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최선을 다해 곡선이다

함민복 (지은이), 윤태규 (그림) 지음 | 문학동네 펴냄

노래는 최선을 다해 곡선이다 (문학동네동시집 68,제3회 권태응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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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9.4.5

페이지

1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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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동시집 68권. 함민복은 언어를 나뭇등걸 삼아 마음에 불을 지피는 시인이다. 은근하게 데워진 마음은 그 둘레까지 데우고 밝힌다. 늘 자신에 대해 묻는 이들에게 담박한 언어로 대답하는 시인답게 그는 담박한 언어로 담박한 글을 쓴다. 수식으로 애써 부추기지 않아도 충분히 마음을 밝히고 힘이 있는 시. <노래는 최선을 다해 곡선이다>는 2009년 첫 동시집 <바닷물 에고, 짜다>에 이어 함민복 시인이 펴내는 두 번째 동시집이다.

10년의 시간은 견고한 동시의 집을 지었다. 첫 동시집이 바다와 갯벌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생명들의 이야기를 재치 있고도 감동적으로 풀어냈다면 이번 동시집은 바다에서 걸어 나와 일상의 ‘곡선 길’을 걸으며 본 곳곳의 존재들, 그들이 뿌리박고 살아가는 풍경들을 진득이 그러모았다. 그 풍경을 보자면, 어깨 위에 내려앉아 잠시 숨을 돌리는 잠자리, 날아가는 기러기 떼를 보고 있는 강아지, 물세제로 안경을 닦는 할머니, 땅에 떨어지는 서너 개의 앵두알, 그리고 그 앞에 골똘하여 앉은 시인이 보인다.

이 “말랑말랑한” 존재들의 이야기 세계에서 우리는 위안을 얻는다. 말랑말랑함 속에 단단한 뼈가, 나무의 가지에 뿌리가, 흔들림 속에 단단한 중심이 있음을 그리하여 나 또한 그러한 존재라는 것에 설득당하는 것이다. 수식 없는 언어지만 바로 그것이 존재를 드러내는 최선의 언어임을 함민복 동시는 알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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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닮은 구름> p. 50

저녁노을에 붉은 구름이 예쁘다

한낮에는 모든 걸 하얗게 잊고
뜬구름 되어 마냥 두둥실
친구들과 하루 종일 신나게 놀다가

저녁이 되면 아침에 들었던
태양의 잔소리가 떠올라
다시 붉어지는 구름

나를 닮아 더 예쁘다

노래는 최선을 다해 곡선이다

함민복 (지은이), 윤태규 (그림) 지음
문학동네 펴냄

6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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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문학동네 동시집 68권. 함민복은 언어를 나뭇등걸 삼아 마음에 불을 지피는 시인이다. 은근하게 데워진 마음은 그 둘레까지 데우고 밝힌다. 늘 자신에 대해 묻는 이들에게 담박한 언어로 대답하는 시인답게 그는 담박한 언어로 담박한 글을 쓴다. 수식으로 애써 부추기지 않아도 충분히 마음을 밝히고 힘이 있는 시. <노래는 최선을 다해 곡선이다>는 2009년 첫 동시집 <바닷물 에고, 짜다>에 이어 함민복 시인이 펴내는 두 번째 동시집이다.

10년의 시간은 견고한 동시의 집을 지었다. 첫 동시집이 바다와 갯벌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생명들의 이야기를 재치 있고도 감동적으로 풀어냈다면 이번 동시집은 바다에서 걸어 나와 일상의 ‘곡선 길’을 걸으며 본 곳곳의 존재들, 그들이 뿌리박고 살아가는 풍경들을 진득이 그러모았다. 그 풍경을 보자면, 어깨 위에 내려앉아 잠시 숨을 돌리는 잠자리, 날아가는 기러기 떼를 보고 있는 강아지, 물세제로 안경을 닦는 할머니, 땅에 떨어지는 서너 개의 앵두알, 그리고 그 앞에 골똘하여 앉은 시인이 보인다.

이 “말랑말랑한” 존재들의 이야기 세계에서 우리는 위안을 얻는다. 말랑말랑함 속에 단단한 뼈가, 나무의 가지에 뿌리가, 흔들림 속에 단단한 중심이 있음을 그리하여 나 또한 그러한 존재라는 것에 설득당하는 것이다. 수식 없는 언어지만 바로 그것이 존재를 드러내는 최선의 언어임을 함민복 동시는 알게 해 준다.

출판사 책 소개

함민복 시인이 십 년 만에 펴낸 두 번째 동시집
말랑말랑함이 품은 뼈, 흔들림 속에 자리한 중심을 발견하다



강아지 만지고
손을 씻었다

내일부터는
손을 씻고
강아지를 만져야지

_「반성」 전문

이 동시를 쓴 함민복은 언어를 나뭇등걸 삼아 마음에 불을 지피는 시인이다. 은근하게 데워진 마음은 그 둘레까지 데우고 밝힌다. 늘 자신에 대해 묻는 이들에게 담박한 언어로 대답하는 시인답게 그는 담박한 언어로 담박한 글을 쓴다. 수식으로 애써 부추기지 않아도 충분히 마음을 밝히고 힘이 있는 시. 『노래는 최선을 다해 곡선이다』는 2009년 첫 동시집 『바닷물 에고, 짜다』에 이어 함민복 시인이 펴내는 두 번째 동시집이다.
10년의 시간은 견고한 동시의 집을 지었다. 첫 동시집이 바다와 갯벌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생명들의 이야기를 재치 있고도 감동적으로 풀어냈다면 이번 동시집은 바다에서 걸어 나와 일상의 ‘곡선 길’을 걸으며 본 곳곳의 존재들, 그들이 뿌리박고 살아가는 풍경들을 진득이 그러모았다. 그 풍경을 보자면, 어깨 위에 내려앉아 잠시 숨을 돌리는 잠자리, 날아가는 기러기 떼를 보고 있는 강아지, 물세제로 안경을 닦는 할머니, 땅에 떨어지는 서너 개의 앵두알, 그리고 그 앞에 골똘하여 앉은 시인이 보인다. 이 “말랑말랑한” 존재들의 이야기 세계에서 우리는 위안을 얻는다. 말랑말랑함 속에 단단한 뼈가, 나무의 가지에 뿌리가, 흔들림 속에 단단한 중심이 있음을 그리하여 나 또한 그러한 존재라는 것에 설득당하는 것이다. 수식 없는 언어지만 바로 그것이 존재를 드러내는 최선의 언어임을 함민복 동시는 알게 해 준다. 손을 씻고 강아지를 만지는 어른과 함께하는 아이는 배려 깊은 세상에서 살아갈 것이다.

함민복 시인의 동시는 쉽다. 그런데 어렵다. 시는 쓰고 읽는 것이지만 사는 것이기도 하다. 시인은 시를 쓰면서 시를 산다. 시의 독자도 마찬가지다. 시를 읽으면서 시를 살고자 애쓴다. 크게 느끼어 마음이 움직임. 국어사전은 감동(感動)을 이렇게 풀어 놓았지만, 마음의 느낌(感)을 몸의 움직임(動)으로, 실천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 감동이다. 함민복 동시의 어려움은 바로 여기에 있다. 함민복처럼 생각하고 살기의 어려움._이안(시인)

질문하고 질문하고 질문하여
곡선 길을 따라 마음의 뿌리를 찾아가는 여행


『말랑말랑한 힘』으로 김수영문학상과 박용래문학상을, 「앉은뱅이저울」 외 9편으로 윤동주문학상을 받은 함민복 시인. 강퍅한 일상에서 “긍정적인 밥” 한 끼를 지어 자본주의 문명에 소외된 이들에게 다시 살아낼 힘을 주는 그는 어른 독자들의 두터운 신뢰와 사랑을 받는 시인이다. 그런 그가 써낸 동시는 어떠할까.
“길자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말랑말랑해집니다. ‘입추는 가을이 시작되는 날이다’라고 굳어져 있던 마음에 틈이 생깁니다. 그 틈에서 꿈틀꿈틀 예상하지 못했던 생각들이 싹틉니다. 질문이 만들어집니다. …질문을 타고 마음속으로 여행을 떠나 봅니다. 노래를 닮은 아름다운 곡선 길이 펼쳐집니다.”
3년 전 죽은 강아지 길자를 잊지 못하여 하루에도 여러 번 불러내 대화를 나누는 시인은 길자를 동무 삼아 여행을 떠난다. 곡선 길 위에서 만난 존재들과 나란한 어깨높이로 나란한 속도로 걸어가며 눈 맞추고 묻고 답을 찾는다. 할머니가 묻힌 소나무를 찾아갔다 돌아오는 길 나뭇잎은 왜 흔들리는 걸까? 바다까지 떠내려와 아가미를 뻐끔이는 붕어는 어쩌다 이곳까지 오게 되었을까? 한꺼번에 떠들어도 말을 다 알아듣는 참새 귀를 연구하면 음악도 틀어 놓고 티브이도 켜 놓고 친구들과 맘껏 떠들며 수업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이안 시인은 질문하기가 함민복 동시의 방법론이라 말한다. “질문하는 인간, 말하자면 호모 콰렌스가 되어 보이는 놀이를 통해 시인은 독자를 조금은 다른 세계, 좀처럼 접하지 못했던 마음과 인식의 지점에 옮겨 놓는다.”는 것이다.

참새가 앉으면
낭창낭창 앵두나무 가지가 휜다

참새가 날아가면
붉은 앵두 서너 알 떨어진다

참새가 더 조심했어야 할
참새 마음의 무게가

달콤 달콤 달콤
앵두 서너 알인가

_「앵두나무 저울」 전문

나무들은 흙냄새가 좋아
지구의 중심이 궁금해
어둠 속으로 자라는지도 모르지

_「꼭 그렇게만 볼 필요가 있을까」 부분

꼭 그렇게만 볼 필요가 없는 사유의 세계가 『노래는 최선을 다해 곡선이다』에 펼쳐진다. 두 번째 동시집 제목을 ‘까까’로 고민했을 만큼 시인은 세상 밖에 처음 나와 말끝마다 “―까?” “―까?”를 달고 사는 아이처럼 질문하고, 이미 세상을 선점하고 있던 기존의 답 위에 새로운 답을 얹으며 인식을 확장해 나간다. 읽는 이의 곡선 길도 함께 굽이쳐 나아간다.

남보다 두 배는 더 많은 눈과 귀로
최선을 다해 다른 존재와 나를 연결하는 고리


날아가는 기러기 떼를 보고 있는

우리 집 강아지는 나보다
발이 두 개나 더 있다
나보다 두 배는 더
바깥에 나가 놀고 싶을 텐데
튼튼한 쇠줄에 묶여 있다

그래서

먼 곳까지 들리게 말하려
짖어 대는 소리가 크고
먼 곳에서 나는 소리도 들으려
나보다 귀도 두 배나 큰가 보다

_「강아지」 전문

시인은 남보다 두 배는 더 세상을 감각하는 눈과 귀를 가졌음 직하다. 일순 평범한 언어로 잇대어져 있는 듯싶지만 필살의 언어다. 존재와 나를 연결하는 고리, 앞에 있는 줄도 몰랐던 가림막 하나를 걷어 주는 언어다. “움직이는 지구에서 쓴/ 모든 글씨체는 지구 글씨체”(「글씨체」)라면 움직이는 곡선 길 위에서 시인이 만났던 모든 존재, 건넸던 모든 질문의 총체는 지구와 나를 귀하게 감싸는 동시라 할 만하지 않을까. 이미 “나도 누구 가슴/ 한 번 울렁여 보았으면” 하는 시인의 바람은 이뤄지고 남을 동시집이다.

사랑스러운 인물, 귀여운 상상력으로 시에 입체감을 더한 그림

동시는 친근한 그림과 만나 더 다정해진다. 사랑스러운 인물, 귀여운 상상력으로 시에 입체감을 더한 그림은 『달빛 식당』으로 익숙한 윤태규 화가의 그림이다. 어깨에 앉은 잠자리가 놀랄까 봐 살금살금 걸어가는 아이, 하루 동안 할머니의 안경 유리알에 담겼을 풍경, 갑갑한 쇠줄을 풀고 들판을 뛰어가는 강아지 들을 폭 안고 싶어질 만큼 다정하고 다정하다.

숟가락은 국자보다 덜 깊고
주걱보다 덜 넓지만
국자와 주걱을 반반씩 닮은
숟가락 속에는
무엇이든 함께 나눠 먹는
국자와 주걱의 마음이 담겨 있어
혼자 밥상 앞에 앉아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 마시거나
밥을 퍼 먹을 때
엄마 아빠가 생각나고
길고양이 소리가 더 잘 들리나 보다

_「숟가락」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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