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인생

저우다신 지음 | 책과이음 펴냄

우아한 인생 (저우다신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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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책

출간일

2022.11.14

페이지

464쪽

상세 정보

노화와 질병, 죽음 등 고령화사회의 각종 문제를 사실적으로 파헤친 마오둔문학상 수상 작가 저우다신의 수작. 은퇴한 퇴직 판사 샤오청산은 절망적인 선택에 직면한 베이징의 수백만 노인 인구 가운데 한 명이다. 전통적인 가족 구성이 해체되어가는 고독한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육체적 노쇠를 홀로 받아들이거나 어딘지 모르게 의심스러운 현란한 광고에서 선전하는 기적의 치료법을 찾아 장수를 꿈꾸며 헛되이 헤매는 수밖에 없다. 그런 샤오청산의 집에 어느 날 시골에서 올라온 젊은 간호사 중샤오양이 간병인으로 들어온다. 공통점이라고는 거의 없는 두 사람 앞에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인생의 격랑이 거세게 밀려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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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님의 프로필 이미지

우리

@wooriwzz2

노년에 대한 소설이라고 해서 읽어보았다.
꽤 두껍지만 이야기는 술술 읽힌다.
오래 살고자 하는 집착, 하나둘 나타나는 이상 증세
책을 읽고 있으면 늙는다는 것이 정말 끔찍해진다.
예상치 못한 막판 스토리와 결국 따뜻한 결말,
중국 작가의 우리와 비슷한 듯 다른 분위기를 맛보게 된다.
제목을 왜 우아한 인생이라 지은 것인지 생각해본다.

우아한 인생

저우다신 지음
책과이음 펴냄

1주 전
0
에버네버님의 프로필 이미지

에버네버

@yhkles

어릴 땐 얼른 나이를 먹고 싶다. 그 후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신없이 살다가 갑자기 깨닫는다. 세월이 훌쩍 지나가 나이를 먹고 싶었던 그 나이보다 훨씬 많이 늙어버린 자신을. 어느샌가 관절이 아프고 눈이 침침하고 걷는 게 부자연스럽고 소화도 안된다고. 누군가는 편안하게 그 당연함을 받아들이기도 하고, 누군가는 절대 이럴 수 없다면 받아들이지 못하기도 한다. 도대체 "늙음"이 무엇이길래.



<우아한 인생>은 중국 작가 저우다신의 소설이다. 지금까지 읽었던 중국 작가의 소설들은 언제나 참신하고 놀라웠다. 어쩌면 잘 접해보지 못했기 때문일수도 있지만 같은 문화권 안에 무척이나 다른 문화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우아한 인생> 또한 첫 장부터 무척 신기했다.



책은 "장수 공원 황혼 녘 주간 행사 일정"이라는 부제 아래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정을 소개하며 그 내용이 뜬금없이 서술된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각 날짜마다 페이지수가 많지 않다. 게다가 실버타운 소개나 장수환이라는 약 소개, 회춘 체험이나 장수를 위한 강연 등으로 구성된다. 죽 읽어가며 이 현대에 얼마나 다양하게 장수를 위한 분야가 활성화되었고 상업에 이용되고 있는지를 보고 감탄하게 된다. 문제는 이런 산업에 현혹되는 어르신들이다.



하지만 소설은 그런 현대의 장수 산업을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금요일 일정인 노인 간병 경험담으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이어지고 이 이야기가 소설의 중점이며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이다. 샤오양이라는 여성은 지방에서 간호대를 졸업하고 베이징으로 올라와 간호사로 일하며 집안과 남자친구의 생활을 돕는다. 하지만 더 많은 월급을 위해 한 집안의 간병사로 취직한다. 꼬장꼬장하고 자신의 늙음을 인정하지 않는 샤오 할아버지의 비위를 맞추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높은 임금과 자신의 직업관으로 조금씩 적응해 나아간다. 아주 오랜 시간동안 샤오양은 샤오 할아버지를 돌보며 인간이 노화 앞에 어떻게 무너지며 어떤 식의 과정을 거치는지 지켜보게 된다. 그리고 그 시선은 곧 독자의 시선이기도 하다.



작가는 무척이나 냉정하다. 노화의 과정에 일어나는 하나하나를 무엇하나 놓치지 않고 가감없이 나열한다. 읽다 보면 샤오 할아버지의 진행 상황에 독자가 당황하고 불쌍하게 여겨질 정도이다. 그런가 하면 그런 과정을 겪어가는 샤오 할어버지의 반응을 통해 또한 반대 심정이 되기도 한다. 인간이 이렇게까지 젊음에 집착할 수 있을까 하며. 하지만 내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다. 그러니 이 책은 늙음에 대한 처절한 고찰이다.

우아한 인생

저우다신 지음
책과이음 펴냄

3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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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노화와 질병, 죽음 등 고령화사회의 각종 문제를 사실적으로 파헤친 마오둔문학상 수상 작가 저우다신의 수작. 은퇴한 퇴직 판사 샤오청산은 절망적인 선택에 직면한 베이징의 수백만 노인 인구 가운데 한 명이다. 전통적인 가족 구성이 해체되어가는 고독한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육체적 노쇠를 홀로 받아들이거나 어딘지 모르게 의심스러운 현란한 광고에서 선전하는 기적의 치료법을 찾아 장수를 꿈꾸며 헛되이 헤매는 수밖에 없다. 그런 샤오청산의 집에 어느 날 시골에서 올라온 젊은 간호사 중샤오양이 간병인으로 들어온다. 공통점이라고는 거의 없는 두 사람 앞에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인생의 격랑이 거세게 밀려드는데…….

출판사 책 소개

“언젠가 우리는 모두 조금씩 늙고 병들어
천천히 오늘을 추억하게 된다”

마오둔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작가 저우다신의 장편소설
고령화사회의 단면을 파고드는 유쾌하면서도 날카로운 문제의식


오늘날 인간이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고비와 내적 갈등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이 작품 《우아한 인생(天黑得很慢)》은 중국 문단이 주목하는 작가 저우다신의 장편소설이다. 저우다신은 일찍이 2008년 장편 《호광산색(湖光山色)》으로 제7회 마오둔문학상을 받았고, 이후 30여 편에 달하는 장편과 단편을 발표하며 왕성한 창작열을 발휘해왔다. 소설 《우아한 인생》은 작가가 모친의 죽음에서 영감을 받아 쓴 작품이라고 알려져 있다. 작가의 모친은 90세가 넘어서며 줄곧 병상에서 생활하다가 92세에 세상을 떠났는데, 당시 머릿속에 기억하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다. 작가는 이후 노년의 삶과 질병 그리고 죽음에 본격적인 관심을 두고, 이것을 주제로 작품을 써서 자신도 곧 마주하게 될 삶의 마지막 단계를 준비해보기로 결심했다. 작가가 서문에서 고백하는 것처럼 그 또한 늙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시작을 알리는 차례부터 독자를 현혹하듯, 현실과 소설의 경계를 교묘하게 허물며 이야기는 펼쳐진다. 베이징의 노인들은 돈을 내면 건강을 살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매일 밤 황혼 녘 장수 공원에 모여든다. 장수 공원 남쪽의 노천 무대에서는 인공지능 간병 로봇 쇼케이스, 노화를 늦춰주는 장수환 판매, 가상 회춘 안티에이징 기술 체험, 미래 인류 수명에 관한 강좌 등 신기막측하고 화려한 판촉 홍보 행사가 연이어 열린다. 총 일곱 개 장으로 구성된 이야기 가운데 소설 내용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부분은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 밤 사이에 무대에 오르는 가정 상주 간병인 중샤오양의 회고담이다.

은퇴한 퇴직 판사 샤오청산은 이미 나이 70이 넘어 본격적인 노화 단계에 접어들었고 점점 늙는 것이 두렵다. 그럴수록 남이 자신을 노인으로 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짜증을 내고, 신체가 점점 쇠약해지는 것을 보며 초조해한다.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장수에 좋은 비법을 찾고 고민하지만 이런 조급함은 도리어 건강을 해치고 노화를 촉진하는 악순환을 부를 뿐이다. 작가는 샤오청산을 통해 인간이 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마주칠 수밖에 없는 갖가지 사건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여기에는 몸이 늙어가면서 겪는 각종 신체적 노쇠와 질병, 죽음에 대한 공포는 물론, 가족의 해체와 고독, 노인 대상 범죄, 고령화사회의 양로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층위의 사회문제가 포함된다.

노년의 샤오청산과 젊은 간병인 중샤오양이 한 집에 기거하며 만들어내는 독특하고 기묘한 관계는 인간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정신적 사랑과 유대에 대한 갈망을 드러내는 한편, 독자에게 생명의 본질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의 주요한 장치로 작동한다. 작품 해설을 쓴 소설가 홍예진이 말하듯, 간병인 중샤오양은 얼핏 평범한 젊은 여성의 표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듯 보이지만 실존하지 않는 원형의 사랑을 품은 존재다. 이성과 모성과 선의 이데아를 넘나드는 초월적인 간병인을 내세움으로써, 작가는 노년에 접어든 인간이 얼마나 실재하기 어려운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존재인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어떻게 해서든 노화를 늦추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를 발판으로, 온갖 장수 상품과 프로그램이 넘쳐나는 시대. 그 모든 것이 한낱 스치고 지나가는 위안에 불과한 상술일 뿐이라는 메시지가 도입부에 장치된 이 소설은, 그와 대비되는 중샤오양과 샤오청산의 사연을 풀어내며 기술이 해낼 수 없는 보살핌을 간구하다가 무력하게 생을 마감하는 인간의 취약성을 그려낸다.

취약한 인간은 태어날 때 조물주에게 받은 것을 하나하나 되돌려주며 결국 무의 상태로 돌아간다. 탄생과 소멸이라는 거대한 수레바퀴에 속한 우리는 아무리 잘 대비하려 한다 해도 하늘이 주는 상실감을 무력하게 경험할 수밖에 없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사실은 인간은 죽는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마주칠 어떤 풍경은 보기에 좋고 어떤 풍경은 조금 괴롭다고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결말은 아무도 피할 수 없다. 그러므로 작가는 소설을 통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이자 유일한 방법은 최신 의학과 과학기술이 약속하는 미래를 꿈꾸기보다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지금 현재를 사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쩔 수 없는 죽음을 피하려 하기보다는, 산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더 고민해보아야 한다고. 노년의 죽음은 결코 우울하거나 비참하지만은 않으며, 결국 우리는 여름날의 황혼처럼 천천히 저물어가면서 인생이라는 이야기의 무대에서 우아하게 퇴장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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