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황석희 지음 | 펴냄

번역: 황석희 (번역가의 영화적 일상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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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3.11.17

페이지

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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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서 ‘번역’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보게 되는 곳이 있다. 바로 영화관이다. 도서에도 번역은 존재하지만, 표기는 대체로 ‘옮김’이고 저자 이름의 옆 또는 하단에 적혀 있어 부러 찾아야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영화관에서 만나는 ‘번역’ 글자는 엔딩크레디트 중에서도 맨 마지막, 그것도 크레디트와 다른 위치에 대체로 큰 글자로 튀어나온다. 우리가 찾지 않아도 저절로 눈앞에 나타나는 거다. 물론 상영관 불이 켜질 때까지 자리를 지킨다면 말이다.

스크린 속 ‘번역’이란 글자 옆에 자연스럽게 떠올릴 이름 석 자가 있다면 ‘황석희’일 것이다. 그 이름이 뜨는 순간 좌석 곳곳에서 “역시 황석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번역가로서 잘 알려진 황석희가 이번엔 ‘작가 황석희’로, 관객이 아닌 독자를 찾아왔다. 우리에게 익숙한 문구인 ‘번역 황석희’라는 제목의 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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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언급한 게시물11

빈칸놀이터님의 프로필 이미지

빈칸놀이터

@blankplayground

p.259
페이스북에 접속하면 작년, 혹은 면천 전 오늘 올렸던 포스팅을 ‘내 추억 보기’라는 이름으로 띄워준다.

“마블 영화를 내가 작업하게 됐다. 계약 꾹”

p.260
그런데 거짓말처럼 저 포스팅을 올린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마블 영화를 번역하게 됐다. 2016년에 번역한 데드풀과 엑스맨: 아포칼립스. 1년 전 만우절 장난으로 올린 글이 현실이 됐다.

✏️
말하는 대로!
그렇게 생각하고 쓰고, 말하고 하면
정말 그대로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번역 황석희를 읽으며 번역가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았고, 깔끔한 글과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그다음 책도 기대해 본다.

Q. 이번 만우절에 무슨 소원을 빌어 볼 것인가?

번역

황석희 지음
달 펴냄

1주 전
0
차님님의 프로필 이미지

차님

@chanim

글을 참 재밌게 쓰는 번역가. 그의 글에 빨려들어가듯 푹 담겼다 나왔다. 직업에 대해, 관계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
p. 24
"아빠는 반성에 자존심 같은 거 없어.“

p. 30
실패하고 배우기를 반복하며 굳은살이 받이는 성실함.

p. 87
“성의 없는 대답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냥 어쩌다보니 됐어요.”

p. 101
자막은 영화 번역가가 사는 집이다.
그 작은 집에서 번역가를 내쫓아봐야 남는 건 온기 없이 텅 빈 집뿐이다.

p. 122
번역가의 개입과 틀을 깨는 시도의 적정선을 찾는 일은 이 일을 놓을 때까지도 해결하지 못할 것 같다. 시도해도 불편하고 그냥 둬도 불편하고. 무슨 성격이 이렇게 불편하게 생겨먹었는지 모르겠다.

p. 156
가끔은 누군가 아직 낭비할 시간이 있다고 말해주면 참 좋겠다.

p. 195
어떤 영화를 좋게, 혹은 좋지 않게 봤다면 내게 어떤 면이 좋았고 좋지 않았는지, 어떤 감상이 있었는지를 쓰면 된다. 남의 감상을 끌어와서 평가하는 건 영화평이 아니라 ‘타인의 영화평에 대한 평’이다.

p. 262
“저기 댓글 단 모든 사람의 소원이 기적처럼 하나도 빼지 않고 모두 이루어졌다.”

번역

황석희 지음
달 펴냄

2024년 2월 25일
0
새벽빛님의 프로필 이미지

새벽빛

@saebyeokbit

외국 문학작품을 읽다 보니 번역가의 마음이 궁금해졌다. 문장이 좋은 외국 소설을 원문으로 읽으면 얼마나 더 멋질까 해서 원문으로 된 책도 읽어 봤다. 그러다가 아이가 좋아하는 시리즈가 아직 번역본이 나오지 않았음을 핑계 삼아 직접 번역에 도전해 보았다.
직접 해 보니 만만치가 않다. 영어 문장은 뭐 이리 길이가 긴지, 그리고 따옴표마다 누가 말했고 물었는지 대사마다 언급돼 있고, 'he'나 ''she' 같은 인칭대명사도 그대로 매번 해석하자니 가독성이 영 떨어지는 이상한 글이 되는 것 같았다. 제대로 잘 해 보고 싶은 맘에 '번역'이라는 제목에 끌려 읽었다.
황석희가 누군지도 모르고 이 책을 읽었다.
이런, 황석희는 알아주는 영화들을 번역한 사람이었다. 글 아니고 영상을. 그리고 유명한데 나만 몰랐던 것 같아 괜히 부끄러웠다.

책엔 번역보다는 번역가로서의 일상에 관한 내용이 더 많았다. 원래 번역에 대해 궁금했던 부분은 답을 구할 수 없었지만 번역가라는 직업은 어떤 것인가 엿볼 수 있었다. 가벼운 일기 같은 화제로 시작하더니 점차 무거워져서 밑줄을 긋고 메모를 남기며 읽었다.

드라마 <런 온>일화가 인상 깊었다. 극 중 번역가 역할을 했던 신세경 대사에 이런 게 있었다고 한다.

"뭔가 부자 된 기분 들거든요. 내가 어떤 한 세계를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이해해서 세상에 알려주는 그 기분이... 손에 뭔가 가득 쥐고 있는 기분? 내가 뭘 되게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라 꼭 부자 된 기분이더라더요 "

이런 행복감이라면 세상 어떤 다른 일을 할 기회가 온다 해도 다 마다할 것 같다.

비록 혼자 하는 번역이긴 하지만 나도 번역이라는 걸 시작하면서 새로운 범주의 일이 생긴 것 같다.
'힘든데 해야 하는 일'과 '쉽고 하고 싶은 일'이라는 기존의 두 범주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새로운 범주의 일은 '힘들지만 꼭 하고 싶은 일'.

그 외에 오역, 맞춤법, 유행어, 비평 등등 번역 작업에 대한 글쓴이의 기준이나 철학에 대한 이야기들도 좋았고 아버지와의 일화들은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번역

황석희 지음
달 펴냄

읽었어요
2024년 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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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우리 삶에서 ‘번역’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보게 되는 곳이 있다. 바로 영화관이다. 도서에도 번역은 존재하지만, 표기는 대체로 ‘옮김’이고 저자 이름의 옆 또는 하단에 적혀 있어 부러 찾아야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영화관에서 만나는 ‘번역’ 글자는 엔딩크레디트 중에서도 맨 마지막, 그것도 크레디트와 다른 위치에 대체로 큰 글자로 튀어나온다. 우리가 찾지 않아도 저절로 눈앞에 나타나는 거다. 물론 상영관 불이 켜질 때까지 자리를 지킨다면 말이다.

스크린 속 ‘번역’이란 글자 옆에 자연스럽게 떠올릴 이름 석 자가 있다면 ‘황석희’일 것이다. 그 이름이 뜨는 순간 좌석 곳곳에서 “역시 황석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번역가로서 잘 알려진 황석희가 이번엔 ‘작가 황석희’로, 관객이 아닌 독자를 찾아왔다. 우리에게 익숙한 문구인 ‘번역 황석희’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판사 책 소개

“번역가는 대사에서 풍기는 뉘앙스를 판별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참 괜찮은 직업을 골랐다”
엔딩크레디트 속 ‘번역: 황석희’ 너머
자막 없이 보는 번역가의 일상 번역


우리 삶에서 ‘번역’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보게 되는 곳이 있다. 바로 영화관이다. 도서에도 번역은 존재하지만, 표기는 대체로 ‘옮김’이고 저자 이름의 옆 또는 하단에 적혀 있어 부러 찾아야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영화관에서 만나는 ‘번역’ 글자는 엔딩크레디트 중에서도 맨 마지막, 그것도 크레디트와 다른 위치에 대체로 큰 글자로 튀어나온다. 우리가 찾지 않아도 저절로 눈앞에 나타나는 거다. 물론 상영관 불이 켜질 때까지 자리를 지킨다면 말이다.
스크린 속 ‘번역’이란 글자 옆에 자연스럽게 떠올릴 이름 석 자가 있다면 ‘황석희’일 것이다. 그 이름이 뜨는 순간 좌석 곳곳에서 “역시 황석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번역가로서 잘 알려진 황석희가 이번엔 ‘작가 황석희’로, 관객이 아닌 독자를 찾아왔다. 우리에게 익숙한 문구인 ‘번역 황석희’라는 제목의 책으로.

『번역: 황석희』는 저자가 일과 일상에서 느낀 단상을 ‘자막 없이’ 편안하게 풀어쓴 에세이다. 한 줄에 열두 자라는 자막의 물리적 한계와 정역(定譯)해야 한다는 표현의 제한에서 벗어나 저자는 스크린 밖에서 마음껏 키보드를 두드렸고, 그 자유로운 글들은 SNS에도 올라왔던 몇몇 게시물들과 더불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졌다. <데드풀> <스파이더맨> <파친코> 등 다양한 작품에서 느꼈던 직업인으로서의 희노애락, 업계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 언중에 대한 생각과 내밀한 속마음까지. 그는 번역가답게 자기 앞의 일상을 누구나 받아들이기 쉬운 언어로 번역해냈다. 언어학도 번역학도 아닌 이 책의 제목이 『번역: 황석희』로 붙여진 이유 중 하나다.
저자가 해석한 일상은 우리 곁에도 존재한다. 그러니 그의 번역본을 보면 각자가 스스로의 삶을 어떻게 번역하며 살아왔는지, 오역과 의역이 남발하는 이 일상 번역이 서로 얼마나 닮아 있고 다른지를 발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익숙한 일상을 새로이 번역할 낯선 시선을 하나 얻어갈 것이다.

“늘 정역에 묶여 있는 저는 이렇게 일상을 부담 없이 번역해 세상에 내보인다는 게 묘한 일탈처럼 즐겁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이 책을 어떻게 번역하실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겠습니다.”

“사실 우리는 누구나 번역가거든요”
나의 일상을 잘 번역하려면


영화 번역은 혼잣말이나 대화, 즉 사람의 말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작업에 가깝다. 대본에 적혀 있는 대사는 사람의 입으로 내뱉어지는 순간, 뉘앙스라는 옷을 두르고 새로운 의미를 품기 때문에 번역을 단순 해석이라 말하기엔 부족하다. 저자의 말처럼 번역은 발화자의 표정과 동작, 목소리 톤을 살펴 “뉘앙스의 냄새를 판별”하는 작업이라 봐야하지 않을까.
그런데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대뜸 “사실 우리는 누구나 번역가”라고 말한다. 번역을 언어 사이의 것으로만 보지 않고 모든 표의와 상징의 영역으로까지 확장해보면 우리 삶은 번역이 필요한 순간으로 가득하다는 뜻이다.
퇴근 시간이 다가올 무렵, 연인에게서 받은 ‘끝나면 잠깐 보자’라는 문자는 둘 사이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문장들로 번역할 수 있다. 상사가 눈살을 찌푸리는 순간이 점심시간이 아니라 회의시간이라면 발표자는 긴장하게 된다. 다만, 일상 번역에 정답이 없는 건 마찬가지다. 연인은 그저 심심했을 수 있고 상사는 그날따라 눈이 뻑뻑했을 수 있다.
우리는 서로 모든 것을 다 설명하지 않기에 대화에는 항상 ‘빈칸’이 존재한다. 그 틈을 허투루 알거나 무시해버리면 오해와 자의적 해석이라는 형태로 문제가 발생하고 만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세심히 관찰하고 짐작하며 조심조심 다음 ‘대사’를 말할 수밖에 없다. 기실 말은 원래 그리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저자는 캐릭터들의 대사를 약 100만 개 가까이 번역하며, 그간 쌓은 노련함을 자신의 현실에 대입한다. 언제든 “마지막일지 모르니까” 말을 함부로 하지 말고, “언어를 무기처럼 구체화하여 사용”하는 “후진 사람”이 되지 말고, “있어 보이는 척” 타인의 노력을 꺾지 말고, 오지랖 같은 “어긋난 호의”를 보이지 말자고. 아직도 번역이 어렵다 말하는 저자지만, 그의 섬세한 작업은 우리의 일상을 배려있게 번역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을 준다.
그럼에도 오역하게 된다면 어쩔까. 그럴 땐 상대에게 정중히 되물으면 그만이다. 감독이나 작가가 이역만리에 있는 영화 번역가와 달리 우리는 다행히도 그 진의를 설명해줄 상대방이 (대개는) 눈앞에 있다. 다시금 뉘앙스의 힌트를 구하고 실수했다면 정정하면 된다. 여러 갈래로 읽을 수 있어 헷갈리겠지만 그 갈림길에는 언제나 예기치 못한 즐거움이 숨어 있다. “일상의 번역은 오역이면 오역, 의역이면 의역 그 나름의 재미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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