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

강혜정 지음 | 펴냄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 (강혜정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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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3.8.18

페이지

272쪽

상세 정보

자신만의 고유한 분위기를 강렬하게 내보이던 배우 강혜정의 첫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작가로서 처음 발을 내디딘 그는 가장 내밀한 그날의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 보이기로 했다. 고요한 반항아이자 음악에 흠뻑 빠질 줄 알던 어린 날, 정체 모를 불안으로부터 정신없이 발버둥 치던 젊은 날, 마주한 어둠에서도 끝내 스며드는 누군가의 다정함에 눈물 흘리던 어느 날까지. ‘배우 강혜정’이 아니라 ‘사람 강혜정’이 겪은 수많은 날들은 우리들의 어느 날과도 자주 겹쳐 보인다.

누군가는 그날들을 청춘이라고도 부르겠다. 하지만 ‘푸른 봄’이라 부르기에 그 계절은 떠올리는 것만으로 건조하고 온몸이 타오를 듯 뜨거운 ‘난춘’에 가까웠다. 다만 모든 것이 그러하듯, 홧홧하던 시간도 점차 노을처럼 저물기 마련이다. 자기만의 ‘새장’에서 변해가는 계절을 보내는 사이 마음에는 길쭉한 그림자가 만들어졌지만, 이내 찾아온 어둠은 그 흔적도 지워내며 저 멀리 새벽빛과 숨이 트이는 단비도 함께 가져왔다.

저자는 ‘새장 속 세상’에 머무는 시간 동안 자신이 보고, 느끼고, 생각한 모든 것을 솔직한 문체로 적어내리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휴대폰에.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쓴 것이 아니었기에, 머릿속에 떠오른 문장들을 보다 솔직하게 담을 수 있었다. 집필은 그의 새장을 밝히거나 넓히는 과정이었고, 한 뼘짜리 작은 휴대폰은 어느새 그에게 안온함을 주는 방파제가 되었다. 그리고 4년 뒤,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이라는 제목을 달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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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엄마곰

@k_jin

이게 맞는 답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다만 지금부터 이걸 믿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나보다 못난 녀석이 세상을 휘젓고 다니며 존재감을 드러낼 때 나는 분명 분노했다. '내가 녀석보다 훨씬 잘할 수 있는데.' 그 시기와 오기는 곧 준비하는 자의 기쁨이 되어주었고 기회는 반드시 찾아왔다. 자신감도 있었고 잃을 것도 없었다.

또 한 번의 총성이 울린다면 나는 완주해낼 수 있을까.
어쩌면 스타트라인에 서 있을 용기가 있을지조차 모르겠다. (p.33~35, 스타트라인)


사람의 삶이란 참으로 신기하다. 세상에 있는지도 몰랐던 책에 이토록 심취할 수 있고, 출연작을 두 개도 겨우 말할 만큼 관심도 없던 배우의 연기에 몰입하여 수많은 작품을 찾아보느라 시간을 보내는 것. 이런 변수들 덕분에 사람의 삶은 참으로 신기하고, 또 즐겁고, 살 만하다.

사실 나는 강혜정 배우의 대표작을 몇 개 알지 못했다. 그마저도 인상적인 장면, 옥수수 팝콘이 터질 때 미친 듯 맑은 눈빛과, 시커먼 옷을 입고 벽에 기대어선 장면 등의 '사진' 같은 모습을 기억할 뿐 강렬히 남아있는 대사하나 없었다. 그런 내가 우연히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이라는 제목에 심취하여 작가를 찾아보고, 그의 다른 작품까지 찾아보는 아이러니라니. 하지만 분명,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에는 굵직한 무엇인가가 여기저기 남아있다. 문장에 도장이라도 찍듯 선명하고 짙은 무엇인가가 말이다.

사실 스산한 표지에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은 그저 희망 사항인가 반어법인가 생각하기도 했다.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하면, 얼마나 즐거운 상태의 사람이겠으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생각했던 것. 초반 몇 장을 읽으면서도 깊이 닿는 문장이 없었기에, 그저 작가의 유명세에 기대어, 겉멋으로 적어본 책인가 잠시 의심도 했다. 그러나 스스로의 원동력이 분노였음을 인지하는 순간이나, 자존감과 눈치가 반비례해 스스로 빈껍데기임을 느끼고, 그 안을 채워가는 과정을 읽으며 어쩌면 이 배우는 내가 알았던 그것 이상의 무엇인가를 가진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 내 생각은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의 중반을 넘어섰을 때 확고해졌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르다. 진실로 나를 받아들여 주는 자리에 반가운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 그것이 얼마간이 되든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살아가게 될 것이다. 떨어져 나갈 게 두려워 애쓰던 허울이 아닌 진짜 그 자신으로서 말이다.(p.93)”를 읽으며 과연 이 배우 안에는 어떤 깊이가 있나 궁금해졌다. 마흔이 되어서도 여전히 나는 관대하지 못하고 깊어지지 못하는데, 이 배우는 어떤 과정을 통해 이토록 깊어지고 자기 생각을 차곡히 정리해갈 수 있을까.

그녀는 책의 마지막 장에, 자주 보고 싶다는 말이 감사하고, 따뜻하고, 죄송하고, 짠하고, 쓸쓸하고, 다정하다고 기록해두었다. 나는 이 책이 그랬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헤맨다는 그녀의 글에서는 내가 가야 할 길을 만나기도 하고, 사실은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으니 마음대로 하라는 말에서 용기를 얻기도 한다. 그녀가 어느 문장을 더 깊이 눌러썼을지는 알 수 없지만, 어떤 문장들은 마흔의 나에게 깊은 다짐이나 생각을 꾹꾹 눌러 담아줬다.
그리고 십 대 이십 대를 살아왔던 때처럼- 그래, 그때처럼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하게 살아야지-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

강혜정 지음
달 펴냄

5개월 전
0
유진형님의 프로필 이미지

유진형

@virgo

배우 강혜정은 가수 남편이고 딸도 있지만 배우도아닌 솔직한이야기이예요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

강혜정 지음
달 펴냄

9개월 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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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자신만의 고유한 분위기를 강렬하게 내보이던 배우 강혜정의 첫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작가로서 처음 발을 내디딘 그는 가장 내밀한 그날의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 보이기로 했다. 고요한 반항아이자 음악에 흠뻑 빠질 줄 알던 어린 날, 정체 모를 불안으로부터 정신없이 발버둥 치던 젊은 날, 마주한 어둠에서도 끝내 스며드는 누군가의 다정함에 눈물 흘리던 어느 날까지. ‘배우 강혜정’이 아니라 ‘사람 강혜정’이 겪은 수많은 날들은 우리들의 어느 날과도 자주 겹쳐 보인다.

누군가는 그날들을 청춘이라고도 부르겠다. 하지만 ‘푸른 봄’이라 부르기에 그 계절은 떠올리는 것만으로 건조하고 온몸이 타오를 듯 뜨거운 ‘난춘’에 가까웠다. 다만 모든 것이 그러하듯, 홧홧하던 시간도 점차 노을처럼 저물기 마련이다. 자기만의 ‘새장’에서 변해가는 계절을 보내는 사이 마음에는 길쭉한 그림자가 만들어졌지만, 이내 찾아온 어둠은 그 흔적도 지워내며 저 멀리 새벽빛과 숨이 트이는 단비도 함께 가져왔다.

저자는 ‘새장 속 세상’에 머무는 시간 동안 자신이 보고, 느끼고, 생각한 모든 것을 솔직한 문체로 적어내리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휴대폰에.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쓴 것이 아니었기에, 머릿속에 떠오른 문장들을 보다 솔직하게 담을 수 있었다. 집필은 그의 새장을 밝히거나 넓히는 과정이었고, 한 뼘짜리 작은 휴대폰은 어느새 그에게 안온함을 주는 방파제가 되었다. 그리고 4년 뒤,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이라는 제목을 달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출판사 책 소개

“정말 가끔이지만
이토록 솔직하고 놀랍도록 단순한 한마디에 세상이 바뀐다
나의 새장 속 세상이”
무수한 타인으로 살아가는 배우가 아닌
나 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사람 강혜정’의 이야기

자신만의 고유한 분위기를 강렬하게 내보이던 배우 강혜정의 첫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작가로서 처음 발을 내디딘 그는 가장 내밀한 그날의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 보이기로 했다.
고요한 반항아이자 음악에 흠뻑 빠질 줄 알던 어린 날, 정체 모를 불안으로부터 정신없이 발버둥 치던 젊은 날, 마주한 어둠에서도 끝내 스며드는 누군가의 다정함에 눈물 흘리던 어느 날까지. ‘배우 강혜정’이 아니라 ‘사람 강혜정’이 겪은 수많은 날들은 우리들의 어느 날과도 자주 겹쳐 보인다.
누군가는 그날들을 청춘이라고도 부르겠다. 하지만 ‘푸른 봄’이라 부르기에 그 계절은 떠올리는 것만으로 건조하고 온몸이 타오를 듯 뜨거운 ‘난춘’에 가까웠다. 다만 모든 것이 그러하듯, 홧홧하던 시간도 점차 노을처럼 저물기 마련이다. 자기만의 ‘새장’에서 변해가는 계절을 보내는 사이 마음에는 길쭉한 그림자가 만들어졌지만, 이내 찾아온 어둠은 그 흔적도 지워내며 저 멀리 새벽빛과 숨이 트이는 단비도 함께 가져왔다.
저자는 ‘새장 속 세상’에 머무는 시간 동안 자신이 보고, 느끼고, 생각한 모든 것을 솔직한 문체로 적어내리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휴대폰에.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쓴 것이 아니었기에, 머릿속에 떠오른 문장들을 보다 솔직하게 담았을 수 있었다. 집필은 그의 새장을 밝히거나 넓히는 과정이었고, 한 뼘짜리 작은 휴대폰은 어느새 그에게 안온함을 주는 방파제가 되었다. 그리고 4년 뒤,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이라는 제목을 달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우리 삶에서 파도처럼 오가는 외로움과
비처럼 흐르는 다정함에 대해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을 읽는 과정은 마치 파도를 타는 것과 같다. 어느 글은 시나 노랫말 같고 어느 글은 소설처럼 느껴지는데, 이토록 변화무쌍하게 요동치는 글은 읽는 내내 하나의 큰 흐름으로 독자에게 밀려들기에 독자들은 그 파동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어쩌면 날것에 가까운 체험이라, 미디어로 알고 있던 ‘배우 강혜정’을 떠올리며 마주하면 꽤나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날이 서슬 퍼런 사람들에게 상처받더라도 기꺼이 손을 내미는 저자의 다정함은 위태롭게 사랑스럽고, 끝내 사람에게 다가가고픈 그의 외로움은 어딘지 모르게 익숙할 것이다. ‘저는 미칠 것 같은 이 세상을 이렇게 살아내고 있어요. 당신은 어떤가요?’라고 묻는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에서 우리는 수많은 나와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안정감을 찾아 무더운 바깥을 뛰어다니던 시간은 누구에게나 있다. 아무런 꾸밈없이 표현된 저자의 글은 독자들의 마음속을 마구 휘저을 것이고, 뙤약볕에서 제 자리를 찾고자 흘려온 땀을 기억한다면 더욱 가슴에 와 닿을 문장들로 가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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