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만든 가난

매슈 데즈먼드 지음 | arte(아르테) 펴냄

미국이 만든 가난 (가장 부유한 국가에 존재하는 빈곤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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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3.11.22

페이지

4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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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미국은 왜 다른 선진 민주주의국가보다 빈곤율이 더 높을까? 왜 미국인 중에는 기초 필수품도 없이 생활하는 사람이 그토록 많으며, 왜 그들을 빈곤의 고난에 살도록 계속 내버려두는 것일까? 이 책에서 저자는 풍요의 나라 미국이, 그 안에서 살아가는 미국인들이 고의로든(그들을 “착취”함으로써) 혹은 무의식적으로든(우리가 받는 “혜택을 외면함”으로써) 가난한 사람들을 어떻게 더욱 가난하게 만들고 있는지를 신랄하게 보여 준다.

그의 주장은 간결하고 명료하며 각종 데이터에 기반한다. 가난한 사람들 삶 속에 들어가 얻은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사회과학 연구들을 결합해 빈곤 문제의 민낯을 직시한다. 노동, 주택(주거), 금융, 복지 분야를 축으로 빈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를 입히는지, 부유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이익을 안기는지, 이 두 갈래로 나뉜 시스템은 어떻게 공고히 발전되어 왔는지”를 정밀하게 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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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과는 달리 서사가 결핍되어있다보니 공감이 덜하다

미국이 만든 가난

매슈 데즈먼드 지음
arte(아르테) 펴냄

2024년 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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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미국은 왜 다른 선진 민주주의국가보다 빈곤율이 더 높을까? 왜 미국인 중에는 기초 필수품도 없이 생활하는 사람이 그토록 많으며, 왜 그들을 빈곤의 고난에 살도록 계속 내버려두는 것일까? 이 책에서 저자는 풍요의 나라 미국이, 그 안에서 살아가는 미국인들이 고의로든(그들을 “착취”함으로써) 혹은 무의식적으로든(우리가 받는 “혜택을 외면함”으로써) 가난한 사람들을 어떻게 더욱 가난하게 만들고 있는지를 신랄하게 보여 준다.

그의 주장은 간결하고 명료하며 각종 데이터에 기반한다. 가난한 사람들 삶 속에 들어가 얻은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사회과학 연구들을 결합해 빈곤 문제의 민낯을 직시한다. 노동, 주택(주거), 금융, 복지 분야를 축으로 빈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를 입히는지, 부유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이익을 안기는지, 이 두 갈래로 나뉜 시스템은 어떻게 공고히 발전되어 왔는지”를 정밀하게 탐사한다.

출판사 책 소개

그동안 우리가 알던 가난은 진실이 아니다!
사람을 섬기는 자본주의는 가능한가?

≫ 빈곤층을 착취하는 미국 부유층의 민낯
≫ 끊임없이 이어지는 가난에 대한 예리한 분석과 통찰
≫ 퓰리처상 수상 사회학자가 밝히는 빈곤의 해결책

≫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 1위
≫ 아마존 분야 ★ 1위

“한 사람의 가난은 다른 누군가의 이윤”이라는 저자의 통렬한 지적에서
평범한 한국인들은 얼마나 자유로울까? ― 조문영 해제
데즈먼드는 특유의 신선한 솔직함으로 빈곤 문제에 접근하며,
그의 분노를 정당한 곳으로 향하게 만든다. ― 록산 게이 추천


프린스턴대학교 사회학 교수이자 문화인류학자인 매슈 데즈먼드는 도시빈민가의 주거 문제를 다룬 『쫓겨난 사람들』을 통해 《워싱턴포스트》 등 매체 20여 곳에서 2016년 최고의 작가로 극찬받으며, ‘지난 100년간의 최고 논픽션’ ‘역대 최고의 사회정책 도서’라는 수식어로 논픽션 부문 퓰리처상을 받았다.
“가난의 원인을 이해하려면 가난한 사람들 너머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전작의 문제의식을 이으며, “어째서 이 풍요한 나라에 그토록 많은 가난이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빈곤 문제를 사회 전반으로 넓혀 예리하게 분석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명쾌하게 제시한 『미국이 만든 가난』이 드디어 아르테 필로스 시리즈 25번 도서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아마존 사회학 분야 1위를 석권했으며, 《이코노미스트》《가디언》《타임》《네이션》《뉴요커》 등 유수 매체의 추천을 받았다. “빈곤이 꽤 쉽게 사라질 수 있음을 설명하고, 그 방법에 대해 매우 구체적이고 놀랍도록 현명하게 제시한다! 매우 어려운[사실상 회피해 온] 질문을 던지나, 진보·보수적 정치 지향을 막론하고 우리 모두 그 해답을 충분히 새겨들어야 한다”라는 극찬을 얻었다.
해제를 붙인 인류학자이자 빈곤 전문가 조문영에 따르면, 저자 데즈먼드는 전작 『쫓겨난 사람들』의 “연구 스케일”에서 보다 더 확장해 사회 전반을 정조준하고, “연구 방법” 또한 기존의 특정 도시를 중심으로 가난한 가족들의 삶을 따라가는 문화기술지(ethnography) 접근 대신, 그간에 축적된 현장연구 자료(사례), 각종 보고서(통계수치) 등 사회과학 연구를 결합해 개괄적 설명을 시도한다. 주장의 근거로서 연구 자료를 주석에 소개함으로써 ‘학술서’로서 뛰어나다는 평을 얻고 있는 한편, 저자의 통렬한 도덕적 고발은 가난 종식을 위한 ‘선언문’으로도 역할하며 《폴리티코(Politico)》가 선정했듯 정계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빈곤의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계속 있었음에도 왜 여전히 답보 상태인가?” “무엇이 가난한 사람들의 불리한 환경을 지속시키는가?” 이 질문에 대해 저자는 명징하게 응답하며, 특유의 솔직함으로 빈곤 문제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빈곤의 사회학적 해석(계급 전쟁의 측면)에서 나아가 가난을 겪는 이의 신체적·심리적 상처, 부유한 사람들의 가식에 대한 문제 제기, 실질적 행동을 촉구하는 빈곤의 해결책까지. “분노를 자아냄과 동시에 희망 또한 불러일으키는” 이 책은 록산 게이, 앤 패칫도 평했듯 필치 또한 우아하고 섬세하다.

“어떻게 하면 가난을 뿌리 뽑을 수 있는가”
퓰리처상 수상 사회학자, 매슈 데즈먼드의 걸작!

노동자 착취, 소비자 착취, 주거 착취, 금융 착취
착취에 맞서는, 이 시대의 교양서!
가난 종식을 위한 선언문!

우리가 더 많은 부와 값싼 물건을 즐기려고 노동자들에게 생활임금을 허락하지 않을 때 노동자들은 무엇을 거부당하는가? 행복, 건강, 생명 그 자체다.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자본주의인가? 우리에게는 이 정도의 자본주의밖에 허락되지 않는가? -본문에서(118쪽)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미국은 왜 다른 선진 민주주의국가보다 빈곤율이 더 높을까? 왜 미국인 중에는 기초 필수품도 없이 생활하는 사람이 그토록 많으며, 왜 그들을 빈곤의 고난에 살도록 계속 내버려두는 것일까? 이 책에서 저자는 풍요의 나라 미국이, 그 안에서 살아가는 미국인들이 고의로든(그들을 “착취”함으로써) 혹은 무의식적으로든(우리가 받는 “혜택을 외면함”으로써) 가난한 사람들을 어떻게 더욱 가난하게 만들고 있는지를 신랄하게 보여 준다.
그의 주장은 간결하고 명료하며 각종 데이터에 기반한다. 가난한 사람들 삶 속에 들어가 얻은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사회과학 연구들을 결합해 빈곤 문제의 민낯을 직시한다. 노동, 주택(주거), 금융, 복지 분야를 축으로 빈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를 입히는지, 부유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이익을 안기는지, 이 두 갈래로 나뉜 시스템은 어떻게 공고히 발전되어 왔는지”를 정밀하게 탐사한다.
이 책이 학계, 정계뿐만 아니라 대중에까지 호응을 얻고 있는 데는 저자가 겨냥하는 가난의 원인이 정부 정책의 실패 혹은 악덕 기업 횡포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 데 있다. 저자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를 지목한다. 빈곤 문제를 고칠 수 없는 문제인 척하는 우리의 가식에 분노하고, 이기심의 뿌리를 파헤치고, 기만을 폭로한다.
저자는 말한다. “빈곤은 의회와 기업이 취하는 조치의 결과이기만 한 게 아니라 우리가 각자의 일을 할 때 매일 내리는 결정들 수백만 가지가 누적된 결과”라고. 이에 조문영 해제자도 다음의 말을 덧붙였다. “가난을 만들고 온존하는 책임이 우리 모두한테 있다면, 가난을 종식할 해법의 가짓수도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 데즈먼드가 내놓는 해결책은 세세하고 다양하다.”

가난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가?
“지금의 정부 원조는 ‘제로섬’이다” “사회복지 시스템은 ‘새는 바가지’이다”

훌리오의 삶은 일을 하거나 잠을 자거나 둘 중 하나인 듯했다. 그 중간은 아무것도 없이. 한번은 당시 여덟 살인 동생 알렉산더가 훌리오에게 자기가 돈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형의 시간을 한 시간 사고 싶어.” 알렉산더는 형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랑 한 시간 놀아 주는 데 얼마야?” 훌리오는 동생을 바라보다 울음을 터뜨렸다. 그로부터 얼마 되지 않아 그는 식료품점 복도에서 탈진해서 쓰러졌다. 그는 24세였다. 훌리오가 들것 신세를 지게 된 것은 그의 고용주들이 돈을 너무 적게 주었기 때문이다. 꼭 그래야만 했을까? 이 직접적인 질문을 경제학계의 좀 더 건조한 표현으로 바꿔 보면 이런 식이 된다. 우리가 가난한 노동자의 임금을 올릴 경우 실직이 증가할까? -본문에서(95쪽)

문화기술지 연구자로서 저자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 가까이에서 빈곤을 살핀다. 생활보조금 자격을 잃고 생계를 위해 매춘에 뛰어든 크리스털, 한쪽 다리를 잃고 변호사를 고용해 생활보조금을 신청하는 친구 킴벌, 가구도 없는 방 한 개짜리 주거지 임대료를 내기 위해 일주일에 7일 하루 16시간씩 일해야 하는 훌리오, 가난한 흑인 동네에 대출을 해 주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로 950달러 월세를 내고 살아가는 라키아 등의 이야기에서 빈곤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가난은 단순히 물질적 결핍만이 아니다. 가난은 육체적 고통이자 트라우마이며, 불안정인 동시에 자유의 상실이고, 때론 당혹감과 수치심이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에서 의료보험이 전혀 없는 미국인은 3000만 명에 이르러 가난한 집 어린이 네 명 중 한 명이 충치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고, 기초생활의 최저선인 하루 4달러 이하로 살아가는 미국인이 530만 명이며, 2020년 기준 미국 18인 중 한 명꼴로 “지독한 빈곤(deep poverty, 빈곤선 절반 이하 수준)” 속에서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 이들은 가정폭력과 마약에 쉽게 노출되고, 주거지를 보장받지 못해 길거리나 육교 밑으로 떠밀려 살아간다. 또한 정부는 이들 수백만 명을 구치소와 교도소에 밀어 넣어 빈곤인 공식 통계에서도 사라지게 만든다. 이처럼 빈곤은 여러 사회적 병폐들이 단단히 엉킨 매듭으로 존재한다.
미국의 빈곤율은 지난 50년간 제자리걸음이었다. 그동안 빈곤은 왜 줄지 않았을까? ‘신자유주의’라고 불리는 보수주의자들의 복지정책 때문일까? 아니다. 저자는 주된 이유 중 하나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정부 원조가 그들에게 가닿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 예로 미시시피주 정부는 빈민 구호금인 빈곤가정일시부조로 집회나 교회 콘서트 비용, 전직 레슬러의 연설 및 이벤트 비용에 수백만 달러를 사용했다. 또한 가난한 사람들이 생활보조금이나 사회보장장애보험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변호사(대리 신청인)를 고용해야 하는데, 이에 들어간 비용이 2019년에만 총 12억 달러였다. 즉, 사회복지 시스템 자체가 “새는 바가지”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정부 원조가 “제로섬”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최대 규모의 정부 보조금은 가난에서 헤어나려고 발버둥 치는 가족들에게 가는 게 아니라, “잘사는 가족들을 계속 잘살게 만드는 쪽으로” 흘러들어 간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렇게 되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자원은 적어진다. 저자는 “그것이 우리의 설계이고 우리의 사회계약이라면 최소한 그렇다고 인정해야 한다”고 말하며, “가난한 이들의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당신들을 돕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럴 여력이 없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그건 거짓말이니까”라며 분노한다.

가난이 이토록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사람들은 가난에서 온갖 방식으로 이익을 얻는다”

착취는 숱한 방식으로 일어날 수 있다. 노동자는 자신이 생산한 것의 가치에 비해 적은 임금을 받을 때 노동착취를 경험한다. 그리고 소비자는 구입하는 것의 가치에 비해 많은 돈을 지불할 때 소비자 착취를 경험한다. 우리에게 마음껏 쓸 수 있는 자원이 없을 때 우리의 경제적 자유가 제한된다. 우리에게 재산이나 신용이 없을 때는 그게 있는 사람들에게 의지하게 되고, 그러면 착취하기 좋은 조건이 형성된다. 다른 사람의 불운은 나의 행운이므로. -본문에서(121쪽)

저자는 가난한 사람들을 더욱 가난하게 만드는 요인을 크게 세 가지, 노동, 주택, 금융 부문으로 나눠 지적한다.
첫째, 노동자를 싸게 부려 먹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짚는다. 질 낮은 일자리, 업무 외주화, 기술 진보에 따른 착취, 법인세율과 최저임금 인상안을 반대하는 기업 로비 세력이 노동자들을 빈곤의 악순환에 빠뜨린다. 미등록 노동자 삼 분의 일 이상이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돈을 받고, 약 85퍼센트가 초과근무수당을 받지 못한다. 우버 운전사와 여타 임시직·계약직 노동자들은 병가, 초과근무수당, 휴가, 노동자 보상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 저자에 따르면, 1950~1960년대에는 노동조합이 이러한 노동착취를 막았으나, 연방정부가 노조 설립을 법적으로 어렵게 만들어 놓았고, 현재 미국의 민간 부문 노동자 중 94퍼센트가 노조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
둘째, 미국의 주택시장과 정책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비용을 치르도록 강요한다. 저자는 슬럼을 착취해 온 미국의 역사를 환기하며, 임대주택 시장의 모순을 지적한다. 고정비를 제외한 임대주들의 수입을 조사한 결과, 가난한 동네 임대주들이 세대당 매달 약 300달러를 벌고, 중간층 동네의 임대주들은 225달러, 부유한 동네의 임대주들이 약 250달러를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난한 사람들(특히 흑인 가족들)에게 주거의 선택지는 많지 않으며, 백인이 아니거나 아이가 있는 사람은 임대주에게 차별을 당하기도 한다. 또한 가난한 세입자들은 주택 장만에서도 배제된다. 연방정부가 가난한 흑인 동네에서는 주택담보대출 보증을 서 주지 않기 때문이다.
셋째, 가난한 흑인 동네에 금융 착취가 일상화되었음을 지적한다. 2019년 미국 은행들이 초과 인출 수수료로 긁어모은 돈은 116억 8000만 달러였다. 이 수수료를 지불한 84퍼센트가 평균잔고가 350달러 이하인 고객들이었다. 즉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하다는 이유로 돈을 더 내야 했던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계좌 없는 미국인들을 위해 생긴 ‘수표 현금 교환소’와 ‘고금리 소액 대출 점포’도 있다. 매년 미국에서 초과 인출 수수료로 10억 달러 이상, 수표 현금화 수수료로 16억 달러, 고금리 소액 대출 수수료로 최대 98억 달러가 징수된다. 저자는 “빈곤은 단순히 충분한 돈이 없는 상태만이 아니다. 충분한 선택지가 없고, 그 때문에 이용당하는 상태”임을 지적한다.

이 많은 가난을 어떻게 뿌리 뽑을 수 있을까?
“우리가 빈곤 폐지론자가 되어야 한다!”

그들은 (……) 입을 쩝쩝 다시며 “근데 우리가 그 돈을 어떻게 감당하지?” 하고 묻는다. 우리가 그 돈을 어떻게 감당하냐고? 이 얼마나 죄받을 질문인가. 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정직하지 못한 질문인가. 마치 그 답이 우리 앞에 뻔히 놓여 있다는 걸 모른다는 듯이. -본문에서(206쪽)

조문영 해제자는 “이 책의 백미는 풍요의 땅에 가난을 심는 주범으로 ‘우리’를 정면으로 지목한다는 점이다”라고 말한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가난의 주범을 찾을 때 “우리”는 예외일까? 신자유주의 복지정책, 기업의 횡포, 정부 정책의 실패만이 가난을 지속시키는 이유인가? 저자는 아니라고 말한다. 빈곤은 “우리가 각자의 일을 할 때 매일 내리는 결정들 수백만 가지가 누적된 결과”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누구인가? 2015년 월마트가 압력에 못 이겨 최저 시급 인상안을 발표했을 때 주식을 팔아 치운 사람들, 클릭 몇 번으로 차량과 배달 음식을 부르는 플랫폼 경제에 환호하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다. 조문영 해제자가 언급한 한국 사례도 볼까? 쿠팡 노동자의 새벽 배송에 환호하는 사람들, 공사 중인 건물이 무너져 노동자들이 사망했는데도 건설사 주식의 매수 시점을 저울질하는 투자자, 침수 주택으로 보이면 건물값이 하락할까 봐 정부가 차수판(물막이판)을 설치해 주겠다는데도 거절하는 소유주 들이 바로 우리다.
저자의 지적은 통렬하다. “우리가 이렇게 잘사는데도 불구하고 이 땅에 그 많은 가난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잘살기 때문에 바로 가난이 사라지지 못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들이 아니다. 우리다.”
저자는 빈곤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손쉬운 방법으로 저소득층이 기존의 수급 자격이 있는 원조를 더욱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가난을 종식시키기 위한 재원으로 불량 납세자들에게 세금을 걷어 사회안전망의 균형을 바로잡는 것이다. 가난을 종식시키기 위해 부자들이 회피한 세금을 걷고, 이를 사회복지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고 저자는 요구한다. 더불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노동착취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증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노동자들이 노조 활동을 손쉽게 펼칠 수 있는 계약을 새롭게 맺어야 한다고 일갈한다.
가장 필요한 조치는 “담장”을 허무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 동네에 적정가격 주택단지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현대판 인종 분리주의자”를 막을 수 있을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배타적인 용도지역 정책을 포용적인 조례로 바꿔서 담장을 허물고 그 잔해들로 다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리고 덧붙인다. “돈을 주는 것은 아름다운 행동이지만, 그래도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다. 담장 너머로 돈을 던지는 대신 그 담장을 허물어뜨리자. 증거는 확실하고 분명하다. 우리는 부동산 가치를 하락시키지 않고도, 학교의 질을 희생시키지 않고도, 부유한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도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이 어울려 사는 지역사회를 만들 수 있다.”
조문영 해제자가 짚었듯 “젊은 여성이 실업급여로 샤넬 선글라스를 샀다고 담당 공무원이 걱정하고, 기초생활수급자 아동이 감히 돈가스를 사 먹었다고 손님이 민원을 넣고, 언론이 외국인의 ‘건강보험쇼핑’ 기사를 쏟아 내는 사회에서는 ‘내 세금을 뺏겼다’는 피해의식만 들끓는” 현 한국 사회에도 저자의 통렬한 주장은 매우 효과적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회를 확대하는 건 사회주의와 독재로 이어지는 파멸 행위”인가? 이런 선동이 계속 되풀이되는 것은 설득력이 있어서가 아니다. 우리의 삶이 가난한 사람들의 삶과 서로 맞물려 있다는 뼈아픈 진실을 외면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데즈먼드의 지적은 비단 미국뿐만이 아니라, 한국의 부와 빈곤에 관한 논쟁 또한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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