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종이란 말이 좀 그렇죠

김홍, 서이제, 손원평, 이서수, 임선우, 장진영, 장희원, 한정현 (지은이) 지음 | 은행나무 펴냄

관종이란 말이 좀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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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2.5.17

페이지

2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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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종’이란 키워드로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 여덟 명의 테마 소설집. 현재 한국문학을 이끌어가고 있는 젊은 소설가 여덟 명이 ‘관종’의 세계에 발을 디뎠다. 다종다양한 이 ‘관종’의 삶의 모양을 특수한 인물과 아이러니한 상황, 비정상에서 비껴 간 관계와 오해들을 소설의 문장으로, 문학의 언어로 다뤘다.

때로는 혐오의 상징으로, 때로는 시대가 요구하는 자질로 일컬어지는 ‘관종’. 지금 우리에게 ‘관종’이란 말은 꽤 친근하다. 현재 우리의 자화상으로 그려질 법한 ‘관종’의 삶, 그런 자화상에서 문학은 ‘관종’의 기원과 방향성을 탐색한다. ‘관종’ 된 사람들을, ‘관종’ 하며 바뀌어가는 세상의 풍경들을 그려나간다. 또 문학은, 타인에서 시작해 결국 나에게까지 이 ‘관종’의 범위에 포섭되어버리고 만 지금 사회에서 우리는 얼마나 ‘관종’의 삶을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지에 대해 발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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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ma Lee

@emmalee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정도나, 분야가 다를 뿐 다 관심을 필요로 한다.

관심을 받기 위해 조금은 이상한 방법으로, 자극적인 방법으로 어필하는 사람들을 관종이라 부르긴 했었지만 요즘와서 그 의미가 좀 더 넓어진듯 하다.

범죄의 영역이나, 도덕적으로 지탄을 받아 마땅할 행동까지 관심받고 싶어 저러는구나.. 라고 인정해줄 순 없겠지만,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이해할 수 없는 방법으로 관심받고자 하는 사람들을 손가락질 할 필요도 없는 거 같다.

또 거꾸로 생각하면, 관심을 받으려면 오히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쓰지 말아야 한다는 아이러니도 있는 거 같다. 그냥 나대로 살고 숨김없이 사는 게 관심을 끄는 요인이 되기도 하니까.

관종이란 말이 좀 그렇죠

김홍, 서이제, 손원평, 이서수, 임선우, 장진영, 장희원, 한정현 (지은이) 지음
은행나무 펴냄

2022년 7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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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대프린스님의 프로필 이미지

샤대프린스

@apoetofmyheart

'관종'이라는 키워드로 느슨하게 묶인 여덟 편의 소설. 좋아하는 작가도 있고, 반가운 작가도 있고, 사랑하는 작가도 있어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펼쳐 들었다. (그러고 보니 처음 접하는 작가는 없네. 많이 성장했다. 나 자신··· 이런 마음도 함께.)

*

김홍의 「포르투갈」. 김홍다운 소설이었다. 이 모든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믿지 못하는 사람이 이상하게 느껴질 만큼 능청스럽게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그렇게 마주한 마지막 문장에서는 감탄을 금치 못했지. 별안간 박상의 장편소설 『복고풍 요리사의 서정』(작가정신, 2021)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고. 이 책 진짜 재미있으니까 꼭 보시길. 눈물 나. (갑자기?)

서이제의 「출처 없음, 출처 없음.」. 「#바보상자스타」(『문학동네』 2021년 봄호) 같은 느낌이기도. 이번 소설에서는 내용이 '······'로 구분되었는데, 그때마다 화자가 달라진다. 누가 누구 이야기를 하면, 다음에는 그 누구가 또 다른 누군가에 관해 말하는 방식으로. 볼드체를 도입한 방식도 흥미로웠다. 서이제 작가 이런 이야기 참 잘 쓴다. 두 번째 소설집 기다려요!

손원평의 「모자이크」. 재밌었다. 고백하자면, 장편소설 『아몬드』(창비, 2017)를 세간의 평가만큼이나 즐겁게 읽지는 못했던 터라, 작가에게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나는 백온유의 장편소설 『유원』(창비, 2020)을 훨씬 재미있게 읽었다). 음··· 이번 소설은 무척 재미있었고 소설집 『타인의 집』(창비, 2021)을 기대하게 했지. "아, 근데 오해는 마세요. 제가 비참한 사람들, 불행과 가난을 짊어진 사람들을 대변하는 거라고 생각하지 마시라고요. 누군가를 대변하고 대표하고 그런 거 촌스럽잖아요. 이건 어디까지나 그냥 제 얘기일 뿐이랍니다." (79쪽) 너무 공감되는 문장. 어쩌면 이 '관종' 앤솔로지를 아우르는 문장일 수도.

이서수의 「젊은 근희의 행진」. 「미조의 시대」(『Axt』 2021년 3/4월호)와 배경이 비슷한 것 같다. 못지않게 좋았고. "손편지를 써주면 뭐 하나. 아이들은 이미 이 시대의 충실한 구독자가 되어버렸는데. 어른들을 훨씬 앞질러 가버렸는데. 구독자 수가 권력이 되어버린다는 걸 알고 있고, 그 권력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도 어른보다 잘 아는데." (124쪽) 내 말이. 작가가 여전히 '시대'라는 키워드를 쥐고 있는 게 흥미롭다. "미조야, 너 그거 아니? 인간을 육체적으로 학살하는 것은 시간이지만, 정신적으로 학살하는 것은 시대야." 어렴풋이 떠오르는 이 문장. 우리의 '시대'에 관해 이 작가가 더 써주었으면 좋겠어!

임선우의 「빛이 나지 않아요」. 소설집 『유령의 마음으로』(민음사, 2022)에 실렸고 그때는 엄청 좋았는데 이번에는 평범했다. 아무래도 이미 읽었던 내용이기도 했고, 다른 작가의 작품과 함께 실렸기 때문이겠지. 이만 줄일게.

장진영의 「첼로와 칠면조」. 내가 정말 진짜 너무 사랑하는 장진영 작가···의 근작. 시종일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장진영 특유의 문체가 여전했다. 이번 작품은 그간 접했던 작가의 작품보다는 훨씬 라이트한 느낌이었고 음··· 이렇게도 잘 쓰시네, 얼른 소설집 나왔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했다. 오래 많이 써주세요! (다 읽고 나서는 내가 작년 여름 썼던 「돌봄과 개입과 구원의 이야기 - 장진영論」을 읽었다. 음··· 잘 썼네. 궁금하면 블로그에서.)

장희원의 「남겨진 사람들」. 2020년 젊은작가상을 받았던 「우리의 환대」(『Axt』 2019년 3/4월호) 이후 처음 접하는 작품인데 음··· 인상 깊지는 않았다.

한정현의 「리틀 시즌」. 「쿄쿄와 쿄지」(『문학과사회』 2021년 봄호)와 이어지는 연작인 듯하다. 장편소설 『줄리아나 도쿄』(스위밍꿀, 2019)의 '한주'와 '유키노'도 등장해서 반가웠고. 한정현의 거대한 세계관의 일부분을 살짝 맛본 것 같아 더없이 궁금해진다. 소설집 『소녀 연예인 이보나』(민음사, 2020)을 출간 당시 사놓고 아직도 읽지 않은 나. 이제는 망설임 없이 '한정현 월드'에 입장해야 할 때인지도.

*

사실 나는 '관종'이다. 짐작하건대, 아마 우리는 모두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관심은 타인의 존재를 필요로 하고, 그들과의 상호작용을 전제로 한다. 여덟 명의 작가는 관심이라는 것을 지금-여기의 사람들이 어떻게 주고받는지를 소설을 통해 살핀다. 근래 본 앤솔로지 중에 단연 흥미로웠다. 그리고 2022년 여름의 초입에 내게 당도한 이 '관종' 앤솔로지가 더없이 적확한 시기에 출간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이게 다 꼭 내 얘기 같고, 꼭 네 얘기 같아서.

관종이란 말이 좀 그렇죠

김홍, 서이제, 손원평, 이서수, 임선우, 장진영, 장희원, 한정현 (지은이) 지음
은행나무 펴냄

2022년 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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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관종’이란 키워드로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 여덟 명의 테마 소설집. 현재 한국문학을 이끌어가고 있는 젊은 소설가 여덟 명이 ‘관종’의 세계에 발을 디뎠다. 다종다양한 이 ‘관종’의 삶의 모양을 특수한 인물과 아이러니한 상황, 비정상에서 비껴 간 관계와 오해들을 소설의 문장으로, 문학의 언어로 다뤘다.

때로는 혐오의 상징으로, 때로는 시대가 요구하는 자질로 일컬어지는 ‘관종’. 지금 우리에게 ‘관종’이란 말은 꽤 친근하다. 현재 우리의 자화상으로 그려질 법한 ‘관종’의 삶, 그런 자화상에서 문학은 ‘관종’의 기원과 방향성을 탐색한다. ‘관종’ 된 사람들을, ‘관종’ 하며 바뀌어가는 세상의 풍경들을 그려나간다. 또 문학은, 타인에서 시작해 결국 나에게까지 이 ‘관종’의 범위에 포섭되어버리고 만 지금 사회에서 우리는 얼마나 ‘관종’의 삶을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지에 대해 발화한다.

출판사 책 소개

언니, 내 인생이 이렇게 된 것은 내 탓이 아니야.
누구나 유명해질 수 있는 시대 탓이야.
사소한 나를 구독해주는 구독자 탓이야.
― 이서수, 〈젊은 근희의 행진〉 중에서

불청객의 삶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이 세상의 관종들에 대하여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 8인의
‘관종’에 대한 색다른 모색과 상상력!


‘관종’이란 키워드로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 여덟 명의 테마 소설집 《관종이란 말이 좀 그렇죠》가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김홍 서이제 손원평 이서수 임선우 장진영 장희원 한정현. 현재 한국문학을 이끌어가고 있는 젊은 소설가 여덟 명이 ‘관종’의 세계에 발을 디뎠다. 다종다양한 이 ‘관종’의 삶의 모양을 특수한 인물과 아이러니한 상황, 비정상에서 비껴 간 관계와 오해들을 소설의 문장으로, 문학의 언어로 다뤘다.

때로는 혐오의 상징으로, 때로는 시대가 요구하는 자질로 일컬어지는 ‘관종’. 지금 우리에게 ‘관종’이란 말은 꽤 친근하다. 뉴스와 매체, 정치인들이나 연예인, 수많은 인플루언서 등 대중들의 시선이 집중된 사람들을 향한 혐오와 부러움의 경계에 놓인 단어 ‘관종’. 유명인뿐 아니라 친구나 동료, 가족들에게 관심으로밖에 자기증명이 되지 않는 사람들. 대개 인간의 성정이나 특질로 묶이기도 하고 더러는 본능처럼 인정욕망의 한 부류로 치부되기도 하는 ‘관종’. 우리는 이 ‘관종’들과 함께 공동체를 이루며 ‘관종’의 삶을 원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극렬하게 거부하기도 한다. 현재 우리의 자화상으로 그려질 법한 ‘관종’의 삶, 그런 자화상에서 문학은 ‘관종’의 기원과 방향성을 탐색한다. ‘관종’ 된 사람들을, ‘관종’ 하며 바뀌어가는 세상의 풍경들을 그려나간다. 또 문학은, 타인에서 시작해 결국 나에게까지 이 ‘관종’의 범위에 포섭되어버리고 만 지금 사회에서 우리는 얼마나 ‘관종’의 삶을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지에 대해 발화한다. 이 책의 기획은 거기에서 시작되었다. 한국문학을 이끌어가는 젊은 작가 8인의 소설을 통해, 우리 곁에 숨어 있되, 또 열렬히 드러내 세상의 불청객이 되길 마다하지 않는 ‘그들’의 면밀한 삶을, 여덟 편의 강렬하고 매혹적인 이야기로 만나본다.

지금 우리의 불행한 자화상

바라봐주는 것. 나를 바라보며 나에게 속박되어지길 바라는 것. 손원평의 소설 〈모자이크〉는 경쟁사회에서 탈락된 평범한 젊은 여성의 삶을 비춘다. 별 볼일 없는 스펙과 학력으로 세상에서 점점 밀려나기에 바쁜. 고시원에서의 삶이 이대로 멈출 것만 같은, 뜻밖에 그녀가 자신을 성찰하게 된 것은 회전초밥을 보면서였다. “단조로운 사이클에서 저를 끌어올린 건, 그러니까 더는 그렇게 살지 말아라, 다시 인간으로 돌아가라, 하는 망치랄까 도끼랄까, 그런 게 돼준 건 친구도 부모도 아닌 회전초밥이었어요.” 질서정연하게 돌아가며 사람들에게 선택받는 회전초밥에서 자신의 미래를 발견한 그녀는, 타인에게 선택되어지는 삶을 살기로 작정한다. 손을 찍는다. 발도 찍는다. 그걸 유튜브에 올린다. 목소리를 입힌다. 구독자가 생긴다. 구독자들은 그녀의 영상에 ‘좋아요’를 누르고 후원금을 보내지만 그만큼의 대가로 그녀의 진짜의 삶을 원한다. 연출된 삶에 환호하며 동시에 진짜 삶이 까발려지길 바라는 욕망. 손원평의 〈모자이크〉는 관종이 부여한 인간의 자극적인 욕망의 이면을 다각도로 체크한다.
이서수의 〈젊은 근희의 행진〉은 평범한 소시민의 삶에서 ‘관종’의 흔적들이 얼마나 그들의 삶에 깊숙하게 침윤해 있는지를 한 가족구성원을 통해 다채롭게 그려낸다. 먹방, 술방을 거쳐 북튜버로 정착한 뒤 어깨를 훤히 드러내고 가슴이 푹 파인 옷을 입은 영상으로 관종의 삶을 적극적으로 사는 동생. 그 동생이 연락 두절되었고, 그녀가 인스타 사기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로 인해 ‘관종’이었던 동생의 삶을 가족들은 조금씩 받아들이며 이해하게 되는데. “아이들은 이미 이 시대의 충실한 구독자가 되어버렸는데. 어른들을 훨씬 앞질러가버렸는데. 구독자 수가 권력이 되어버린다는 걸 알고 있고, 그 권력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도 잘 아는데.” 동생을 통해 관종의 삶을 알아가고, 언니는 자신의 주변에 가깝게 침입해 들어와 있는 관종의 흔적들을 하나씩 발견해가며, 세상의 법칙은 이미 달라졌고 자신이 알고 있던 것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관심 주는 것이 권력이 된 사회에서 벌어지는 가해와 피해의 관계는 애정하는 동시에 분노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든다. 서이제의 〈출처 없음, 출처 없음.〉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싶은 연예인, 진짜 현실을 피해 가상현실 게임으로 도망치지만, 게임 안에서 다르게 거대한 관심을 받게 된다는 아이러니를 소설화한다. 아역 배우였으나 2차 성징으로 인해 ‘역변’하게 된 주인공은 온갖 악성 댓글에 시달리다 못해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현실에서 사라진다. 그가 숨어든 곳은 가상현실 게임 안. “그는 세계에서 최초로 열매 화석을 발견했지만, 그로 인해 그가 얻게 된 건 소문과 오해들뿐이었다.” 게임에서 희귀 아이템을 얻은 그에게 또다시 대중들의 시선이 향했고, 그가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의 관심, 과거 진짜 현실에서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은 또다시 그를 향해 과도하게 관심을 두지만, 그는 여전히 침묵했고 그러했기에 세상에는 너무 많은 말들이 남게 된다.

솔직하고 명확한 욕망, 비정상에서 비껴 간 관계와 오해

“조금이라도 네가 날 봐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장희원의 〈남겨진 사람들〉에서는 ‘관심’에서 파생되는 관계와 사랑의 시작과 끝을 덤덤하게 그려나간다. 문득, 이유 없이 떠나게 된 여행. 죽은 전 애인과의 추억이 새긴 강원도 어느 도시를 홀로 여행하는 그녀는, 친구에서 애인이 되었던 동성 연인과의 기억을 되짚는다. 강렬히 원하지도, 의식적으로 가고자 한 여행은 아니었다. 무언가에 이끌리듯, 발길 닿는 곳에서 어렴풋이 살아나는 기억의 조각들. “자신 쪽을 돌아봐주기를, 안타깝게 그녀를 보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잠깐이라도 자신을 봐주기를 바라는 마음. 왜 자꾸 그런 간절한 기분이 드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관계의 시작은 관심의 시작이다. 모든 관계의 끝은 관심의 끝이라는 듯. 소설은 관계에서 남겨진 소소한 얼룩 같은 감정을 어루만진다.
임선우의 〈빛이 나지 않아요〉는 느닷없이 세상에 출몰하게 된 변종 해파리를 다룬다. 검은 바다 한가운데 별빛처럼 빛나는 해파리. 사람들을 빛으로 유인한 뒤 촉수로 휘감아 자신과 똑같은 모습으로 만들어버리는데. “사람들은 해파리를 저마다 다르게 받아들였다. 누군가는 해파리에게서 멸망을 보았다. 누군가는 신의 모습을 보았고, 누군가는 삶의 탈출구를 보았다.” 저마다 다른 욕망의 관심 축으로 바라보는 해파리. 소설은 세계에 출현하게 된 낯선 해파리가 인간사회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해파리는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새롭게 전이된 생각이나 이념, 유행, 생각들로 은유된다. 관종의 모습이 해파리로 은유되고 어쩌면 이 소설의 해파리처럼 관종 또한 의도 따위는 존재하지 않고, 그저 최선을 다해 반짝이고 있을 뿐이라는. 혹은 그 빛에 현혹되어 관심 두는 자 자신의 어둠을 발견하는 것임을 소설은 일갈한다.
김홍의 소설 〈포르투갈〉은 다른 방식으로 관종을 은유한다. 같은 색이 모여 있는 곳에 유독 다른 하나의 색. 김홍의 소설은 포르투갈을 여행하게 된 한국인 한 명을 따라간다. 포루투갈이라는 낯선 색. 그 낯선 색 중에 점으로 찍히는 자신을 이국의 사람들은 저마다의 각기 다른 관심으로 그를 대한다. 여행이란 어차피 그 낯선 관심 받음과 그에 따른 고통을 얻기 위해 떠나는 것이겠으나, 소설에서의 상황은 그리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길을 잃었고, 일을 잃었고, 싸움이 시작되고, 언어도 잃는다. 하지만 그는 변하지 않은, 동일한 무엇을 깨닫는데. “마르바오 올리브 축제는 그 본질에 있어 증평 인삼골 축제와 다르지 않았다. 세계는 동일하다. 지구는 미국 아니면 유럽이다. 세계는 한때 유럽이었고 현행적으로 미국이었다. 어디에 서 있든 당신은 다르지 않다.” 소통의 어려움. 문화적 차별. 낯선 장소가 주는 외로움. 관심은, 관종들은 굳이 말하자면 어디에서든, 어디든지, 인간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면 동일한 법칙으로 존재하고 찾아든다는 것.

우리 사회 ‘관종’의 삶에 대한 은유들

“불행을 연기하는” 주인공은 첼로로 입시를 준비하는 딸에 대해 모르는 이로부터 문자를 받게 된다. 딸이 담배를 피운다는 것. 장진영의 소설 〈첼로와 칠면조〉는 편중된 관심의 집중이 하나의 사건의 실체를 얼마큼이나 오해하게 만드는지, 관심으로 통칭되는 애정어림이 얼마나 부수적으로 사람 간에 오해를 낳는지에 대해 자각하게 만든다. “어쩌면 책임을 전가하고 싶은지도 몰랐다. 해원이 예고에 떨어져 괴로워하는 것, 뒤처졌다며 초조해하는 것, 나의 간섭을, 나의 방임을, 그러다가 나 자체를 미워하게 된 것, 그 모든 게 다 이 사람 탓이라고 믿고 싶었다.” 딸의 가방에서 발견된 은단, 그걸 사진으로 찍어 엄마에게 보내게 된 첼로 선생님. 엄마는 딸의 예고 입시에서 떨어진 죄책감을 덜기 위해, 자신의 과도한 관심이 죄책감으로 뒤바뀐 상황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시킨다.
한정현의 〈리틀 시즌〉은 관심을 받아야만 하는 역사적 사건들의 피해 사실들이 ‘관종’들의 외침으로 혹은 혐오의 목소리로 둔갑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이야기한다. “내가 누구를 때린 것도 아닌데 왜 내가 이렇게 숨을 죽이며 살아가야 하는 건가. 그러나 내가 당당히 발언을 하고 살아갈 수 있을까, 피해자들이 발언할 때마다 관심 종자냐고 비꼬던 사람들의 모습들을 나는 봐왔는데.” 국가폭력에 희생당한 역사적 사건들의 피해자들이 대중들을 향해 내는 목소리들. 지금도 길에서, 거리마다 목소리를 내는 5.18, 4.3, 세월호. 소설은 현재 실재하는 사건들의 피해자들의 은둔되어버린 삶을 비춘다. 그리고 그 피해자의 목소리들이 ‘관종’ 한다며 비꼬며 훼손되고 그로 인해 사건은 수면 아래로 잠기는 현실을 비통해하며, 소설은 스스로 침묵하게 만든 역설적 관심의 피해의 면면을 차분히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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