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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보통인 책
출간일
2022.6.3
페이지
240쪽
상세 정보
‘식사 선택의 권리’에 주목한 책. 가난한 사람이 잘 먹지 못한다는 건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식사를 선택할 수 없고 먹고 싶은 걸 먹지 못한다는 건 누구나 겪고 있거나 겪을 수 있는 문제다.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이 아니어도 어쩔 수 없이 주어진 음식을 먹는 사람들. 이제 식사 빈곤 문제는 기본적인 욕구 충족을 넘어 ‘선택권’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책은 선택권이 없는 식사, 식사 선택권이 없는 삶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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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현
@chloe542
매일 같은 밥을 먹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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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리오
@lerio
매일 같은 밥을 먹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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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식사 선택의 권리’에 주목한 책. 가난한 사람이 잘 먹지 못한다는 건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식사를 선택할 수 없고 먹고 싶은 걸 먹지 못한다는 건 누구나 겪고 있거나 겪을 수 있는 문제다.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이 아니어도 어쩔 수 없이 주어진 음식을 먹는 사람들. 이제 식사 빈곤 문제는 기본적인 욕구 충족을 넘어 ‘선택권’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책은 선택권이 없는 식사, 식사 선택권이 없는 삶에 주목했다.
출판사 책 소개
‘식사 선택의 권리’에 주목한 책 <매일 같은 밥을 먹는 사람들>을 출간한다.
가난한 사람이 잘 먹지 못한다는 건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식사를 선택할 수 없고 먹고 싶은 걸 먹지 못한다는 건 누구나 겪고 있거나 겪을 수 있는 문제다.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이 아니어도 어쩔 수 없이 주어진 음식을 먹는 사람들. 이제 식사 빈곤 문제는 기본적인 욕구 충족을 넘어 ‘선택권’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책은 선택권이 없는 식사, 식사 선택권이 없는 삶에 주목했다.
‘굶지는 않지만 먹고 싶은 걸 먹지 못하는 삶’
‘식사를 선택할 수 없는 삶’
굶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한 기획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요즘 밥 굶는 사람이 어디 있어?’라는 말 대신
밥에 대한 새로운 질문이 필요하다.
‘매일 같은 음식을 먹을 수밖에 없는 게 더 문제 아닌가?’
‘당신은 그래도 먹고 싶은 걸 먹을 수 있지 않느냐?’
◎ 밥은 먹지만 피자는 못 먹는다, 밥은 먹지만 치킨은 못 먹는다
한국 사회에서 밥을 굶는 ‘결식’ 인구는 이제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고전적 의미의 아사는 사라졌다. 다만 밥은 먹지만 피자는 못 먹는다. 밥은 먹지만 치킨은 못 먹는다. 결식에서 영양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말이다. 굶지 않는다고 인간으로서 존엄한가, 그것은 다른 질문이다.
책은 굶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기획이 아니다.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이 아니어도 어쩔 수 없이 주어진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있다. 저자들은 식사 빈곤 문제가 기본적인 욕구 충족을 넘어 ‘선택권’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배웠고 이를 독자와 공유하려 한다. 식생활에서 선택권을 박탈당해 존엄하지 못한 식탁에 앉는 사람들에게 주목했다. 선택권이 없는 식사는 그들의 생활이 얼마나 팍팍한지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식사에서 오는 즐거움은 누구나 누리고 싶은 것이고 이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 일주일 치 식사 사진: 절대적 식사량 부족, 탄수화물 위주 식사, 혼밥
책은 갖가지 음식을 먹는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 가지만 먹을 수밖에 없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뤘다. 세상이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던 가난한 식탁, 그중에서도 높은 칸막이가 쳐져 있는 그들의 집밥 스토리가 콘텐츠의 중심이다.
밥을 먹는다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행위다. 누구에게도 드러내고 싶지 않은 사적인 영역이다. 더구나 집밥에는 매우 높은 칸막이가 쳐져 있다. 전날 저녁 집에서 무엇을 먹었는지 말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다른 사람이 집에서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 직접 묻기 어렵다.
하지만 거기에는 격차가 있다. 충분히 먹지 못하고 다양하게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저자들은 그 격차를 알기 위해 가장 내밀한 영역인 식탁을 보여달라고 했다. 취약 계층 당사자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난 뒤 이들에게 일주일간 식사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인터뷰한 25명 가운데 13명에게서 사진 129장을 받았다. 사진 속 식사는 전날과 같은 경우가 많았다. 반찬은 김치를 포함해 두 가지일 때가 많았고 반찬 하나만 놓고 밥을 먹은 날도 있었다. 탄수화물만 먹다 보니 고기·생선·달걀·콩류군 및 우유·유제품군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비교적 꾸준히 사진을 보내온 6명의 일주일 치 식사 사진 85장을 식품영양학 교수에게 맡겨 영양소 분석을 부탁했다. 전문가들은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서 깜짝 놀랐다. 흔히 취약 계층의 식생활 문제를 다룰 때면 양은 충분한데 영양학적 균형이나 다양성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해왔는데 분석해보니 오히려 절대적인 음식량이 부족했다. 즉 제 나이에 필요한 기초대사량에 못 미치게 먹는 이들이 많았다. 게다가 1960년대와 1970년대처럼 식단의 80~90퍼센트가 탄수화물이었다. 대다수 한국 사람들은 이제 점차 곡류를 줄이는 방향으로 변화하는데, 건강을 위해 탄수화물을 줄이자는 캠페인은 이들에게 가 닿지 않았다. 단백질과 식이섬유, 비타민 같은 영양소 쪽은 비어 있었다.
저소득층이 보내온 식사 사진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아무도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는 식탁 사진을 보내오지 않았다. 약속이나 한 듯 1인분 식사가 담긴 사진만 보내왔다. 사진 129장 중에 밥그릇 두 개와 수저 두 벌이 놓인 사진은 단 한 장도 없었다.
낭만적으로 소비되는 ‘혼밥’이 빈곤의 표상으로 여겨지면 불편하기 때문인지, 혼밥과 사회경제적 요인 사이의 관계를 따진 연구는 주목받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혼밥을 하는 사람 중엔 함께 식사할 가족이 없는 경우도 있다. 그들은 스스로 원해 혼자 밥을 먹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삼시 세끼를 전부 다 홀로 먹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현실에는 일주일 내내, 한 달 내내 혼자 먹는 사람이 많다.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그것은 그들이 가난하기 때문이다.
◎ 밥에 돈을 쓰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매일 같은 음식을 먹게 된다: 식비를 줄이는 삶
선진국 진입 이야기가 나오는 지금, 밥을 먹는 것의 가치도 달라졌다. 대부분 사람은 이제 건강하게 먹으려고 한다. 맛있는 걸 먹고 영양학적으로 균형을 맞춰 먹으려고 한다. 어떻게 먹어야 잘 먹는 것인지 알고 있다. 건강하게 살려고 하는 욕망은 가난한 사람이라고 다르지 않다.
저소득층도 잘 먹는 것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잘 먹고 싶어 하고 건강하게 먹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이들 중 잘 먹는 걸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돈이 없기 때문이고 돈이 있어도 다른 데 먼저 써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선진국’과 이들의 식탁 사이에는 뛰어넘지 못할 괴리가 있다.
저소득층은 여전히 밥 먹는 데 가장 마지막으로 지갑을 연다. 주거비와 병원비로 돈이 다 새어나가다 보니 원하는 걸 먹는 데 쓸 돈이 부족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2분기 소득 하위 20퍼센트(1분위) 가구의 월평균 식비 지출은 24만 4000원이다. 하루 1만 원이 채 안 된다. 소득 상위 20퍼센트(5분위) 가구는 두 배가 넘는 54만 원을 식비로 썼다. 밥에 돈을 쓰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매일 같은 음식을 먹게 된다. 심지어 한 끼를 쪼개 두 끼로 나눠 먹는다.
취약 계층이 적자 가계부를 벗어나는 가장 즉각적인 방법은 식비를 줄이는 것이다. 주거비나 의료비는 당장 줄이기 쉽지 않다. 식사는 점점 배를 채우기 위한 행위가 된다. 그때 밥은 먹는 것이 아니라 때우는 것이다. 10킬로그램에 2900원을 주고 살 수 있는 나라미(정부 양곡)는 품평의 대상이 아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먹어야 하는 존재다. 쌀을 씻어 전기밥솥에 안칠 때 머릿속은 돈 들어갈 곳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해 밥맛을 따질 공간적 여유가 없다. 밥은 맛으로 먹는 것이 아니다. 쌀이 끊기지만 않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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