마나 친구들과 교실에 모여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고 함께 공부하는 시간을 간절히 원하는지를. 손녀의 손을 놓치는 것도 알지 못할 만큼 자신이 얼마나 샛별야학 교실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지를. 이제는 결심을 해야 할 때다. 벌써 칠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행자 할머니에게 용기를 북돋는다. 아들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술자리를 함께한 뒤 행자 할머니가 선언하듯 말한다.

“내 마음의 순위는 바뀜이 없어. 항상 너희가 최우선이야. 하지만 너의 엄마이자 효영이의 할머니이기 전에 나라는 사람으로 살았던 때가 있었고 그때, 마치지 못한 숙제 같은 게 있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니 아부지랑 같이 어떻게든 너네 먹여 살리려고 오랫동안 그냥 둔 숙제인데 그걸 이제는 해야 할 것 같아. 엄마도 벌써 칠순이잖아. 더 늦으면 살아생전에 못 할 거야. 그래서 말인데, 엄마는 학교 졸업할 때까지 효영이를 봐줄 수 없을 것 같아. 그 문제는 너랑 혜인이가 상의해서 도우미를 들이든지 아니면 학원을 더 보내든지 했으면 한다. 내 말이 다소 야박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정말 진심으로 하는 이야기야.” (148~149쪽)

기억 저편으로 밀려난 듯 보였던 ‘야학’이란 소재를 2024년에 다시 꺼내 든 이유

소설은 행자 할머니를 중심으로 한 할머니 4인방의 유쾌 호쾌한 학교생활기를 그리고 있다. 왜 하필 다시 야학일까. 야학을 소재로 한 소설은 1980년대 이후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최하나 작가는, 나이는 많지만 마음만은 청춘인 어르신들이 다시 학교에 간다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고 말한다. 그 궁금증은 먹고살기 바빠서 정규교육을 받는 것조차 사치였던 시대를 어떻게든 버티며 살아온 윗세대에 대한 존경심에서 비롯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각박한 시대를 살아온 세대답게, 혹은 사랑을 표현하는 것을 민망해하던 1970년대에 청춘을 보낸 이들답게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속내 표현에는 서툴고 언뜻 거칠고 사나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게 진심이 아니라는 것은 소설 곳곳에서 드러난다. 그들은 모두 ‘척’하고 있다. 행자 할머니는 아닌 ‘척’하며 어린 교사와 학우들을 돕고, 순자와 선녀는 짐짓 서로를 싫어하는 ‘척’하고 싸우는 ‘척’한다. 괜찮은 ‘척’하지만 실상은 괜찮지 않고, 모르는 ‘척’하지만 사실은 서로의 속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이해한다. 이 ‘척’이 소설에 웃음과 반전의 재미를 주고 생동감과 활력을 불어넣는다. 때로는 더 큰 감동까지.
그래서, ‘척’의 달인인 이 할머니들은 꿈에 그리던 졸업장을 무사히 손에 쥐었을까. 어쩌면 소설의 진정한 시작은 지금부터일지도 모른다. 진짜 위기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으니까. 온갖 편법을 동원해 샛별야학을 벼랑으로 내모는 빌런의 등장과 함께 행자 할머니의 눈부신 활약이 이제부터 시작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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