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 관하여

정보라 지음 | 다산책방 펴냄

고통에 관하여 (정보라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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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인 책

출간일

2023.8.31

페이지

340쪽

상세 정보

『저주토끼』로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국내를 넘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준 작가 정보라의 신작이 다산책방에서 출간된다. 『고통에 관하여』는 붉은 칼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로, 정보라 특유의 치밀하고 치열한 설정과 서늘하게 파고드는 문장, 어둡게 번뜩이는 사유가 더욱 돋보인다.

이야기는 고통을 무력화시킨 진통제 ‘NSTRA-14’를 만든 제약회사와, 고통이 인간을 구원에 이르게 한다고 주장하는 종교단체의 갈등에서부터 시작된다. 정보라는 소설이라는 매혹적인 가능성의 도구를 통해, ‘고통’이라는 감각의 뿌리까지 낱낱이 해부하며, 독자들에게 철학적 통찰과 내면을 집요하게 찌르는 이야기의 쾌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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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언급한 게시물16

stella님의 프로필 이미지

stella

@stella38hr

한편의 영화를 보듯 재미있다.
역시 SF의 세계다.
저주토끼와는 또다른 매력이 느껴졌다.

고통에 관하여

정보라 지음
다산책방 펴냄

5개월 전
0
이서문님의 프로필 이미지

이서문

@yiseomoon

욱의 질병과 마찬가지로 욱의 회복 또한 아무도 명확하게 설명해 주지 못했다. 건강을 되찾았을 때 욱에게는 앞으로 먹여 살려야 하는 자신의 육체 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아프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학업을 마치고 직장생활을 하며 경력을 쌓고 앞날을 위해 저축을 하고 생활을 구축하는 동안 욱은 모든 것을 바쳐 질병과 싸워야 했다. 그것은 목숨을 건 투쟁이었고 욱은 승리했다. 그러나 승리했다고해서 긴 절망과 고통의 기억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승리는 욱에게 외로움만을 남겨주었다.
가족이나 친구들은 긴 투병생활을 하는 동안 욱을 떠났다. 욱의 곁을 떠났다가 돌아온 사람들은, 그리고 심지어 욱의 곁을 계속 지킨 사람들도, 욱이 겪은 것과 완전히 같은 방식으로 욱의 투병과 회복을 경험할 수 없었으므로 욱을 이해하지 못했다. 인간은 자신의 신체를, 신체의 감각과 기능을 타인과 공유할 수 없다. 그 어떤 환희나 쾌락도 오로지 감각하는 사람 자신만의 것이며 고통과 괴로움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육체가 경험하는 감각과 사고를 언어 혹은 다른 방식으로 타인에게 전달할 수는 있으니 인간은 오랫동안 그렇게 전달하고 소통하고 공유하려 애썼으나 그 어떤 표현의 방식도 결국은 불충분하다. 완전한 의사소통의 방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태어난 순간부터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신체 안에 고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통에 관하여

정보라 지음
다산책방 펴냄

8개월 전
0
최유미님의 프로필 이미지

최유미

@choeyumi

경건한 분위기에 주인공들 이름이 너무 낯설어서 스토리를 따라가는데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다.

고통에 관하여

정보라 지음
다산책방 펴냄

9개월 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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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저주토끼』로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국내를 넘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준 작가 정보라의 신작이 다산책방에서 출간된다. 『고통에 관하여』는 붉은 칼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로, 정보라 특유의 치밀하고 치열한 설정과 서늘하게 파고드는 문장, 어둡게 번뜩이는 사유가 더욱 돋보인다.

이야기는 고통을 무력화시킨 진통제 ‘NSTRA-14’를 만든 제약회사와, 고통이 인간을 구원에 이르게 한다고 주장하는 종교단체의 갈등에서부터 시작된다. 정보라는 소설이라는 매혹적인 가능성의 도구를 통해, ‘고통’이라는 감각의 뿌리까지 낱낱이 해부하며, 독자들에게 철학적 통찰과 내면을 집요하게 찌르는 이야기의 쾌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출판사 책 소개

“고통은 어디서 시작되며 어떤 상흔을 남기고 떠나는가.
결코 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들이 쏟아지는 의미심장한 SF 스릴러.” -김초엽
작가 정보라 4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소설가 김초엽, 번역가 안톤 허 강력 추천!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에 오르며 전 세계에 K-장르의 매력을 알린 작가 정보라의 신작 장편소설을 다산책방에서 선보인다. 『붉은 칼』 이후 4년 만에 나온 장편소설 『고통에 관하여』는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에서 절찬리에 연재되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나 이번 장편소설은 작가가 주로 머물던 호러와 환상의 세계에서 한 발짝 걸어 나와 처음 집필한 ‘스릴러’라는 점에서 작가의 새로운 가능성을 마주할, ‘정보라 월드’의 변곡점에 자리한 소설이다.
미치고 거친, 세계의 기괴한 일면을 극적으로 드러내며 읽는 이에게 뒤틀린 이야기의 쾌감을 전했던 전작과는 달리, 신작 『고통에 관하여』는 처연하고 서늘하다. 그리고 묘한 온기가 있다. 아마도 이런 간극은 이 소설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맞닿아 있는 데서 오는 것일 테다. 어딘가 잘못된 세상, 그곳을 만든 사람들에게 끔찍하고 아름다운 복수를 선사하던 정보라의 소설은 이제, 거칠고 미친 세상에서 ‘잘 먹고 잘 살자’고 이야기한다. 고통스러운 과거를 복기하며 자신을 파괴하는 일을 멈추고, ‘자신이 선택한 방식으로 존엄하게 살 수 있는’ 세계로 나아가자고. 세상과 싸우며 전복을 꿈꾼 사람의 결기가 녹아 있는 이 소설에서 온기가 느껴지는 건 그 때문이다.

“기쁨도, 환희도, 초월도, 아마 구원조차도,
인간이 이해하고 해석하고 받아들일 수 없을 때는 모두 고통이었다.”
제약회사 폭발 테러의 범인 ‘태’, 테러로 부모님을 잃은 피해자 ‘경’
살아남기 위해 교단에 충성하는 ‘한’, 고통의 근원을 끝없이 탐구하는 ‘엽’


중독성이 없고 부작용이 없는 완벽한 진통제의 등장. NSTRA-14가 보편적인 진통제가 되자, 고통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뀐다. 그러나 고통이 사라지자, 오히려 고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신흥 종교 '교단'은 고통을 느끼는 것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준다고 주장하며, 제약회사를 테러한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테러 사건 후, 잠잠해진 교단에 끔찍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온몸이 고문 흔적으로 가득하고, 체내에서 다량의 약물이 검출된 사건의 피해자는 모두 교단의 지도자들이다. 형사들은 진범을 밝히기 위해 무기징역으로 수감되어 있던 테러 사건의 범인 ‘태’를 세상으로 불러들인다.
‘태’의 기억은 교단에서 시작된다. ‘태’는 형인 ‘한’과 교단의 시설에서 자랐다. 고통을 섬기며, 고통의 무게를 모든 사람들에게 지우려 했던 ‘태’의 신념은 무고한 피해자를 낳았을 뿐이다. 제약회사를 경영한 ‘경’의 부모도 이때 목숨을 잃었다. ‘태’의 도움으로 형사들은 교단에서 떨어져 나와 은거 중인 ‘한’을 붙잡지만, 어떤 진실도 밝히지 못한 채로 풀어준다. 호수 근처, 제약회사가 철수하며 사람이 모두 떠나 폐촌이 된 황무지를 조사하던 형사들은 그곳에서 불법 약물 제조 시설과, 유치장에서 풀려난 뒤 숨어 있던 ‘한’을 발견한다. ‘한’은 자신이 살인범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태’도 형은 범인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지만 무수한 증거가 ‘한’을 범인이라고 가리킨다. 한은 다시 유치장에 갇힌다.
토네이도가 들이닥친다며 기후 경보가 울리던 때, 또다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유치장에 갇혀 있던 ‘한’이 시체로 발견된 것이다. CCTV는 고작 3분 동안 작동을 멈췄고, 그 3분을 전후로 유치장에 드나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경찰서에 설치된 CCTV를 모조리 뒤지며 조사해 보아도 모든 사람의 알리바이는 완벽하다. 단 한 명, ‘태’의 담당 정신과 의사 ‘엽’을 빼고. 형사들은 CCTV를 돌려 거기 찍힌 의사를 찾으려 하지만, 그 순간 불어닥친 토네이도에 경찰서 건물이 정전된다. 한참이 지나 토네이도가 물러가고, 다시 불이 들어왔을 때, 의사는 어디에도 없다. 유치장에 혼자 남겨진 ‘태’는 그를 떠올린다. 테러에 관한 질문, 교단을 향한 냉철한 태도, 고통에 관한 특별한 통찰력……. ‘태와’ 그를 둘러싼 ‘고통’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했던 ‘엽.’ 대체 그의 정체는 무엇일까. 교단과 제약회사의 싸움에서 그는 무얼 얻고자 했던 것일까.

“사람의 삶은 모두 다르고 고통의 경험도,
고통에 대한 대응도 각각 달랐다. 자신의 고통은 자신의 것이었다.”
‘정보라 월드’로 입성하는 또 다른 방향의 문
소설로 빚어낸, 고통에 관한 깊고 오랜 탐구


고통의 패러다임을 바꾼 강력한 진통제의 등장이라는 설정에도, 등장인물들이 살면서 마주해야 했던 갖가지 고통은 일상의 우리에게도 몹시 익숙하다. 몸과 정신을 혹독한 환경에 놓아두면서까지 더 나은 곳으로,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욕구는 지금의 한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들인 고통의 시간들을 ‘삶의 의미’라 부르며 견디고, 버티고, 참아내 왔다. 이런 ‘정상성’의 비틀린 부분을 매섭게 포착해 온 정보라 작가는 고통의 의미를 의학적, 철학적, 역사적 관점에서 분해하고 재조립해 마침내 하나의 결론으로 내보인다. 몸과 마음에 지독하게 새겨진 고통의 기억, 그 순간들은 과거에 내려놓자고. 우리가 내딛지 못했던 미래로 이제 한 걸음 나아가자고.

‘–하지 않으면’ 뒤에 구체적인 설명조차 덧붙일 수 없는, 언제나 쫓기는 삶의 두려움. 폐지 줍는 노인을 돌보는 사회안전망이 없고 한번 비정규직은 평생 비정규직이니, 백세 시대에 나는 죽지도 않는 질긴 목숨을 저주하며 빈곤 속에 버려질 것이라는 공포. 그래서 나는 열심히 살기 위해서 잠을 못 자기도 하고 밥을 못 먹기도 하면서 내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잘 모르지만 하여간 정말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살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내가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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