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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보통인 책
출간일
2023.5.25
페이지
221쪽
상세 정보
새 책을 쓰려고 새 노트북을 산 사람이 있다. 그는 3년간 초고를 쓰면서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짧은 글들을 이따금 공개했다. 문제적 화두를 던졌고 사회적 울림을 전했고 대중적 공감을 자아냈다. 어느 날부턴가 제법 쌓인 단편들을 수차례 다듬고, 어디에도 내보이지 않은 미발표작들을 살피며 두 계절을 흘려보냈다. 눈치 빠른 이들은 알아챘다. 그가 책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이름 앞에 수식어가 필요치 않은 싱어송라이터이자 타고난 이야기꾼. 이적은 그렇게 생애 첫 산문집을 썼다. 마감 직전 그는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 곁에 머무는 “시간을 견디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적의 단어들》은 어느 단어에서 촉발된 이야기를 엮은 산문집이다. 산문의 외피를 입고 있지만 실상 시와 소설을 넘나든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현실을 꼬집고 새의 깃털처럼 새로운 세계를 펼치며 “희망이자 구원”을 그린다. 인생의 넓이, 상상의 높이, 언어의 차이, 노래의 깊이, 자신의 길이 등 총 5부로 나뉜 책은 장황하게 에둘러가지 않고 이야기의 핵심으로 파고들며, 날카로운 유머로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우리가 그동안 보던 산문에서 벗어나 일상과 환상의 중간 지점에서 의미를 발산한다.
이적은 언어를 씻기고 씻기며 마땅한 문장과 정직한 수사를 찾았다.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그림으로 표현하거니와, 섭씨 1,250도 가마 속 불길을 견디는 도자기, 그것을 노려보는 소년의 눈빛과 바라보는 노년의 눈빛이 섞인 눈동자를 닮았다. 그가 써 내려간 글을 묘사하거니와, 펜촉에서 떨어진 벼락 같다. 벼락의 전후 사정을 쓰는 건 서술이지만 벼락이 번뜩이는 순간을 쓰는 건 정신이다. 이 책에는 그런 번쩍이는 정신이 담겨 있다. 잔재주가 없어 군소리로 들리지 않는 단단한 단편들이 기쁨과 슬픔을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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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콘을 만들 남자
@izrin
이적의 단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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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Ri Choi
@yourichoi
이적의 단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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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gimdoyoungdfkk
이적의 단어들
3명이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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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을 쓰려고 새 노트북을 산 사람이 있다. 그는 3년간 초고를 쓰면서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짧은 글들을 이따금 공개했다. 문제적 화두를 던졌고 사회적 울림을 전했고 대중적 공감을 자아냈다. 어느 날부턴가 제법 쌓인 단편들을 수차례 다듬고, 어디에도 내보이지 않은 미발표작들을 살피며 두 계절을 흘려보냈다. 눈치 빠른 이들은 알아챘다. 그가 책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이름 앞에 수식어가 필요치 않은 싱어송라이터이자 타고난 이야기꾼. 이적은 그렇게 생애 첫 산문집을 썼다. 마감 직전 그는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 곁에 머무는 “시간을 견디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적의 단어들》은 어느 단어에서 촉발된 이야기를 엮은 산문집이다. 산문의 외피를 입고 있지만 실상 시와 소설을 넘나든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현실을 꼬집고 새의 깃털처럼 새로운 세계를 펼치며 “희망이자 구원”을 그린다. 인생의 넓이, 상상의 높이, 언어의 차이, 노래의 깊이, 자신의 길이 등 총 5부로 나뉜 책은 장황하게 에둘러가지 않고 이야기의 핵심으로 파고들며, 날카로운 유머로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우리가 그동안 보던 산문에서 벗어나 일상과 환상의 중간 지점에서 의미를 발산한다.
이적은 언어를 씻기고 씻기며 마땅한 문장과 정직한 수사를 찾았다.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그림으로 표현하거니와, 섭씨 1,250도 가마 속 불길을 견디는 도자기, 그것을 노려보는 소년의 눈빛과 바라보는 노년의 눈빛이 섞인 눈동자를 닮았다. 그가 써 내려간 글을 묘사하거니와, 펜촉에서 떨어진 벼락 같다. 벼락의 전후 사정을 쓰는 건 서술이지만 벼락이 번뜩이는 순간을 쓰는 건 정신이다. 이 책에는 그런 번쩍이는 정신이 담겨 있다. 잔재주가 없어 군소리로 들리지 않는 단단한 단편들이 기쁨과 슬픔을 깨운다.
출판사 책 소개
이적이 고른 어느 낱말에서 촉발된 단편들
알쏭달쏭한 세상에서 벼락처럼 번뜩이는 에스프리
천부적 이야기꾼 이적이 ‘단어’를 모티브로 한 생애 첫 산문집을 썼다. 때론 수학자처럼 언어를 예리하게 분석하고, 때론 철학자처럼 수수께끼 같은 삶의 이면을 꿰뚫어 보고, 때론 소설가처럼 상상의 불꽃을 터트린다. 그가 고른 낱말들에는 생활인의 근심과 욕심, 음악인의 기쁨과 슬픔, 이 세계의 구성원으로서의 살아가는 절망과 희망이 스며 있다. 그는 어떤 마음으로 수록된 101개의 낱말을 골랐을까? 인상적 사건이나 궁극적 가치, 사회적 화두, 인간적 면모, 즉흥적 발상, 희로애락의 순간 등 그 주위를 도는 세상과 사유의 편린을 오래도록 공글리고 모았을 터. 그래서 그의 글에서는 시간과 깊이가 느껴진다.
지금의 나를 만든 단어는 무엇인가. 인생은 한 단어를 부르고 쓰면서 시작된다. 한 생명은 태어날 때 한 단어로 된 이름을 얻는다. 그 생명은 ‘엄마’ ‘아빠’라는 한 단어를 익히고, 사랑하는 무엇을 무엇이라 명명하면서 성장한다. 그리하여 인간을 둘러싼 단어는 몇 음절로 이루어진 문자를 넘어서, 수백 가지 뜻을 지닌 ‘의미 상자’와 같다. 《이적의 단어들》은 그런 단어 상자들의 모음집이다.
1부는 인생의 ‘점 선 면’을 그려보고 넓이를 헤아린다. 아이가 어른이 되기까지 마주하는 의문점과 지향점을 돌이켜보고, 구겨진 종이를 닮아 흔적이 남는 상처의 선을 들여다보고, 자기에게 적당한 면을 찾아간다. 팬데믹에서 엔데믹을 거치며 ‘마스크 한 장’의 가치가 변했듯, 변하는 것들과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들이 우리네 인생에 존재함을 짚는다.
2부는 소설 같은 현실과 현실 같은 소설을 담았다. “당신과 주변의 모든 상황이 5년 전으로 되돌아”가는 리셋 버튼, “어느 화창한 토요일 아침 화장실 변기 위에 앉아 있는데” 등장한 악마, 전성기를 보내고 빠르게 대중에게 잊힌 가상인간 등을 소재로 한 낯선 이야기가 등장한다. 악의 없는 농담, 묘하게 비틀린 필치가 빛난다.
3부는 언어의 형태적 분석을 넘어 의미적 사유를 확장해간다. “앞을 내다보라”와 “뒤를 내다보라”는 같은 뜻이지만, 전자는 시선을 향하고 있고 후자는 시선을 등지고 있다는 것. “너 변했어”와 “몰라보게 바뀌었네”는 언뜻 비슷하지만, 전자는 ‘단절’이고 후자는 ‘변혁’에 가깝다는 것. ‘똥 누다’와 ‘똥 싸다’, ‘가스’와 ‘까스’, ‘무서움’과 ‘두려움’ 등. 같은 듯 다른 언어의 속뜻을 감지하며 적확한 말로 정확하게 인식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4부는 “시간을 견디는 음악”을 하는 이적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본다. 그의 팬이라면 궁금한 글들일 터. 카니발의 〈거위의 꿈〉에서 정규 6집 앨범 《Trace》의 수록곡인 〈흔적〉까지, 이적의 음악 세계와 노랫말의 탄생기가 기록되어 있다. 우리는 음악이 없이 살 수 있지만, 음악이 있어 우리의 삶은 나아질 수 있을 터. “끌어안지 않고 기타를 칠 방법이 있을까.” 대개 명곡은 삶의 비감(悲感) 안쪽을 끌어안으며 흘러나오지 않는가. 깊은 울림을 동반하는 노랫말의 기원을 4부에서 찾을 수 있다.
5부는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를 떠올리며 살아갈 길이를 재어본다. 나이를 먹는 중년의 심정과 이석증을 겪으며 달라진 잠자리의 사정. 여전한 강박과 유연한 욕심. 〈씨앗〉으로 시작해서 〈근심〉으로 끝나는 각 편은 ‘삶의 유한성’과 나의 잠재력을 되짚으며, 우리가 그토록 추구하는 자유에 당도한다. 자유란 무엇인가. 비 내릴 때 젖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몸짓이 아니라 온전히 젖을 때에야 느낄 수 있는 것. 근심도 낙심도 받아들일 때 비로소 우리는 평정심을 찾을 수 있지 않은가.
건반에 놓인 손만큼 타자기에 놓인 손이 어울리는 한 사람, 그가 쓴 책은 그의 음악을 닮았다. 전주 〈말〉로 시작해 후주 〈숲〉으로 끝나는 101편은 “마음의 풍경./ 때때로 살풍경”을 스케치하면서 ‘쉼’이란 단어로 끝을 맺는다. 왜 쉼일까. 쓰는 일도, 부르는 일도, 사는 일도, 숨 고르기를 잘할 때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적은 소극장에서 낭독회를 하듯 글을 썼고, 당신은 책 속 문장을 음미하며 이렇게 읊조릴지도 모른다. “이제는 안다. 그 눈물에 일리가 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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