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서동욱 지음 | 김영사 펴냄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삶을 쓰다듬는 위안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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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4.1.12

페이지

3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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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세주의 사상가 쇼펜하우어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생을 향한 그의 적나라한 응시가 ‘욕망을 내려놓고 살아가는 힘’을 주어서일 것이다. 그러나 욕망이 사라진 자리를 그대로 비워놔도 괜찮을까. 시간도 방법도 없다는 이유로 더 나은 삶에 대한 생각을 이대로 멈춰도 될까.

국내 최고의 들뢰즈 사상 연구자이자 시인과 평론가로 활동해온 서강대학교 철학과 서동욱 교수가 7년 만에 출간한 에세이. 연결될수록 고립되는 세계, 버틸수록 소진되는 일상에 던지는 철학의 위로는 “삶에서 어디에 햇살이 깃들고 어디에 반가운 여름비가 오는지” 찾아준다. 우리는 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모든 변화의 출발점이 되는 생각, 날씨를 선물해주는 생각의 힘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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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hyo

@limhyo

‘누군가에게 날씨를 선물로 주는 일기예보 스크립트를 써내려갈 수 있을까? 일기예보는 날씨를 알려줄 뿐 아니라, 이미 파산한 이를 위로하며 구제책을 조언하듯 옷을 따뜻하게 입어라, 우산를 잊지 말고 출근하라 말한다. 그런 스크립트를 작성하고 싶어 이 책을 썼다. 이는 그야말로 비와 바람과 햇살과 추위와 더위가 넘쳐나는, 울고 괴로워하며 웃고 또 씁쓸해하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위에 글은 프롤로그의 문장 중 일부이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를 너무나 잘 보여주는,
우리가 잠깐 멈춰 생각할 시간을 가지고
철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선물같은 글이었다.

언젠가 우리는 허무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럴때마다 꺼내볼 수 있는 일기예보 스크립트를 갖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읽고 생각하고 또 읽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서동욱 지음
김영사 펴냄

읽었어요
1일 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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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jin

@kwonsoonjin

‘자기'를 잃어버리며 결단 내리지 않는 자는 거기에서 '자기의 시간을 잃는다.' 그러므로 그에게 맞는 전형적인 말은 '시간이 없다'이다." 자기를 시간 속에서 잃어버린 자, 시간의 맷돌에서 갈리며 비지가 되는 자는 늘 바쁘다며 허덕인다. 시간의 소유자가 아니므로 당연히 그에겐 시간이 없다. 시간 속에서 미아가 된 자는 시간을 보내기 힘들다. 그는 아무리 노력해도 열리지 않는 문 앞에서 전전긍긍하듯 시간에게 고문당한다.
반면 시간을 잃지 않은 자, 오히려 시간을 돈다발처럼 소유 한 자, 바로 시간의 '갑'은 원하는 만큼 느려도 상관없다. 오히려 시간이 예, 예 하면서 충실한 하인처럼 그와 발을 맞춘다.
시간을 소유한 자만이 원하는 속도로 시간의 페달을 밟으며 풍경을 즐기듯 '느릴' 수 있다. 그는 세상살이에 흡수되어 사 라져버린 자가 아니라 원하는 만큼 천천히 세상을 즐길 수 있는 자이다.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 다시 말해 삶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느림의 가치이다.

〰️

그렇다면 느리게 실존하는 일은 가장 중요한 정치적 문제 아닐까? 철학자 랑시에르가 플라톤을 인용하며 자주 이야기하듯, 노동자들은 생업 때문에 바빠서 정치에 참여할 시간이 없다. 정치에 참여할 수 없도록 시간표가 그들을 가두어두는 까닭이다. 똑같은 이유에서 그들은 즐거울 틈이 없다. 귀중한 것들을 느리게 음미해볼 틈이 없도록 시간이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치적 싸움이란 느려질 권리를 얻는 문제이다. 시간이 느려지지 않는다면, 삶은 그저 노동을 거쳐 사망으로 가는 쾌속 열차일 것이다.

p246-251 느려질 권리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서동욱 지음
김영사 펴냄

읽고있어요
6일 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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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jin

@kwonsoonjin

챗GPT는 인간이 던지는 질문에 창의적으로 보이는 답을 내놓는다. 그의 답은 자신을 창조한 개발자, 즉 인간 주체의 이성과 의도와 통제를 벗어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기계는
'자율적'이다. 요컨대 기계이자 대상인 동시에 '자기의식이 없는데도 주체인 것이다.

〰️

새로운 기계만 나오면 인간 주체는 주체와 대상을 가르는 이분법, 그리고 주체로서 자신의 지위를 잃어버릴까 걱정하는 '터미네이터 콤플렉스'에 시달린다. 챗GPT의 대답을 듣고 깜짝 놀라 윤리 규정을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누가 도덕적 판단의 기준일 수 있을까? 오히려 정의의 이름으로 챗GPT의 언론자유를 편드는 사람도 나오지 않겠는가?
우리는 인간 주체와 지배 대상의 구분, 원본과 복사물의 구분 등과는 멀어진 새로운 지식 환경에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p166-168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서동욱 지음
김영사 펴냄

읽고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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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세주의 사상가 쇼펜하우어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생을 향한 그의 적나라한 응시가 ‘욕망을 내려놓고 살아가는 힘’을 주어서일 것이다. 그러나 욕망이 사라진 자리를 그대로 비워놔도 괜찮을까. 시간도 방법도 없다는 이유로 더 나은 삶에 대한 생각을 이대로 멈춰도 될까.

국내 최고의 들뢰즈 사상 연구자이자 시인과 평론가로 활동해온 서강대학교 철학과 서동욱 교수가 7년 만에 출간한 에세이. 연결될수록 고립되는 세계, 버틸수록 소진되는 일상에 던지는 철학의 위로는 “삶에서 어디에 햇살이 깃들고 어디에 반가운 여름비가 오는지” 찾아준다. 우리는 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모든 변화의 출발점이 되는 생각, 날씨를 선물해주는 생각의 힘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출판사 책 소개

“당신은 폭우로부터 가뭄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오늘의 기분과 내일의 세계를 바꾸는 힘에 관한 이야기

《생활의 사상》 이후 7년, 철학자 서동욱 교수의 신작 에세이!


염세주의 사상가 쇼펜하우어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생을 향한 그의 적나라한 응시가 ‘욕망을 내려놓고 살아가는 힘’을 주어서일 것이다. 그러나 욕망이 사라진 자리를 그대로 비워놔도 괜찮을까. 시간도 방법도 없다는 이유로 더 나은 삶에 대한 생각을 이대로 멈춰도 될까.
국내 최고의 들뢰즈 사상 연구자이자 시인과 평론가로 활동해온 서강대학교 철학과 서동욱 교수가 7년 만에 출간한 에세이. 연결될수록 고립되는 세계, 버틸수록 소진되는 일상에 던지는 철학의 위로는 “삶에서 어디에 햇살이 깃들고 어디에 반가운 여름비가 오는지” 찾아준다. 우리는 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모든 변화의 출발점이 되는 생각, 날씨를 선물해주는 생각의 힘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과부하와 무기력을 오가는 현대인에게
마음의 날씨를 찾아주는 철학의 위로


“당신은 폭우로부터 가뭄을 만들어낼 능력이 있는가?” 날씨를 만든다는 착상이 철학사에 최초로 등장한 것은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가 던진 이 말도 안 되는 질문에서였다. 소진하듯 살아가는 매일이 당연한 삶, 남보다 빨리 정답을 얻고 싶어 조바심 내는 인생, 숫자로 매겨지는 성장에 다다르기 위해 소중한 것들을 하나둘 놓아버리는 현대인의 무기력한 초상을 직시한 철학자 서동욱은 이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내든다.
국내 최고의 들뢰즈(Gilles Deleuze) 사상 연구자이자 시인과 평론가로도 활동하며 ‘타자’ 문제에 깊이 천착해온 서강대학교 철학과 서동욱 교수는 이 책에서 ‘날씨를 찾아주는 생각’을 써내려간다. 철학, 문학, 미술부터 영화, 만화, 게임까지 온갖 영역이 풍성하게 교차되는 마흔 편의 글들이 익숙한 단어의 뒷면을 들추며 흐린 일상을 깨운다.
그의 글 속에서 익숙한 개념들은 낯설어진다. 익숙한 것에서는 무거움을, 무거운 것에서는 가벼움을 찾아내는 각각의 글은 인간이 성장하고 성숙하는 데 필요한 것들, 반복 속에서 필멸하는 삶을 마주하는 법, 평범한 일상에 보석처럼 숨겨진 위안, 우리가 예술에 위로받는 이유 등에 관한 통찰을 담고 있다. ‘모든 변화는 생각에서 시작된다’는 말의 힘을 보여주는 사유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달라진 머릿속의 날씨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삶을 예술로 만드는 ‘차이’의 힘
단단한 성장으로 이끄는 ‘타자’의 힘


서동욱 교수는 철학뿐 아니라 시와 평론 등을 통해 인간의 삶과 공동체를 지탱하는 타자 개념에 대해 깊이 탐구해왔다. 이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도 ‘차이’다. 이질성과 타자 등으로도 언급되는 이 단어는 서로 다른 주제의 여러 글을 가로지른다. 차이는 오랫동안 인류의 생존에 영향을 미쳐왔다. 전염병과 기후위기, 타자를 배척하는 극우 정치 등 오늘날 전 지구가 맞닥뜨린 문제들의 돌파구이기도 하다.
이 책에 따르면 ‘차이’는 삶을 보호한다. 차이를 통해 우리는 기준 없이 서로를 존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차이는 창조적 사고의 원천이다. 바로크 문화가 고대 그리스와 로마, 동방의 수많은 문물을 흡수해 다양한 창조물로 분화시킨 역사처럼 말이다. 이 책이 현대사회의 온갖 위기를 이야기하면서 차이, 즉 타자와 이질성을 대하는 태도를 끈질기게 들여다보는 이유다.
예를 들어 우리는 숙주로서 ‘기생충’을 불편해하지만, 이 책은 기생충이 숙주의 동일성을 흔들어 새로운 차원으로 이끈다는 점에 주목한다. 로마의 건국 신화부터 식민지 역사까지 아우르는 ‘바다’에 관한 세 편의 글 또한 타자가 열어주는 새로운 길로 수렴되는데, 이는 바다가 연결이 아닌 적대의 장소로 바뀐 오늘날 현실에 울림을 준다. 피타고라스 개, 니체의 말, 데리다의 고양이 등 ‘동물’을 사유했던 철학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이러한 타자의 범위는 인간에 국한되지 않는다.

남의 정답이 쓸모없는 시대
나의 질문을 던지는 법


마음의 날씨, 그리고 세계의 날씨를 바꾸는 방법으로 이 책은 ‘질문’의 힘도 강조한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는 컴퓨터가 750만 년의 연산 끝에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을 내놓지만, 누구도 이해하지 못한다.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답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해답이란 그 해답을 얻어낸 질문과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으며, 활짝 핀 꽃송이를 꺾어 가지듯 해답만을 똑 따낼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생각도 제대로 된 질문에서 나올 것이다.
인공지능에 대해서도 선망과 공포 한쪽으로 치우치기보다는 인공지능이 가치판단을 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인간이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본다. 모두가 주목하는 ‘인공’이라는 단어 대신 ‘지능’에 초점을 맞춰 질문했기에 나올 수 있는 생각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바보’와 ‘천재’도 비슷한 단어로 묶인다. ‘어떻게 창조하는가’의 관점에서는 둘 다 규칙을 뒤집는다는 공통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에 대한 열광은 각박한 일상에서 삶의 허무에 대한 인정이 차라리 힘을 주기 때문일 테지만, 이는 말 그대로 예방주사일 뿐이다. 우리가 더 나은 사람이 되거나 더 좋은 삶을 사는 방법은 알려주지 않는다. 그러니 이 책을 나침반 삼아 낯선 질문을 던져보면 어떨까. 그렇게 만든 생각이 우리 마음의 날씨를 바꾸고, 서로에게 날씨를 선물할 수 있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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