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 나만 불편해?

김효진 지음 | 이후 펴냄

이런 말, 나만 불편해? (장애 혐오의 말은 이제 그만)

이 책을 읽은 사람

나의 별점

읽고싶어요
14,000원 10% 12,600원

책장에 담기

게시물 작성

문장 남기기

분량

얇은 책

출간일

2022.4.5

페이지

168쪽

상세 정보

201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등록 장애인은 261만 8000명이다. 전체 인구 대비 5.1퍼센트에 이른다. 스무 명 중 한 명이 장애인이다. 이 정도 숫자라면 어디에서나 장애인이 보여야 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우리는 길거리에서 장애인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는가? 장애인들은 대부분 특수학교, 병원, 복지관, 거주 시설 등에 격리되어 ‘보이지 않는 사람들’로 살아가고 있다.

장애인을 환대하지 못하는 사회이다 보니, ‘꿀 먹은 벙어리’,‘눈뜬장님’ 같은 말들이 혐오 표현인 줄도 모른 채 지금도 쓰인다. 그것이 누군가를 배제하는 말인 줄 몰라서 쓴다. 옛날부터 쓰던 말이니까 괜찮은 줄 알고 쓴다. 하지만 이제는 무엇이 괜찮고 괜찮지 않은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상세 정보 더보기

이 책을 언급한 게시물1

푸름님의 프로필 이미지

푸름

@pureum

드라마를 자주 보지는 않지만, 최근 들어 장애를 다룬 드라마가 많아졌음을 알 수 있다. 예전이었다면 장애인이 가정에 있다면 남들에게 들키지 않고 숨겨야 한다는 이상한 고정관념 범벅이 이젠 대중 매체를 통해 감성팔이 식이 아니라 주체로서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비장애인으로 살고 있는 나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좋지만은 않았다. 가정에서부터 교육 기관까지 장애인에 대한 인식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게다가 나는 장애인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사람이기에 당연히 누려야 할 장애인의 권리조차 관심이 없었다. 심지어 부끄럽지만, 장애인을 보면 불쌍하고 도와줘야만 하는 존재로 봤었다.

내 인식이 바뀌게 된 대학교 1학년. 이전까지 장애인을 만나본 적이 손에 꼽았기 때문에 이전의 교육 기관보다는 약간 더 많아졌다. 교양 강의 중 같은 팀이었던 지체 장애 학우가 있었다. 처음엔 '도움이 필요하겠구나' 생각에 비장애 학우들보다 장애 학우의 말과 행동에 더 집중하고 도움의 순간이 있으면 돕기 시작했다. 서로 점점 더 친해지며 장애 학우는 나에게 강의 학습 도우미가 되어주는 것은 어떤지 제안했고, 받아들였다(여기서 말하는 학습 도우미란 나라에서 실행하고 있는 근로 학생이다).

교양 강의 진행 방식은 독특했다. 같은 학번의 전교생이 강당에 모여 강의를 들은 후, 각 팀끼리 강의실로 이동해 토론하는 식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강당과 강의실에서의 이동이었다. 강의 초반까지만 해도 장애 학우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았는지 같은 건물 내에 있는 강의실이 아닌 내리막 경사로와 주차장을 건너야 하는 건물에 3층 강의실을 배정한 것이었다. 많은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가고 그 학생들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했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사용해야 할 학생이 사용하지 못해 우리 팀의 토론 시작은 늘 10분 이상 미뤄졌다. 장애 학생 지원 센터에 상황을 설명해 이동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같은 건물로 장소를 옮기고, 사람이 붐벼 제시간에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는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3분 정도 먼저 이동할 수 있도록 말씀드렸다. 말씀드린 대로 문제를 해결해 주셨기에 다행히 다음 강의부터는 원활한 이동이 됐다.

그러나 부딪히는 벽이 상당했다. 시각 장애인이 혼자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 현재 자신이 타고 있는 층수는 대부분 청력에 의존해 알 수 있다. 엘리베이터가 정지하며 층수를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 이유다. 그러나 학교 건물 중 하나가 음성 기능이 없어 혼자 탄 엘리베이터가 몇 층인지를 알 수 없어 무척 곤란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렇게 비장애인 중심으로 지어진 학교와 철저히 비장애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이 집단에게 도대체 장애인의 권리는 이렇게 계속 설명하고 이해시켜야만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더하여 장애 학우와 학교의 불편한 점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강의 이동을 바라보며 이전까지 내가 가지고 있었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됐다. 비장애인, 장애인 모두 다니도록 허가된 학교가 실은 장애인의 생각은 하지 않은 채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게 화가 났다. 그래서 다른 장애를 가진 학생의 강의 보조를 하며 그들이 느끼는 불편점을 함께 장애 학생 지원 센터에 건의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놀란 점은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휠체어를 이용한 지체 장애인(계단 이용이 아예 불가능함) 혹은 케인을 이용하는 시각 장애인(계단이 건물 내 한 군데밖에 존재하지 않는데, 사람이 붐벼 서로 부딪히며 지나다닐 정도이기에 위험함)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엘리베이터 이용을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럴 때마다 양해를 구하고 엘리베이터에 탈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하지만, 생색내며 비켜주는 모습에 무척 당황스러웠다.

장애인을 곁에서 지켜보며 생각했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도 이렇게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나 인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데 나아갈 사회는 어느 정도일까. 장애 인식에 대한 개선이 무척 필요하다. 책을 읽으며 더 느꼈다. 흘러가듯 하는 대화 속에서 장애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진 않았는지, 평소 장애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말, 나만 불편해?

김효진 지음
이후 펴냄

2022년 7월 17일
0
집으로 대여
구매하기
지금 첫 대여라면 배송비가 무료!

상세정보

201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등록 장애인은 261만 8000명이다. 전체 인구 대비 5.1퍼센트에 이른다. 스무 명 중 한 명이 장애인이다. 이 정도 숫자라면 어디에서나 장애인이 보여야 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우리는 길거리에서 장애인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는가? 장애인들은 대부분 특수학교, 병원, 복지관, 거주 시설 등에 격리되어 ‘보이지 않는 사람들’로 살아가고 있다.

장애인을 환대하지 못하는 사회이다 보니, ‘꿀 먹은 벙어리’,‘눈뜬장님’ 같은 말들이 혐오 표현인 줄도 모른 채 지금도 쓰인다. 그것이 누군가를 배제하는 말인 줄 몰라서 쓴다. 옛날부터 쓰던 말이니까 괜찮은 줄 알고 쓴다. 하지만 이제는 무엇이 괜찮고 괜찮지 않은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출판사 책 소개

“이 책은 ‘장애인이 가장 크게 느끼는 장벽은 장애 자체가 아니라 사회적 차별과 편견으로 얼룩진 혐오’ 라고 말하고 있다. 모두가 일부러 장애인을 차별하거나 혐오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비장애인이 중심인 사회는 무의식적으로 장애인 차별을 양산하고, 의식적으로 장애인을 타자화시킨다.
그러므로 우리는 배워야 한다.
지난 행동을 고찰하고 성찰하는 자세로 불합리한 관행과 제도, 표현과 선입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때 비로소 누구나 행복하고 편안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추천하는 글, 최혜영(국회의원)

|장애 인권 문해력, 어떻게 키울까?|

김효진 작가의 어머니는 소풍날마다 이렇게 물었다. “넌 집에 있는 게 낫지?” 소풍에 가고 싶었지만 다리가 불편한 자신이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짐이 될까 순순히 포기했다. 운동회도 수학여행도 그랬다. 미안해서 포기했다. 가만히 있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로 살고, 해 보고 싶은 것을 참기만 하는 것이 미덕인 줄 알고 살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강요받은 침묵은 어른이 된 뒤에도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가만히 있지 않기로 결정했다. 장애인이라서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을,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믿었던 많은 것들을, 구조적으로 가능하게 만드는 사회가 진짜 좋은 사회란 것을 알게 됐다. 인권 운동가가 되어 만나는 세상은 새로웠다. 다른 세상을 꿈꾸기 시작하자 할 일이 많아졌다. 장애와 비장애를 나누고 서로 배타적으로 대하거나 차별하고 혐오하는 비장애인을 몰아붙여 등 돌리게 하는 방식으로는 좋은 결론이 나올 수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의 인권 문해력을 키워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내일 우리는 지금과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장애인은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지만,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서 비장애인보다 열등한 존재인 것은 아니다. 아기가 어른의 도움 없이 혼자 설 수 없지만 열등하다고 믿지 않는 것과 같다. 사람이 사람답다는 것은 능력으로만 판단되는 문제가 아니다. 도움이 필요하다 해서 살아갈 가치가 덜하거나 없는 것은 더욱 아니다. 장애는 극복해야 할 것이 아니라, 그저 장애를 갖고 살아가는 것뿐이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 모두가 이것 한 가지만 알아주어도 좋겠다.

|우리에게는 다른 언어가 필요하다|


201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등록 장애인은 261만 8000명이다. 전체 인구 대비 5.1퍼센트에 이른다. 스무 명 중 한 명이 장애인이다. 이 정도 숫자라면 어디에서나 장애인이 보여야 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우리는 길거리에서 장애인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는가? 장애인들은 대부분 특수학교, 병원, 복지관, 거주 시설 등에 격리되어 ‘보이지 않는 사람들’로 살아가고 있다. 장애인을 환대하지 못하는 사회이다 보니, ‘꿀 먹은 벙어리’,‘눈뜬장님’ 같은 말들이 혐오 표현인 줄도 모른 채 지금도 쓰인다. 그것이 누군가를 배제하는 말인 줄 몰라서 쓴다. 옛날부터 쓰던 말이니까 괜찮은 줄 알고 쓴다. 하지만 이제는 무엇이 괜찮고 괜찮지 않은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1부에서는 “장애인은 불쌍해”, “몸도 불편한데 왜 돌아다녀?”, “동네 바보 형”처럼, 얼핏 들으면 장애인을 생각해 주는 말인 것 같지만 사실은 장애 혐오 표현인 것들을 다루고 있다. 2부에서는 “장애인은 더러워”, “장애인은 죽는 게 나아”, “장애인에게 성욕이라니?”처럼, 대놓고 하는 장애 혐오 표현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적대감과 혐오를 감추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담겨 있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고 있다. 3부에서는 “마음의 장애인, 예비 장애인”, “미친 존재감”, “장애를 극복한 영웅”처럼, 전혀 차별하는 말이라고 생각 못 했던 말들에 담긴 속뜻을 이야기한다. 모르는 사이에 장애 혐오 발언을 내뱉고 있었던 자신을 발견하고 페이지마다 뜨끔해진다.

“차이와 다양성을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위해서는
다른 언어가 필요합니다.
배제와 차별의 문화 속에서 기득권을 누리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특징을 가진 사람을 구분하고 선 밖으로 밀어내며 추방하기 위한
그들의 언어가 익숙하고 유리하겠지만
우리는 달라야 합니다.
다른 언어로 이야기해야 하며, 다른 세상을 꿈꾸기를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본문 중에서

무제한 대여 혜택 받기

현재 25만명이 게시글을
작성하고 있어요

나와 비슷한 취향의 회원들이 작성한
FLYBOOK의 더 많은 게시물을 확인해보세요.

지금 바로 시작하기

플라이북 앱에서
10% 할인받고 구매해 보세요!

지금 구매하러 가기

FLYBOOK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